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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자각몽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20.09.07 03:48
최근연재일 :
2020.09.27 22:47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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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925
추천수 :
3,436
글자수 :
67,278

작성
20.09.1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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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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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글자
12쪽

자각몽헌터-5

DUMMY

#1


“후우... 총...다섯”


가볍게 심호흡을 한 후 적당량의 숨을 머금고는 이내 차분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매캐한 화약 냄새와 함께 총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진다.

기본적으로 소음기가 부착된 모델이지만 총 본연의 소음은 어쩌지 못한다.

그렇기에 낭비되는 총알은 없어야 했다.


퍼어억!!


도망치는 헌터의 지척에 다다랐던 긴 송곳니를 지닌 고라니 미니언의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 나갔다. 아무리 스코프가 달린 저격소총이라지만 2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시속 40km로 달리는 몬스터의 머리를 단 한발의 총탄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원도가 놀라 입을 쩍 벌렸지만 성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사격 간격이 채 3초도 되지 않는다. 장전 손잡이를 당기는 시간을 제외하면 2초 내에 조준을 완료하고 격발한다.


퍼어억! 퍼억! 퍼어어억!!


헌터를 따라 쫓던 미니언들의 머리가 차례대로 박살났다. 뒤늦게 위험을 감지하고 좌우로 튀어 올랐지만 성현의 총알은 그 궤적까지 계산했는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머리에 적중했다. 군대에서의 3년 동안 그가 살기위해 배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사격술이었다. 헌터처럼 이능도 없는 대한민국 평범한 남자가 거대한 몬스터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 총알이 떨어지면 주위에 있는 뭐라도 주워 쏴야 했기에 대한민국 군대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화기에 능통한 그였다.

제대한 지 한참이 지나 왕년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발당 3만원이 넘는 몬스터 전용 특수탄은 제몫을 충분히 제몫을 했다.


철컥! 탕!


퍼어억!!!


몬스터에게 인도주의 따위를 따질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대 몬스터용으로 개발된 6.8mm탄은 몬스터의 두터운 가죽을 뚫기 위한 관통력과 그 내부를 곤죽으로 만들어 버릴 파괴력을 지녔고 지금 성현이 사용하는 탄이 바로 그것이었다.


“더럽게 비싼 값은 하네. 후...”


사격을 마치고 머금었던 숨을 내뱉었을 때 달려오던 미니언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 웃기는 건 미니언에게 쫓기던 헌터가 자신의 뒤에 있던 것들이 모두 박살난지도 모른 채 비명을 지르며 이쪽으로 달려왔다는 것이다.


“으악!”


돌부리에 걸린 건지 마지막에는 몸개그까지 하면서 엎어진다.

버둥거리던 헌터가 뒤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휘적거린다.아마 자신을 쫓던 다섯 마리의 미니언을 찾는 모양. 그러나 지붕위의 성현은 지금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몸에 나타난 정확히 말하면 눈앞에 보이는 이상한 메시지 때문이었다.


[2 DP를 획득하였습니다.]

[3 DP를 획득하였습니다.]

[1 DP를 획득하였습니다.]

...

...


총 다섯 개의 메시지가 순차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기본 DP 포인트를 만족하여 DP시스템이 가동됩니다.>


화악...


동시에 눈앞으로 네모난 창 하나가 떠올랐고 그것을 본 성현이 놀라 기함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명: 드림룰러- 동기화: 1%

능력치

만환력:32

특성:

드림다이브

-드림룰러의 고유스킬로써 자각몽의 모든 것을 지배합니다.

-자각몽의 직접 간섭은 만환력을 소모합니다.


레플리카스킬

-자각몽을 통해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스킬 사용 시 일정 DP 포인트를 소모합니다.


DP 포인트:10


이건 분명 헌터들만이 가진다는 그것이 분명했다.


‘상태창!!!’


전 세계 일천만이 넘는 헌터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헌터의 아이덴티티이며 각성의 증표, 성장의 지표를 수치화하여 가르쳐 준다는 그것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기뻐하기에는 뭔가 좀 꺼림칙하다.


‘그런데 이걸 대체 어떻게 써먹는 거지? 아니 그보다 내 상태창은 왜 이래?’


헌터를 소개하는 각종 동영상을 통해 배운 바로 헌터들은 자신의 특성을 나타내는 능력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알려진 것은 근력, 민첩, 체력이고 아주 일부가 마력이라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지닌 이들은 마력이라는 힘을 이용하는 독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통솔력이나 손재주 혹은 매력 같은 특이 능력치를 지닌 이들은 비전투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그런데 성현 자신은 그런 것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만환력은 또 뭐야?’


DP 포인트니 뭐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그가 놀라는 와중이었다.


“흐읍!!!”


불덩어리처럼 뜨거운 뭔가가 심장을 중심으로 전신을 헤집기 시작했다. 마치 불꽃을 가슴에 직접 쑤셔 넣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진다.


“티, 팀장님!”


옆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붙잡아오자 성현은 그것을 사납게 뿌리쳐 버렸다. 고통이 너무 심해 지금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 같다. 그러길 얼마나 지났을까. 그것이 완전히 멈췄을 때 그는 깨달았다.


‘이게... 각성이구나.’


사람들이 하도 각성각성해서 무슨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일처럼 생각했는데 왜 헌터들을 각성자라고 부르는지 이제는 알 수 있었다. 각성을 마치는 순간 그 대상은 각성 전과 각성 후로 나뉘게 된다. 이 세계의 이면에 한 발을 담그게 됨으로써 말이다.


<DP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각인되었습니다.>


성현은 자신의 상태창을 훑으며 자신이 얻은 이능이 자각몽과 연관된 것임을 알았다.


‘드림룰러라...’


진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학설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그 사람이 지닌 스킬의 정체성을 말한다고도 했고 또 어떤 이는 우주의 기억에 새겨진 기록이라고도 한다. 또 어떤이는 충돌한 타차원의 정보로고도 한다. 차치하고... 일단은 아는 것부터 확실히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


‘만환력은 내가 꿈 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수치화 한 것.’


아직 머리로만 이해했을 뿐 32라는 수치가 어느 정도의 힘을 구현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편으로 아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이라면 그는 연습이 필요 없을 정도의 숙련자였다.


‘이건 내가 자각몽 속에서 힘을 쓰는 것과 방식이 똑같구나.’


중학교 때부터 해오던 것이니만큼 그 메커니즘 만큼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성현이었다. 물론 그것이 마냥 쉽다는 소리는 아니다. 꿈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꿈이라는 격류에 휩쓸리지 않을 정신력과 이미지화 한 것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절대적인 믿음이 필요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운 좋게 꿈속에서 ‘이게 꿈이구나.’ 하고 깨닫게 되더라도 그 사람은 꿈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오랜 경험과 훈련을 거쳐서 꿈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것이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그래. 그러니까 좀 닥치고 있어.”


성현이 짧게 대답했다. 아직 머리가 지끈 거리지만 대답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후우, 저는 혹시나 팀장님이 잘못되는지 알고...”


한숨을 내쉬며 안도하는 원도. 손을 내저은 성현이 레이드 현장 쪽을 바라봤다. 다섯 마리의 미니언이 빠졌음에도 상당히 밀리고 있다. 하긴 저 정도 숫자의 미니언이라면 숙련된 파티가 아니라면 성공하기 힘들다. 하물며 손발도 제대로 안 맞는 함량 미달의 헌터들임에야... 이대로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최악의 경우 어그로가 이쪽으로 끌려 다 같이 망한다.


“쟤 좀 봐줘라. 상태가 안 좋네.”

“예.”


쓰러져서 일어날지 모르는 초보 헌터는 척 봐도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다. 원도가 차에서 응급치료 키트와 물 등을 챙기고 있을 때 성현은 저격소총의 탄창에서 총알 한 발을 꺼냈다.

드림룰러의 스킬 사용법은 대충 알 것 같다.


“일단 시도는 해봐야겠지.”


성현이 저격소총의 탄창을 분리해 탄 하나를 빼냈다. 그리고 그것을 손에 쥐고는 눈을 감았다.


“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성현은 뭔가를 보려고 눈을 감은 것이 아니다. 단지 하나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검은 도화지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윽고 머릿속으로 하나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오래 전 잊고 싶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친구와의 기억... 동시에 머릿속이 우웅 하고 울리며 마치 자각몽 속에 들어간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졌다.


[드림다이브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도망쳐!’


타타타탕!! 탕! 콰쾅!


‘물러나지 마라!!’

‘아아악! 엄마!’


‘꿔어어어억!!’


비명과 고함이 난무하는 전장... 시큼한 피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지금 그의 앞에는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두 다리는 마치 거대한 뭔가가 씹어 뱉은 것처럼 짓뭉개져 있었고 가슴에는 큼지막한 구멍이 뚫려 있다.


‘부탁해. 보다시피 난 더 이상 쏠 수 없게 되었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손에는 한 발의 총탄이 들려 있었다.


‘대위님!’

‘쿨럭, 병신 새끼, 이 마당에 대위는 무슨...쿨럭... 나이도 동갑인 주제에...’

‘힐러!! 힐러!! 씨발 대체 힐러는 어디 있는 거야!!’


수많은 기억이 하나로 혼재되어 흘러간다. 흐름을 잡는 건 오로지 의지력


‘멍청한...쿨럭...녀석. 힐러들은... 전부 윗대가리 놈들이 데리고... 튀었어.’

‘예?!’

‘미안... 하다. 알고 있었는데... 무섭더라... 그리고 헉헉... 너희를... 사지로 몰아 넣으면서...’

‘대위님! 더 말하지 마세요!’

‘그...그래도 이렇게...왔으니 용서해..주...겠니.’

‘크흡, 흐윽...’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병신처럼...


‘얼른...받아. 네 솜씨라면... 확실히 끝낼 수 있을 거야. 내 모든...힘을 모았다. 그러니 어...서 저 괴물...을 죽여.’

‘예. 흐흑...’


피묻은 총알을 받아든 성현의 눈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철컥...


노리쇠를 후퇴고정한 후 피 묻은 총알을 밀어 넣었다. 이 총탄이 지닌 위력은 잘 알고 있다. 부대 내 특등사수들 중 가장 사격을 잘해 특수작전 때는 항상 함께 차출되었으니까.

멀리 화염의 그림자 속에 괴성을 지르는 거대한 몬스터가 보인다.

몬스터 단 한 마리와 그 미니언으로 인해 중대는 초토화되었다. 피와 죽음이 지배하는 전장이지만 성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몬스터의 머리를 조준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콰아아앙!!!


총의 격발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커다란 소음과 함께...


퍼어어어어엉!!!


거대한 몬스터의 머리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리고 그 순간...


‘진짜 아슬아슬 했네.’


우뚝...


치칙...치치칙...


주위의 모든 것이 멈췄다. 기억에 더 함몰되기 전 빠져나온 것...

방금의 이건 제대로 된 자각몽이 아니었다. 그냥 이리저리 휩쓸리다가 마지막에 간신히 붙잡았을 뿐.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좋네요. 대위님.’


성현은 씁쓸한 표정으로 눈앞에 죽어가는 사내를 내려다봤다. ‘총알’ 과 ‘파괴력’ 이라는 기억을 통해 끄집어 낸 게 하필 이 남자일 줄이야. 그렇지만 그 선택만큼은 정답이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것이 이것이었으니까.


‘슬슬, 머리가 아프네.’


수치화 된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두통이 강해지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레플리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만환력이 부족하여 스킬의 격이 조정되었습니다.]


화아악!


짧은 꿈에서 깨어난 성현이 손에 들린 6.8mm 총탄을 바라보며 말했다.


“폭렬”


지잉...


손안의 탄이 부르르 떨리더니 뜨거워졌다. 그리고...


[6.8mm 대몬스터전용탄]

-폭렬(E급)


탄이 바뀌었다.


“말도 안 돼.”


작가의말

주 5~6회 정도 연재를 할 생각이었는데 처음부터 약속이 잘 안지켜지네요. ㅠㅠ

아는 만큼 복잡하다고... 자각몽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시스템이라는 것으로 구현하자니 용어라던가 방식 따위를 확립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게 되니... 자꾸 늦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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