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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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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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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6.09.22 00:44
조회
1,885
추천
37
글자
10쪽

개인리그 8강 (3)

DUMMY

그렇게 문상진이 오해를 산 이후, 이어진 8강 경기에서는 팀킬 매치에서 정창환이 이종현에게 지고, 상욱이 지성철에게 0:2로 지다가 정신차리고 2:2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지게 되었다. 승아가 예상한 대로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흔들린 것이 컸던 것 같았다.


최상욱이 빠른 손만큼 멘탈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만약 거기서 최상욱이 이겼다면 이종현과 승부를 겨루는데, 정창환이나 이종현을 상욱이 자신있어 했던만큼 일단 4강까지 올라간다면 결승 갈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루에 2경기씩 8강 경기가 있기에 다음날 이어진 나머지 8강 개인리그 경기중에는 승아의 경기가 있었다. 두개의 경기 중 두번째 경기인 승아는 첫 경기에 호진과 이정민의 경기가 있는 것을 보고 호진의 대기실로 호진을 응원하러 갔다.


“호진 오빠!”

“아! 승아야!”

“어? 호진 오빠앙~ 윤승아랑도 많이 친하다더니 진짠가봐앙?”

“은지 너 앙앙 거리는거 듣기 거북하다.”

“귀엽지 않아요?”


승아가 간 호진의 대기실에는 같은팀의 이은지가 와 있었다. 이은지는 전에 승아에게 캐논포로 당한 이후 잠시 연습을 더 하는 것 같더니 너무 기본기가 없는지라 호진에게 한가지 빌드를 더 받아 그것만을 자신의 빌드에 추가해서 나름 그럭저럭 승과 패를 1:2 비율로 버텨가며 무난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은지가 추가한 빌드는 바로 빠른 멀티후 입구를 캐논포로 막고서 기계전사나 아크를 마구 뽑아서 정면 돌파를 하는 빌드. 이게 생각보다 잘 먹혔다. 아크나 기계전사는 컨트롤이 많이 필요한 타 종족과 달리 어느정도 발컨이어도 물량이 제때 나온다면 싸움이 될 때가 있었다.


호진은 이은지의 컨트롤이 암적인 것을 알았기에, 차라리 물량만 제때 뽑게 반복적 학습을 시키고, 아예 승아처럼 초반에 승부를 보게 했더니 그나마 상대가 고수급이 아니라면 이기는 경우도 종종 나왔다. 분명히 같은 빌드인 것을 알고 타이밍을 알지만, 전부 기계전사만 올인하거나, 아크만 올인하기도 하는 약간의 변화가 이은지를 아직 프로게이머로 남게 했다.


이은지는 처음 데뷔시의 강렬한 임팩트는 없지만, 나름 팬층을 형성하고 있으면서 한국항공 점보스의 주요 선수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었다. 이은지의 변화를 승아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다. 승아가 관심있어 하는 경기나 보는 경기는 거의 없었고, 그나마 보더라도 주로 유명하거나 잘하는 선수들 위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은지의 경기는 승아의 눈에서는 이미 ‘아웃 오브 안중’ 상태였다. 안중에도 없다고나 할까.


“호진오빠, 오늘 이정민이랑 경기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뭐.. 동족전이니 서로 컨트롤 더 잘 하는 사람이 이기지 않겠어?”

“오빠. 한번 그거 써보시면 어때요? 2관문 러쉬연속 2번 하고 마지막은 생더블.”

“2관문? 그거 내가 쓰던건데. 오호호호! 호진오빠, 봤죠? 윤승아도 내 빌드가 좋다고 추천하는 모습을!”

“아니, 그건 그래서 추천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이정민이 후반을 자주 가니까 추천하는거 아냐?”


실제로 승아가 이정민을 상대로 추천한 호진의 빌드는 호진이 평소에 이은지와 같은 초반 러쉬를 하지 않기에 사용이 가능한 빌드였다. 이정민이 주로 큰 경기일수록 운영을 더 많이 가기에 초반 작전이 먹힌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호진이 이은지의 설레발을 끊고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이은지는 이미 마이페이스 모드에 접어든 상태였다.


“에이~ 승아 너도 내 실력을 알아보는구나? 역시 둘밖에 없는 같은 여자 프로게이머끼리 잘 해보자!”

“아.. 그.. 네..”


이은지는 승아의 말에 호감을 느꼈는지 계속하여 승아의 손을 잡고 수다를 떨어댔다. 호진을 보러 왔는데 이게 무슨... 이은지를 실력이 아니라 외모로 승부하는 게이머로 생각하고 있어 조금 멀리하려던 승아는 이은지의 손을 빠져나가지 못한채 이런저런 수다를 들어야만 했다.


“아유.. 이 피부 좀 봐. 파데는 뭐 써?”

“안 쓴다고? 아 참.. 너 중학생이지..”

“머리는 어디서 해? 나 가는 미장원 있는데 같이 갈래? 나 거기 VIP야!”

“호진오빠 거기 있을 때는 어땠어? 응? 응?”


거의 혼이 나갈 지경으로 수다에 탈탈 털린 승아를 구원해 준 것은 호진이었다.


“그만해. 승아 당황하잖아. 아, 참. 승아야. 이번에 개인리그 랜덤 못해서 괴물 종족으로 나온거야? 난 네가 인간으로 나올줄 알았는데.”

“아.. 그거요? 원재 오빠가 다 인간종족으로 이겼잖아요. 전 괴물종족으로 첫 우승을 노려보려구요.”

“아 그래..”


그때 대기실에 방송이 울렸다.


- 대기실에 있는 출전 선수들, 무대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아, 나가봐야겠다. 은지야, 나 이만 가봐야 된다. 승아는 놓고. 승아도 오늘 경기 있어. 연습해야지.”

“오빠가 그리 말한다면야... 승아야. 다음에 또 봐? 호진오빠! 내 빌드로 지면 안돼요? 알았졍?”

“너 귀여운 척 하지 말라니까. 옷은 그렇게 입어가지고 귀척하면.. 에휴..”

“어? 호진오빠. 입은걸 더 좋아하는구나? 우웅.. 팀복을 하나 더 새로 맞춰야 하나..”


그렇게 정신없는 대화사이로 다시 빠져나가 자신이 연습할 수 있는 2대기실로 들어간 승아는 혼이 다 나가서 컴퓨터 의자에 일단 털썩 주저앉았다.


호진의 경기도 중요하지만, 오늘 8강인 문상진과의 경기를 이겨야했다. 이번에 개인리그에는 원재도 없는데 이기지 못한다면 자신이 뭐가 되는가! 부상당해 병원에 누워있는 원재를 생각해서라도 이겨야했다. 원재가 없는 지금 승아 자신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승아는 그렇게 호진이 이정민과 경기를 하는 동안, 가져온 장비를 점검하며 꼼꼼히 오늘 전략을 점검했다.


***


승아가 연습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경기가 끝이 났다. 무려 3:0으로 호진의 승리. 이정민이 호진보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에 팬들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사실 정호진이 8강에 올라오는 것도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4강이라니.. 호진은 이정민에게 승아가 가르쳐준 작전대로 1경기에 빠른 기계전사 러쉬를 들어갔고, 설마 또 쓰겠어? 라는 생각을 가진 이정민을 다시금 빠른 기계전사 러쉬로 제압했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에서는 승아의 말대로 더블 사원을 처음부터 가져가면서 노관문 상태로 자원을 빨리 모으고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간 뒤, 자원으로 압도했다.


무난한 3:0의 승리. 하지만 승리한 호진은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여기 4강까지가 끝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호진오빠! 와! 이대로 우승까지 가는거에요!”

“휴.. 그게 되겠냐? 다음상대는 승아인데.”

“어? 윤승아가 이겼을 때죠, 그건! 아직 경기 시작도 안했어요.”

“은지 넌 몰라. 문상진이 승아를 이긴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승아가 그렇게 잘해요?”

“넌 다른 팀 경기 안보냐? 너 모니터링 시간에 뭐했어? 다같이 봤는데.”

“아~ 그게 보긴 봤어요.”

“휴........ 하여간 봐봐. 오늘 승아 경기 보고 가자.”

“에엑? 오빠. 4강 축하주 한잔 해야죠! 가요!”

“뭔 술이야. 난 안가. 혼자 가라.”

“아잉~ 오빠~ 호진 오빠앙~”

“절루가!”


호진에게 계속 하나부터 열까지 빌드와 프로게이머 생활을 보살핌 받다시피 하던 이은지였기에 호진의 경기장에까지 따라왔는데, 팀 감독이나 다른 게이머들은 ‘오면 호진이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이은지의 거짓말을 믿고 아무도 오지 않은 상태였다. 이은지는 호진과 같이 단둘이 술 마시려는 의도가 무산되자 애교를 부려보았지만, 호진은 이은지와 술을 마시는 것보다 승아의 경기를 보고 숙소에 들어가고 싶어했다.


그리고 대기실에서 호진은 곧 시작된 승아와 문상진의 1세트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이은지도 투덜거리면서도 가지 않고 호진의 옆에 슬쩍 다가와 앉았다. 이은지는 호진의 옆에 슬쩍 기대며 질문을 던졌다.


“지금 초반에 누가 유리한거에요?”

“아직 초반인데 누가 유리하고 말고가 없지. 승아가 12시고 문상진이 2시 인간인게 변수이긴한데... 저 자리는 2시에 인간이 걸리면 진짜 힘들거든.”

“왜요?”

“.... 내가 몇번을 말했냐. 잊혀진 사원은 저 자리면 12시에 다른종족이 앞마당을 뜨기가 힘들다고.”

“오빠가 전 피의 능선만 하라면서요?”

“그렇다고 다른 맵을 모르면.. 후아.. 아니다. 보자.”

“네에~ 오빵~”

“귀척하지 말고! 떨어져, 덥다.”

“칫..”


이은지의 접촉 시도가 호진의 거부로 인해 실패하고, 승아와 문상진의 경기는 불리한 자리에도 불구하고 승아의 본진 3소굴 빌드와, 문상진의 본진 2비행장 스텔스기 빌드가 대치하는 형국이 되었다.


승아가 시도한 것은 3소굴 라미아로 착각하게 한 뒤에, 3소굴에서 뽑아져 나오는 사냥개로 한방에 밀어버리는 것이었다. 비올란테를 하나 밀어넣어 문상진의 빠른 테크를 확인한 승아는 드랍이나 스텔스기를 예상했다.


그리고는 본진 소굴과 자원 사이에 포자건물을 하나 짓고, 가스를 캐는 일꾼을 1마리만 붙인채로 사냥개를 몰아서 생산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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