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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짐승들의 정의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1.11.24 13:49
최근연재일 :
2022.04.22 14:35
연재수 :
137 회
조회수 :
27,646
추천수 :
629
글자수 :
666,943

작성
22.01.03 12:13
조회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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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36. 카파 매니지먼트.

DUMMY

"칭크들은 어쩔 수 없군. 그래도 일국의 기관이란 것들이 조폭과 손을 잡고 외교관 여권까지 멋대로 주는걸 보면."


"그냥 입국금지 시켜버리는 게 낮지 않았을까요?"


"내 생각도 그렇긴 한데 위의 생각은 틀린가보지. 뭔지 몰라도 이유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지금은 임무에나 신경 써. 삼중으로 감시가 붙어있어 놓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몰라, 놓치고 나서 시말서나 끄적거리지 말고."


"그런데 무슨 일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지요?"


"...나도 들은 얘긴데.. 저놈들이 한국에서 이상한 짓을 벌였다고 하더라."


"이상한 짓이라뇨?"


"무슨 이상한 실험을 했다고 하는 것 하드만, 그게 뭔지 나도 몰라."


"하, 그럼 임무가 언제 끝날지도 모른단 얘기 아닙니까?"


피식.

"너나 나나 똑같이 망잡이나 하고 있는 주젠데, 나라고 너보다 더 아는 게 있겠냐?"




기왕에 노래로 승부를 보겠다고 각오하고 한국을 떠나온 몸이다.

그러니 노래를 부르면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녹음된 음악을 자신의 귀로 들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몇 번을 부르고 다시 들어보길 반복한 끝에야 음공이 녹음에 녹아들지 못하니 자신의 마음에 들 리가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제야 녹음과 라이브는 많이 다르다는걸 알았다.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네, 어떻게 하지?"


그러니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아무 생각 없이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녹음실에서 한곡의 노래를 마치고 나와 시계를 보니 어느새 4시간이 지나있었다.

녹음본이 아닌 라이브 음악을 계속해서 듣다 노래에 취한 엔지니어가 흐리멍덩한 얼굴로 석환을 쳐다보았다.


노래를 부르고 나와서도 틈틈이 시간이 나면 엔지니어의 뒤에 서서 그가 조작하는 콘솔을 쳐다보고 아웃보드며 앰프 믹서 등 장비의 사용법을 눈으로 배워나갔다.

원하던 대로 녹음작업이 만족하게 끝나자 새뮤얼은 재빠르게 MP3 파일로 만들어 카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료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네티즌의 호감을 받은 석환의 노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순위를 경신해가며 올라갔다.


드디어 다운로드30만을 찍었을 때 새뮤얼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얼 뮤직 같은 음악전문 사이트에 올려놨으면 더 빨리 올라갔겠지만 우리 입장에서 남과 나눠 먹는 건 절대 사절이지, 진짜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사이트에 몇 곡을 더 올려 네티즌의 반응을 본 다음 CD를 찍을 거야. 도시별 CD 판매량이 생각대로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콘서트홀에서 노래를 시작할 거고.


흐흐, 자네도 국토횡단 라이브투어를 해보면 알게 될 거야,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거야. 하지만 그것만이 널 크게 알릴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니까 각오하라구."


"새뮤얼, 난 이곳에 올 결심을 했을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니까, 내 걱정은 접어둬도 돼."



"주영아 이정도면 네 학비를 충분히 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처음 한국을 떠날 때 계획했던 대로, 지금부터 네가 공부할 학교를 알아봐. 그래야 하던 연구를 마저 할 수 있을 테니까. 알았지?

어차피 너나나나 목표는 하나라는 걸 잊지 마라."


"저도 알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기필코 성공시키고 죽겠습니다.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던 연구를 완성하면 GS는 모바일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망할 테니까요."


석환을 바라보는 눈에 독기가 서렸다.

"좋아, 난 널 믿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둘의 사연을 알고 있는 새뮤얼이 칼텍을 권했다.

"내가 알기론 학위와 상관없이 응용과학 과정을 배우려는 거지? 그렇다면 칼텍을 선택하는 게 좋을 거야."


주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학교를 택하든 주영의 자유지만 우리 음향엔지니어도 거기출신이고 나 역시 한때는 그곳에서 음향연구를 했었지. 그렇기 때문에 자네에게 권하는 거고.


음.. 칼텍의 장점은 소수 정예 교육을 추구한다는데 있는데, 교수진 비율이 학생3대 교수1로 얼마든지 연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지.

또 지금까지 18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했고, 지금도 33명의 노벨 수상자들이 연구 때문에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고.


특히 칼텍은 동양계 학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해.

학교 주변에 가면 중국, 한국, 일본계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서 좋을 거야.


게다가 JPL이라 불리는 NASA 산하 기관인 제트 추진 연구소가 이곳에 있어서 미리 예약할 경우 연구소 내부를 둘러볼 수도 있고... 매월5일경이면 일반인 대상으로 공개 강연을 열기도 하고. 어쨌든 여러 가지로 공부하는데 환경이 좋아.


아마 너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거야."


"말씀만 들어도 좋은 학교라는 걸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학교 다닐 때 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 패서디나까진 그리 멀지도 않으니 한번 방문해보지요."


"좋아, 인터뷰하러 가겠다면 언제든지 가이드를 붙여줄 테니까 말만해."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부탁드리겠습니다."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선 범호가 홍차이를 수배하고 있을 때 홍차이는 부하들의 보고로 범호의 뒤를 미행하고 있는 차가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병신같이 여기까지 꼬리를 달고 오다니. 범호의 전설도 이젠 옛날얘긴가?"

짜증이 밀려왔지만 한때 도움을 주고받던 사이라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범호는 좁은 인도에서 자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며 부딪친 사내의 손이 자신의 주머니에 뭔가 집어넣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르는 척 입을 열었다.


"조심하시오."


사내가 머리에 손을 얹으며 실없이 웃었다.

"허허허, 아이고, 이거 미안합니다."


범호와 떨어져 걷던 먀오가 물었다.

"뭡니까?"


"전화기."


"누가요?"


"홍차이겠지. 어디선가 날 보고 있었단 얘기겠지."


"흥, 역시... 미행 때문이겠지요?"


"그렇겠지."


까툭. 까툭.

범호가 태연하게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수화기에서 짜증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까지 꼬리를 달고 오면 어쩌자는 겁니까?


범호의 말이 빨라졌다.

"문제될게 있나?"


-....본부의 지시도 없이 여기까지 오신 건 무슨 일입니까?


"내가 찾아온 게 못마땅하면 그렇다고 얘길 해."


-후-. 제가 뭘 도와 드리면 될까요?


"당분간 지낼 숙소와 권총 두 자루, 그리고 쓸 만한 검이 있으면 좋겠다."


-제가 본부로 부터 지령을 받은 게 있어 작전이 끝날 때 까지 얼굴을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미행자를 처리하고 심부름꾼을 보낼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그놈에게 말씀하십쇼.


"고맙다. 신세 좀 지마."


-....천만에요.


"만약, 내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협조하마."


-...연락드리지요.


콰자작.

자신이 걷고 있던 길 건너편 100m쯤 뒤에서 천천히 움직이던 차량에서 갑자기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 몰라도 차량이 들이받은 것이다.


"빨리, 이리로."

중국 말이 들려온 골목 안쪽으로 범호와 먀오가 재빠르게 들어갔다.


"어.. 저것들이?"


"뭐하고 있는 거야, 월셔, 빨리 쫓아가!"

충돌한 차 때문에 차를 빼낼 방법이 없자 둘은 범호가 사라진 골목으로 뛰었다.


"이쪽으로."


복잡한 골목을 몇 개 돌아선 안내자가 붉은 벽돌 건물의 계단을 올라 2층 문을 열고 서슴없이 들어갔다.


건물의 2층은 의류공장인지 드르륵거리는 재봉틀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낯선 사람이 궁금할 만도 하건만 재봉틀 앞에 붙어 고개를 박고 일하는 여공들 중 누구 하나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노동자들은 일에 몰두한 듯 보였지만 언뜻 보기에도 감시와 피로에 절어 보였고 헤어날 길 없는 절망의 장막이 그들의 머리 위를 덮고 있는 듯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찾아내지도 못할 벽에 붙어있는 뒷문을 열고 나가자 삼층으로 올라가는 내부계단이 있어 안내자를 따라 올라갔다.


밖에서 볼 땐 평범한 이층 건물 같더니 상당히 특이한 건물이네.


문을 열고 들어가 전등불을 켠 안내자가 입을 열었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이곳에서 지내시면 됩니다."


’이렇게 천장이 낮은 이유는 이곳을 감추기 위한 거였군.’


오른쪽 벽엔 외부 상황을 지켜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달려있었다.

사내는 왼쪽 벽을 더듬어 감쪽같이 숨어있는 스위치를 누르며 말을 이었다.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비상벨이 울리면 이 원형기둥을 타고 내려가십시오.

그럼 지하주차장까지 바로 내려가게 되니 준비된 차량으로 대피하시고 곧바로 전화를 주십시오."


바닥이 갈라진 틈으로 소방서에서나 볼법한 원형기둥이 서있는 것이 보였다.


"알겠소."


사내가 종이에 낙서처럼 써 갈긴 전화번호를 내밀며 말했다.


"그밖에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전화 주십시오.

아, 그리고 무기는 저 옷장 안에 있으니 알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남자가 가리킨 한쪽 벽에 옷장이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범호를 쳐다본 먀오가 걸어가 옷장 문을 열고 걸려있는 옷 뒤의 벽을 손으로 밀자 총기를 비롯해 도검류가 나란히 세워져있는 것이 보였다.

먀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 준비면 일반적인 은신처가 아니란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고맙소."



월셔와 마크는 허탈감에 빠져 분통을 터트렸다.

"아, 이 새끼들 완전 전문가네. 벌써 조직과 연결됐다는 거지."


"아까 접촉사고를 냈던 놈이 한패거리였던 거야."


"이제 어쩌지?"


"어쩔 수 없지.. 이 동네는 그놈들의 본거지나 마찬가진 걸. 건물 한 채 한 채를 다 뒤지기 전엔 찾을 길이 없다고 봐야지.

뭐, 이젠 방법이 없지. 본부에 연락하고 지시를 기다리는 수밖에."


"빌어먹을, 이럴 줄 알았으면 지겨워도 계속 동양인 애송이나 지키고 있을 걸, 꼼짝없이 경위서 깜이로군."


범호는 모니터로 자신을 쫓아와 골목을 서성이고 있는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경찰은 아냐. 그렇지?"


"네, 기관원냄새가 납니다."

"아무래도 CIA겠지?"


온갖 정보기관이 난립해 있는 미국이다 보니 섣불리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그것까진.."


"외교관여권을 사용했는데도 미행한다는 건 내 얼굴이 이곳까지 알려졌다는 거네."


"저놈들 소속이 어디든 그런 것 같습니다."


후,

"죽든 살든 그놈과 붙어보고 돌아갈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시작부터 쉽지 않게 생겼군."


.....


범호는 미행하던 자들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골목에서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래, 여기까지 쫓아와서 조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 우선은 좀 쉬고 난 뒤에 생각하자.’


그 시간 홍차이는 대사관에서 자신을 찾아온 무관과 만나고 있었다.

그자가 위장 무관이란 건 그동안의 경험으로 바로 알 수 있었다.


" 날 찾아올 이유라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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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1. 저격. 21.12.28 210 5 10쪽
38 30. 저격. 21.12.27 219 4 12쪽
37 29. 범호. 21.12.26 219 5 10쪽
36 28. 범호. 21.12.25 223 3 11쪽
35 27. 범호. 21.12.24 225 6 11쪽
34 26. 범호. 21.12.23 226 5 11쪽
33 25. 각성. 21.12.22 248 7 12쪽
32 24. 강남 미드나이트. 21.12.21 229 5 11쪽
31 23. 강남 미드나이트. 21.12.20 220 4 11쪽
30 22. 강남 미드나이트. 21.12.18 23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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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 정찬우. 21.12.16 228 3 10쪽
27 19. 정찬우. 21.12.15 23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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