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603,292
추천수 :
7,854
글자수 :
731,965

작성
22.11.20 00:11
조회
11,342
추천
130
글자
8쪽

1- 6

DUMMY

“흐흐.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가?”

철문 앞에서 봉두난발의 괴인 하나가 괴소를 흘리고 있다.

철문에는 현판 하나가 걸려 있었다.


十(십).

神劍(신검).


구양위의 얼굴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봉두난발에다가 제대로 씻지도 못해 꾀죄죄한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 때문만이 아니다.

세월의 흐름 탓이었다.

키가 두 뼘은 훌쩍 자랐고, 앳된 소년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던 것이다.

“으음.”

마지막 관문을 눈앞에 두고 구양위는 배를 움켜잡으며 신음을 흘렸다.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옷은 이미 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약 2각 전, 제 9관문을 통과하면서 생긴 상처였다.

각 관문마다 거대한 석실이 존재했고 그 안에서 무공을 익혔다.

물은 충분했지만 음식은 항아리에 수북이 쌓인 이름 모를 환약(丸藥)들뿐이었다.

하지만 환약의 효능은 대단했다. 한 알만 먹어도 며칠은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온몸에 힘이 용솟음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각 관문마다 할당된 무공을 완전히 익혔다고 판단되면 출구에다 그 무공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그 흔적이 어긋나면 바로 사방에서 수백 개의 암기가 날아든다.

무공의 흔적을 제대로 남기자면 혼신의 내공을 사용해야 했다. 혼신의 내공을 다한 후 불시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수백 개의 암기.

속절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물론 기한 내에 무공을 못 익혀도 마찬가지다.

제 9관문에서 구양위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개파조사의 배려(?) 덕분이었다.

그 흔적이 아주 약간만 어긋났는지 수백 개까지는 아니고 수십 개 정도의 암기만 날아들었던 것이다.


끼익.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제 10관문의 철문이 열렸다.

넓은 석실이었고 사방에 박힌 야명주로 인해 대낮처럼 밝았다. 하지만 다른 관문들처럼 무공을 마음껏 연성할 정도로 넓은 편은 아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정면 벽면에 걸려있는 커다란 초상화다.

선풍도골의 노인의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

당연히 개파조사의 초상화려니 했다.

그런데 그 옆에 또 다른 초상화가 있다.

젊은 사내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오히려 노인의 초상화보다 크기가 훨씬 컸다.

물론 가장 시선을 끈 것은 한 자루 검이었다.


천무신검(天武神劍)!


“오! 저것인가? 조사가 남겼다는 위대한 신검이?”

초상화가 걸린 벽면 앞에는 작은 단이 하나 마련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검을 위한 받침대가 놓여 있다.

그 받침대 놓여 있는 한 자루 검!

우웅!

검명(劒鳴)!

구양위가 다가서는 순간 검이 세차게 흔들리며 청아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가.

“그래. 맞아. 네가 바로 그 신검이로구나.”

구양위는 무엇에라도 홀린 모습으로 검을 집어 들기 위해 가까이 다가섰다.

그 순간 누군가 외친다.


- 멈춰. 구양위. 지금 뭐하는 짓이냐?


본능의 외침이다.

가슴 밑바닥 숨어 있던 본능이 구양위를 일깨우고 있었다.

“이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다.

아홉 개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이 관문들은 통과를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통과를 못 시키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관문이 이토록 손쉬울 리가 없지 않겠는가.

구양위는 평정심을 되찾고 찬찬히 초상화와 단 위를 살폈다.

일단 단 위에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없었다.

구양위의 눈길이 두 개의 초상화로 향했다.

노인이 그려진 초상화 하단에 글귀가 적힌 것이 보였다.


천무신궁(天武神宮) 초대궁주.

천무대제(天武大帝) 단우군악.


일단 초상화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조사님. 구양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초상화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일까? 그 초상화에는 아무런 글귀도 적혀 있지 않았다.

‘뭔가 글로서 남겨놓은 것이 있을 텐데?’

한참을 여기저기 살피던 구양위의 눈에 드디어 뭔가가 눈에 띠었다.

‘저기인가?’

천무대제의 초상화 하단을 자세히 살피니 다른 부분과 미세하나마 확실히 달랐다.

가까이 다가가 살피니 뒤편에 주머니가 따로 만들어져있고 그 안에 낡은 양피지로 된 서찰 몇 장이 들어 있었다.

지체 없이 양피지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연자(緣者)여 축하한다. 아마 그대는 천령지체(天靈之體)의 근골을 지닌 자일 것이다.>


‘천령지체?’

듣도 보도 못한 명칭이었다. 단우군이 말해주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읽으니 그에 대한 해답이 보였다.


<그대를 이곳으로 들여보낸 자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처음 들어보는 말일 것이다. 당연하다. 그 어떤 무공서적에도 없을 테니. 그것은 어떤 분의 근골을 보고 몇몇 사람들이 명명한 것이다. 사람의 몸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무공을 익히기에 완벽한 신체를 보고서 말이다. 그분은 바로 그대가 지금 보고 있을 내 초상화의 옆에 계신 분이다.>


구양위는 힐끗 젊은 사내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외모 상으로는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외모에 불과했다.


<그분은 본명 대신 광천(狂天)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나의 사부이자 나의 손녀사위가 되는 분이다.>


‘사부이면서 손녀사위? 그냥 사위도 아니고?’

구양위는 다소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광천이란 자의 초상화를 잠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반로환동이라도 했다는 건가?’


<사부께서 내 손녀사위가 된 것은 깊은 사연이 있다. 사부께서는······.>


양피지에 적힌 내용은 너무나 길고 지루했다.

결국, 구양위는 구구절절한 사연 따위는 대충 건너뛰면서 중요한 내용만 정독했다.


<······ 사실상 천무신궁을 개파한 것도, 아홉 가지의 검법을 창안한 것도, 천무신검에 최후의 심득을 남긴 것도 내가 아니라 모두가 사부께서 하신 일이다. 하지만 천무십관을 만든 것은 노부이다. 왜냐하면······.>


<······ 그런 이유로, 사부께서는 천고제일의 위력을 지녔지만 마성이 강하게 깃든 혈마신월(血魔新月)이라는 병기를 완전히 녹여버린 후, 그것에 본인의 진기를 불어넣어 한 자루 검을 완성하셨다. 그러고 나서······ 그렇기에, 천무신검을 얻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통과한 관문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천무신검에 남긴 그분의 심득을 얻어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만 천무신검의 주인이 되는 것이며 시공을 초월하여 그분의 제자로서 인정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당부하노니, 그분께서 남기신 옥갑 안에 있는 글귀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그 글귀에 남긴 수수께끼를 풀지 않고서 신검(神劍)을 취하려 한다면 그대에게는 죽음만이 기다릴 것이다.>


저벅저벅.

구양위가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광천이란 인물의 초상화 뒤편이다.

벽면에 작은 문이 하나 보였다.

그 문을 여니 안에 작은 옥갑 하나가 있다. 그것을 집어 들어 다시 초상화 앞으로 걸어와 단 위에 올려놓고 옥갑을 열었다.

옥갑 안에 있는 것은 붉은 장갑 한 개와 작은 양피지 한 장이다. 붉은 장갑은 한 켤레가 아니라 달랑 하나라는 것이 이채롭다.


혈룡수투(血龍手套)!


훗날, 구양위와 단짝이 되어 천하를 공포에 떨게 할 물건이다. 하지만 구양위는 지금 이 따위(?) 장갑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한번 힐끗 시선을 주긴 했지만 일단 양피지를 집어 들었다.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한다고?’

양피지에 적힌 글귀는 그 진의를 파악하기 힘든 한 개의 문장뿐이었다.


- 신검(神劍)이 생명의 피로 물드는 날, 모든 것이 합일 되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1-25 +4 22.11.24 5,552 66 13쪽
24 1-24 +4 22.11.24 5,657 71 12쪽
23 1-23 +4 22.11.24 5,800 67 11쪽
22 1-22 +5 22.11.24 5,650 72 5쪽
21 1-21 +4 22.11.24 5,920 70 6쪽
20 1-20 +4 22.11.23 6,238 74 11쪽
19 1-19 +5 22.11.23 5,921 76 9쪽
18 1-18 +4 22.11.23 5,908 70 11쪽
17 1-17 +5 22.11.23 6,131 76 8쪽
16 1-16 +4 22.11.23 6,289 78 7쪽
15 1-15 +5 22.11.22 6,695 80 9쪽
14 1-14 +5 22.11.22 6,950 79 13쪽
13 1-13 +5 22.11.22 7,229 75 9쪽
12 1-12 +5 22.11.21 7,747 80 8쪽
11 1-11 +6 22.11.21 8,810 88 12쪽
10 1-10 +5 22.11.20 9,019 102 9쪽
9 1- 9 +5 22.11.20 9,701 113 9쪽
8 1- 8 +5 22.11.20 11,358 120 14쪽
7 1- 7 +5 22.11.20 11,198 136 9쪽
» 1- 6 +5 22.11.20 11,343 130 8쪽
5 1- 5 +5 22.11.19 12,457 138 11쪽
4 1- 4 +5 22.11.19 12,883 136 7쪽
3 1- 3 +8 22.11.19 14,262 144 7쪽
2 1- 2 +9 22.11.19 16,859 157 8쪽
1 1- 1 +12 22.11.19 28,666 16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