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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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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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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6.07.1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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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
추천
43
글자
11쪽

서원재 vs 김칠구(1)

DUMMY

2일 뒤, 개인리그 결승전 장소인 신도림 T 쇼핑센터.

아래층까지 터서 방송을 했지만 밀려드는 팬들을 다 소화할 수는 없었다.


운영 요원들 뿐 아니라 보안 요원들도 많이 충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센터의 다른 층마저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팬들이 몰려들었다.


“팀장님! 정문에서 이제 출입을 막아야 합니다!”

“무슨 소리야! 쇼핑센터인데 정문을 왜 막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미 2개층이 다 찼습니다! 서서 본다고 들어간 사람들도 밀려서 한계입니다! 이대로는 안전사고가 우려됩니다!”

“이.. 무슨...”


안전을 담당하는 보안팀장은 쇼핑센터 측과 협의해서 결국 정상적인 쇼핑객들도 포함해서 아예 정문과 지하주차장 쪽의 출구만을 남겨둔 채, 입구를 봉쇄하는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지난 프로리그 결승전 때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올 줄이야!


“일단 입구 닫고! 안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안전사고 나지 않게 하고, 3층이랑 5층에 아직 공사중인 부분 있지?”

“예!”

“거기에 대형 TV하나씩 설치해 주고 임시 관전장 만들어! 얼른!”


보안팀장과 같이 있는 운영팀장도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임시 관전장을 만드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었다.


‘다음 시즌에는 정말 큰 경기장이 필요하겠어...’


***


원재는 결승전을 위해 대기실에 와 있었다. 결승전은 7전 4선승제로 진행되지만,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결승전이니만큼 이전까지 승아나 최서연 감독이나 한두명만 같이 왔던 것과는 달리 양 팀의 선수들이 전부 나와서 같이 앉아서 관전하게 되었다.


원재를 믿는 팀원들은 대기실에서 부스로 나가려는 원재를 보고 다들 원재가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XK 마르스 팀원들에게 원재는 불가능을 모르는 게이머였으니까.


“원재형! 이번에도 우승하시는거죠?”

“야, 당연한 말을. 원재형이 누군데 김칠구 따위한테 지겠냐?”


신뢰감이 가득한 팀원들의 말에 방심할 수도 있겠지만, 원재는 방심하지 않고 있었다.


“글쎄.. 해봐야 알지. 지성철이 못해서 진 건 아니잖아?”

“하긴...”

“지성철이 이상하게 말리더라고.”

“말리는 거 하면 우리 원재형 아니겠어? 형! 돌돌말아서 이겨주세요!”

“맞아. 형의 특기!”

“김칠구도 여기까지지!”


종원과 학도 등 팀원들이 여전히 들떠있을 때, 비교적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승아와 최서연 감독 뿐이었다.


“원재씨, 컨디션은 어때요?”

“좋습니다.”

“오빠, 지면 안돼요? 나 이기고서 올라간 거니까 이겨야 해요? 꼭! 꼭! 알겠죠?”

“그래.”


원재의 짧은 대답에 승아는 뾰루퉁해서 말했다.


“뭐 그렇게 대답이 짧아요? 치잇.. 내가 그저께 4:0으로 이겼으니까 오빤 날 이기고 올라갔으니까 오빠도 4:0으로 이겨야 해요! 알았죠?”


그렇게 말하고서 승아는 입을 삐쭉 내밀고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 모습을 본 종원은 학도에게 말했다.


“오오! 츤데레!! 저거 츤데레 맞지?”

“저건 츤츤임. 아직 데레데레는 모름.”

“아냐. 저건 츤데렌데?”


그들만의 토론에 빠진 학도와 원재를 옆에 두고 원재는 승아를 쳐다보았다. 승아가 고개를 돌리고 나서 원재를 보지 않으려는 듯 하는 짐짓 삐친 모습을 보여주자 원재는 그만 웃음이 나왔다. 원재는 그런 승아에게 다가가 승아의 머리에 손을 얹어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걱정 마. 이기고 올게.”

“......이겨야 해요.”


원재는 승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을 떼고는 장비를 챙겼다. 그리고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오른손을 들어 손을 쫙 폈다.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그리고나서 원재는 무대가 있는 부스로 나갔다.


나가는 원재의 뒷모습을 보던 승아는 원재의 손이 지나간 자신의 머리 위를 손으로 한번 쓰다듬으며 원재가 이기길 기원했다.


그리고 시작된 결승전 경기.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결승전 경기 아니랄까봐 식전 행사가 많았다. 선수들이야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있는데다가 실제 시작시간이 6시경인 것을 미리 예고받았지만, 대중들에게 알려진 결승전 시작시간은 오후 5시였다.


덕분에 1시간동안 초대가수로 남녀 아이돌 그룹이 한팀씩 공연했으며, 후원사인 고려콜라의 사장과 한국 E-스포츠 협회장 등의 개회사도 있었다. 그 외에 해설자들의 만담까지 이어지는 등 게임외의 내용으로 시간이 흐르자 관객들은 슬슬 지루해지고 있었다.


- 대체 경기 언제 시작해?

- 난 여기 자리 맡으려고 12시에 왔다고.

- 난 아까 3시에 화장실 잠깐 갔다온 사이에 자리 뺏길 뻔.

- 아 무슨 광고를 여기 대형화면으로도 보여줘...

- 벌써 1시간째야. 미친거 아냐?

- 난 온지 4시간이 넘었다. 이제 광고 외우려고 함.

- 서원재랑 김칠구 경기는 언제 보여주냐?


슬슬 관객들의 인내심이 바닥날 즈음이 되어서야 김칠구와 서원재가 등장하고 각 팀의 팀원들이 부스옆 테이블에 자리하는 등 경기를 시작할 준비를 서서히 갖추게 되었다.


결승전이니만큼 바로 경기를 시작하지 않고, 대기실에서 원재와 칠구가 부스로 나와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해설자들 중 한명인 전진호 캐스터가 앞에 나와 두 선수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세계가 좋아하는 우주전쟁 게임의 최고봉! 고려콜라가 후원하는 02년 고려콜라 개인리그 결승전!! 정말 많은 팬 분들이 와 주신 가운데 본 경기에 앞서서 두 선수의 오늘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일단 두 선수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여기까지 말을 마친 전진호 캐스터는 먼저 왼쪽의 서원재를 보며 말했다.


“지난 시즌 우승자! 이제는 흑마술사가 아닌 최고의 유저로 돌아왔다! XK 마르스, 서원재 선수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원재입니다.”


원재가 미리 주어진 마이크를 잡고 인사하자 극성 팬들이 소리질렀다.


- 꺄아악!! 원재오빠!!

- 저 시크함!!

- 서원재! 서원재!!


그리고 이어 오른쪽의 김칠구를 보고 소개했다.


“새로운 우승자가 되기 위해 여기까지 올라왔다. 이성 갤럭시아, 김칠구 선수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칠굽니다.”


칠구가 인사하자 여성팬들과 남성팬들이 같이 환호했던 앞서와는 달리 여성팬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제길.. 나도 똑같이 인사했는데..’


원재는 잘생긴 외모와 함께 좋은 실력으로 팬들이 확실히 많았지만, 여드름이 아직 얼굴에서 가시지 않은 김칠구는 게임도 기계전사와 아크에 힘을 쏟는 평범한 빌드라 인기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 진출로 자신의 커리어에 한획을 긋게 되자 조금씩 팬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여성팬은 거의 없었다. 외모 탓이었다.


칠구는 자신의 인사 차례에 확연히 줄어든 팬들의 외침을 피부로 느끼며 오늘 경기에서는 꼭 이겨서 팬들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프로게이머는 게임으로 말하는 법. 승리한 뒤에 자신의 존재를 팬들에게 인식시켜 주리라 마음먹은 칠구였다.


하지만 칠구는 결승전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팀원들과 함께하는 프로리그 결승이 아닌 개인리그 결승. 어떻게 자신이 여기까지 올라왔는지 실감나지 않을 정도였기에 겉으로 크게 티내지는 않았지만 긴장되면서 흥분된 마음이 조금씩 칠구의 마음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김칠구에게 전진호 캐스터가 질문을 던졌다.


“먼저 지난 시즌 우승자에 도전하는 김칠구 선수에게 먼저 질문 드리겠습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준비해 오셨나요?”

“에.. 잘해서 이기겠습니다.”

“끝인가요? 아.. 네.. 잘해서 이겨야죠.. 네.. 그 결승전까지 올라오는 동안 운영을 잘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셨는데, 서원재 선수를 맞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 있으신지 팬 분들에게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네. 잘 풀어나가겠습니다.”

“아.. 네..”


칠구는 이런 큰 무대가 처음이기에, 관객들의 함성에 정신이 없었다. 분명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내내 게임을 해 왔던 장소였는데, 관객들이 소리지르고, 이런 인터뷰까지 무대에서 하자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평소에 말을 잘하지도 못하는 칠구는 더더욱 단답식으로 짧게 대답하게 되었다.


그런 칠구를 보는 이성의 감독과 최정일, 진정근 등은 불안함을 느꼈다.


“칠구, 저거 긴장한거 아냐?”

“그런 것 같은데요.”

“오늘 작전 다 까먹은거 아니겠지?”

“설마요.”

“정일아.”

“네. 감독님.”

“그 왜 정근이랑 너랑 짠 작전, 게임시작 전에 부스 가서 다시 한번 주지시켜 주고.. 긴장 좀 풀어줘.”

“네.”


반면 원재는 인터뷰도 능숙하게 하며 게이머 뿐 아니라 프로 엔터테이너의 자세마저 갖추고 있었다.


“아.. 오늘 경기 예상요? 일단 김칠구 선수가 운영을 잘한다고 했는데 누가 더 운영을 잘하는지 보여줄 예정입니다. 운영이란 이런 것이다! 를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선전포고인가요?”

“선전포고라기보다는 운영이라면 제가 최고가 아닐까요? 아마 이 게임이 끝나면 제게 별명이 하나 붙겠죠. ‘운영의 마술사’ 라고.”


원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팬들은 환호했다.


- 꺄악!! 멋있어! 원재오빠!!

- 자신감 보소..

- 원재라면 그럴만하지.

- XK에 윤승아가 초중반이라면 서원재는 중후반 많이 가니까.

- 큰 대회 경험도 서원재가 많고...

- 김칠구가 아무리 여기까지 이겨왔어도 서원재다.


김칠구의 긴장한 얼굴과 단답식 인터뷰보다, 원재의 자신만만한 인터뷰가 팬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칠구는 원재와 같이 인터뷰를 하면서 어서 게임이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


경기 시작 전, 이성 갤럭시아의 감독, 그리고 최정일과 진정근은 칠구가 세팅하는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1경기 작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칠구야. 알지? 서원재 스타일. 1경기 작전도 기억나지?”

“네. 서원재가 초반 찌르기는 잘 알아채는 스타일이니까 차라리 먼저 멀티를 떠서 자원으로 압도하라는 거죠?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원재는 분명 1경기에 너를 실력으로 압도할거야. 커리어가 있으니까 그걸로 일단 이긴 뒤 너에게 자신이 잘한다는 것을 심어주고 싶겠지. 하지만 심리적으로 밀리면 안돼. 운영으론 너도 밀리지 않아.”

“맞아. 자원에서 앞서나가면 넌 지지 않아. 그동안 해 온 연습을 믿어.”

“그래. 지성철도 이기고 올라왔잖아.”

“오늘만 이기면 네가 최고가 된다. 칠구야!”

“화이팅이다!”

“네!!”


칠구는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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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서원재 vs 김칠구(3) +5 16.07.19 2,036 44 11쪽
99 서원재 vs 김칠구(2) +7 16.07.18 2,058 42 11쪽
» 서원재 vs 김칠구(1) +6 16.07.17 2,308 43 11쪽
97 복귀와 준비 +6 16.07.15 2,192 43 13쪽
96 프로리그 결승전(7) +7 16.07.14 2,247 47 14쪽
95 프로리그 결승전(6) +5 16.07.13 2,200 44 18쪽
94 프로리그 결승전(5) +8 16.07.12 2,132 35 12쪽
93 프로리그 결승전(4) +11 16.07.11 2,233 43 14쪽
92 프로리그 결승전(3) +6 16.07.10 2,145 47 11쪽
91 프로리그 결승전(2) +6 16.07.09 2,312 48 18쪽
90 프로리그 결승전(1) +5 16.07.07 2,332 4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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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개인리그 4강(2) +5 16.07.02 2,514 43 13쪽
84 개인리그 4강(1) +4 16.06.30 2,406 4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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