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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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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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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4

DUMMY

정문 주변으로 흙먼지가 자욱이 쌓였다.

그 사이를 뚫고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양위와 사마우.

그런데 운학에게는 구양위의 등장 보다 더욱 놀랄만한 것이 있었다.

‘저 어마어마한 무공의 정체는 대체 뭐란 말인가?’

4척 두께의 문이 산산조각이 난 것은 틀림없이 구양위가 시전한 무공 때문일 것이다.

분명히 장공(掌功) 계열의 무공일 터인데, 천궁에는 아예 장공 계열의 무공이 없다. 그리고 천무십관은 아홉 개의 검법을 익히는 관문이 아니었던가.

저 정도 위력의 장공이라면, 저 무공 하나만 가지고도 구양위는 능히 천하에 군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떠오를 정도였다.

“총호법은 검을 거두시오. 감히 호궁령주께 검을 겨누겠다는 것입니까?”

사마우의 외침에 운학은 황급히 검을 집어넣었다.

‘이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호궁령 하에서 율법으로 정해진 호궁령주의 지위는 궁주와 동일하다. 호궁령 하에서 호궁령주에게 검을 겨누는 행위는 평상시 궁주에게 검을 겨누는 행위와 똑같이 취급된다는 소리다.

물론 운학이 정말로 구양위를 향해 검을 겨눈 것은 아니었다. 구양위의 등장과 함께 정문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위무량에게 검을 겨눈 그 상태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을 뿐.

“검을 겨눈 것은 본의가 아니었으니 양해해 주십시오.”

조금 떨리는 음성이긴 했지만 운학은 짧은 순간 평정심을 되찾으며 구양위를 향해 목례를 취했다.

하지만 구양위는 운학이 있는 쪽은 아예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위무량을 향해 입을 열었다.

“밖에서 대충 들어보니 네가 진땀 좀 흘렸겠더구나.”

“송구합니다. 대천군. 제가 능력이 부족하여 이렇게 직접 왕림하게 만들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야. 내가 천궁 놈들을 몰라도 너무 모른 것이지.”

‘천궁 놈들?’

구양위의 발언에 운학의 안색이 돌변할 수밖에 없었다.

구양위는 주위를 휘 둘러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형식은 위무량에게 하는 말이지만 실상은 운학과 호법전의 무사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호법전 놈들이 호궁령 알기를 이렇게 개차반으로 알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운학이 더는 참지 못하고 구양위를 향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불 위에다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을까?

“지나쳐? 더 심한 말 나오기 전에 그 입 닥치시구려.”

“······.”

“지금 여기서 위무량이 하려던 일이 호국령 하에서 호궁수호대로서 행하는 첫 번째 일이지. 그런데 그것에 불응을 한다? 당신과 당신 수하들이 나를 아니, 호궁령을 아니, 천무조사께서 세우신 율법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면 그 따위 행동을 하겠느냔 말이오.”

“자진 출두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자진 출두? 체포령에 불응하고 자진출두라? 그것도 첫 번째 내려진 체포령에 자진출두라? 하하하. 이제 앞으로 개나 소나 다 자진 출두하겠다고 나오겠군. 굳이 호궁수호대를 보낼 필요도 없겠군. 아니 그렇소? 그냥 아무나 보내서 이렇게 물어야겠군. 당신을 체포해서 압송하려고 하는데 강제로 끌려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스스로 찾아오시겠습니까, 이렇게 말이야.”

“알겠습니다. 지금 즉시 맹사겸을 끌고 가십시오. 그러면 되는 것 아닙니까?”

“체포에 불응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체포에 응할 테니 그런 줄 알고 맹사겸을 데리고 그냥 물러가라 그런 뜻인가? 이거야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마치 대단한 선심이라도 베풀고 있는 것 같군.”

“내 말뜻은 그게 아니라···.”

“입 닥쳐라.”

“······.”

“제발 그 입 좀 닥쳐주십시오. 총호법님. 나를 더 화나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제발 그 입 좀 닥쳐달란 말입니다.”

운학의 입을 완전히 막아버린 후 구양위의 시선이 맹사성을 향했다.

“네가 맹사겸이겠군.”

“그, 그렇습니다.”

맹사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호궁령주로서 내린 첫 번째 체포령에 불응한 너에게, 나는 호궁령주로서 부여받은 첫 번째 즉결 처분권을 행사하고자 한다.”

“말도 안 돼. 이런 법은 없습니다.”

구양위의 경고도 잊은 채 운학이 다급하게 외쳤다.

“이런 법이 없다고 했소?”

“맹사겸은 수석호법입니다. 수석호법은 부전주급의 간부요. 설마 부전주급의 간부는 즉결처분권의 대상이 아니란 것을 잊은 겁니까?”

호궁령이 선포된 첫날, 부전주급 이상 간부들을 모두 모아놓고 구양위가 간부들을 향해 낭독한 것이 있다.


- 혈천단을 호궁수호대로 칭하며 외부내통죄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일임한다. 그 과정에서 부전주급 이상의 간부들을 제외한 모든 자들에 대한 즉결 처분권을 부여한다.


“사마우.”

구양위는 대답 대신 사마우를 찾았다.

사마우는 마치 준비된 답변인 양 운학에게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오해를 하고 계시더군요. 부전주급 간부부터 즉결처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외부내통죄에 대한 ‘처벌’에 관한 조항입니다. 하지만 체포령에 불응한 자에 대한 즉결처분 권한은 조금 다릅니다. 그에 대한 즉결 처분권은 부전주급 간부까지 적용됩니다.”

운학은 처음 듣는 소리다. 하지만 사실일 것이다.

호궁령에 관한 율법과 그에 따른 아주 세세한 조항까지 하나하나 일일이 숙지한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운학이 구양위를 향해 다급하게 말하자, 사마우가 대신 답변한다.

“법을 모르고 어겼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죄를 짓는 자들 중, 절반은 무죄가 될 겁니다.”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는 운학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이 구양위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상참작이란 것도 있지 않겠나? 정말로 상대가 모르고 있는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면 조금이라도 죄가 가벼워지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그건 그렇습니다. 대천군.”

“내가 보기엔, 총호법이나 맹사겸 모두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이는군.”

“저 역시 그렇습니다.”

병 주고 약 주자는 것도 아니고, 대체 무슨 수작들인지 운학과 맹사겸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맹사겸. 검을 뽑아라. 정상을 참작해 너에게 그나만 살아남을 기회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잠시 머뭇거리던 맹사겸이 검을 뽑아들었다.

챙.

구양위 역시 검을 뽑아들었다.

천무신검(天武神劍)!

대천부나 천무관을 벗어난 지역에서 천무신검의 검신까지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너에게 단 한 번만의 공격을 가할 것이다. 그것으로 나는 너에 대한 즉결처분을 끝내겠다. 살아남는다면 그 이후 어떤 처벌도 없을 것이며 너에 대한 체포령도 취소될 것이다. 어떤가? 이 정도면 나름 파격적인 기회를 부여한 것 같은데.”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맹사겸이 물었다.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신단 말씀입니까?”

맹사겸과 구양위의 거리는 아무리 못 잡아도 10장은 떨어져 있었다.

“그렇다.”

구양위의 답변이 있었지만 맹사겸은 한 가지 더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었다.

“그렇다면 저는?”

설마 자신도 이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말아야 되는 것이냐는 질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차라리 얌전히 죽으라는 소리보다 더한 말이 될 것이다.

“땅을 파서 땅굴 속에 숨든,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며 피하든 그건 네 자유다.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더 이상 안 받겠다.”

절망뿐이던 맹사겸의 얼굴에서 희망의 기운이 보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구양위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맹사겸을 향해 오른손으로 검을 겨누는 자세에서 왼손을 오른 팔뚝에 갖다 대는가 싶더니 하늘 높이 검을 치켜들었다.

특이하다고 할 수도 있는 자세였지만 맹사겸에게는 낯익은 자세다.

‘저건 비천검(飛天劍)의 기수식이 아닌가?’

맹사겸에는 한줄기 서광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익힌 적은 없어도 본 적은 있다. 대략적이나마 무공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물론 맞상대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 그런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자신하는 것은 있다.

적어도 피할 자신은 있다. 최소한 단 한 번의 공격에 살아남을 자신은 있었던 것이다.

곧바로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만드는 장면이 연출된다.

천무신검을 통해 치솟아 오르는 눈부신 광채.

검강(劍罡)!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구양위다. 검강을 구사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

하지만 대체 이 상황에서 검강을 구사해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설마 검강의 높이가 10장 이상 치솟아 오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될 터.

역시 사람들의 예상대로 천무신검을 통해 치솟아 오르던 광채는 1장 정도에서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구양위가 맹사겸이 있는 곳을 향해 팔을 쭉 뻗는 순간 천무신검이 구양위의 손을 떠났다.

쇄액.

천무신검은 맹렬한 기세로 맹사겸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맙소사! 검강이 그대로?’

멀리서 지켜보던 운학의 눈빛이 경악으로 가득 찼다.

구양위의 손을 떠났건만 천무신검을 통해 뿜어 나오는 광채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검강을 동반한 비검?

다행인지 불행인지, 직접 맞상대하고 있는 맹사겸에겐 운학처럼 경악하고 자시고할 여력조차 없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에 검강을 동반하든 안하든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어차피 무조건 피하면 그뿐이었다.

“타앗.”

천무신검이 절반도 채 날아오기 전에 맹사겸의 몸은 이미 허공을 향해 붕 떠 있었다. 천무신검이 자신을 향해 출발하는 순간 이미 모든 내공을 쏟아 부어 몸을 날려버린 것이다.

결국, 천무신검이 거의 도달했을 즈음에는 맹사겸의 몸은 이미 원래 있던 곳과 3장 이상 멀찌감치 떨어진 상태였다.

‘휴. 살았구나. 이런, 맙소사!’

멀리서 지켜보던 운학이 막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쇄액.

천무신검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른 쪽으로 3장 정도 떨어진 맹사겸을 향해 날아가고 있지 않은가.

비검이 아니라 이기어검이었던 것이다.

‘헉!’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천무신검 아니, 천무신검을 둘러싸고 있는 눈부신 광채!

맹사겸은 피할 수가 없었다. 피할 시간도 없었고 피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본능적으로, 쥐고 있는 검을 들어 저 눈부신 광채에 대항하는 것뿐이었다.

검강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저 눈부신 광채에······.

“윽.”

아주 짧은 신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 신음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전에 천무신검은 이미 맹사겸의 몸을 통과하듯 꿰뚫어버렸다.

파앗.

맴사겸의 몸이 좌우로 갈라지면 피분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모든 임무를 마친 듯, 천무신검에서 뿜어 나오던 광채도 급속도로 수그러들었다.

광채가 완전히 사라진 후, 천무신검은 날아들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느린 속도도 구양위를 향해 날아갔다.

구양위가 천무신검을 회수할 때까지 주변에는 그저 정적만 흐를 뿐이다.

탁.

천무신검이 검집에 들어가는 소리가 신호였을까?

“수석호법님!”

무사들 몇 명이 반 토막으로 갈라진 맹사겸의 시신을 향해 달려갔다.

운학은 두 가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잠시 휘청거리는가 싶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맹사겸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구양위가 구사한 무공에 대한 충격.

‘검강과 이기어검. 이 두 개가 공존하는 것이 가능 했단 말인가? 10장의 거리를 격하고 검에다 내력을 불어넣어 검강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했단 말인가?’


태황천무삼천검(太皇天武三天劍)!

천무십관 중, 마지막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구양위가 익힌 무공이다.


“이 시간 부로 호법전 내의 병장기 소지 허용 인원을 셋으로 줄인다. 사마우는 오늘 안으로 검 세 자루만 남겨 놓고 모든 검들을 반납 받도록 하라. 그리고 내일 아침 혈천단 전원을 이끌고 이곳을 샅샅이 수색한다. 내가 허용한 것 외에 단 한 자루라도 검이 나온다면 바로 총호법을 체포 압송하라. 반항하거나 불응하는 자, 총호법 포함 그 누구라도 목을 베라.”

“존명.”

“위무량은 다른 대주들에게 전하라. 내가 내린 명령 중, 체포에 불응하는 자에 대해 죽여도 좋다는 내용을 변경하겠다. 체포에 불응하는 자, 그 자리에서 즉시 참(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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