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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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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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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43화

- 오랜만에 기억에서 꺼내 보는 사람들, 새롭네...


내방 문에 다가와 기대서더니 엄마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눈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 수진 누나 그리고 베아트리체...

- 수진이라면 성제 사촌이잖아, 제갈이 형 제우 씨 딸, 맞죠?


내방 가까이 마루바닥에 앉아서 펼쳐진 신문(新聞)보다 내 말에 관심 있어 하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 미국에서 학교 마치고 와서 사업해.

- 베아트리체라면 성제 큰어머니?

- 아버지가 짝사랑한 사람...


아버지가 무심한 듯 은근슬쩍 물었고 나는 엄마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던졌다.

아버지는 못 들은 척할 뿐 부인하지 않았다.

당시 어린 우리도 베아트리체가 천상계 여신처럼 보였는데 같은 나이 또래인

아버지 세대의 뭇 남성인들 심쿵하지 않았으리.


- 당신, 짝사랑했어?

- 짝사랑까지는 아니고 참 범접하기 힘든 아름다운 인물이다, 정도...

- 짝사랑 했구먼?


표독스러운 눈으로 엄마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 그 건 세속적인 표현이고...

- 그래서 우리들은 성제 큰엄마를 베아트리체라고 불렀어요,

아버지도 그런 뜻일걸?


내가 아버지 말에 힘을 실어줬다. 아버지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하긴 그 형님은 여자인 우리가 봐도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어,

근데 인생이 굴곡져, 기구하고 얄궂어...

- 왜?


내가 혹해서 물었다.


- 알잖아?

- 아니, 몰라.

- 살아 있으면 너랑 나이가 같을 거야, 아들이 연못에 빠져 죽었어.

- 사고로 죽은 건 알았는데, 연못에 빠져 죽었구나...

- 오매불망 기다리며 독수공방했건만, 성제 큰아버지는 오지는 않고, 알고 보니

딴 살림 차렸고, 그게 요 근래 들통난 거 같더라...


엄마는 측은지심이 들었다. 같은 여자의 입장이 되어 아버지를 쳐다봤다.

아버지도 같은 남자 입장이 되어 슬쩍 엄마의 눈길을 피했다. 다른 살은 탐내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 지킨다고 욕봅니다, 아버지...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 뭐? 성제 큰아버지가 바람피워? 보기엔 점잖더구만 학자풍이고...

- 그런 인간들이 호박씨를 잘까, 요렇게 황토색 짙은 마촌 오히려 순수하구...

- 수진이도 제수씨가 안 낳았을 걸...

- 네?!


아버지가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전기에 감전된 듯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수진 누나가 얼핏 우리 엄마 기업 쪽 운운하던 게 그래서 나왔구나... 나는 아버지 말에 놀라면서 수진 누나가 한 말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 그럼, 바람피운다는 그 대상이 수진 누나 엄마...

- 아냐, 새파랗게 젊어... 그렇게라도 됐으면 비극적인 순애보라고 동정표라도 얻지, 여자를 욕망의 대상으로 보면 안 돼, 특히 몽대...

- 아냐, 난 안 그래, 왜 불똥이 나한테 떨어져...


엄마가 괜히 화가 났는지 나에게 분풀이를 했다.


- 말이 옆길로 새잖아?


묵묵히 듣고 있던 선의가 짜증이 나 한마디 톡 쏘았다.


- 아 참, 수진이가 왜?

- 같이 밥 먹자고, 우리 다 같이...


내가 엄마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 그래? 괜찮을까?

- 괜찮지, 뭐 어떨까...


아버지가 엄마 말 떨어지자 바로 되받아쳤다.


- 당신이야 베아트리체라 했나? 성제 큰엄마 보니까 좋겠지.

- 이유는?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던 선의가 말이 또 옆길로 샐까 봐 나섰다.


- 그냥, 내가 교수가 됐으니까, 축하한다는 뜻에서 우리 가족이랑 같이

밥을 먹고 싶대, 같은 동네 산 이웃사촌이었으니까. 할머니가...

- 할머니?


선의가 할머니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다.


- 응... 할머니 맞잖아, 엄마가 형님이라 하니까, 나도 어머니라고 하고, 베아트리체도 나보고 아들이라 하고...


엄마 눈치를 보면서 은근슬쩍 넘어갔다. 덜떨어진 아들이지만 엄마는 그 아들에 목숨을 걸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 니 보면 죽은 아들 생각나겠지...

- 재단 나한테 넘긴대...

- 뭐?!


엄마, 아버지 동시에 놀라고 선의도 핸드폰 게임을 중지하고 나를 쳐다봤다.


- 아들이니까...

- 호적 파서 글로 갔어?


엄마가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 하는 표정을 지었다.


- 아니, 설명하면 복잡해...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할게, 어쩔래요? 그냥 화기애애하게 같이 밥 먹어도 되잖아...

- 나쁠 건 없지, 엄만 우리랑 성제집이랑 등지고 원수로 있는데 혹 성제 큰엄마에게 피해를 줄까 봐...


아버지가 엄마 심정을 대변했다.


- 갈라섰대요, 성제집이랑, 벌써.

- 정말?


내 말에 엄마의 반응이 빨랐다.


- 언제부터 날 부르려고 했대요... 너무 늦었다고, 성제 일로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왜 큰어머니하고 수진 누나가 사과하고 미안해하냐, 성제가 해야지, 미안해하지 말아라고 했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들하자, 좋다... 의남매(義男妹), 의형제(義兄弟) 그런 거 있잖아요...

- 잘했다.


엄마가 흔쾌히 쿨하게 따지지 않고 넘어갔다. 베아트리체와 수진 누나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한몫한 거 같았다.


- 잘했죠? 그럼 그렇지 곽세린이 누구냐, 천하의 곽세린 통 하나는 역대급이지.

- 몇 시에 오래?


궁금한지 아버지가 달았다.


- 염불이야, 잿밥이야?

- 어허 예민하게, 천하의 곽세린도 긴장하냐?

- 베아트리체는 버거워...


아버지의 농담이지만 엄마는 살짝 신경이 쓰였다.

같은 여자인 엄마가 신경이 쓰일 정도니까 베아트리체의 자체 발광 아우라는

범접지 못하는 뭔가 있는 게 틀림이 없었다.


- 오늘 저녁 6시, 큰엄마 자택에서...

- 이시유가 갑자기 등장하는 이유가 뭐야?


자기 아버지 바람기가 늘 거슬려서 그런지 선의는 묘령의 여자 이시하라 유우가 이

시점에 왜 갑자기 등장하는지 이유가 궁금했다.


- 프로젝트 땜에...

- 프로젝트?


선의는 호기심이 발동하는지 그 큰 눈을 반짝였다. 내 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저

큰 눈이 얼굴 반을 덮네, 저 영롱한 눈에 눈물을 더 이상 흘리지 않게 해야 하는데...

아빠로서 자격지심(自激之心)이 들었다.


- 겸임이라도 주면 언감생심 열심히 해야지 하고 면담을 했는데, 수진 누나가 전강

(專講)을 하래, 나는 실력 안 된다, 겸임이라도 주면 감지덕지하겠다 그러니까...

- 니가 왜 못해? 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디스야?

- 할머니, 실력 안 돼.

- 그래?


엄마는 손녀 조선의 말에 바로 수긍했다.


- 큰어머니는 한술 더 떠 학교도 니가 맡아라, 그러시더라구, 나는 무슨 소리 하느냐,

못할 것도 없지만, 겸손하게 극구 손사래 쳤지.

- 맞아, 니가 왜 못해, 그보다 더 큰 거도 할 수 있어.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들 할래, 말래? 하면서 난 널 갈망하듯 아들이었으면 하는

데 넌 친모, 여기 있는 곽세린을 갈구하듯 내 엄마다, 하는구나, 부럽다, 모자(母子)

간의 천륜(天倫)을 손톱만큼도 스크래치를 내고 싶지 않다, 다만 내게도 눈길 한 번

다오, 그러시더라고 그런데 거기서 내가 매몰차게, 싫어요, 할 수 없잖아요. 알겠습

니다 했지, 또 운다...


엄마는 약간 과장 섞인 내 말에 감동해 울컥하는지 또 눈물을 훔쳤다.


- MSG 적당히 쳐라, 맞는다.


선의가 냉소를 흘리며 찬물을 끼얹었다.


- 아니야, 진짜라니까, 가면 물어봐.

- 이시유는 언제 나와? 왜 말이 길어? 신파극 해?

- 지금 나와, 성질 하나는 딱 지 할매야...

- 당근이지, 누구 손년데.

- 할머니 손녀.

- 나는?


아버지가 가만히 있을 리가 있나, 손녀라면 달이라도 따줄 텐데...


- 할아버지 손녀지~ 아 유치해, 내가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 아 그러세요, 뽀뽀 한 번 해주실랍니까, 선의 공주마마?


내가 입술을 내밀었다. 선의는 답답한지 가슴을 치며, 주먹을 들고 죽을래 하는 표정

으로 자기 입술을 깨물었다. 앗 뜨거라 싶었다. 선의가 잘하지 않지만 자기 입술을

깨물 땐 조심해야 했다. 어떤 식으로든 내게 분탕(焚蕩) 짓을 했기 때문이다.


- 그때, 누가 찾아왔어.

- 이시유야?


좀체 흥분 안 하는 내 딸 선의가 대뜸 물었다.


- 응, 이시유가 이 남자가 왜 여기 있어요? 하니까, 수진 누나가 내 동생이다, 큰엄마

는 내 아들이다. 프로젝트 참여하겠네, 이시유가 말하니까, 누나하고 큰엄마가 그렇

다. 이미 깊숙이 개입해 있다. 내가 아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다, 말하려는 데

...

- 또 조급증(躁急症), 가만 못 있고, 좀 처연히 있으면 안 되냐? 항상 촐랑거려서 망쳐...


엄마가 니 성질 어데 가냐는 듯이 핀잔을 줬다.


- 그래서?


선의가 짜증이 났다. 눈꼬리가 올라갔다. 저 큰 눈에 쌍심지를 켜니까

섬뜩했다. 그러나 우주를 담은 눈은 한없이 맑았다.


- 큰엄마는 한술 더 떠 앞으로 이 프로젝트 전체 그림은 내 아들이 그릴 거다,

이러네... 난 속으로 건물 설계를 나한테 맡기려나, 난 사학이 전공인데,

실 겁이 나더라고...

- 무식한... 그림 그린다는 게 건물 설계 말하냐? 말의 맥락을 좀 살펴, 운영을 맡기

겠다는 그런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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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5 31 3 9쪽
4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1 3 9쪽
»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3 3 9쪽
4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1 3 9쪽
4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4 3 9쪽
4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2 33 3 9쪽
3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2 3 9쪽
3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5 3 9쪽
3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6 3 9쪽
3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2 3 9쪽
3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9 32 3 9쪽
3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3 3 9쪽
3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4 4 9쪽
3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6 4 9쪽
3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7 40 6 9쪽
3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7 5 9쪽
2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4 3 9쪽
2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6 4 9쪽
2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0 4 9쪽
2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36 5 9쪽
2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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