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3,215
추천수 :
14,294
글자수 :
2,597,240

작성
16.09.20 00:40
조회
1,920
추천
28
글자
12쪽

개인리그 8강 (1)

DUMMY

원재의 부상으로 승아는 회귀 뒤 여러가지가 바뀌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원래 X맨을 찾아라 프로그램에서 원재가 부상당하는 것은 생기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우주전젱 게임리그의 변화는 그렇다 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여러가지가 바뀌는 것을 보고는 그 부상이 자신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승아는 긴장하게 되었다.


승아는 예능 말뚝박기 중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입원중인 원재에게 가서 위로를 전했다. 팀원들도 함께였다.


“오빠, 다쳐서 어떻게 해요?”

“뭐.. 어쩌겠어. 병원에 있어야지.”

“형. 그러고보니 십자인대 다치면 군대 안 가는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나으면 군대 가야지.”

“아니 이정도 다치면 못가는 거죠. 형. 다친건 좀 그렇지만 이정도면 군대는 안갈거 아녀요. 아 부러워... 아.. 난 어떻게 하지.”


원재 다음으로 팀에서 나이가 많은 동운은 원재의 문병을 오며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도 그럴것이 타 스포츠와 달리 우주전쟁 E-스포츠는 상무팀이 없어서 군대를 가야만 했다. 대학생이라면 군대를 늦출 수 있다지만,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은 대학에 가지 않은 상태였다.


“동운아. 후... 너도 함 다리 다쳐볼려?”

“아.. 아뇨 형. 그런말이 아니라요.”

“쓰잘데기 없는 말 하지 말고 가서 연습해.”

“네. 원재형.”

“아, 승아, 승아는 잠시만 남아봐. 할 이야기가 있다.”

“네. 오빠.”


원재에게 일침을 들은 동운은 팀원들을 데리고 나갔고, 승아만 방에 남았다. 병실이 4인실이기는 했지만, 현재 다른 환자들이 자리를 비워서인지 큰 병실 안에는 승아와 원재 둘만 남게 되었다.


승아는 원재와 방에 단둘이 남게 되자 원재에게 생각해 두었던 말을 꺼냈다.


“진짜 이게 무슨일이래요.. 오빠. 그거 알아요? 원래 프로게이머 첫 부상자가 오빠가 아닌거?”

“원래? 원래라니. 아.. 그 원래?”

“네. 그 원래요.”


승아가 말하는 원래는 회귀전을 말하는 것이었다. 원재도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다쳤었나?”

“구미우라고 알아요??”

“구미우? 구미우라.. 아.. 그런이름 가진애는 모르겠네. 걔가 다쳤었나 보네?”

“네. 게임도중에 모니터 위에 행사 판넬이 떨어져서 머리를 강타했어요. 그래서 프로게이머 부상자 1호.”

“뭐야? 하하하.. 그런일이 있었어?”


승아가 말하는 구미우는 인간종족의 유저로 주로 우주전쟁2에서 활동한 게이머였다. 지금은 아직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프로게이머 1호 부상자였다. 게임중 머리위에 장식으로 올려놓은 대회 판넬이 떨어져 게임하는 구미우의 머리를 강타한 것. 물론 어떻게 보면 원재는 게임중 다친 것이 아니기에 프로게이머 1호 부상자라고 볼 수 없을수도 있지만, 그 심각성에 비교하자면 원재가 더 컸다.


또한 승아는 어려서 X맨을 찾아라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지만, 원래 X맨을 찾아라 프로그램에서 십자인대 파열로 부상을 당하는 연예인은 원재가 아닌 다른 개그맨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이야. 원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자신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한 면이 있었다.


그런데 게임 와중에 정작 다친 것은 자신. 다쳤다는 그 개그맨은 나오지도 않았다. 나중회차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원재가 다치면서 단결 말타기라는 코너가 폐지되었기에 더이상 이 일로 다치지는 않을 터였다.


원재는 기억나는대로 ‘원래’ 세상에서는 십자인대를 다쳤어야 할 사람이 자신이 아닌 다른 개그맨인 것을 승아에게 말해주었다.


“그래요?”

“응. 네가 말한건 그냥 게임중에 머리에 혹이 나는 것처럼 살짝 다친 정도지만, 원래 이 자리에서 이 게임으로 이렇게 심하게 다쳐야 했던 사람은 개그맨이야. ‘일진고’라는 개그코너로 인기를 끌게 될 개그맨이지. 뭐 이제 내가 다쳐서 말뚝박기 코너가 없어졌으니 이걸로 다치지는 않으려나?”

“...그렇긴 하겠네요... 우움...”

“뭐..그러고 보니 동운이 말대로 이대로면 군대 또 안가도 되긴 하겠네.”

“오빠. 그런데 오빠가 군대 안가면.. 공군팀은 안 만들어지잖아요?”

“어? 그게 그렇게 되나? 아.. 이거 그러면 안되나? 뭔가 많이 바뀌고 있는데?”


승아는 잠시 손가락을 이마에 대고 생각을 했다. 확실히, 원재의 말대로 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알던 것과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아는대로 전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 회귀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점도 있다는 것.

승아는 같이 회귀한 자로써 원재에게 말을 건넸다.


“우리가 아는 것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어요. 오빠. 이러면 아는 것부터 확실히 선점해야 하지 않아요? 이런 다치는걸 피해갈 수도 있고, 좋은걸 좀 먼저 찾아갈 수도 있고 어때요?”

“좋은거라니?”

“우움.. 혹시 오빠 로또번호 외운거 있어요?”

“로또? 그걸 누가 회귀할 줄 알고 외우고 다녀? 알면 벌써 샀지. 그리고 그런건 아쉽지만 로또번호를 모른다고 해도 우리가 잘 사는데에는 상관없다고 생각해.”

“왜죠? 미래의 일을 먼저 선점하는게 어때서요? 가수도 선점하고 노래도 막 선점해서 작곡료 작사료 받아먹고 살까? 이건 어때요? 나 노래 좀 아는데. 이럼 돈 많이 벌텐데.”

“아니. 그건 안돼.”

“왜요?”


승아는 물어보면서도 원재가 ‘남의 것을 미리 빼앗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재의 대답은 예상과는 약간 달랐다.


“그냥 안돼. 그냥 우주전쟁이나 하자. 우린 연예인이 되려고 게임하는게 아니잖니. 이쪽이 좋아서, 우주전쟁이 좋아서 하는거잖니.”

“오빠의 그 대답은 방금 제가 말한 것에 대한 대답이 아니에요. 왜 안된다는 거죠? 어차피 저희 이미 우주전쟁에서는 다른 사람이 쓴 빌드들 먼저 써 왔어요. 그런데 왜 가수나 노래는 안된다는 거에요?”


원재는 승아의 말에 한숨을 한번 쉬고 수술한 무릎을 한번 쳐다보더니 승아에게 말했다.


“승아야.”

“말해요. 오빠.”

“우리가 일으킨 변화는 기껏해야 우주전쟁 안에서야. 나도 너도 방법은 달랐지만 원래 유명해지는 사람들이었어. 우주전쟁으로 말이지. 그건 인정하지?”

“네.”

“그런데 다른 쪽, 예능 쪽으로 유명해져서 뭐하게? 돈 벌어서 뭐가 좋니? 돈? 있으면 좋지. 그런데 우리정도 벌면 그리 적게 버는 것도 아니야.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그리고 만날수 있는 인연을 다시 만나는 것. 이것만으로도 나는 좋다. 다시 이 분위기를 느끼는게 너무 좋고. 그리고 예전과 다른 변화가 있다는게 한편으론 기쁘다.”

“네?”


- 아니 다쳐놓고 뭐가 기뻐.. 이 오빠가 뭐래.. 그러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승아는 순간 원재가 무슨말을 하나 했다. 원재는 승아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이해하고 있는 과정으로 받아들였는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다.


“승아야. 모든게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재미없겠어? 지금에야 다치기는 했지만 이건 예전에 이런 것이 없었기에 나는 더 좋은 것 같아. 다친것은 안타깝지만 사람이 정해진 삶을 산다면 그건 게임 캐릭터와도 같은 삶을 사는 것 아니겠어? 매번 우주전쟁에 나오는 스토리처럼 계속해서 괴물 종족에 침공당하는 삶을 반복하는 레이너와 같은 상황은 아니잖아. 내 삶은 내가 주도해서 만들어가고 있고, 그러기에 변동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나인 상태로 살아있다는 거지.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기에 행복한거야. 승아야, 그리고 지금 내가 다친 것도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무리하게 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졌으면 다치지 않고 넘어갈 문제였어. 내가 무리하게 버틴 탓이지 회귀한 탓에 그 개그맨이 다칠 것을 내가 다친게 아니라는 거지.”

“네..”

“그러니까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내가 조심하면 된다는 말씀! 그리고 우리는 우주전쟁이나 잘 하자는 이야기야. 알았지? 자, 이제 가서 개인리그 준비해. 어서 들어가서. 코치님의 말씀이시다!”

“쳇. 알았어요.”


승아는 원재가 이리저리 돌려쳐서 이야기하는 것에 정신없이 듣다가 결국 우주전쟁이나 열심히 하자는 말로 이어지자 무언가 논리상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어쨌거나 우주전쟁을 하는 것이 재미있고, 개인리그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맞기에 원재의 말대로 자리를 떠나 개인리그를 준비했다.


이번 원재와 승아의 TV출연에 이은 사고로 방송가에 무리한 예능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돌았다면, XK 마르스 팀 내부적으로는 당분간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을 금한다는 내부 명령이 내려왔다. 그도 그럴것이 팀의 구심점인 원재가 다치면서 팀원들이 흔들릴까 걱정했고, 승아마저 다친다면 다음 시즌도 장담할 수 없어 팀의 연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팀에서는 이미 승아의 출연을 원했던 다른 프로그램도 거절하였고, 승아는 덕분에 온 국토가 월드컵 열풍으로 몰아치는 가운데에도,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등에 출연하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


월드컵 이후에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이 이어지지만, 현재 팀의 성적으로 보아 거의 힘든 상황. 8강에 오른 승아의 개인리그 준비를 위해 팀에서 다른 선수들이 승아의 상대를 해 주고 있었다.


XK 마르스에는 8강에 오른 선수가 한명 더 있었는데, 바로 최상욱이었다. 세트스코아로는 박빙의 승부를 내며 겨우겨우 올라왔지만, 나름 정상급의 빠른 컨트롤로 상대를 이길판은 확실히 이기면서 2:1, 3:2 승부를 내며 8강에 상욱도 안착했다.


상욱과 승아는 서로 연습도 해 가면서 경기를 연습했다. 어차피 둘다 계속 이긴다고 해도 결승에서나 만나기에 서로 부담없이 빌드를 분석해가며 게임 연습에 몰두했다.


이번 개인리그 세번째 시즌은 지난 시즌 우승자였던 원재가 출전하지 않았기에, 누가 우승해도 우승자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준우승자 김칠구마저 16강에서 탈락한 상황. 새 강자들이 등장하게 되는 시점이었다.


승아의 8강 상대는 인간종족의 문상진. 문상진은 라니지 키나즈 팀의 유저로, 승아가 히데요시에게 썼던 더블 비행장 빌드를 최근 생각하고 있는 유저였다. 원래의 세상에서는 승아가 썼던 전략이 이 문상진이 나중에 포텐이 터졌을 때 쓰는 빌드였는데, 우주전쟁 넷에서의 문상진의 아이디는 leta. 승아의 회귀 초반에 우주전쟁 넷에서 붙었기에 승아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문상진은 승아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프로게이머로 있다는 것 자체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팀에 선발되었다는 것이기에, 아무리 최약체중 하나로 평가받는 팀에 있는 문상진이지만 프로게이머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상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그런 팀에서 연습상대도 변변치 않을 텐데도 8강에 들었다는 것은 문상진의 실력이 그다지 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 문상진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아마추어 시절, 승아와 우주전쟁 넷에서 만나 승아에게 일격을 당하고 진 뒤에 독하게 마음먹고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프로게이머의 길을 걸어왔다.


비록 화제성도 없고 래더 순위도 낮아서 라니지 키나즈라는 약팀에 들어왔지만 경기를 분석해 본 결과 윤승아는 못이길 상대가 아니라는 상진 스스로의 결론이 나왔다.


윤승아에게 지고 그때 얼마나 분해했던가! 너는 내가 누구인지 모를테지! 내가 라니지의 머니인 키나로 월급을 받아가면서 힘들게 게임했던 그 시절을 어린데도 불구하고 XK 같은 대기업에 다니는 네가 알 리가 있나!!


우주전쟁 넷 래더 아이디 leta, 문상진은 지난날의 고생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


“윤승아! 너를 이겨주겠어!!”


작가의말

솔현님, 사람o님, Shuri님, 대광자님, 스유와혀로님, KoKNoN님, 吟遊詩人님, Synie님, 하늘마루님, 황혼의소주님, 혼연무객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은 추석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언제나 퀸 - 어느 소녀프로게이머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작가 한승태 올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4 분열 (1) +8 16.09.30 1,868 30 12쪽
163 팬클럽 (3) +8 16.09.29 1,748 32 11쪽
162 팬클럽 (2) +6 16.09.27 1,934 33 9쪽
161 팬클럽 (1) +8 16.09.26 1,782 33 13쪽
160 개인리그 8강 (5) +5 16.09.25 1,694 35 12쪽
159 개인리그 8강 (4) +6 16.09.23 1,901 29 16쪽
158 개인리그 8강 (3) +7 16.09.22 1,885 37 10쪽
157 개인리그 8강 (2) +6 16.09.21 1,920 41 16쪽
» 개인리그 8강 (1) +6 16.09.20 1,921 28 12쪽
155 x맨을 찾아라 (3) +9 16.09.19 1,710 36 13쪽
154 x맨을 찾아라 (2) +8 16.09.18 1,760 37 15쪽
153 x맨을 찾아라 (1) +8 16.09.16 1,847 28 12쪽
152 히데요시 (5) +7 16.09.15 1,749 37 18쪽
151 히데요시 (4) +4 16.09.14 1,672 33 11쪽
150 히데요시 (3) +7 16.09.13 1,733 31 14쪽
149 히데요시 (2) +5 16.09.12 1,934 31 13쪽
148 히데요시 (1) +4 16.09.11 1,752 35 7쪽
147 나비효과 (3) +8 16.09.10 1,791 32 15쪽
146 나비효과 (2) +8 16.09.09 1,755 38 12쪽
145 [긴급공지] 죄송합니다. 오늘 연재 쉽니다. +5 16.09.08 1,669 17 1쪽
144 나비효과 (1) +6 16.09.07 1,956 40 17쪽
143 월드컵 준비 +4 16.09.06 1,813 35 10쪽
142 규정 변경(3) +6 16.09.05 1,796 38 14쪽
141 규정 변경(2) +9 16.09.04 1,789 38 16쪽
140 규정 변경(1) +8 16.09.02 1,753 34 9쪽
139 반격 (5) +5 16.09.01 1,782 32 13쪽
138 반격 (4) +4 16.08.31 1,843 36 14쪽
137 반격 (3) +4 16.08.30 1,817 37 14쪽
136 반격 (2) +5 16.08.29 1,889 38 10쪽
135 반격 (1) +8 16.08.28 1,990 36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