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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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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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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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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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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31화

내가 생각하기엔 아닌 것 같은데 엄마 말은 아버지와 긴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낭만적인 밤을 새우고 싶어서 모텔에 들어갔다고 했다. 믿기는 좀 어렵지마는 엄마의 직설적인 성격에 비춰 보면 일리가 있긴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덮쳐서 엄마는 침대 옆에 있는 전화기로 아버지 머리를 내려쳤고 머리가 터져 피가 줄줄 흘렀다고 했다. 엄마는 당황해 피가 흐르는 아버지 머리를 두루마리 휴지로 감쌌고 아버지는 피가 옷에 묻으면 안 되니까 엄마보고 옷을 벗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도 단벌이라 옷을 벗어야 한다, 우리 공평하게 벗자 당신도 옷에 피가 묻으면 안 되잖아 벗어라 같이 벗자... 사실 그 말은 일방적으로 여자가 불리한 말인데 엄마가 순진한 것도 있지만 당황도 했고, 겁도 났고, 졸업 파티를 위해 큰돈 주고 산 옷이라 피를 묻히기에 그랬다. 특히 외박하고 나타난 딸의 옷에 피가 묻어 있으면 할머니가 가만두지 않을 건 뻔하고... 할 수 없어 벗을 수밖에 없었다. 겉옷을 벗고 속옷만 입은 상태로 두루마리 휴지와 욕실에 걸린 수건으로 피를 닦고 감싸고 하면서 서로 피부가 몸에 닿고 전류가 흐르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일심동체가 되었다고 했다. 격렬한 정사를 끝내고 나니 아버지 머리에서 흘린 피로 두 분은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두 분은 욕실에서 서로 몸을 씻어 주고 닦아주며 정이 들었고 아버지는 대뜸 엄마에게 결혼하자고 했고 엄마는 따귀를 올리는 대신 할머니가 못이 귀에 박히도록 외쳤던 말이 생각났다고 했다. 다른 건 마음대로 해도 좋다. 단 남의 살을 탐하지 마라, 이 약속만 지켜주면 결혼하겠다고 했다. 아버지도 흔쾌히 약속했고 보름 만에 식을 올렸다. 양가 부모들도 사위와 며느리를 보자마자 승낙했다고 했다. 딴 이유는 없고 하룻밤 만리장성을 미리 쌓았다는 말에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그랬다. 볼짱 다 봤는데 밀고 당기고 할 건덕지가 없었다고 했다. 사람만 놓고 봐도 가무잡잡한 피부에 훤칠한 키라 반대할 딸 부모가 어디 있냐고 했다. 친할머니는 시원시원하며 살가운 엄마 성격에 뽀얀 피부, 볼륨 있는 건강미, 무엇보다도 함지박만 한 궁둥이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떡두꺼비 같은 니가 태어났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그때 서면시장 관리인이라고 했다. 백악관 기도는 알바라고 했다. 나는 그랬다. 그게 조폭이지 뭐냐고...

엄마는 나 낳고 돌 지나기 전까지도 아버지가 서면시장 관리실 직원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세상 물정을 몰랐다.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금이야 옥이야 받들고 키웠다고 했다. 엄마가 원하는 건 거의 다 들어 주셨다고 했다. 세수나 목욕할 때 말고는 손에 물을 묻히지 않았다고 했다. 거침도 없었고 방해받을 일도 없었고 고개 숙일 일도 없었다. 그늘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자랐고 고민이 뭔 줄 몰랐고 고통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곱게 자라난 한 떨기 목련이었고 순진무구 그 자체였다.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일찍 홀로 된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하직해 과부가 된 친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그랬다. 증조할머니가 당신은 과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증조할아버지, 즉 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일제와 싸우기 위해 독립군으로 나가 아직 안돌아 왔을 뿐이지 죽은 게 아니다, 그래서 과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누가 과부 할매라고 하면 머리 뜯고 싸웠다고 했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초근목피(草根木皮)의 어려운 형편이라 일찍 주먹세계로 뛰어들었다.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며 부산 최고의 조직 세븐스타 행동대원으로 산전수전을 겪었다. 20대 초반에 세븐스타에서 분가한 서면파 행동대장이 되었고 작은아버지는 일본 야쿠자에 스카웃 되어 갔다.


- 아버지, 서면파 보스였어요?

- 아니

- 부두목이었어요?

- 아니

- 그럼 뭐였어요? 친구들이 물어요?

- 서면파라는 것은 없다, 그건 경찰이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다.,. 서면시장 번영회

관리부장, 그렇죠 관리부장님? 큭


아버지 대신 엄마가 설명했다. 아버지는 있은 사실을 부인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지도 않았다. 오히려 전직 조폭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했고

입에 올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정당인이 된 것도 동향 파악한다며 시도 때도 없

이 찾아오는 경찰이 귀찮게 해서였다. 정당인이 됐다 해서 경찰이 딱 발을 끊은 것은 아니지만 찾아오는 횟수는 훨씬 적었다. 성제 아버지는 그걸 자기 치적(治績)처럼 형, 내 덕인 줄 알아 하고 공치사했고 아버지도 좋은 게 좋다고 그래, 그래 하셨다고 했다. 따지면 집권당의 정당인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했는데도 말이다. 성제 아버지 보다 두 살 많은 성제 큰아버지가 아버지 원래 동네 꼬치 친구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너나 집 없이 왕래하며 잘 지냈는데 서울에서 중, 고, 대학 졸업하고 미국 유학 가서 박사학위 받고 목사가 되어서 재단의 대학교 총장이 돼 만났을 때는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고 했다. 어쩌다 만나도 아버지를 학부모 대하듯 했다고 했다. 오히려 예비군 훈련장에서 같이 짤짤이하고, 술 먹고 노상 방뇨하고, 어깨동무해서 멸공의 횃불을 부르며 어울렸던 성제 아버지가 인간미가 있었고 형, 동생하며 스스럼없이 지냈다고 했다. 성제 아버지는 처음에 성경과 찬송가 등 성서에 관련된 책과 학교 교재를 출판하는 출판사와 교회의 물품 등 교회와 관련된 기구를 제작하는 작은 공장을 운영했다. 공급처가 학교 재단이고 영향을 미치는 교단이라 경쟁자도 없어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어 금방 부를 축적했다. 거기에다 일정한 지분이 있는 막강한 재단이 뒤에 받치고 있으니 슬슬 권력욕이 치밀었다. 권력의 정점은 아니라도 그 중심부에 있었던 성제 할아버지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전횡(專橫)을 보고 자랐던 지라 권력의 달콤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성제 아버지가 여자가 술 따르는 술집에 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상의하자 아버지는 니가 판단해서 알아서 정치판에 뛰어들면 도와는 주겠다고 약속했다. 성제 아버지는 아버지 말을 믿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아버지가 장군 출신 정치인 보디가드 겸 운전수를 조금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연줄로 여당 거물을 성제 아버지에게 소개한 것이 인연이 되었고 엄청난 정당 후원금과 정치 자금을 갖다 바쳐 공천을 따냈다고 했다. 당시는 비일비재한 일이고 관례라고 했다.

그땐 성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죽어서 없었고 성제의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재단의 실권을 잡고 있었다. 성제의 큰아버지 내외는 성제 아버지가 정치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성제 할아버지가 정치하다가 부정부패한 건 사실이긴 하였지만, 부정부패 혐의로 옥고를 치러 온 집안이 곤욕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금융계의 큰 손 성제 큰어머니 친정이 큰 힘이 되어 적당히 감옥 살고 새 발의 피 정도의 벌금과 추징금으로 끝을 내 그 많은 재산을 지킬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때는 신군부 세력과 연줄이 닿으면 오히려 먼지 털듯이 털리는 시대였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거물이 민주화 역사의 등에 칼을 꽂고 추종 세력을 이끌고 여당으로 들어가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신군부 세력을 등에 업은 자가 차기 대권후보로 결정 난 거물과 미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기자 회견할 때 뇌까린 말이 화근이 되었다. 자기는 거물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동행했다고... 뒤에 거물이 대권을 잡자 신군부 세력은 탈탈 털렸고 입이 보살인 그자는 부정부패로 치부한 것이 발각되어 쇠고랑 차고 감옥 가서는 개과천선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고 했다. 신군부 세력 덕으로 졸부가 된 성제 할아버지도 당연히 발가벗겨져 일부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그 거물의 아들에게 뇌물로 상납한 게 가상히 여겨져 살아남았다. 사회적으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거물 아들의 요구에 당시 성제 할아버지가 국회의장이었는데 기자 회견하면서 그 자리를 사퇴함과 동시에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집 안의 큰 위기를 겪은 성제 큰아버지 내외는 정치 말만 나오면 과민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성제 할아버지의 후광 덕으로 성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믿고 있었다. 그 스토리엔 아버지이 이름이 오르내려야 정설인데 성제 아버지도 그런 스토리가 마음에 안 드는지 입 밖에 내지도 않았고 금기시했다. 아버지도 가슴속에 묻고 판도라 상자에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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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9 28 3 9쪽
4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8 27 3 9쪽
4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7 31 3 9쪽
4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6 32 2 9쪽
4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5 31 3 9쪽
4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1 3 9쪽
4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4 32 3 9쪽
4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1 3 9쪽
4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3 34 3 9쪽
4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2 33 3 9쪽
3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2 3 9쪽
3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1 35 3 9쪽
3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6 3 9쪽
3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20 32 3 9쪽
3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9 32 3 9쪽
3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3 3 9쪽
3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4 4 9쪽
3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8 36 4 9쪽
»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7 40 6 9쪽
3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7 5 9쪽
2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5 5 9쪽
2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4 3 9쪽
2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8 5 9쪽
2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6 36 4 9쪽
2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0 4 9쪽
2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36 5 9쪽
2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5 4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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