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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자각몽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20.09.07 03:48
최근연재일 :
2020.09.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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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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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헌터-13

DUMMY

#1


아직 그 쓰임새라고는 자각몽의 스킬을 현실로 가져오는 것 밖에 모르지만 그 하나만 두고 보더라도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만환력이다. 그런데 고작 단 한명에게 얻은 만환력이 무려 13 인데 이게 쌓이고 쌓이면 종국에는 트리거로 사용하는 끝장 스킬들을 현실로 가져올 수 있으리라.


“가장 약한 공간찢기만 가져와도 대박인데...”


그가 자각몽에서 사용하는 것들 대부분이 현실로는 절대 가져갈 수 없는 것을 지난 번 실험에서 확인했다. 가져가고자 마음만 먹었을 뿐인데 머리가 아파왔을 지경이니... 그렇지만 지금이 아니라도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꽤 걸리네.”


시간을 확인해보니 한 시간이 지났다.

체감상으로는 20분 정도 같았는데 역시나 꿈과 현실의 시간괴리가 있다.

제민을 보니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전의 모습은 마치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다행이다.’


카를레스 증후군이 무서운 건 발작이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가장 최악인 상황은 전투 중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도 보통 발작이 아닌 동료도 알아보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해댄다. 인간병기인 헌터가 동료를 적으로 인식하여 이능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전장은 악몽으로 변한다. 그렇기에 카를레스 증후군으로 판명이 난 순간부터 헌터 생활은 아웃이다. 실생활로 복귀하기도 힘들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기에 사람들이 피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것은 제민이 정신병원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라는 것 뿐이랄까.


성현은 상태창을 열어보고는 피식 웃었다.


-만환력:38

-DP포인트: 103


“DP 포인트가 100이 넘었네.”


만환력이 오른 것도 기쁘지만 DP포인트를 얻은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만환력이 바탕이라면 만환력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


‘소총탄은 10발... 권총탄은 20발에 폭렬을 인첸트 할 수 있고 강화는 1000분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군.’


전에 고라니를 잡은 후 성현은 그가 얻은 폭렬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했다. 자신이 가진바 무기도 제대로 모르면서 적을 상대하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도 없다. 그렇게 알아낸 바로 대몬스터용 6.8mm탄은 한발을 인첸트 하는데 10포인트가 들어갔고 그보다 작은 9mm탄은 5포인트가 소모되었다. 고작 그것밖에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그 한발로 8티어급 고라니몬스터의 머리를 날려 버렸으니 결코 약한 위력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해.’


다른 헌터들이 지닌바 마력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반면 그는 DP를 축적했다가 한번에 폭발하는 방식이다. 좋게 말하면 한방이 강력하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뜻이 된다. 게다가 스킬의 근간인 만환력을 얻는 방식도 문제다. 보통의 헌터들이 몬스터를 잡으며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반면 현재 밝혀진 건 그는 카를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헌터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카를레스 증후군을 통해 성장하는 클래스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성장 조건인 것이다. 그러다 문득 성현은 전혀 말도 안되는 가설 하나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설마 카를레스 증후군이 낫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그가 제민의 꿈속에서 짐승을 처치했다고 해서 카를레스 증후군이 낫는다는 건 말도 안된다. 카를레스 증후군이 어떤 병이던가. 카를레스 증후군은 불치병이다. 약물 기전과 정신계 스킬을 지닌 의료 각성자를 통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완전한 치료는 불가능한 병. 그런데 만약 그로 인해 카를레스 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다고 판명된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더 끔찍하지.’


농담처럼 말하던 이능연구소에 잡혀 들어가 산채로 해부당하거나 갇혀서 권력자들을 위해 평생 장기말로 살아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헌터들만이 걸리는 병이기에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다. 그런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이라면? 아니 그럴 가능성이라도 보인다면 당장 성현의 신변을 구속하려 난리가 나리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건가.”


일단 이능검사를 받은 후 다시 돌아와 제민의 상태를 확인하기로 마음먹은 성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2


이능 검사소는 상당히 한산했다.

예약까지 받기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더니 대기실에는 고작 네 명만이 있을 뿐이다. 창구에는 접수원 한 명이 앉아 한가롭게 폰 질을 하고 있다가 성현을 발견하고는 조금 따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오셨어요?”

“이능 검사 예약했는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성현이요.”


성현의 말에 접수대의 직원이 컴퓨터를 두들기더니 눈을 조금 크게 뜨며 성현과 화면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이윽고 두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강화계랑 변화계네요. 서류 작성해 주시고요 검사비는 선결제입니다.”

“여기요.”


카드를 내미니 직원이 결제를 한 뒤 영수증과 카드를 내밀었다.

잠시 후 서류를 작성해 넘겨주자 두 장의 접수증을 주며 직원이 말했다.


“변화계 검사는 3층이고 강화계는 4층입니다. 강화계 먼저 진행하실 테니 4층 대기실에 계시면 되요.”

“네.”


4층으로 올라가니 대기인원이 없는지 곧바로 검사가 진행되었다. 검사방법은 대단치 않다. 그냥 지니고 있다는 이능과 관련된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다. 강화계라서 그런지 갖가지 체력 측정기구가 놓여 있었다. 의사 가운을 입을 남자가 접수증을 받아들더니 성현에게 말했다.


“어느 능력치를 검사하실 건가요?”

“근력이요.”

“음... 근력... 그럼 근력 중 어느 부분인가요?”


강화계의 근력이라고 해서 근력과 관련된 모든 부분이 강해지는 건 아니다. 어떤 이는 속근이 어떤 이는 지근이 강해지고 그에 따라 검사 종류가 달라진다.


“전부 다요.”


그러나 성현이 지닌 신체 강화는 말 그대로 근력 전반부를 강화시키는 스킬이었다.


“예?”

“전부 다 검사한다고요.”


성현의 대답에 의사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가끔 이런 사람이 있다. 자신의 신체 능력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는 사람들... 십중팔구는 이능 외에는 대부분 일반인과 똑같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런 이들을 상대하는 방법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뭐 좋습니다. 그럼 일단 간단하게 체력부터 해보죠. 검사복으로 환복하고 와주세요.”

“네.”


행여 신체능력을 상승시키는 아티펙트를 착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검사시에는 필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성현이 옷을 갈아입고 오자 의사는 여러 가지 기계장치가 부착된 트레드밀로 성현을 안내했다.


“시속 30km부터 시작합니다. 1분 단위로 10km씩 상승하고 못 버티겠으면 말씀해주세요.”


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 올라서자 의사가 조심하라는 사전 경고도 없이 곧바로 트레드밀을 작동시켰다.


위이이이!!!


각성자용이기에 적당히는 없다. 거기에 본래는 10km 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을 30km 부터 시작했다. 자칫 부상을 입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트레드밀. 그러나...


타타타타탓!!!


성현은 그다지 놀라지 않은 채 트레드밀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스킬인 신체강화는 단 10분이지만 근력을 무려 10이나 강화시켜 준다. 여기서 10이라는 건 본인이 지닌 기초 근력을 10배가량 상승시켜준다는 뜻이다. 본래 근력계의 골드급 헌터에게나 보일 수치다.


위이이이이!!!


1분이 지나 트레드밀이 40km로 상승했지만 성현은 무리 없이 달렸고 의사의 얼굴이 조금씩 질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이미 실버급 라이센스는 따놓은 당상이다. 그런데 성현은 아직 여력이 있다는 듯 달리고 있다. 그것은 트레드밀의 속도가 50km를 넘었을 때도 계속되었다.


“그만이요!”

“네! 넷!”


성현은 트레드밀이 60km로 오르기 전 손을 들자 의사가 황급히 트레드밀을 멈췄다.


“후욱...후욱...”


잠깐이지만 전력을 다해 뛰어서인지 이마에 땀이 흥건하다.


“땀 닦으시고요.”

“아, 예. 감사합니다.”


검사를 시작하기 전 조금 불량했던 의사의 태도가 눈에 띄게 공손해졌다.

물론 이유를 짐작하고 있는 성현은 속으로 피식 웃을 뿐이다.


“그럼 곧바로 다음 검사 진행하시죠.”

“좀 쉬셔도 되는데.”

“아뇨. 괜찮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성현이야 10분이 지나기 전에 최대한 많은 검사를 마치고 싶어 말한 것이지만 의사는 그 의도를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빠르게 다음 검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


“와, 나대리님 여기 좀 와서 봐보세요.”

“응? 왜?”

“이거 조금 전에 검사 받으러 올라간 사람 건데 장난 아니에요.”

“뭐 얼마나 대단한데?”


나대리라 불린 이는 접수대에 앉아 있는 여직원의 옆으로 다가가 화면을 바라봤다.


“이거 국방부꺼잖아. 헌터부꺼나 열어보지 이걸 왜 열어봐.”


개인정보기에 자료를 열람하면 기록이 남는다. 자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건 헌터부 쪽.. 물론 국방부 쪽을 훑는다고 무슨 말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웬만하면 그쪽까지 훑을 일이 없다.


“좀 특이 케이스라서요.”

“특이 케이스? 고작 특이케이스라고 그걸 열어봐? 뭐 금수저라도 돼?”

“에이 금수저는 절대 아니에요.”

“그럼?”


여직원은 조금 전 남자의 행색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얼굴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지만 허름하고 올이 터진 트레이닝복에 백팩 하나 걸친 그 남자는 절대 금수저가 아니었다.


“일단 이 사람이 군대를 제대한 사람이라 한번 훑어보려고 했거든요.”

“그런 걸로 국방부 꺼를 훑어?”

“재미있는 게 나이 27살에 각성한 건 둘째 치고 이능이 두 개 개화했다는데 두 개가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요.”

“복수 개화가 뭐 대단한 거라고...그래서 어떤건데?”

“강화계랑 변화계요.”

“호오...그래? 강화계랑 변화계면 잘하면 실버급 라이센스부터 시작하겠네.”


나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능의 등급이 나와야 정확하겠지만 복수 개화면 잘만 포장하면 골드급 라이센스 확정이다. 자신이 아는 길드 관계자에게 미리 귀뜸해 줄 수 있는 인재라는 뜻. 그러나 직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데 실버급 라이센스가 문제가 아니에요.”

“문제가 아니라니?”

“이거 보세요.”


직원이 화면 한 부분을 톡톡 두들기며 말했다.


“2급 ... 극비?”

“네. 대부분의 정보가 블라인드 처리 되어 있어요.”

“뭐야. 국가비밀요원이라도 되는 거야?”

“모르죠. 기록 보니까 군대에서 딱 3년 썩다가 나온 걸로 되어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으음...”


나대리는 침음을 삼키며 턱을 문질렀다.

뒤가 찜찜하다. 그러나 오랜만에 발견한 인재라 고민된다. 그런데 여직원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대리님 힘 좀 빌렸어요.”

“뭐? 내 힘?”

“네. 대리님 아이디로는 2급까지 가능하시잖아요. 헤헤”

“아니, 왜 내 허락도 없이 그런 짓을 해.”

“에이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 우리 사이에... 여기 있으면 얼마나 심심한지 알아요?”


여직원의 나대리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자 나대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알았고 까보니까 뭐가 나와?”

“네! 엄청난 사람이에요.”

“엄청나?”

“작전명은 블라인드 처리 되었는데 공식적인 참가 숫자만 총 40개에 특히 병과가 어마어마해요.”

“병과가 뭔데?”


나과장의 물음에 여직원이 그에게 손짓을 하더니 그의 귀에 대고는 속삭였다.


“...”

“허...”


여직원의 입에서 나온 말에 그의 눈에 왕방울처럼 커졌다.


“아이언급 헌터 맞아?”

“그러니까요. 수상한 것 투성이라니까요? 고작 이능도 없는 아이언급 헌터인데 이런 사람이 복수 각성을 해버렸으니...”


여직원의 말에 나대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면 월척을 뛰어넘어 고래급이다.


“일단 자료검색한 건 따로 정리해서 나한테 넘겨 줘.”

“네!”

“그리고 혹시 국방부에서 연락 오면 모른 척 하고... 아참, 그리고 나 중앙본부에 다녀와야 할 것 같으니까 누가 찾으면 연락줘.”

“중앙본부는 왜요?”

“그건 비밀!”

“칫, 알았어요.”


여직원이 뽀루퉁한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단지 안에는 VVIP가 비밀리에 방문해 있는 상태였다. 자신도 친한 동료가 귀뜸해주지 않았으면 모를 정도로 극비를 요하는 VVIP였다.


작가의말

자각몽은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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