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599,233
추천수 :
7,853
글자수 :
731,965

작성
22.11.23 03:14
조회
6,251
추천
78
글자
7쪽

1-16

DUMMY

“허어. 대체 얼마나 죽어나갔기에 여기까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고.”

웬 노인 한 명이 대천부의 정문을 향해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성성한 백발에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하며 살짝 꾸부정한 허리. 그저 평범한 촌로처럼 보이는 노인이었다.

대대적인 체포령이 실시된 지 보름째 되는 날이었다.

첫날에만 오십 여 명이 대천부에 압송됐고 그 이후로도 하루에 평균 스무 명 이상이 계속해서 끌려왔다.

처음에는 간부급들만 끌려왔지만 나중에는 말단무사부터 시비들까지 무차별 끌려왔다.

지금까지 죽은 자의 숫자만 무려 43명이나 됐다. 하루에 서너 명씩은 죽어나갔다는 소리다.

그중 절반은 유죄가 확정되어 즉결처분에 의해 죽은 것이고 나머지는 고문을 받는 도중에 죽은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고, 특히 고문에 의한 희생자는 눈에 띠게 줄어들어 지난 닷새간은 단 한 명도 죽은 이가 없었다.

고문의 강도가 낮아져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고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스스로 실토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뿐이다. 지은 죄든 안 지은 죄든 실토하는 이들의 숫자가 말이다.

“무슨 일로 오신 거요?”

정문을 지키던 무사 하나가 노인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여기서 온 사람이라네.”

노인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켰다.

“예? 바깥에서 오신 분이란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그것도 여기서 불러서 왔네만.”

노인이 한 행동은 외부에서 왔다는 표식이었다.

천무신궁의 사람이 외부에서 누군가를 은밀히 만날 때는 반대의 동작이 그 표식이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것으로 천무신궁의 사람이란 것을 알린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무사가 황급히 어디론가 뛰어갔다.

잠시 후, 무사와 함께 두 명이 황급히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사마우와 위무량이다. 현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명이 함께 온 것이다.

그 중 사마우가 노인 앞에서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다.

“저는 사마우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일찍 오실 줄 모르고 미처 마중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너그러이 양해주십시오.”

“감히 어떤 분의 부르심인데 내가 늑장을 부리겠나? 잠도 제대로 청하지 못하고 달려왔더니, 내가 너무 빨리 왔나 보군.”

듣기에 따라 부른 사람에 대한 조롱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사마유는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는지 노인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공손했다.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야 없으셨는데, 어쨌든 저를 따라오십시오.”

사마유가 앞장섰고, 노인은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함께 가지 않고 멍하니 서서 두 명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위무량의 모습이 처량해 보일 지경이었다.

“난 여기까지 왜 온 거지?”

사마우는 소개조차 하지 않았고, 노인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문제가 아니라 아예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본인이 자처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사마우가 함께 마중 나가자는 말도 없었건만 자청해서 따라 나선 것이다. 저 노인에 대해 사마우가 살짝 귀띔해준 것이 있는데, 워낙 대단한 내용이라 얼굴이라도 먼저 보고 싶어서였다.

‘무공의 경지가 천하를 다 뒤져도 무조건 한 손가락 안에 꼽을 수준이라더니, 겉으로 보기에는 영락없는 평범한 노인네의 모습이로군. 게다가, 천무회 회주들 중 절반을 거의 수하처럼 부릴 수 있을 정도라니?’


천무회(天武會)!

천무신궁의 지부(支部) 역할을 하는, 철저하게 외부 인사들로만 구성된 비밀조직으로서 사실상 천무신궁을 떠받치고 있는 근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공식적인 무림활동을 할 수 없는 천무신궁에서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눈을 피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막대한 금력과 무력을 축적시키는 대에는 천무회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천무회를 구성하고 있는 자들의 수는 적었지만 그 면면은 대단했다.

그들은 회주라는 직책으로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었는데, 무림을 제외한 다른 계통에서 가히 최고의 거물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느냐?”

“예.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시비들이 차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대천군의 집무실과 가까이 위치해 있는 방안이었는데, 구양위를 찾는 손님들을 위한 다과 등을 준비하는 곳이다.

유독 한 여인이 눈에 번쩍 뜨인다.

복장으로 봐서는 시비가 아니었는데, 그 미모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 여인이 시비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모양새였는데, 왠지 표정이 밝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차 시중이나 들어야 한다니.’

그때 위무량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준비는 잘 되고 있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시비들은 화들짝 놀라며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건만, 눈부신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은 그저 한 번 못마땅하다는 눈빛을 보낼 뿐이다.

“방금 방에 드셨으니 바로 기별이 올 것이오. 준비하고 계시라고 알려주러 온 것이오.”

“알고 있으니 입 다물고 나가 주시죠.”

위무량을 향해 상상하기 아주 무례한 말이 여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사대혈군들 중 수장격인 그의 위세는 가히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무량은 웃을 뿐이다.

“하하. 기분은 이해하겠는데, 조심하시오. 안에 들어가서도 그럴까봐 걱정이 되는구려.”

“걱정해 주시니 고맙군요.”

가시 돋친 여인의 대답에 위무량은 묘한 눈빛을 보이며 말없이 방을 나가고 있었다.



- 내일 아침 대천부에 가라고 하셨습니까?

- 내일 귀한 손님이 오는데 차 시중을 들 아이 하나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지 않았느냐?

- 사부님? 그러면 적당한 아이 하나 보내면 될 일을.

- 멍청하긴! 대천부에는 시비가 없다더냐? 콕 짚어서 지목하지 않았을 뿐이지 너를 오라고 하는 거야.

- 대체 왜 저를?

- 수치스러울 것은 전혀 없다. 내일 구양위와 만날 그 늙은 괴물은 너의 차 시중을 받기에 충분한 능력과 위상을 지닌 자니까.

- 예? 늙은 괴물이라니요?

- 궁주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은 자야. 무림 식으로 배분을 따진다면 단연 최고의 배분이겠지.

- 궁주님 보다 나이가 훨씬 많을 정도라니? 그런데 대체 어떤 자입니까? 천무회 회주들 중 하나란 것까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 그가 몸담고 있는 세계에서는 사람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지.

- 예? 사람대우를 못 받다니요?

- 신(神)이니까.



“구양위라고 합니다. 원로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자, 앉으시죠.”

사마우와 함께 방에 들어서는 노인을 구양위는 직접 일어서서 맞이하고 있었다.

“처음 뵙겠소. 천무회 제 4회주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1-25 +4 22.11.24 5,514 66 13쪽
24 1-24 +4 22.11.24 5,620 71 12쪽
23 1-23 +4 22.11.24 5,762 67 11쪽
22 1-22 +5 22.11.24 5,613 72 5쪽
21 1-21 +4 22.11.24 5,878 70 6쪽
20 1-20 +4 22.11.23 6,203 74 11쪽
19 1-19 +5 22.11.23 5,883 76 9쪽
18 1-18 +4 22.11.23 5,872 70 11쪽
17 1-17 +5 22.11.23 6,094 76 8쪽
» 1-16 +4 22.11.23 6,252 78 7쪽
15 1-15 +5 22.11.22 6,656 80 9쪽
14 1-14 +5 22.11.22 6,906 79 13쪽
13 1-13 +5 22.11.22 7,184 75 9쪽
12 1-12 +5 22.11.21 7,699 80 8쪽
11 1-11 +6 22.11.21 8,753 88 12쪽
10 1-10 +5 22.11.20 8,964 102 9쪽
9 1- 9 +5 22.11.20 9,641 113 9쪽
8 1- 8 +5 22.11.20 11,285 120 14쪽
7 1- 7 +5 22.11.20 11,133 136 9쪽
6 1- 6 +5 22.11.20 11,275 130 8쪽
5 1- 5 +5 22.11.19 12,378 138 11쪽
4 1- 4 +5 22.11.19 12,805 136 7쪽
3 1- 3 +8 22.11.19 14,163 144 7쪽
2 1- 2 +9 22.11.19 16,738 156 8쪽
1 1- 1 +12 22.11.19 28,439 16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