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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입니다.

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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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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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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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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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DUMMY

(카이포 카와하) - KHON2 리포터

“이번 주말 바로 이곳, 매년 NFL 프로 볼 게임이 열리는 알로하 스타디움에서 하와이 최고의 두 고등학교 풋볼팀이 만납니다. 정말 볼 것이 많은 경기로 기대받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쿼터백 간의 대결 구도입니다. 세인트루이스 고등학교의 투아 텅오바일로아. 카후쿠 고등학교의 드웨인 모이 스톤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

.


(마이클 피셔) - KHKA 라디오 호스트

“투아 텅오 바일로아는 지난 3개월 동안 최고의 고등학생 듀얼-스렛 쿼터백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단 한 순간도 순위를 내어주지 않았죠. 현재 내셔널 랭킹 32위에 듀얼-스렛 쿼터백 랭킹 1위입니다. 듀얼-스렛이 필요한 모든 NCAA Division 1 풋볼팀이 투아 텅오바일로아를 원할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진짜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

.


(젠슨 카펜터) - KKEA 라디오 호스트

“드웨인 모이 스톤은 벌써 2020 NCAA 리쿠르팅 랭킹 가장 높은 곳에 본인의 이름을 새겨 넣었어요. 더 놀라운 건, 얘가 카후쿠에 진학해 풋볼을 하겠다고 선언하자마자 생긴 일이라는 거죠. 5-STAR가 아닌 6-STAR로 평가받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필드에서 벌써 증명했죠. 올 시즌 신입생이 미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요.”


.

.


(트리스탄 아키나) - KGU 라디오 호스트

“지금까지 12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36번의 터치다운 패스와 놀라지 마세요. 무려 3,051야드의 전진을 만들어냈습니다. 고등학생 쿼터백 중에서 이와 비슷한 성적을 낸 선수는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108번 러싱을 시도해 810야드를 달렸고, 스스로 만든 터치다운도 8개나 됩니다. 더욱 경악스러운 건, 아직 14살이라는 겁니다! 14살요!! 정신이 나가버린다니까요!!”


.

.


(카이포 카와하)

“이번 주말 오픈 디비전 토너먼트 결승전을 보기 위해, 본토에서 약 400명의 NCAA와 NFL 풋볼 관계자가 날아올 예정입니다. 50,000석은 매진될 게 분명하고요. 만약 이 경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부지런하셔야 할 겁니다. 표는 금방 팔릴 테니까요. 지금까지, KHON. 카이포 카와하였습니다.”


***


#. 2016년 11월 12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CDP

#-3. 아이나 하이나


“과일 가져다주마. 좀 먹으렴.”

“꺼-억.”


이런.

나도 모르게 트림이 나왔다.

배가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다.


그렇다.


토요일인 오늘, 나는 할머니 집에 있다.

멜 고모는 아까 외출한다고 나갔다.


소화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식탁 위에 있는 빈 그릇들을 챙겨서 싱크대로 향했다.


그러곤 바로 설거지를 시작했다.


“기특하기도 하지.”

“별거 아닌데요, 뭐.”

“별거 아니긴. 다른 애들이 널 보고 좀 배우면 좋으련만. 파이아에서 너 말고 설거지하는 사촌들이 있기는 하니?”

“아뇨. 전혀요.”

“그것 보렴.”


본인이 사용한 그릇과 식기 정도는 직접 씻지만.

이렇게 설거지 자체를 하는 건 나뿐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나를 가장 좋아한다.


“자, 여기.”

“혹시 시장을 털어오셨나요?”

“호호. 농담도.”


과일이라길래 베리 종류나 씻어주실 줄 알았는데.

모둠 세트가 눈앞에 놓였다.


이러면 또 한동안 먹겠네.

저녁에 조금 달려야 할 것 같다.


“주말이 중요한 경기랬지?”

“네. 결승전이에요.”

“상대는? 잘하는 팀이니?”

“하와이 최고죠. 하지만, 이번엔 저희가 이길 거예요. 세인트루이스는 좋은 팀이지만, 우리도 많이 성장했거든요.”

“오- 세인트루이스. 좋은 학교지.”


사실.

할머니는 세인트루이스 진학을 바라셨다.


환경도 좋고.

무엇보다, 집에서 다닐 수 있었으니까.

그런 부분은 조금 죄송했다.


카후쿠 입학 첫날부터 지금까지.

할머니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오신다.


밥은 잘 먹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멜 고모를 통해서 내 소식을 매일 같이 들으실 텐데도, 잠드시는 오후 10시쯤이 되면 꼭 내게 직접 안부를 물으신다.


가끔 너무 피곤해서 일찍 뻗어버려 답을 못할 때도 있다.

이튿날 아침에 확인하고 등교 전에 전화하면, 할머니는 내 목소리로 하루를 출발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하셨다.


True Love.

동시에.

Unconditional Love기도 했다.


또 할머니는 매우 부지런한 분이시다.

강인함의 원천이라고나 할까.


지금도 보라.


“카후쿠와 세인트루이스가 결승전에서 맞붙은 건 1989년이 처음이구나.”


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능숙하게 휴대전화로 카후쿠와 세인트루이스의 맞대결을 검색하셨다.


그리고 조금 전 말대로.

두 학교의 첫 결승 맞대결은 1989년이었다.

당시 오아후 고등학교 풋볼 리그는 Prep Bowl로 불렸다.


1973년부터 시작된 이 Prep Bowl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총 14번이나 정상에 올랐고, 와이아나에가 4번 KS-오아후란 고등학교가 3번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우리 카후쿠는.


“0승 5패구나.”

“넵. 준우승만 다섯 번이었죠.”


Prep Bowl 시절 세인트루이스가 우리를 다섯 번이나 박살 내고 있을 때, 그때도 감독은 칼 리였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 양반.

진짜 오래 해먹는 중이네.


아무튼.


Prep Bowl이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풋볼 리그가 디비전 시스템으로 정비되면서, 우리 카후쿠가 우승하는 해가 많이 늘어났다.


첫 번째 우승이었던 2000년부터 작년까지, 우리 카후쿠는 총 8차례 정상에 올랐다.


특히 작년의 전승 우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서 가빈 트래비스 감독님의 지도력이 칭송받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번 개편된 오픈 디비전 시스템에서.

우리는 초대 우승을 노리고 있다.


“흡-!”


집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켰다.


하와이의 11월은 평균 25도 정도로 선선한 편이다.

다만 우기가 시작되는 때라서 축축하고 비가 자주 내린다.


다행인 점은 결승전이 열리는 토요일은 맑을 거란 사실이다.

비가 오는 날의 풋볼도 매력은 있지만.

대체로 진흙탕에서 뒹구는 개싸움이 되어버린다.


달리려고 하면 미끄러지기 일쑤고.

볼은 손에서 자꾸 빠져나간다.


“모이?”

“응?”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렸다.

이쪽으로 걸어오는 멜 고모가 보인다.


옆에 있는 사람은 친구들인가?

모르는 여자분들과 있네.


뭔가.

목소리가 들린다.


“어떻게 해. 진짜 드웨인 모이 스톤이야.”

“오. 마이 갓. 진짜였어? 사인 부탁해도 돼?”


뻔히 다 들리는데도 모르는 척하는 건 괴롭다.

최대한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난 멜 고모를 기다렸다.


“친구들이 네 팬이래.”

“진짜? 안녕하세요.”


딱 봐도 고모랑 예전부터 알던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요즘 무슨 모임 같은 걸 나간다더니.

거기서 만났나 보다.


함께 온 분들과 난 사진을 찍었다.

찰칵.


그리고 사인까지.

친구분들이 돌아선 뒤.

난 고모와 함께 현관으로 걸어갔다.


“누구야?”

“새롭게 사귄 친구들. 좋은 사람들이야. 오른쪽에 있는 글렌은 애가 둘이고, 조이는 작년에 결혼했어.”

“그래? 얼른 들어가자.”


곧.

비가 쏟아질 것 같다.


쏴아아아-


“봤지?”

“진짜 신기해. 어쩌면 너랑 할머니는 비가 곧 올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거야?”

“그야, 섬사람이니까.”

“나도 그렇거든?”


멜 고모가 씻으러 샤워실에 들어가 있는 동안.

난 우쿨렐레를 가져와 창가에 앉았다.


어렸을 때부터 비가 내리면.

아빠가 이렇게 우쿨렐레를 연주해주셨다.

그리고 난 곁에서 그걸 보고 배웠다.


할아버지에서 아빠에게로.

아빠에게서 나로.


스톤 가문의 전통을 언젠가 나도 전해줄 날이 올까?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인 것만 같다.


능숙하게 우쿨렐레를 켜며.

나는 입을 함께 움직였다.


“E Hawaiʻi e kuʻu one hānau e~♩.”

(오 하와이, 내가 태어난 땅이여)

.

“Kuʻu home kulaīwi nei~♪.”

(나의 고향)

.

“ʻOli nō au i nā pono lani ou~♬”

(축복받은 천국에서 진정한 기쁨을 누리네)


절묘하게 뒤섞인 빗소리와 우쿨렐레 연주 사이.

내 목소리가 울려퍼져 집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어느새 할머니와 고모는 맥주를 들고 곁에 앉아있었다.


우리는 몸을 가볍게 좌우로 흔들며.

모두 함께 노래했다.


“E hauʻoli nā ʻōpio o Hawaiʻi nei~”

“E hauʻoli nā ʻōpio o Hawaiʻi nei~”


하와이의 영원한 젊음이여.

오 하와이. 알로하.


지금 난 무척 평화롭고.

그 이상으로 행복하다.


***


#. 2016년 11월 14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비는 다행히도 일요일 오후에 그쳤다.

그래서 필드 컨디션이 괜찮았다.


훈련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우린 감독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번 주 토요일!”

“···.”

“매우 중요한 경기가 있다! 하와이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날이지! 그것을 위해서 우린! 여름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감독님은 계속 말씀하셨다.

결승전의 의미와.

또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뛰어야 하는지.


그리고 동료 의식 같은 것들도.


“모두가 결승전에서 승리하길 염원하고 있겠지만! 졸업반보다도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어쩌면! 이들에겐 이번 주 토요일 경기가 마지막 고등학교 풋볼 경기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것을 단단히 기억해라! 우린 팀으로서 알로하 스타디움에 설 것이고! 팀으로서 싸울 것이다! 이해했다면, 레드 레이더스답게 대답하도록!”

“OORAH-!!”

“OORAH!”


커다란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감독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제는 내 차례다.


“좋아. 얼른 씻고 마무리하도록. 모이?”

“Yes Sir.”


동료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난 오른 주먹을 머리 위로 뻗었다.


“오늘 우린 진짜 잘했고, 내일은 조금 더 잘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있다가 9시 30분에 체력단련실에서 보자. 그리고 내가 하나둘셋하면 레드 레이더스. 넷다섯여섯하면 스테이트 챔피언이라고 외치는 거야. 알겠지?”

“댐- 니거! 고거 기깔나는데?”

“당연하지. 간다. 하나둘셋!”

“레드 레이더스!!”

“넷다섯여섯!”

“스테이트 챔피언!!”

“LET`S GO-!!”


어제저녁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 뒤.

난 책상에 앉아 잠시 머리를 굴렸다.


우린 지금 결승전을 앞두고 있고.

동기부여를 위한 새 구호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든 게 바로 이거다.


기쁘게도.

반응이 좋았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이번 주엔 수요일까지만 하자.”

“토요일을 준비하는 거구나?”

“응. 쉬는 것도 중요하니까.”

“나쁘지 않네.”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하먼과 인사를 나눈 후.

곧장 쿼터백실로 향했다.


다른 애들은 이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지만.

나는 조금 더 해야할 일들이 있다.


“늦어서 죄송해요.”

“뭘. 우리도 막 도착했어.”

“다행이네요. 시작하죠.”

“그래.”


딸깍.


불이 꺼지고, 프로젝터 영상이 띄워졌다.

금방 촬영한 오늘 훈련 장면이다.


그중에서도 O-라인의 태클.


“이건 4-3으로 나올 때죠?”

“응.”

“좋네요. 이건 진짜 써먹을 수 있겠어요.”

“공들여 준비했지.”


풋볼의 수비 포메이션은 크게 세 종류다.


4-3.

3-4.

그리고 니켈(Nikel).


모든 수비 전략은 토대가 되는 이 세 개의 포메이션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세인트루이스는 이 중 4-3을 기본으로 한다.


***

4-3 DEFENSE.png

<4-3 디펜스>


DE - 디펜시브 엔드

DT - 디펜시브 태클

LB - 라인배커

MLB - 미드래인배커

CB - 코너백

S/SS - 세이프티


1. 풋볼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있기 있는 수비 형태

2. 러닝 공격을 막는 데 장점이 있음

3. 수비 사이 공간(갭) 커버리지가 좋음

4. 후방커버 역시 괜찮은 수준

5. 단, 넓고 빠르게 전개하는 공격에 취약


추가 설명. 1

SAM은 STRONG SIDE 라인배커

WILLY는 WEAK SIDE 라인배커를 지칭

SS는 STRONG SIDE SAFTEY


추가 설명. 2

스트롱/윅 사이드는 공격숫자에 따라 나뉨

공격쪽에서 많은 숫자를 둔 곳이 스트롱.

아닌 곳이 윅.


2000년대부터는 그냥 잘하는 선수가 있는 쪽을 스트롱.

아닌쪽을 윅이라고 하는 감독들도 있긴 함.


***


“하프백은 어떻게 하면 좋겠어? 하나? 둘?”

“블리츠가 많은 팀이에요, 코치.”

“그럼 둘이어야 되겠네.”

“1번이랑 5번으로 보내죠. 그럼 블록이랑도 잘 맞을 거예요.”


세인트루이스의 전력을 확인한 첫날은 공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열심히 노력한 대가는 이번에도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있다.


기존의 팀 공격 전술에.

새로운 걸 조금 보태니.

제법 그럴싸한 것들이 만들어졌다.


그래도 아직 생각할 시간은 많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 다듬어나갈 거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넵. 수고하셨어요.”

“너야말로.”

“아, 그런데.”

“?”

“수비 쪽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후우- 거긴 좀 나빠.”

“역시 그렇죠?”

“슬롯백이 흔한 전술은 아니니까.”

“올드 스쿨이죠.”


계속해서 말해왔지만, 세인트루이스 감독 칼 리는 엄청나게 오랫동안 풋볼 감독을 해왔다.


현대 풋볼의 산증인과도 같으며.

다양한 전술을 경험해봤을 거다.


이번엔 투아 텅오바일로아라는 뛰어난 쿼터백의 장점을 100% 살리는 과거의 전술을 가지고 와 사용하는 중이다.


슬롯백(Slotback).

일명 A-백으로도 불리는 포지션이다.


현대 풋볼에서는 오펜시브 라인맨들의 끝에 타이트엔드를 세운다. 그런데 과거엔 O-라인과 와이드리시버 사이에 슬롯백으로 불리는 선수들을 위치시켰다.


이들은 라인배커가 쿼터백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때로는 와이드리시버와 함께 앞으로 달린다.


이럼 코너백과 세이프티만으론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라인배커들을 후방수비수로 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이번에도 세인트루이스는 이를 노릴 것 같다.

당하지 않으려면 수비수들도 엄청 힘을 내줘야 한다.


쿼터백 실을 나와.

나는 잠시 수비팀의 미팅 장소로 향했다.

그러곤 문 앞에 서서 안 쪽을 확인해 봤다.


수비 코디네이터인 빌리 버트(Billy Burt) 코치님.

화면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계신다.


“엔드들이 확실한 패스 러셔가 되어줘야 한다!”

“···.”

“알아들어?! 패스 러셔라고!”


지난번 비숍 고먼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30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거기에서 얼마나 줄이느냐가 수비의 성공/실패를 가를 것이고, 반대로 우리 공격은 무조건 기회마다 득점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그래도 확실히.

수비 쪽이 더 머리가 복잡하다.

전술적인 요구가 훨씬 많다.


D-라인에 비하면 O-라인은 단순한 편이다.

물론.

쿼터백은 제외다.


우리 팀의 공격 전술뿐만 아니라.

상대 팀의 수비 전술도 알아야 하니까.

심지어 후자는 매주 바뀐다.


어떨 때는 상대의 수비 전략과 상관없이 준비해온 것들만 잘하면 되기도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와 같은 강팀에다 주(州) 챔피언이 달린 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

“읏-차.”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거다.


팀에서 분석한 세인트루이스의 수비 전술이 적힌 파일을 나는 매일 시간이 남을 때마다 보고 있다.


옆에다 펼쳐둔 노트 위로.

열심히 펜을 움직이기도 했다.


O와 X로 공격과 수비팀을 만들고.

선을 그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

쿼터백의 기본 자질 중 하나다.


“후-”


냉정하게 말해.

승률은 잘 봐줘도 49% 정도다.

대충 30% 중반이면 적절할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의 숫자에서 이런 불리함이 오는 것인데, 그래도 이 정도면 희망을 품어볼 만하다.


전생에서 제츠를 우승시켰을 땐.

우승 확률이 무려 1.9%였다.


“생각대로만 된다면···.”


생각대로만 된다면.

우리가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불리함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약한 생각은 또 다른 약한 생각을 끌어당길 뿐이었기에, 언제나처럼 나쁜 것들이 옆에 앉을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자리를 내어주는 건 나의 몫이니까.

내어주지 않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오우, Shit!”


정신없이 있다 보니, 어느덧 9시 27분이었다.

체육관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야 할 것 같다.


만약 지각하면, 모든 동료가 보는 앞에서 푸쉬업을 포함한 다섯 개의 벌칙 운동을 팬티만 입고 진행해야 한다.


본 게임도 전에 진이 빠져버릴 거다.

무엇보다, 애들이 날 놀릴텐데.

그렇게 둘 순 없지.


“나 안 늦었어!”

“젠-장! 겨우 16초 남았는데.”

“훠—오!!”


내가 지각하는 데 돈을 건 애들이 실망하는 모습에, 나는 기쁨으로 가득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곤 바로 상의를 벗었다.

어물쩡 댈 시간은 없다.

난 큰 목소리로 모두에게 외쳤다.


“ALL MUSCLERS!!”

“···.”

“DIG IT!!”


Dig it.

좋아 죽겠네.


우리가 밤마다 하는 일이 엄청나게 고되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언제나 이 구호로 출발을 알렸다.


곧, 체육관이 땀과 악소리로 가득 찬다.


“LET`S GO!!!”

“이 나약한 새끼!! 더 들어!! 더!!”

“COME ON!! 할 수 있어!!”


아- 우쿨렐레 들고 노래할 때가 좋았지.

하지만 이것도 나름.


“20!! 바로 그거야!!”

"봤냐?! 봤냐고!! 어떤데!!”


아니.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비록.

땀내 가득한 남자들의 괴성이 가득한 공간이지만.


작가의말

본문을 보시면서 이건 뭐지?

하는 것들도 있으실 건데.

나중에 다 설명할 거라.

당장 있는 것들만 알고 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정보전달이 아닌 재미를 드리는 게 목적이라.

글을 읽는데 문제가 없는 선에서.

하나씩 하나씩 본문처럼 풀어나갈 겁니다.

3-4 수비라든가 니켈이라든가 하는 것들요.


본 글이 꼭 유료화가 되고(잘리지 않고)

완결이 되었을때.

독자분들이 참 재미있게 읽었다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풋볼을 잘 알게 되시는게.

이번 글의 작은 목표입니다.

큰 목표는 성공이고요.


계속 잘 부탁드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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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입맛이 그리 텁텁하지만은 않다 +35 24.09.05 12,731 576 20쪽
22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60 24.09.04 12,655 611 19쪽
21 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28 24.09.04 12,623 494 17쪽
20 020. 역시. 키워 쓰는 맛은 각별하다 +31 24.09.03 13,249 485 19쪽
19 019. 지금 여기, 살아 있노라 외치고 싶어진다 +34 24.09.02 13,456 534 17쪽
18 018. 아무 일도 없었지만, 더럽혀진 것 같아 +25 24.09.02 13,749 476 16쪽
17 017. 그 기분, 누구보다 잘 안다면 믿어줄래? +28 24.09.01 14,059 480 17쪽
16 016.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22 24.08.31 14,375 48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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