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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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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631
추천수 :
7,855
글자수 :
731,965

작성
22.11.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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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73
추천
157
글자
8쪽

1- 2

DUMMY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요상한 곳입니다. 어머니.”

잘 정리된 무덤 앞, 올해 16세 된 소년 한 명이 무덤을 이리저리 쓰다듬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잘 나가는 대문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천하에서 가장 강한 문파였어요. 그런데 웃긴 게 뭔지 아세요?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요. 개파한 지 오백 년이 되었건만 천무신궁이란 곳이 있는 지도 모른다니까요.”

소년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향해 말하듯 무덤을 향해 연방 중얼거리는 모습이었다.

“더 웃긴 건 내 사부란 작자입니다. 당연히 천하제일인인 줄 알았습니다. 천하제일 문파의 수장이니까요. 그런데 아니에요. 사대천군(四大天君)이란 작자들이 있어요. 말 그대로 네 연놈들인데, 명목상 사부의 수하들이지만 말만 수하지 사부 머리 꼭대기에서 놀려고 하는 자들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며 정신이 좀 이상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소년은 무덤을 향해 실감나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사부가 나를 제자로 들인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사대천군, 바로 그들을 내가 상대해 달라는 거였어요. 내 사부조차 어쩌지 못하는 자들을 내가 어떻게 상대하느냐고요? 물론 방법은 있죠.”

소년의 눈이 번뜩였다.

“천무십관(天武十關)! 그것을 돌파하면 대천군(大天君)이란 칭호와 함께 어마어마한 힘을 보유하게 된다는군요. 개파조사가 남긴 경천동지할 무공은 물론이고 사부조차 두려워하는 사대천군들을 내 수하로 부릴 수가 있다고 하네요.”

갑자기 소년의 얼굴에 비웃음이 역력했다.

“그런데 이게 제일 웃기는 소립니다. 그 동안 수백 명의 기재들이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니, 죽어나간 곳이 천무십관이랍니다. 그런데 나 같은 둔재더러 어떻게 그곳을 통과하라고 하는 것인지, 하하하.”


* * *


범상치 않은 기도를 뿜어내는 3남 1녀.

그들의 복장에는 각기 다른 네 마리의 동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

천무신궁에서 사대천군(四大天君)이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이제 그만 그 애송이에 대한 신경을 꺼도 되는 거 아니오?”

“지금 그 아이의 수준은 어느 정도요?”

“한 달 전쯤에 흡천검(吸天劍)의 절반 정도를 수련중이란 보고가 올라왔어요.”

네 명 중 유일한 여인의 음성에 누군가 짜증 섞인 음성을 내뱉는다.

“지난 8년 동안 대체 우리가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소. 이 정도면 기재는커녕, 거의 둔재 수준 아니오? 그런 둔재 하나 때문에 그동안 전전긍긍했다니, 이거야 원.”

“정말 확실한 것이오? 그 동안의 관례조차 무시하고 궁주가 직접 제자로 삼은 아이가, 8년 동안 수련해서 고작 흡천검의 전반부를 간신히 익혔다는 것이?”

누군가의 물음에 여인이 자신 있게 대답한다.

“지난 8년간 수십 명이 동원돼, 단 하루도 빠짐없이 주작천부를 감쪽같이 속이면서 연극을 한 것이 아니라면, 확실합니다.”

“이거야 원, 도무지 알 수가 없군. 대체 궁주의 의도가 무엇인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평범한 아이를 제자로 맞았을 리가 없을 텐데.”

“궁주의 의도가 무엇이든 이제 나는 알 바가 아니오. 나는 더 이상 구양위란 아이에 대해 신경을 끌 테니 더 이상은 그 일로 나를 소집하지 마시오. 더 할 말이 없으면 이만 나는 나가보겠소.”

현무가 그려진 복장을 한 인물이 어디론가 사라지자 그 뒤를 이어 백호가 그려진 복장차림의 인물도 나가버렸다.

이제 남은 인물은 청룡이 그려진 복장의 사내와 주작이 그려진 복장의 여인이었다.

“서연아,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둘 만 남자 사내의 말투가 확 달라졌다.

“저 역시 두 분 천군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궁주의 의도가 무엇이든지 간에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지 않습니까?”

“확실한 사실이라면?”

“구양위란 아이는 절대로 천무십관(天武十關)을 돌파할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8년 동안 흡천검조차 깨우치지 못한 아이입니다. 그 정도 기간 동안 흡천검이 아니라, 소천무삼천검(小天武三天劍)을 모조리 깨우친 기재들조차 살아 돌아오지 못한 것이 천무십관입니다. 청룡천군께서도 더는 심려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여인도 나가버렸다.

하지만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청룡이 그려진 복장차림의 중년인은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단우군. 대체 당신의 속셈이?’


* * *


“여전히 별다른 기미는 안 보이나?”

“그렇습니다. 궁주님.”

“천군(天君)들의 동태는?”

“그들도 이제는 별 신경을 안 쓰는 눈치였습니다.”

단우군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자는 천무신궁의 총호법이다. 단우군의 최고 심복이자 단우군을 제외하면 천궁 내 최고의 고수였다.

천무신궁(天武神宮)이 아닌 ‘천궁(天宮)’에서 제 2의 고수란 뜻이다.

천무신궁은 일궁사부(一宮四府)로 구성되어 있다.

일궁(一宮)은 천궁을 뜻하며 사부(四府)는 사방천부(四方天府)를 뜻한다.

일궁 즉, 천궁의 수장이 단우군이고 사부, 즉 사방천부의 수장들 네 명이 사대천군들이다.

천무신궁은 사실상 일궁과 사부의 연합체라고 해도 무방했다. 사부가 일궁의 하부조직이 결코 아니란 소리다.

“하긴, 나도 이제 슬슬 지쳐가고 있는 마당에.”

악독하다고 표현해야 마땅할 심성조차 무시하고 데리고 온 천령지체의 신체.

하지만 지난 8년간 무공을 익히는 진도가 느려도 너무 느렸다.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그 아이의 재질 말이야.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숨겨진 재능 같은 것도 전혀 발견하지 못하겠던가?”

지난 8년간 사실상 구양위의 무공 사부는 총호법이었다.

“전혀요. 이런 말씀드리기는 민망하지만, 지난 8년간 제가 판단한 바로는 그 아이는 둔재에 가깝습니다. 매년 우리가 육성하는 백 여 명의 어린 기재들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할 겁니다.”

“휴. 알겠네. 아만 나가봐.”

홀로 남은 단우군의 인상이 한껏 찌푸려졌다.

‘정말 천령지체가 맞기는 하는 건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8년간 몇 번이나 확인해보았으니 천령지체가 맞긴 맞을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대단한 재능을 보이지 않으리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벌써 8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았는가.

‘하나를 가르치면 열까지 깨우치는 기재가 아니라, 열까지는 누군가 알려줘야 된다지만, 대체 그 열은 언제 채워지는 것인지.’

이 순간 천무신궁의 개파조사가 남긴 글들 중, 천령지체에 관한 몇 가지 글들이 단우군의 뇌리 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 천령지체의 기재는 처음에는 평범할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스로 각성을 하며 괴물이나 다름없는 재질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이 언제 올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올 것이다. 아무런 징후도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 아마도 사부님의 말씀을 들어 보건데, 천령지체의 기재가 각성을 하는 과정에는 육체적인 아픔이나 이상이 동반될 것이다. 내 사부님의 경우에는 며칠간 혼수상태에 빠지셨다고 한다. 후대의 궁주들은 이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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