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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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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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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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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41화

엄마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숙모에게 당신의 아들 잘 돌봐줬다고 잉어즙과 자연산 장어 조림 두 박스를 보냈다. 작은아버지 꼬치 내놓은 돌 사진과 함께... 내가 궁금해하자 숙모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허겁지겁 허둥대며 엄마가 보낸 박스를 치웠다. 숙모가 그렇게 당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처음 봤다. 얼음 캐릭터 숙모가 얼굴까지 붉히며...


- 몽...


양치질하고 있다가 화들짝 놀란 나는 양치질 거품을 삼키고 말았다. 돌아보니 스에마쓰 아야코였다.

웃통을 벗고 양치질을 한 뒤 세수하려고 했는데 아야코의 차가운 손이 벗은 내 등짝을 살짝 터치한 거였다. 나는 부끄러워 몸을 사렸다.


- 괜찮아, 머리?

- 응, 망치로 내려쳐도 끄떡없을 것 같아, 헤... 어, 왔어?


내가 손을 어설프게 들었다. 유리나와 미나미도 나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 유리나와 미나미(みなみ)도 구면(舊面)이다. 혼다 유리나(本田 友梨奈)는 쥰페이가 짝사랑한 주인공이고, 사카모토 미나미(坂本 南)는 아야코, 유리나와 절친이다. 그녀 셋을 묶어 가쿠슈인 삼총사라고 부른다. 가쿠슈인에서만 그렇다. 실제는 카이세이 영재중학교 출신까지 더하면 절친이 열댓은 넘는다. 혼다 유리나에게 쥰페이 편지를 내가 전해줬는데 그때는 유리나가 내가 넣어준 것인 줄 몰랐다. 뒤에 서로 알고 나서 내가 말했다. 유리나가 눈을 밑으로 줬을 때 가방에 슬쩍 넣었다고...


- 신발 끈 풀렸네...

- 어디...


나는 그 말을 던지고 지나갔고, 유리나는 운동화를 쳐다봤다. 운동화 끈이 풀리지 않은 것을 알고는 내 등에 대고 별 시답지 않은 인간이 다 있네, 했을 것이다.

어이, 유리나 나 몽인데, 이 편지 쥰페이가 주더라... 어이그 난 못해, 닭살 돋은 거 봐... 그런 숫기가 없어 택한 유치한 방법이었다. 나름 끙끙 머리를 짜낸 고육지책으로 유리나 가방에 몰래 편지를 넣었던 거였다.

나는 벗어놓은 병원복 상의를 서둘러 입었다.


- 어떻게 셋이...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 절친.


유리나가 말했다.


- 둘은 알겠는데...

- 본래 셋이야.


내 물음에 미나미가 말했다.


- 우린 따로 똑같이야, 늘 똑같이고 싶은데... 이 분이 웬칸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

아서 단독 플레이를 많이 하지.


유리나가 아야코를 가리키며 삼총사임을 강조했다.


- 나 빼놓고 너희들은 아는 사이네? 흥, 치...


아야코가 일부러 섭섭한 듯 말했다.


- 옆에 있어야 자초지종 말을 하지요~

- 우리도 얼굴 익힌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유리나 말에 미나미가 거들었다.


- 그대가 사족을 못 쓰는 님이 몽인 줄 우리가 어찌 아오리까~


미나미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아야코를 놀렸다.


- 쥰페이는?

- 금방 들어올 거야, 조깅...


유리나가 물었고 내가 대답했다.


- 학교 안 갔어?


말 떨어지자마자 쥰페이가 이온 음료를 마시며 들어오며 물었다.

몸에 딱 붙은 조깅복이 땀에 젖어 있어 식스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자슥 죽이는데... 일본 하이틴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 같았다.

유리나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 대표로 왔어.

- 남 고등은 다 갔다는데 왜 여 고등은 면회 안 가느냐고 급우들이 난리가 났어, 급우의 귀한 생명을 구해줬는데 가쿠슈인의 도리가 아니잖느냐고, 몰려나갈 판이었어.


미나미의 간단한 대답에 유리나가 차분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 염불보다 잿밥이겠지...


미나미가 시니컬하게 툭 던졌다.


- 학교 오면 자연 보게 될 텐데 조금만 참아라, 나하고 다니는 남자가 너희들이 보고

싶어 하는 그 사람이니 그때 인사들 하면 되잖아, 지금은 안정을 취하게 그냥 두자

애들아 그래 줄래? 하고 부탁을 했지...


아야코가 찬찬히 설명했다. ‘나하고 다니는 남자가 내 남친이다’라고 아야코가 강조

한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 선생님이 우리가 여 고등과 대표로 가서 쾌유를 빌어달라고 했어.

- 왜 그래, 쪽팔리게, 가보니까 어디로 사라지고 없더라고 그래. 이런 거 싫어, 정말 싫어. 내가 한 게 뭐 대단하다고...


유리나의 말을 듣자 숫기 없는 나는 기겁을 했다.


- 너가 구한 사람이 대단한 존재지...


미나미의 건조한 대답에 분위기가 살짝 내려앉았다.


- 아야코 너 때문에 사람 하나 잡을 줄 몰라, 아니 둘을...

- 무슨 소리니?


살짝 다운된 분위기를 감지해서 그런지 유리나가 뜬금없이 내뱉었다.

아야코가 귀를 쫑긋하며 물었다.


- 쥰페이가 날 더러 너처럼 떨어지래, 그러면 몽처럼 뛰어올라 나를 구한대.

- 괜찮지, 내 아이디어?


유리나가 뚱하게 말했지만 쥰페이는 반대로 호기로웠다.


- 이유는?

- 추락천사(墜落天使)래.


아야코 물음에 유리나가 드라이하게 답했다.


- 떨어지는 날 잡는다고 해서 우리 사랑 영원할 거라 확신할 수 없고 그런 이벤트를 벌이지 않았다고 해서 영원히 함께 안 한다고 할 수 없다고 여러 번 말해도 저렇게 막무가내야.

-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그 이벤트 때문이야?

- 응...


이틀을 코마 상태라서 나는 전후 사정을 몰랐다. 그런 뜻에서 물었다.

유리나가 쥰페이의 결의에 찬 각오가 반드시 실천에 옮길 거라는 확신이 드는지 불안해했다.


- 쥰페이, 위험해, 하지 마...

- 무모해...


미나미가 내 말을 이었다.


- 가쿠슈인의 전통을 만드는 거지.


쥰페이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다. 목소리가 그랬다.


- 아야코가 기름을 붓고 쥰페이가 불을 붙인 거지.


미나미 말은 이미 던져진 주사위라는 것 같았다.


- 몽이랑 아야코가 전통을 넘어 전설을 만든 거지.


내가 받은 솔직한 느낌은 유리나도 아야코처럼 떨어지고 싶었다. 그렇지만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말투에 그런 게 느껴졌다.


- 문화가 될 거야.


끝났다. 더 이상 흔들림은 없다. 실천하는 것만 남았다.

그것도 곧, 쥰페이의 확고한 의지가 말에서 느껴졌다.


- 엉뚱한 놈...


나도 모르게 툭 뱉은 말이다.


- 몽, 더 가져갈 게 있어?


어느새 아야코가 내 짐을 다 쌌다. 의사 선생님이 오늘 언제든지 퇴원해도 좋다고 했었다.


- 나 둬, 내가 할게, 지저분한데, 냄새 나...


스에마쓰 아야코이구나, 조몽대구나, 서로 안면을 트고 만난 지가 만 이틀도 지나지 않았는데 십년지기 연인처럼 서로 다정다감(多情多感)했다. 내가 아야코의 섬섬옥수(纖纖玉手)에 나의 쿰쿰함이 슴배일까 봐 짐가방을 빼앗았다. 친구들은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보기 좋은데 하는, 미묘한 감정의 떨림이 얼굴에 나타났다.


- 딩디디디디디딩, 딩디디디디디딩.


아야코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 여보세요?

- 나야?

- 어, 유우...

- 얼굴 보기 힘들다?

- 계속 그럴 거다.

- 그말 뭐니?

- 남친하고 다녀야 하니까...

- 뭐어, 남친?


마지막 짐을 정리해 여행용 가방에 넣는데 아야코가 친구에게

스스럼없이 나를 남친이라 칭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돌려서 아야코를 바라봤

다. 아야코도 나를 쳐다봤다. 미소와 함께 아주 살짝 눈을 깜빡였다. 저게 아마 윙크

지? 아닌가? 헷가릴 정도로... 아야코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환희에 찬 듯 들떠있었

다. 한참 뒤에 친구들이 그때 받았던 느낌을 말했다. 스에마쓰 아야코가 저런 흐뭇한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냐 하고, 너무 해맑고 따뜻하고 행복에 겨운 모습을...


- 야, 아몽!~ 아몽!


한 참 옛 추억을 반추(反芻)하며 꿈속에서 재밌는데 내 딸 조선의의 고함치는

소리에 억지로 깼다.


- 야, 아몽? 아몽은 뭐야?

- 그런 게 있어.

- 아빠 몽대? 아몽... 헤... 그거 좋은데, 그래도 니가 이 집에서 나 보다

서열이 높다고 아빠보고 야가 뭐냐?

- 그런 뜻 아냐.

- 그럼 뭔데?

- 아큐 몽대...

- 아큐 몽대? 아빠 이름에 큐자가 있어?

- 무식하기는, 아큐... 아무개, 별 볼 일 없는, 발에 차이는 돌멩이 같은 존재...

- 루쉰의 아Q 정전의 아큐?

- 응...


선의의 바람 빠진 대답은 정말로 나를 ‘아Q 정전’의 아Q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인 걸 나는 안다. 아빠 몽대를 줄여 아몽이라고 부르는 뜻이라는 것을 말하기가 쑥스러울 뿐...


- 하긴, 그럼, 넌?

- 피로 엮지 마, 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어...

- 예수님이야?

- 넌 여자가 몇이야?


선의가 대답이 궁색 하자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렸다.


- 너하고 엄마 즉 그러니까 니 할머니, 둘...

- 가족 말고.

- 없어... 네버...

- 이실직고해라, 다 알아...

- 아, 진짜 남들이 들으면 내가 여자 때문에 죽고 못 사는 줄 알겠다,

결백해, 진짜야.


안 보면 무조건 오리발이 최고다.


- 민교 언니는?

- 민교는 고모잖아, 니도 그렇게 불렀고... 아는 후배, 친구 동생 등등 따지면 여자야 많지... 니가 물은 이유는 그게 아니잖아?


어쭈, 이런 식으로 머리를 굴린다 이거지, 하는 표정으로 선의가 나를 노려봤다.


- 고몬데 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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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30 28 3 9쪽
4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9 28 3 9쪽
4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8 27 3 9쪽
4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7 32 3 9쪽
4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6 32 2 9쪽
4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5 31 3 9쪽
4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2 3 9쪽
4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3 3 9쪽
4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1 3 9쪽
»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5 3 9쪽
4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2 33 3 9쪽
3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3 3 9쪽
3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5 3 9쪽
3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6 3 9쪽
3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2 3 9쪽
3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9 32 3 9쪽
3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3 3 9쪽
3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4 4 9쪽
3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7 4 9쪽
3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7 40 6 9쪽
3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7 5 9쪽
2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3 9쪽
2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6 4 9쪽
2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0 4 9쪽
2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36 5 9쪽
2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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