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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입니다.

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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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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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DUMMY

#. 2016년 10월 31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라커룸


지난주 금요일.

우린 당연하다는 듯 OIA BLUE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이젠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있다.


오픈 디비전 토너먼트.

(Open Division Tournament).


하와이에 존재하는 세 개의 디비전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네 개의 팀이 주(州)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대회다.


다음 달 11일 우리가 만날 상대는.

호놀룰루의 카폴레이 고등학교다.


OIA Division 2 소속이며.

토너먼트 진출 팀 중 전력이 가장 낮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래서 우리는 토너먼트 첫 상대인 카폴레이가 아닌, 결승전에서 만날 세인트루이스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녀석을 경계해야 한다!”

“···.”

“투아 텅오바일로아. 일명, TT라고 불린다.”


TT.

그러니까, 투아 텅오바일로아(Tua Tagovailoa)는 하와이 최고의 쿼터백이다.


호놀룰루 인근의 에와(Ewa) 출신으로, 지역 사모아 사회에서 대단히 존경받는 세우 텅오바일로아(Seu Tagovailoa)가 TT의 할아버지다.


에와의 할머니랄까?

대강 그런 느낌이다.


다만, 지금 세우 텅오바일로아는 세상에 없다.

2년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아무튼.

호놀룰루에서 엄청 유명한 녀석이란 거다.

풋볼 선수로서도.

또 가문도.


그리고.

하와이 최고 쿼터백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다는 듯, 화면 속 TT는 매우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잘하네.”

“그러니까.”

“던지는 것도 던지는 건데···.”

“빠른데?”

“모이.”

“Yes Sir.”

“네가 볼 땐 어떠냐?”


사실 지금 더 머리를 쓰고 궁리해야 하는 녀석들은 팀의 디펜시브 라인이긴 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내 의견이 듣고 싶으신 것 같다.


화면을 잠시 보던 나는 기록지를 확인했다.


9게임 모두 선발 출전.


21번의 터치다운 패스.

2,208야드 전진.


러싱은 총 89번 시도했고.

597야드를 달려 6개의 터치다운을 따냈다.


숫자로만 본다면, 전형적인 듀얼-스렛이다.

그런데.

내가 본 느낌은 그와는 달랐다.


“제 생각에 TT는 포켓 패서예요.”

“그래?”

“네. 그런데, 긴 거리를 던지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팔이 약하든가 그렇겠죠.”

“흠- 누구 다른 생각은?”

“···.”

“···.”


당연하게도(?).

동료들은 침묵했다.


얼마 뒤.

감독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은 모이가 잘 지적했다.”


우리가 디비전 내에서 압도적인 팀인 것처럼.

세인트루이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하이라이트 영상만 보게 되면.

본질이 교묘하게 가려질 때가 있다.


화면으로만 보면 세인트루이스의 쿼터백이 굉장히 잘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몸놀림이 그리 날래진 않다.


또 태클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부딪히기 전에.

스스로 먼저 필드에 넘어졌다.


저런 걸 보면 도저히 듀얼-스렛일 수 없다.

O-라인의 보호를 받는 도련님.

포켓 패서가 TT의 실체다.


이런 부분을 D-라인이 잘 이용해야 한다.

TT의 약점이 알려진 거니까.


미팅이 이어지던 도중.

난 고개를 돌려 D-라인 쪽을 바라봤다.

시오엘레도 이쪽을 보고 있었다.


뭘 봐, 인마.

잘하기나 하셔.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팀 미팅은 약 40분 만에 끝났다.

밖으로 나서는 동료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 있다.


그만큼, 세인트루이스의 전력은 강했다.

꼭 TT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전반적인 레벨이 우리보다 확실히 높다.


“젠-장. 자신이 없어졌어.”

“전에 내가 말한 거 잊었어?”

“응?”

“같은 고딩이라는 거 말이야.”

“같은 고딩이지. 걔네가 우리보다 풋볼을 더 잘해서 그렇지. 아까 너도 영상으로 봤잖아?”


시간이 흐르며 고먼 비숍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퇴색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평범한 고등학생이지.

프로 레벨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렇지만 이런 덕분에.

앞으로 과제가 확실해졌다.

준비도 준비지만.

자신감을 끌어 올려야 할 것 같다.


결국엔 훈련뿐이란 거다.

운동선수가 믿을 건.


땀.

이것 하나가 전부다.


“모이.”

“응?”


라커룸에서 나와 숙소로 향하려고 할 때.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렸다.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팀의 주전 라인배커(LB).

크리스토퍼 투릴로아다.


“무슨 일이야?”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어?”

“또 시오엘레가 시비를 거는 거라면 사양하겠어.”

“그런 거 아냐.”

“그럼?”


크리스토퍼가 고개를 옆으로 까딱한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의미다.


D-라인 쪽 애들이 따로 할 말이 있다고 했을 때는 항상, 시오엘레가 시비를 걸고 싶을 때였다.


그래서 잠시 따라가는 걸 망설였지만.

지금은 가는 게 옳을 것 같다.


시오엘레가 또 시비를 건다면.

평소대로 해주면 된다.

약간의 비아냥과 무시.

그리고 쿼터백이란 권력의 과시.


크리스토퍼가 멈춰 선 곳은 D-라인들의 미팅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들어와.”

“···.”


쫄지않고 당당하게.

난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크리스토퍼가 뒤따라 들어왔다.


딸깍.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를 스쳐 지난 크리스토퍼가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곤 몸을 내 쪽으로 돌려세웠다.


“우리도 끼워줘.”

“··· 뭘 말이야?”

“너랑 다른 애들이 하는 거. 웨이트트레이닝이든 미팅이든. 앞으로 우리도 끼워달라고.”


끼워주는 거야 어려운 건 아닌데.

하나 해결해야 할 게 있지 않아?


“시오엘레는 상관없어.”

“진심이야?”

“세인트루이스전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해. 여기에 있는 사람 중에서 절반 이상이 졸업반이야. 세인트루이스를 꺾고 주(州) 챔피언이 되면, 디비전 1에서 장학금 제안을 받을 수도 있어.”


처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시오엘레의 팀 장악력은 허술했다.

칼루나와 로토가 함께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녀석은 팀도.

자기 가족도 통제하지 못했다.


분명 센터(Center)로서의 실력은 괜찮았지만, D-라인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건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NCAA Division 1 진출은 가능하겠지만.

대학진학 후 진짜 열심히 해야 할 거다.

아니면, 가면이 벗겨질 테니까.


이래서 NCAA 리쿠르팅이 어렵다.

NFL 드래프트도 마찬가지다.


풋볼은 단계별의 격차가 그 어떠한 종목보다도 커다란 스포츠라서,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가 대학/프로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무튼.


“좋아. 같이 하자.”

“진짜?”

“응.”


나로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국엔 팀이 강해지는 거니까.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어.”

“그게 뭔데?”

“낙오되면, 200달러 벌금이야.”

“하하.”


내 말에 웃은 크리스토퍼가 소리친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전부 들었어?! 낙오되면 200달러래!”

“OORAH!!”

“OORAH!!”


이렇게 보니.

D-라인 리더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감독님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


하지만, 그것을 탓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러한 부분 또한 고등학교 풋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풋볼.

학업.


필드 위에서 뿐만이 아니라.

학생으로서의 모습도 평가를 받는다.


시오엘레는 센터에 형제가 둘이나 같이 팀에 있고, 작년 학점도 3.3점으로 B+라서 B-인 크리스토퍼보다 낫다.


이미 벌어진 일에.

길게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건 현재니까.


“그럼, 있다가 보자.”

“9시 30분이지?”

“Yup!”


D-라인들의 미팅룸을 빠져나와 얼마를 더 걸어가자, 마주친 시오엘레가 당황하며 왜 여기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난, 터무니 없는 핑계를 댔다.


“길을 잃었어.”

“뭐?”

“잠시 딴생각을 해서. 이만 꺼져줄게.”

“···.”


시오엘레를 당황하게 만들어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내 생각은 적중했다.


살짝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는 얼른 시오엘레와 멀어졌다.


복도를 꺾은 뒤엔 전화기를 꺼내 들었고.

근육맨들이 있는 스냅챗에 메시지를 남겼다.


띠링.


<D-라인이 합류하기로 했어>

<시오엘레 빼고>

<아, 그리고 아타무도>

<로토에게는 미안하지만>

<참 다행이지 않아?>


친구들이 확인하고 나면 답을 남길 거다.

그리고 난 지금 따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똑똑.


“부르셨어요?”

“오, 그래. 모이. 여기에 앉으렴.”

“Yes, Sir.”


존 모스 코치님이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사용할 공격 전술을 나와 함께 확인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곧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들어왔고.

얼마 뒤엔 감독님도 얼굴을 비췄다.


이러면 또.

진짜 미팅이 되어버리잖아?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맙소사.

이럼 나 밥 언제 먹어?

아무래도.

한 시간 내에는 어려울 것 같다.


***


#. 2016년 11월 3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감독실


훈련이 모두 끝난 뒤, 가빈 트래비스의 사무실로 시오엘레 후아마투가 찾아왔다.


시오엘레는 팀의 주장이었기에.

가빈은 기꺼이 그를 맞이했다.


그런데.


“그게 왜 불만이지?”

“제가 주장이니까요.”

“···.”

“D-라인까지 데리고 간 건 선을 넘은 거예요.”


카후쿠 고등학교 풋볼팀 감독은 팀의 주장이 어리광에 가까운 억지를 부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일주일에 세 번 쇠질을 하는 근육맨들의 숫자가 갑자기 배 이상으로 늘었단 소식은 진즉에 접했다.


특히나 이번에 가담한 건 팀의 D-라인이었고, 세인트루이스전을 생각하면 이러한 변화는 팀 전체에 긍정적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감독으로서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일에.

팀 주장이 제동을 걸어오고 있다.


가빈 트래비스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실망스러웠다.


“나는 네가 이번 일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왜냐하면, 넌 모이를 싫어하니까. 녀석의 할아버지가 후아마투 가문에서 쫓겨났고, 그래서 넌 모이를 가짜 사모안으로 취급하고 있지.”

“···.”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세인트루이스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생산적인 일을 해보는 건 어떻겠니?”


전부터 후아마투와 관련한 집안 내력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다.


시즌 내내.

시오엘레는 모이에 뒤지기 싫다는 듯 뛰었다.

어느 정도는 좋은 영향을 주긴 했다.


하지만.

쿼터백과 센터가 해야 할 일은 완전히 달랐다.

이는 너무나도 명백했다.


게다가 몇몇 상황에서 시오엘레는 명백히 이기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워낙 수준 차가 나서 실제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같은 수비수들은 이를 알고 있었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시오엘레는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잃었다.

그리고 그것을 모이가 그대로 흡수했다.


‘내년엔 완전히 달라야 해.’


아직 시즌의 가장 중요한 경기가 남아 있었지만, 가빈 트래비스는 이번 일로 내년 리쿠르팅 방향을 결정했다.


Of the Moi.

By the Moi.

For the Moi.


지금까지는 하와이의 좋은 재능을 세인트루이스에 많이 빼앗겨왔지만, 이제부터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카후쿠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에 밀렸던 결정적 이유가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바로.

돈.


최근 카후쿠의 교장 존 해거티는 모이의 유니폼 판매로 얻게 될 돈의 일정 가량을 풋볼 팀에 꾸준히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은 시설 개선과 버스를 바꾸는 일 등에 쓰였지만, 다음 번과 다다음 번에 들어올 자금은 리쿠르팅에 사용될 것이다.


재정적인 면에서 사립인 세인트루이스와 대등해진다면, 카후쿠가 리크루팅 경쟁에서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드웨인 모이 스톤이라는 큰 장점이 존재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에 결정적일 것이다.


가빈 트래비스는 장담할 수 있었다.

만약 올해 카후쿠가 우승한다면.


‘모두가 알게 될 거야.’


풋볼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재능.

그리고 그걸 입증한 플레이들.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고등학교 풋볼 선수가 학교 전체에 일으키고 있는 변화는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


***


#. 2016년 11월 4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요즘 학교에서 어기적어기적 걷는 애들이 늘었다.

말할 것도 없이.

밤에 하는 훈련 때문이다.


우리 카후쿠 고등학교의 라인맨들은 100kg을 우습게 넘기는 거구지만, 대부분 살이 포동포동하게 찐 것이지 대학이나 프로 레벨의 근육질 몸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가장 못 따라오던 게 가드와 태클이었다.

라인배커들은 그래도 날래서 잘 해냈다.


지금도 난.

꼭 포경한 것처럼 걷는 친구를 보고 있다.

이럼, 이렇게 할 수밖에 없잖아?


“헤—이!!”

“으왁!!”


뒤에서 단숨에 달려가.

실바의 등에 업힌다.


황급히 벽을 짚은 실바가 애써 버텨낸다.

그러곤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


“모이? 당장, 내려와.”

“반가워서, 그랬지.”

“넌 악마야.”

“큭큭큭. 내가 말했지? 넌 그냥 물살이라니까.”

“좆까! 당장 내려오라고!”


괜히 더 자극하긴 싫어.

난 바로 내려왔다.

눈앞에 있는 친구가 고개를 젓는다.


“빌어먹을 새끼.”

“나 이쁘다고? 응~ 알겠어.”

“좆까라니까!”

“이미 깠어. 더 깔 것도 없다, 이젠.”

“제기랄. 하여간 너랑 말 섞으면 안 돼.”

“왜 그러셔- 내가 제일로 좋잖아?”

“아니거든?”

“맞는뒈? 맞는뒈에~?”


실바가 날 잡으려고 손을 뻗어보지만.

지금 저 다리 상태로는 무리다.

알이 배었다는 표현 정도로는 모자랄걸?


아무튼,


실바 토엘루페(Silva Toelupe)는 팀의 오펜시브 라인맨으로, 맡은 포지션은 가드(OG)다.


쉽게 말해.

쿼터백과 러닝백을 위한 고기 방패.


가드들은 오펜시브 센터 양옆에 서는데, 첫 번째 임무는 상대 수비 라인과 부딪히는 일이다.


전략에 따라 러닝백이 달릴 공간을 만들거나 상대 중앙 수비가 쿼터백에 달려들지 못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얘네가 잘 못하면.

아무리 쿼터백이 좋아도.

아무리 러닝백이 잘 달려도.

절대 엔드존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젠장. 오후 훈련을 못 할 것 같은데?”

“할 수 있어.”

“어떻게?”


어떻게냐고?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제기랄. 깜빡했네.”

“뭘? 내가 악마라고?”

“아니. 네가 하는 말이 우리 꼰대랑 완전 똑같다고.”

“자마리온 코치님 말하는 거지?”

“응.”


팀의 오펜시브 라인맨을 담당하는 자마리온 러셀 코치님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못할 것 같아?

내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줄게.

그냥 해.


라인맨들의 훈련 중엔 필드를 세로로 토 나오기 직전까지 뛰는 게 있는데, 그때마다 자마리온 코치님은 포기하려는 애들의 귀에다 대고 저렇게 외쳤다.


진짜 큰 목소리로.


“몰라. 오늘은 날 구워 먹으라고 해.”

“구워 먹는 건 좀 그러니까.”

“?”

“삶아 먹으라고 할게.”

“그게 위로냐? 꺼져!”


복도에서 이렇게 친구들을 만날 때면.

난 어김없이 다가가 장난을 쳤다.

진짜로 화내기 직전까지 말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고강도 웨이트트레이닝이 진짜 재미없고 괴롭기만 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쟤네들이 자발적으로 오게 하려면.

농담을 던지든.

자극해 오기를 갖게 만들든.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지금도 저 앞에, 또 한 명이 절뚝이며 걷고 있다.

다져서 저러는 게 아니다.

허벅지 안쪽이 뭉쳐서 저런 거지.


이번에도 난 복도를 내달려.

점프해 업혔다.


“어디가는데-!!”

“FUCK! 모이!!”

“하하! 넌 나 못따라오지롱!”

“Fuck, 모이! 너 오늘 밤에 잡히면 죽었어!”

“그럼 그때 보든가!!”


확실히 인원수가 많으니 훈련도 할 맛이 난다.

가장 좋은 건, 다들 이유가 있다는 거다.


세인트루이스를 꺾고 챔피언이 되겠다는.

그리고 내셔널 챔피언십에 나가겠다는.


체력단련실 전체를 채우는 이런 친구들의 의지를 볼 때면, 나도 어떻게서든 팀을 높은 곳으로 끌고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상대는 세인트루이스.

하와이의 최강자다.


작가의말

오늘 마지막 분량입니다.

내일은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오후 7시전에 업로드가 됩니다.

월요일 부터는 다시 12시 10분입니다.


이제 대충 목표치의 반정도 왔는데.

회사에서 글이 잘리지 않도록.

더 재미있게 써보겠습니다.

제가 가겠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많이많이 읽어주시고 ㅜ

잘 부탁드려요 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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