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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600,502
추천수 :
7,853
글자수 :
731,965

작성
22.11.24 13:45
조회
5,623
추천
72
글자
5쪽

1-22

DUMMY

* * *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 같습니까?”

“아무리 빨라도 닷새는 걸리지 않을까 싶네.”

“닷새라?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 되겠군요.”

추밀전주 가득렴의 죽음이 보고된 바로 다음날 아침이었다.

그의 죽음은 사도명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너무나 충분했지만,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도 전에 아니, 그 충격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연이어 그와 비슷한 급보가 올라왔다.

어제 한 나절 동안 올라온 급보의 수만 열일 곱 건.

그것들은 모두 추밀전과 개방의 인물들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그 열일곱 건의 급보를 통해 확인된 사망자의 수는 무려 72명.

추밀전 인원 42명에 개방의 인물이 30명이었다.

그들에 대한 사망추정 시간은 늦은 밤부터 다음날 새벽이었다.

이틀에 걸쳐 죽었지만 사실상 하루에 다 죽은 것이다. 아니, 반나절 만에 모조리 살해를 당한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흉수들의 정체는 바로 밝혀졌다.

살수들이다.

대체 무슨 의도인지 몰라도 흉수들은 시체들의 몸에 보란 듯이 그 흔적을 뚜렷이 남겼던 것이다.

흉수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어도 어느 살수문의 살수인지 밝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한 곳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모든 시체들을 조사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제갈손은 그 시간을 닷새로 잡고 있는 것이다.

“형님.”

“말씀하시게.”

밤새 한 잠도 못자 초췌해 보이긴 했지만 사도명의 눈빛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물론 천무신궁의 사주를 받은 것이 확실하겠지만, 저는 이번 일에 관련된 살수문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죽은 72명에게 보이는 단 하나의 공통점.

천무신궁의 정보를 수집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를 한 인물들이었다.

“어찌 감히 살수나부랭이들이 무림맹 인물들을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 철혈단은 물론이고 맹 내의 모든 무력부대에게 비상대기령을 선포하십시오. 언제든지 출동이 가능하도록 말입니다.”


그로부터 닷새 후.

“어떻게 됐습니까? 결과가 확실히 나왔습니까?”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제갈손을 사도명이 일어나서 맞이하고 있었다.

철혈단의 수장인 광폭검왕 등호풍도 함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밖에는 모든 무력부대의 수장들이 대기 중이었다.

명이 떨어지는 순간 바로 출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나오긴, 나왔네만.”

제갈손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니,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참담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뭐가 잘못 되기라도 했습니까?”

“잘못 됐어. 잘못 돼도 한참을 잘못 됐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휴.”

사도명의 다급한 물음에 제갈손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는지 등호풍이 나섰다.

“속 시원히 말씀 좀 해보시오. 형님.”

등호풍은 공식석상에서도 제갈손을 이런 식으로 불렀다.

“호풍아. 출동은 없다.”

“예?”

“나가면서 다른 무력부대 수장들에게도 전해. 출동은 없으니 평상시 체제로 돌아가라고.”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출동이 없다니?”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이겠건만, 제갈손은 불같이 화를 낸다.

“그냥 그러면 그런 줄 알아! 내가 너한테까지 일일이 다 설명을 해야겠느냐?”

“아, 알겠소.”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등호풍이 밖으로 나가자 이번엔 사도명이 다급한 음성을 내질렀다.

“대체 왜 그러십니까? 대체 뭐가 잘못 되었다는 겁니까?”

“일단, 처음부터 나는 뭔가 찜찜했네. 시신에 남긴 살수들의 흔적이 뚜렷해도 너무 뚜렷했어. 그건 둘 중의 하나란 뜻이네.”

“둘 중의 하나라면?”

“잡을 테면 잡아보란 식으로 일부러 흔적을 남겼거나, 누군가 그 흔적을 조작했거나.”

“설마 시신에 남긴 흔적들이 모두 조작되기라도 했다는 겁니까?”

“그거야 알 수 없지. 설령 조작의 의심이 들더라도 일단은 무력부대를 충돌시켜 알아보면 그뿐이겠고.”

“그런데 왜 출동명령을 철회하신 겁니까?”

“살수계 전체와 전면전을 벌일 수는 없지 않겠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전면전이라니요?”

“72명이 죽었지. 거의 한날한시에, 그리고 그 72명의 시신에서는 각기 다른 흔적들이 남았어.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각기 다른 72개의 흔적들이. 그 흔적들만 놓고 본다면, 72명을 죽이는데 동원된 살수문파의 수가 72개라는 뜻이야. 72명을 죽이기 위해 72개의 살수문파가 움직였단 말일세. 그것도 한날한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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