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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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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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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Hot Issue(3)

DUMMY

어떻게... 그 별명을..


자신은 아직 별명이 없다. 프린세스, 소공녀, 강한여자 등 여러 별명들이 인터넷을 떠돌았지만, 아직 승아를 별명으로 부르는 것이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승아를 굳이 별명으로 부르지 않아도 윤승아 그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 같은 이름이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여성 게이머는 승아 한명 뿐이었으니까.


회귀 전에 여제라는 별명은 여성들 사이에서만 우주전쟁 최고수이고, 남성 게이머들은 승아가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를 나타내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었지만, 지금은 평범한 게이머는 물론 내노라하는 게이머들도 승아가 이겨나갔기에 특별히 별명에 성별을 붙일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승아를 여제라고 부르는 사람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여제 윤승아’라니...!!


승아는 머리털이 삐쭉 서는 듯한 소름을 느꼈다.


“어.. 어떻게..”

“내가 ‘흑마술사’가 아니라 ‘황제’라는 걸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STS의 여제 윤승아.”


승아는 당황하면서도 눈앞에 놓인 ‘3% 부족할때’ 라는 음료수를 한모금 더 입에 물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뭐라도 마셔야 말이 나올 것 같았다.


“아.. 아니. 그러니까.. STS 라는 건 뭐에요?”

“승아야. 난 이미 확신하고 말하고 있어. 피하거나 다른말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줬으면 해.”

“그그...”


원재의 말은 승아가 원재가 하는 말이 무슨말인지 모른 체 하려던 거짓말이 나오려는 것을 막아버리고 있었다.


원재는 승아가 회귀한 것을 거의 사실로 확신하고 있었다. 지금은 나름대로 신경쓴다고 하고 있지만, 처음 Remigirl로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 게임할 때, 너무나도 미래의 빌드를 많이 썼다. 그리고 그보다 더 나아간 빌드도. 그 뒤로도 자기 딴에는 숨긴다고 숨기고, 조금씩 푼다고 푸는지 모르겠는데, 자신이 알아채기는 너무 쉬웠다. 아예 세대가 다른 빌드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모르는가. 승아가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콘프로스트에서 탱크가 섬에 떨궈지는 것에 대한 맵을 승아가 몰랐을 때, 승아가 이미 미래의 맵을 알고 있다고 느낀 것처럼 승아는 은근히 대놓고 허술했다.


하긴.. 누가 회귀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할까.


하지만 승아가 회귀한 것이 아닐수도 있다고는 조금은 생각했는데, 승아의 지금 반응을 보고 확실하다는 것을 알았다. 저 당황하는 눈과 얼굴을 보면 확실하다. 지금도 숨긴다고 숨기는데 왼쪽 눈가가 떨린다. 누가봐도 나 거짓말 하고 있어요, 당황했어요~ 하는 눈빛.


역시 승아는 나처럼 회귀를 했다.


원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즈음, 당황하던 승아가 물어왔다.


“어떻게 알았어요?”

“아.. 맞구나.”

“에?”

“......하하. 아냐. 거의 확신하고 있었어.”

“나 떠 본거에요?”

“하하.. 그럴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그런데.. 알잖아? 이게 워낙 말이 되는 일이어야 말이지.”

“.......그러네요.”


그렇게 승아와 원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에요?”

“모르지.. 이집트에 여행 갔다가 유적지가 허물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던게 내 마지막 기억이야.”

“그래요? 전 자고 일어나니 지금이었는데..”

“하아..”

“헤에~그래도 회귀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무슨 소리야? 난 억울해 죽겠는데.”


그도 그럴것이 원재는 이미 억대의 연봉을 많이 받은 상태에서 이제 힘들었던 시간은 다 지나고 연인과 재밌고 알콩달콩 살기만 하면 되는데 회귀한 상황이었으니 억울할 만도 했다.

그것도 손목은 망가졌는지 느려진 채로 프로게이머 지망생이던 과거로 오다니.


- 회귀 같은거 원하지 않았단 말이다.


이게 원재의 심정이었다.


뭐 그래도 이집트라는 이역만리 먼 곳에서 죽는 것 보다는 나은 상황이었기에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다시 커리어를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 원재에게는 억울한 상황이었다.


“네? 아니 전.. 이혼하고 단칸방에 살다가 술먹고 깨니까 어린 시절이라 좋았는데요?”

“뭐? 이혼? 결혼도 했었어?”

“에? 기사도 떴는데.. 못봤어요?”


원재는 예전에 했던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회귀의 시기가 다르다는 것.


“난 2009년이야. 넌 돌아올 때가 몇년이야?”

“에? 저는 2016년인데.. 그럼 시기가 다르네요?”

“2016년이면.. 나이가... 그정도 살았으면 말투가 왜 그래? 완전 애들같이.”

“치이.. 뭐가 어때서요.”


승아는 토라진 얼굴로 원재를 보았다. 승아는 회귀한 것이 원재와 틀리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빚도 없이 빛을 보며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우주전쟁도 잘 된다. 가족들도 다 잘 있다. 부모님도, 오빠도..

어른이 되었던 시절은 다 잊고 싶었던 승아였다. 우주전쟁과 얽힌 기억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승아와 원재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회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승아가 손이 갑자기 빨라진 것도, 원재가 손이 느려진 것도 그러면서 이야기가 나왔다.


“아니, 팀에 처음 네가 왔을 때, 어리긴 했지만 딱 어린 윤승아더라고. 근데 아이디가 Remigirl이면 넌데 네 오빠가 너인 척하고 와서는.. 하하..”

“칫.. 그때부터였나.”

“그런데 제일 신기했던건 네 실력이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좋다는 거였지. 그래서 네가 처음엔 네가 아닌줄 알았어.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 말야. 그런데 회귀해서 손이 빨라졌을 줄이야.”

“오빤 손이 느려졌다면서요? 어쩐지 수송선에 소총병 태워서 드랍해서 흔드는게 원재오빠 특기였는데 그걸 안하더라구요.”

“할 수가 없었지. 진짜 죽을 맛이더라. 깨어나니 어려졌는데 애인은 다시 만나려면 한참 있어야 되지, 손은 굳었지... 난 진짜 <제 3의 눈> 아니었으면 우승 못했을 거야. 그래서 은퇴하려는 것이기도 하고.”


원재의 설명을 듣던 승아는 모르는 말이 나오자 질문을 던졌다.


“제 3의 눈요? 그게 뭐에요?”

“아.. 그거.. 초능력.”

“네?”


승아는 오늘 놀라는 일이 정말 많은 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초능력이라니.. 하긴... 이미 회귀한 사람이 2명에 달하는 판에 초능력이 대수랴..


그래도 초능력이라니.. 승아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원재에게 물었다.


“그게 뭐하는 초능력 인데요? 눈이 3개면 막 잘 보이고 그래요?”

“어. 잘 보여. 가까운 범위 안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볼 수 있어.”

“에엑! 그게 뭐에요.. 막 각도 상관없이?”

“그래. 각도고 뭐고 상관없이. 공중에 투명한 눈이 있는 느낌이랄까. 집중하면 다 보여.”


‘아니 그럼.. 원재 오빠는.. 지금도..?’


거기까지 생각한 승아는 바로 팔짱을 껴서 가슴을 가리며 말했다.


“오빠, 변태!”

“뭘 생각 한거냐? 안봐. 안봐. 볼것도 없는 게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오빠 지금 그 말 자체가 여성 비하 발언인거 아시죠?”

“아이구...”


승아가 매섭게 노려보는 모습은 원재가 보기에는 귀엽기만 했다.

원재는 몸을 앞으로 내밀어 승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튼 그런건 아냐. 하라고 해도 안해.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럼 뭔데요? 무슨 초능력 인데요?”

“어떤 것이든 볼 수 있다고 말했지?”

“네.”

“내가 보는게 상대 게이머의 화면이라면 어떨까?”

“므에에에에--------엑!!!!!”


승아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이건.. 어젯밤에 생각하던 바로 그게 아닌가! 맵! 핵!


“오빠.. 역시 맵 핵..”

“흠.. 맵핵 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래서야. 내가 은퇴하려는게. 너같이 열심히 게임하는 게이머들에게 이건 너무 OP(Overpowered)지. 근데 ‘역시’라니. 역시 승아구나? 넌 예전에도 손은 느렸어도 게임 센스가 좋았지. 알아챘구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랍을 알아채는 것이 너무 사기급인데다 초반 러쉬는 절대 안통하구.. 맵핵인가 싶었는데 오빠 성격상 그런 불법 프로그램은 안 쓸 거고.. 게다가 대회에선 쓸수도 없는데.. 근데 다 막고.. 진짜 OP야!”

“하하.. 그렇지? 좀?”

“좀이 아니에요! 너무하다구요!”


원재는 승아의 말을 듣고 정말 자신이 너무했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눈앞의 커피로 쓴 마음을 달래려 마시려다가 이미 캔이 비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입안에 캔에 남은 마지막 한방울을 털어넣었다.


“승아야. 네가 게임을 다시 한 이유는 뭐야?”

“여제가 아닌, 진정한 실력의 게이머로 거듭나고 싶었어요. 여성게이머들 뿐만이 아닌 전체의. 다른 이유도 있지만.. 이게 제일 커요.”

“그래. 그랬구나.... 내가 게임을 다시 한 것은 왜인지 아니?”

“음.. 글쎄요? 원재 오빠가 할 줄 아는게 우주전쟁 뿐이라서?”


“.........”

“............”


잠시간 둘 사이에는 침묵이 오갔다.


“승아야.”

“네. 오빠.”

“진실이긴 한데.. 아프구나.”

“네... 죄송해요.”

“뭐.. 네 말도 사실이긴한데,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뭔데요?”

“난.. 그녀를 만나려고 했다. 다시 최고가 되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도 알지?”

“아.. 그분요?”

“그래. 그분.”


“아 참. 너 나보다 늦게 왔으니 그 뒤에 일들 알겠네? 그녀는 어떻게 됐어? 우주전쟁 판은?”

“아.. 그건요~”


승아가 원재에게 이후의 일들을 이것저것 말하려는 찰나, 최서연 감독이 승아와 원재가 있는 휴게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원재씨!”

“아.. 감독님.”

“얼른 가요. 태이사님 출근하셨어요.”

“네. 그러죠. 승아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원재가 최서연 감독과 급하게 나가려 할때, 승아는 나가려는 원재에게 한마디 던졌다.


“오빠!”

“응?”


원재는 승아의 부름에 나가다 말고 멈춰서서 잠시 승아를 돌아보았다.


“난, 어쨌든...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빠랑.”

“......... 그래.”

“원재씨, 얼른요!”

“네. 감독님.”


그렇게 원재는 최서연 감독과 같이 은퇴에 대해 회사에 이야기하러 휴게실을 나갔다.

그리고 남겨진 승아는 3%를 홀짝이며 원재가 한 말을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을 하다 끝내는 한가지 생각에 빠져들었다.


‘우씨! 맵핵 맞잖아!... 아씽.. 근데 정말 어떻게 이기지?’


승부욕이 강한 승아는 원재의 은퇴와는 상관없이 초능력이 있는 원재일지라도 원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작가 주 : 여기서 그분은 절대 어떤 남자분과 결혼한 그 여자분을 패러디 한 것이 아닙니다. 판사님. 저는 그 어떤 사람도 악의를 가지고 패러디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 분을!)


Shuri님, 허니콤님, 솔현님, 사람o님 댓글 및 관심 감사드립니다.

전에 말씀 드린대로 오늘 쉴 것을 내일로 미루고 일단 글을 올립니다.

이제 모레 뵙겠습니다.(월요일 00시 조금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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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원재와 승아의 고민 +9 16.07.20 2,235 38 11쪽
100 서원재 vs 김칠구(3) +5 16.07.19 2,036 44 11쪽
99 서원재 vs 김칠구(2) +7 16.07.18 2,058 42 11쪽
98 서원재 vs 김칠구(1) +6 16.07.17 2,308 43 11쪽
97 복귀와 준비 +6 16.07.15 2,192 43 13쪽
96 프로리그 결승전(7) +7 16.07.14 2,247 47 14쪽
95 프로리그 결승전(6) +5 16.07.13 2,200 44 18쪽
94 프로리그 결승전(5) +8 16.07.12 2,132 35 12쪽
93 프로리그 결승전(4) +11 16.07.11 2,233 43 14쪽
92 프로리그 결승전(3) +6 16.07.10 2,145 47 11쪽
91 프로리그 결승전(2) +6 16.07.09 2,312 48 18쪽
90 프로리그 결승전(1) +5 16.07.07 2,332 45 9쪽
89 준비 그리고 일탈 +5 16.07.06 2,357 40 17쪽
88 경기 뒤 +7 16.07.05 2,491 43 12쪽
87 개인리그 4강(4) +13 16.07.04 2,326 46 15쪽
86 개인리그 4강(3) +7 16.07.03 2,303 44 15쪽
85 개인리그 4강(2) +5 16.07.02 2,514 43 13쪽
84 개인리그 4강(1) +4 16.06.30 2,407 40 15쪽
83 손목 그리고 팬 +7 16.06.29 2,497 43 13쪽
82 개인리그 8강(6) +9 16.06.28 2,503 46 12쪽
81 개인리그 8강(5) +10 16.06.27 2,455 46 10쪽
80 개인리그 8강(4) +7 16.06.26 2,447 44 14쪽
79 개인리그 8강(3) +5 16.06.25 2,679 53 15쪽
78 개인리그 8강(2) +6 16.06.23 2,559 45 13쪽
77 개인리그 8강(1) +8 16.06.22 2,715 45 9쪽
76 부상(3) +7 16.06.21 2,693 47 18쪽
75 부상(2) +8 16.06.20 2,635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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