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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의 서재입니다.

이번 생은 회장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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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K
작품등록일 :
2024.05.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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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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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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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4화 일 하나 하자

DUMMY

#034화 일 하나 하자






아침 일찍 일어난 재신은 할아버지에게 신문을 가져다 드린 다음 방에서 밀린 공부를 했다.

아빠 사업이랑 학생회 일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다.

전교 1등을 하기 위해선 틈나는 대로 공부를 해야 했다.


“도련님, 식사하세요.”


여수댁 아주머니가 불렀다.

재신은 식당으로 내려갔다.

술냄새가 진동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아빠의 머리는떡져 있고······.

회식을 하라고 했더니 끝장을 본 모양이었다.


“술을 얼마나 먹은 거야? 친구들이랑 먹었냐?”


뽀얀 황태국을 한 입 머금은 할아버지가 물었다.


“아닙니다.”

“그럼?”

“교복 프로젝트 팀원들이랑 회식했습니다.”

“회식?”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네가 직원들이랑 회식을 하다니, 해가 서쪽에 뜨겠다. 그건 그렇고 잔뜩 취했던데 혹시 직원들 앞에서 실수 한 건 아니지?”

“아, 아닙니다.”

“어제는 괜찮았을지 몰라도 항상 조심해야 해. 부사장이 취해서 실수하면 권위를 잃는 거야.”

“네.”


황거산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하지만 음식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늘 혼자만 지내던 아들이었다.

회식?

아메리칸 스타일이라며 일이 제일 중요하다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내켜하지 않던 녀석인데.


“그런데 회식은 무슨 이유로 한 거냐?”

“본격적으로 일 시작하기 전에 얼굴도 익힐 겸 했습니다.”

“······잘 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칭찬에 황두현은 살짝 당황했다.

칭찬이 후하신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중요해. 일을 하는 게 사람이야. 친해지는 게 먼저다. 그걸 잊지 마.”


아버지의 말을 들은 황두현은 흠칫 놀랐다.

어제 아들이 했던 말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같은 식견을 가진 아들이 대견해 보였다.

그리고 한참 부족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누가 회식을 하자고 한 거야?”

“아, 그게······.”


머뭇하는 황두현을 대신해 재신이 말했다.


“아빠가 하자고 하셨어요. 팀원들이 서로 친해져야 한다면서요.”

“그래? 허허허. 두현이도 이미 알고 있었구나. 내가 괜한 잔소리를 했구나. 허허허.”


황거산이 어색하게 웃었다.

황거산은 회식을 주도한 게 재신이라는 걸 눈치챘다.

조금전 두 사람이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 걸 놓치지 않았다.


‘저 녀석이 핸들링 한 건가? 뭐가 중요한 지 잘 아네.’


믿을 수 없었지만 분위기가 그랬다.

아버지가 좋은 칭찬 받을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주는 손자 재신이 영특하게 느껴졌다.

황거산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시험 준비는 잘하고 있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어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교 1등 쉽지 않을 거야. 다른데 신경 쓴다고 시간 뺏기지 말고 네 일만 신경 써.”

“네. 그래도 교복 사업은 계속 신경이 쓰이고 궁금해요. 제가 제안한 거라 그런지 꼭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성공해야지. 두현이가 처음하는 일인데.”

“맞아요, 할아버지. 반드시 성공해야 해요.”


황거산은 재신의 눈을 보았다.

반짝이는 게 성공에 대한 집념이 보였다.

아들 두현이보다 더.

영업과 홍보 인원이 모집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해 있는 상황.

그런데 재신이 다녀가고 난 후 인원을 확보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재신이 녀석이 한 거겠지.’


황거산은 그런 손자가 대견해 보였다.

다만 아들은 조금 한심해 보였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이미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자신을 방해하는 득구에게 맞선 것만 해도 큰 발전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나아질 거라 믿었다.

조급해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할아버지.”


생각에 잠긴 채 식사를 하던 황거산을 재신이 불렀다.


“왜?”

“저희 학교 새 교복, 윤 팀장님 디자인으로 확정됐어요.”

“그래?”

“그럼 다음 달부터 입는 거야?”

“아니요. 신입생들부터 입어요. 일 이년 동안은 새 디자인교복이랑 구 디자인이랑 같이 입을 거 같아요.”

“그래? 교복이 통일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구나.”

“그죠? 근데 돈 들어가는 문제라서 쉽지 않네요. 해결책이 있긴 한데······.”


황거산의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


“해결책?”

“네.”

“······.”


황거산을 자신을 향한 재신의 초롱초롱한 눈을 피했다.


“여수댁, 국 한 그릇만 더 줘.”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위기에 대한 감각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재신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


며칠이 지났다.

재신은 운동장 한쪽에 만들어진 컴퓨터실로 갔다.

안에는 이혁과 김민호가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야, 눈 빠지겠다.”

“어, 선배님 오셨어요?”

“나오셨어요.”


김민호가 앉아서 고개를 까딱했다.

그러자 이혁도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했다.


‘이것들 봐라.’


“야, 선배님 오셨으면 벌떡 일어나서 인사해야지.”

“······.”

“선배님······, 저 하반신 마비.”

“크흠······ 미안하다.”


사과는 빠르게.


“민호는 그렇다 쳐도 이혁이 너는 일어서서 인사해야 할 거 아니야.”

“아, 죄송합니다.”


인사를 받은 재신이 두 사람 사이에 앉았다.


“쉬엄쉬엄해. 수업은 듣고 온 거지?”

“물론이죠. 헤헤.”


김민호가 넉살 좋게 웃었다.

옆에 있던 이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혁아, 눈 터질라. 눈에 힘 좀 빼.”

“네? 네.”


머쓱해진 이혁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너희 아직 준비 안 됐어?”

“죄송해요. 수익률이 안 나오네요. 며칠 동안 계속 마이너스였어요.”

“죄송할거 까지야. 철저히 준비하면 좋지.”


재신의 돈을 굴려주기로 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에 연습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바로 수익을 낼 줄 알았는데 매일 손해를 봤다.

모의투자와 실전투자의 차이 때문이다.

중요한 건 경험과 심리.

며칠 안에 숙달될 거라 확신했다.

개미를 사냥하던 기관투자자들의 등에 칼을 꼽고 다녔던 기관 학살자 슈퍼 왕개미 이혁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천부적인 재능은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다.

그의 재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김민호는 다른 스타일인데.


“민호야 너는 가치 투자 아니냐?”

“네.”

“그럼 투자 유망한 종목 좀 뽑아봐.”

“몇 개 있는데 정리해서 알려드릴 게요.”

“그래. 기대되네.”


재신의 머릿속에도 몇 개 있었다.

지난 생에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회사들이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한다.

나중에 자신의 미래 지식과 김민호의 능력을 비교해 볼 계획이었다.


두 사람을 두고 재신은 학생회실로 돌아왔다.

충신이가 소파에 앉아 졸고 있었다.


재신은 휴대전화기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교복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신경쓰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디자인 형편없다고 해도 영업 2팀의 영업력이 좋지 않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여보세요.”


풀이 죽은 목소리였다.

영업사원은 무조건 솔.

도레미파솔 할 때 그 솔의 톤으로 전화를 받고 대화해야 하는데.

자신도 아는 걸 팀장이 모르는 거 같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안녕하세요. 저 황재신입니다. 팀장님.”

“아······ 네······. 도련님께서 어쩐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

“교복 사업 잘 되고 있는가 궁금해서요. 아버지가 하시는 일인데 아들이 신경써야죠.”


사실 이건 재신의 일이기도 했다.

반드시 성공해서 아빠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래서 재신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야 한다.


“아, 그게······.”

“왜요? 잘 안되세요?”

“인센티브를 1퍼센트나 주셨는데요 팀원들이 어려워합니다.”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한 걸 수도 있죠. 교복 사업은 처음이잖아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련님.”

“그래도 좀 분발해 주세요. 저희 아버지 자리뿐만 아니라······ 제가 느끼기엔 팀원분들 자리도 걸려 있을거에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냥요. 사장님 눈빛이랑 표정이 썩 좋지 않았거든요.”


추측이 아니라 경험이었다.

황득구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그래서 그의 주변엔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보다 무조건 칭찬하는 사람들만 있었다.

그래서 태산그룹도 빠르게 무너졌고.

그 생각을 하자 단전에서부터 열이 치솟았다.


‘후!’


아니야. 이번 생엔 그럴 리 없다.

그렇게 되도록 보고만 있지 않을 테니까.


“대단하시네요. 아직 고등학생이신데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유동호 팀장은 진심이었다.

고등학생인데 계산이 빠르고 사업에 대한 감각도 뛰어났다.

듣기론 이 사업도 도련님 아이디어라던데.

회장님의 막내 아들보다는 첫째 아들인 황득구의 아들이면 좋았을 텐데.

그게 못내 아쉬웠다.


“주말도 반납하고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네, 감사해요. 잘 부탁드려요.”

“아닙니다.”


재신은 전화를 끊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저대로 놔서는 되지 않는다.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했다.


재신은 컨터이너 안을 왔다갔다 서성이며 머리를 굴렸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영업 천재가 필요하다.

화려한 말 빨.

진심을 다한 아부로 상대를 녹일 수 있는 간교한 세치 혀를 가진 영업 천재가 필요했다.

재신은 지난 생의 기억을 더듬었다.


‘영업 잘했던 사람이 없었나?’


그때 머릿속에 한 놈이 떠올랐다.

아버지 회사를 영업 하나만으로 다섯 배나 키운 영업 천재······는 아니고 영업 좀 치는 놈.

비록 영혼은 없었지만 아부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는 놈.

세치 혀로 상대를 어깨춤 추게 만든 놈.

녀석은 분명 세치혀로 고래도 춤추게 만들 놈이다.

재신은 소파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영업 좀 치는 최충신이 소파에 기대 졸고 있었다.


“야, 충신아 일어나봐.”

“······.”


깊게도 잔다.


“야, 최충신!”

“어, 어. 왜, 왜, 왜?”


깜짝 놀란 눈으로 재신을 보았다.


“너 나랑 일하나 하자.”

“무슨 일?”

“있어.”


재신의 눈동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


태산모직 영업 2팀은 주말을 포기했다.

유동호 팀장을 비롯한 5명 모두 살짝 불만이 있었지만 1퍼센트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

토요일 오전 근무 후 국밥으로 배를 배를 든든하게 채운 다음 근처에 있는 교복 대리점으로 갔다.

교복을 팔기 위해서였다.


교복 대리점 앞에서 유동호 팀장은 숨을 크게 쉬었다.

몇 번을 거절당한 집이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많아 반드시 입점해야 했다.

용기를 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태산모직입니다.”

“어, 어제 계약했잖아요.”

“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글쎄요. 하여튼 전 태산모직이랑 계약했어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온 유동호.

다음 대리점으로 갔다.

마찬가지였다.


“어제 초도 계약했잖아. 밑에서 보고 안 해줘요?”

“아, 아닙니다.”


당황한 얼굴로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지?

누가 한 거지?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다음 대리점을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대리점이 다른 경쟁사 교복 대리점이었다.

여기는 그 회사 교복만 팔았다.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어.”

“도련님.”

“어, 팀장님.”


여기서 뭐하는 거지?

집에 있어 할 도련님이 왜 친구와 함께 다른 회사 대리점에서 나오는 걸까?

······상황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유동호 팀장과 영업 2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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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16화 친구 +2 24.06.12 3,681 59 13쪽
15 제15화 욕밖에 더 먹냐? +1 24.06.11 3,825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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