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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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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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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1쪽

히데요시 (4)

DUMMY

히데요시는 계속해서 우주전쟁 넷에서 게임을 하던 중, 쪽지를 받았다. 쪽지를 자신에게 보내는 사람들이야 종종 있어왔던 일이기에 무시하고 게임을 하려 했지만, 쪽지를 보낸 사람의 아이디를 본 순간 히데요시는 그러지 못하고 손을 잠시 멈춰야 했다.


“Remigirl? 설마 윤승아?”


우주전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아이디를 모를 수가 없었다. Remigirl. 한국의 유일한, 아니 이제는 최초의 여성 프로게이머가 아닌가! 그리고 그 많은 남성 프로게이머들의 사이에서 빛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XK 마르스의 간판스타, 윤승아!


그런 승아가 우주전쟁 넷 래더를 하다가 스카웃 된 이야기는 일본에도 이미 알려진 이야기였다. 히데요시는 당시 윤승아와 게임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승아의 데뷔 후에 경기를 보면서 자신과는 다른 플레이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최소한의 병력으로 상대의 방심을 유도한 뒤 자원을 쌓아 최종 유닛으로 이길 수 있을 때 승부를 확실하게 보는 타입이라면, 윤승아는 초반에 힘을 싣는 스타일이었다. 초반에 힘을 실어 이길 경우에는 좋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 막히면 경기가 힘들어진다는 점에서 윤승아의 플레이 스타일은 히데요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히데요시의 생각으로는 승아의 스타일은 위험부담이 많다고 생각되었다. 운이 좋았는지 여자라서 상대를 봐 주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초반 위주의 경기력으로 리그 19연승이라니. 이건 한국의 게이머들이 너무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어쨌거나 한국의 우주전쟁 리그에서 활약하는 윤승아가 1:1을 하자고 제의해 오다니. 이건 지금 하는 경기를 버리고라도 해 볼 필요가 있었다. 지금 하는 일반인에게 이겨봤자 일상다반사지만, 상대가 윤승아라면 히데요시의 승부욕이 일었다.


“과연 방송에서 본 만큼 굉장한 플레이를 할까? 내가 확인해 주지.”


일단 히데요시는 하던 게임을 그냥 나가버리고 윤승아와의 경기를 준비했다. 5 다음에 뭐라고 친 것 같은데 아마도 5판 3선승제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 윤승아라면 단판으로 하기는 좀 그렇지.”


히데요시는 승아가 친 단어대로 5판 3선승으로 생각하고 일단 맵을 물어보기로 했다.


[HIDEYOSHI] : Map? (맵은 뭘로?)


맵을 히데요시가 무엇으로 하냐고 물어보았는데도 Remigirl, 윤승아로부터는 답변이 없었다.


“이거 뭐야.. 날 무시하는 건가?”


***


하지만 승아는 히데요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외국어에 약점을 보이고 있을 뿐.


“원재오빠! 이거 뭐라고 쳐요? 아무거나 해도 된다고..”

“잠시 줘봐. 내가 쳐 줄게.”


다행히도 영어를 잘 못하는 승아와 달리 원재는 어느정도 기본적인 영어 회화가 가능했다. 그렇다고 원재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히데요시도 영어를 잘 못해서 약간의 의사소통이 전부였기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Remigirl : Lost Temple? (잊혀진 사원?)

[HIDEYOSHI] : NO. Mobius. (싫어. 뫼비우스.)

Remigirl : Mobius? Really? (뫼비우스? 정말?)

[HIDEYOSHI] : OK. (어.)


원재는 히데요시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승아도 맵의 이름은 영어로 어느정도 외우고 있었기에 화면의 말을 알아들어서 더 놀랬다.


“승아야. 얘 종족 괴물 아냐? 왜 뫼비우스 하자고 하지?”

“뫼비우스는 기계 맵인데.. 뭐 괜찮겠죠?”

“승아가 맵 타나요? 형! 어느 맵이든 승아가 나가면 이깁니다!”

“오빠. 그냥 OK해요. 빨리 해보게요.”

“그래.”


뫼비우스는 원재가 말하듯이 기계종족의 맵이었다. 승아가 생각하듯 뫼비우스에서는 괴물이나 인간 종족보다는 기계종족이 좋은 섬 맵. 12시와 6시의 시작지점에서 시작하는 2인용 맵인 뫼비우스는 예전부터 많이 쓰인 섬 맵이었다. 초반 시작 지점의 자원이 많아 부유하지만 다른 멀티가 몇개 없는 섬 맵. 덕분에 자트 + 수송선 조합이나 기계 종족의 최종유닛인 기계모함이 힘을 발휘하는 맵이었다.


그런 기계 맵에서 괴물 종족유저인 히데요시가 붙자고 하다니.

승아는 자신이 맵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상대종족을 이기는데에는 기계가 아니어도 충분했다. 맵빨로 기계종족을 골라 이길 수도 있지만, 인간 종족이 나을 것 같았다. 자신이 인간 종족을 더 잘하기도 하고 인간종족은 원래부터 기계종족에 강력한 종족. 승아는 맵의 특징이 기계종족에 유리하다고 해도 종족간의 상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승아가 고른 것은 인간종족.

그리고 상대인 히데요시는 학도와 붙었을 때처럼 괴물 종족을 골라서 게임을 시작했다.


“시작한다.”

“감독님은?”

“곧 오실거에요. 오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시작지점 떴다.”

“승아 몇시야?”


팀원들은 대화를 나누며 경기가 시작한 승아의 화면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승아는 뫼비우스에서 시작지점 12시, 히데요시는 6시였다.


히데요시는 본진 2소굴부터 시작했다. 승아는 히데요시의 화면을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떤 빌드라도 상관없었다. 승아의 머릿속에는 이번 경기에 쓸 빌드가 이미 정립되어 있었다. 이 맵은 본진만 부유한 섬 맵. 결과적으로 멀티를 가져간 사람이 이기는 맵이었다.


물론 이 말에는 한가지 단서가 따랐다. 장기전을 가서 자원 싸움을 한다는 전제하에 이 말이 맞다는 것. 그렇지 않고 단기전을 한다면 본진의 풍부한 자원만으로도 충분했다.


승아가 생각한 것은 본진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한 2비행장 스텔스기 빌드.


이 빌드는 막사와 공장을 차례로 지은 다음 비행장 2개를 동시에 건설하고, 건설된 비행장에서 스텔스기를 꾸준히 뽑아서 비올란테를 먼저 끊어주면서 견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본진 자원만으로 하기에 보통의 맵에서는 힘들 것이었지만, 이 맵에서는 가능했다. 아직 인간종족이 이 맵에서 공식전 승리를 거둔적이 없을 정도로 기계종족만이 나오는 맵이다시피 했는데, 승아는 뫼비우스와 같은 섬 맵에서는 인간종족으로 한다면 괴물 종족에게는 이런 전략이 잘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작부터 스텔스기로 데미지를 주고 시작하니까.


방송경기와 달리 팀원들은 상대의 빌드를 알 수가 없었다. 우주전쟁 넷 래더의 경기는 옵저버가 따로 있는 맵이 아닌 이상 자신쪽의 빌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팀원들은 승아의 화면만을 보고 있었다.


승아가 막사를 올리고 공장을 올리는 동안에도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상대를 예측한 승아의 빌드는 무엇인지 주변에서 바라보는 팀원들은 궁금해했다.


- 지금 승아가 쓰려는게 스텔스기인가? 바로 공장 짓고 있네.

- 오토바이 드랍일 수도 있어. 1막사 뒤에 바로 1공장 올리고 있으니까 그담에 비행장 짓고 오토바이 투척지뢰 업그레이드해서 수송선으로 드랍할 수도 있지.

- [HIDEYOSHI] 쟤가 쓰는 전략이 방어 후 공격이니까 아무래도 포자건물 짓고 시작하지 않을까?

- 포자건물 지어도 드랍하면 끝이지. 공중공격밖에 안되니까.

- 그럼 촉수건물로 방어?

- 그러면 스텔스기에 썰리지. 일단 봐. 승아 하는거 보자.


팀원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승아는 공장이 완성되었고, 완성되자마자 유닛을 전혀 뽑지 않고 비행장을 2개 동시에 짓기 시작했다. 승아가 지금 일꾼 말고 뽑은 유닛은 전혀 없었다. 오직 건설하며 테크를 타는 중이었다.


- 오.. 저건?

- 2비행장 스텔스?

- 너무 올인 아냐? 초반에 러쉬 오면 어떻게 하려고. 너무 유닛 안뽑는거 아냐?

- 아니지. 섬맵인데 뽑으면 안되는거지. 지금 소총병 뽑아봤자지. 지금 드랍올 타이밍도 안되고 아무것도 안뽑는게 정상이야.

- 하지만 소총병 뽑았으면 비올란테 정찰 오는거 자르고 나중에 드랍도 되는데요?

- 어? 그러고보니 상대 비올란테 정찰이 안오네요? 2인용 맵이라 있는 위치 뻔해서 빌드보러 하나정도는 날아와야 정상인데요?

- 그러네?


[HIDEYOSHI]는 무슨생각인지 비올란테 정찰이 승아의 본진위로 날아오지 않았다. 중간에 어디 있을지는 모르지만 승아와 팀원들이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승아의 시야에 [HIDEYOSHI]의 유닛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승아는 그저 생각한대로 2비행장 스텔스 빌드를 착실히 해 나갔다. 곧 비행장이 2개 동시에 완성되었고 승아는 비행장에서 스텔스기를 동시에 생산하기 시작했다. 본진자원이 많은 뫼비우스 맵의 특성상 승아는 일꾼을 충분히 뽑았고, 가스 자원도 먼저 캐기 시작했기에 동시에 스텔스기를 뽑는데에는 무난했다.


- 이거 2비행장에서 스텔스기로 몰아치려는 거 같은데요?

- 승아답네. 한방에 몰아치는거지.

- 초중반에 승아의 공격력은 명불허전이죠.

- 상대는 승아가 초반을 노리니 오히려 소총병 + 의무병 드랍을 생각했을 수도 있어. 그러면 촉수건물이나 사냥개, 라미아 정도일테고 막기 힘들지. 이 타이밍엔.

- 멀티를 떴으면요?

- 멀티를 먼저 뜬다고? 이 타이밍에? 각이 안나와. 가면서 비올란테 자르면 일단 유닛 자체가 생산이 안되는데? 멀티를 먼저 뜰 리는 없지. 지금 가봐야 라미아나 방어건물이지. 승아가 타이밍이 꽤 빨랐어.


승아는 팀원들이 말하듯 빠른 타이밍에 러쉬를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일반적인 빠른 드랍 소총병 러쉬가 아닌 스텔스기 4기로. 초반에 비올란테와 일꾼을 잘라먹은 다음에 스텔스기를 더 뽑든지 다른 유닛을 뽑아 공격하든지 무엇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가난함을 강요하는 승아다운 공격형 빌드.


그리고 스텔스기가 2기 모일때까지도 상대인 [HIDEYOSHI]의 비올란테는 보이지 않았다. 레이다 스캔이 있는 인간종족과 달리 괴물 종족은 자신의 유닛으로 보는 시야만 볼 수 있는 종족. 그런데 비올란테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상대는 승아 자신의 빌드를 모른다는 계산이 선다. 승아는 시간이 더 늦기전에 상대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스텔스기가 더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리던 스텔스기 2기가 동시에 더 나왔다.


“좋아. 이제 4기. 간다!”


승아의 스텔스기가 승아의 본진 비행장 위를 떠나 맵 아래로 남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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