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신의 마왕성 부흥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7.26 20:27
최근연재일 :
2021.08.27 16:33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501
추천수 :
141
글자수 :
146,227

작성
21.08.27 16:33
조회
70
추천
2
글자
11쪽

마왕 격퇴(4)

DUMMY

"역시 그렇군. 이게 멋대로 내 이름을 바꿔버리려 하더군. 실패하기는 했지만 말이지. 그래서 괘씸하기는 하지만 이걸 그대로 없애버리기도 뭐하잖아? 이게 없으면 마왕령이 망한다며? 그래서 일단 잡아왔지."


반 강제로 계승되는 안드로말리우스의 이름을 어떻게 거부한 것인지도 궁금하고, 대체 무슨 수로 저 이름이라는 것을 붙들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했지만 역시 파이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마왕령의 안위. 그렇기에 그녀는 자잘한 의문은 제쳐두고 안드로말리우스의 이름이 사라져버리면 일어날 일에 대해 고심하기 시작했다.


"이, 일단은 잘 하셨어요. 주인을 잃은 이름은 잠깐이지만 사라졌을 거고, 그렇게 되었다면 안드로말리우스 마왕령은 죽음의 땅이 되었겠죠. 그리고 그곳에 사는 죄없는 주민들도...모두 죽었을 테구요."


안드로말리우스 마왕령에는 이전에 자신의 마왕령에서 살던 주민들도 일부 존재한다. 그 수가 많지는 않고, 이미 자신을 떠나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그들이 모두 죽게 되었다면 굉장히 상심이 컸을 파이몬이었기에 그녀는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칼로스님이 그 이름을 이어받지 않는다면 마땅히 이어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데..."

"루이스는 어떻습니까?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 영감이라면, 힘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더라도 마왕의 이름에 걸맞는 혼의 격 정도는 턱걸이로나마 지니고 있겠죠."


입을 연 것은 의외의 인물. 바로 단탈리안이었다.


"...무슨 생각이죠? 단탈리안."

"하하...무슨 생각이냐뇨?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별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항복입니다 항복. 전면 항복이요. 시키는 말은 뭐든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일도 모조리 변상하지요."


안드로말리우스가 패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부터 살아남기 위한 수를 계속해서 모색하던 단탈리안이다. 하지만 자신이 무슨 수를 떠올려봤자 저 칼로스 던브레이커라는 인간이 보여준 경이로운 힘을 돌파해낼 수단은 되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가 선택한 수단은 굴복. 저 약해 빠진 파이몬에게 굴복이라니 그야말로 속이 뒤집어지고 열불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우선 살아남아야 할 때였다.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응? 근데 잠깐만. 저 녀석이 항복을 왜 해? 그리고 이제 와서 루이스를 남처럼 부르는 이유가 뭐지? 루이스는 저녀석 아니었나?"

"네?"

"어?"

"응?"


뜬금없는 칼로스의 말에 순간적으로 사고가 정지된 파이몬. 잠깐 멍한 표정으로 생각을 정리하던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서, 설마 칼로스님. 지금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계세요?"

"어...그냥 사소한 일로 다투던 거 아니었어? 뭐, 난 또 루이스 영감이 꽁쳐뒀던 젊음의 비약이라도 마셔서 회춘하는 바람에 다투는 줄...알았는데."

"네, 네에!?"


사실 단탈리안과 루이스는 누가 봐도 다른 사람이기는 하지만, 칼로스는 조율자의 눈으로 인해 영혼의 색을 볼 수 있기에 단탈리안과 그가 지금까지 루이스라 알고 있었던 인물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기에 벌어진 오해였다.


"그, 그럼 지금 그렇게 사소한 일로 이런 깽판을 쳐놓으신 거라구요?"

"아니 뭐...시비는 그 괴물놈이 먼저 걸었으니까."

"허......"


뭐라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심란해 보이는 파이몬의 모습에 놀랍게도 칼로스는 이미 몇천년도 전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죄책감 비스무리한 감정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 싹트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입을 다물었다.


'이상하군. 저 녀석을 상대하고 있으면 이미 진작에 잊었던 감정들이...자꾸만 되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칼로스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한숨을 한번 내쉰 파이몬은 평정을 되찾고는 지금까지의 자초지종에 대해 칼로스에게 설명해주었고, 얘기를 끝까지 들은 칼로스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좋아. 완벽하게 이해했어. 그러니까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은 루이스 영감이 아니라 그 껍데기를 빌렸을 뿐인 단탈리안이라는 놈이고, 내가 족친 놈은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침략자가 맞다 이거지?"

"...결과적으로는 맞네요."

"그럼 내가 딱히 잘못한 건 없는...아 그래. 조금 과잉진압이었던 건 인정하지.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뻔뻔한 소리를 지껄이려던 칼로스는 자신을 향해 오묘하기 그지없는 시선을 보내는 파이몬을 보고는 손사래를 치고는 화제를 돌렸다.


"아무튼간에, 그러니까 이 녀석이 감히 겁도 없이 이 나를 속여먹고 있었다 그거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단탈리안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칼로스.


"뭐, 뭡니까. 전 이미 항복했습니다. 설마 싸울 의지도 없는 사람을 공격하진 않...크허억!"


단탈리안은 칼로스를 향해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칼로스의 왼손이 용서 없이 단탈리안의 잘생긴 얼굴을 후려갈렸고, 단탈리안은 얼굴이 엉망으로 일그러지며 반대편의 벽까지 날아가버렸다.


"크, 커헉...!"

"난 말이야.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나를 속여먹으려는 녀석이 싫단 말이지. 게다가 약한 주제에 기만과 거짓으로 세를 불리는 녀석은 더더욱 싫어."


그야말로 단탈리안을 저격하는 것 같은 칼로스의 싸늘한 말. 그 말에 단탈리안은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화가 난다고 해서 화를 낼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하, 하하하...미안합니다. 거짓을 고한 것은 사죄드리죠. 그래도 저와 함께하는 것은 당신에게도 나쁘지 않...쿠헉!"


뭐라고 칼로스를 설득하려던 단탈리안이었지만, 단탈리안에게 다가온 칼로스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기라도 하는 듯이 그를 무시하며 그의 안면에 발로 차버렸다.


"크허, 자, 잠...커헉!"


그 뒤로 줄곧 말없이 단탈리안을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패기 시작하는 칼로스. 자신을 살려둘 이유를 수십 가지는 읊을 준비를 해둔 단탈리안이었지만, 이렇게 문답무용으로 얻어맞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주, 죽는다...!'


사실 처음 맞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적당히 패고 끝내겠거니 싶었지만, 갈수록 폭력의 강도는 강해져만 갔고, 아무리 마왕의 육체라지만 더 이상 얻어 맞다가는 진짜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단탈리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그만...사, 살려..."


단탈리안의 잘생겼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버렸고, 이빨은 모조리 부러져 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칼로스의 다리를 힘겹게 붙잡는 단탈리안.


"흠. 이제 좀 봐줄 만 하군. 넌 굴복한다는 놈이 대가리를 너무 빳빳이 세우고 있었어."


고작 그런 이유로 사람을 이렇게까지 팬단 말인가. 단탈리안은 등골에 소름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감히 칼로스를 올려다보지도 못한 채 바닥에 얼굴을 박고 있을 뿐이었다.


"저, 저기..."


그리고 칼로스가 단탈리안을 패기 시작할 때부터 그를 말리고는 싶었지만, 저런 상태가 된 칼로스의 근처에 갔다가는 괜히 피를 볼 수 있다는 정령들의 만류 때문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던 파이몬이 입을 열었다.


"응? 뭔데? 너도 같이 할래? 사실 이쪽이야 속은 것 말고는 피해 본 게 없으니 진짜 피해자는 네 쪽이잖냐."

"아, 아뇨...사실 이걸로도 죄값을 모두 치렀다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이런 방식으로 죄값을 치르는 것은 그로서도, 저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 없으니까요."


파이몬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단탈리안. 하지만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짓밟는 칼로스의 발에 의해 다시 얼굴을 바닥에 박을 수밖에 없었다.


"흠, 그래? 싫으면 말고. 어이, 기상."

"네, 녭!"


칼로스의 말에 반사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힘겹게 일으키는 단탈리안. 비틀거리는 그를 마지막으로 싸늘한 눈초리로 노려본 칼로스는 이내 파이몬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차후의 자잘한 조정 같은 것은 알아서 하라고. 내 쪽은 힘을 좀 많이 써버려서 앞으로 3일간은 무슨 짓을 해도 못 일어날거야."

'못...일어난다고?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3일이면 파이몬 따위는...!'


칼로스의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 단탈리안. 하지만 칼로스는 그런 단탈리안을 향해 씨익 웃어 보이며 말했다.


"대가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 만에 하나 내가 자는 동안에 개수작을 부려 놓는다면 이 마계 전체를 뒤집어 놓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큼은 잡아 족쳐 주겠다고 약속하지."


그렇게 말하며 단탈리안을 향해 정제된 살기를 뿜어내는 칼로스. 그 엄청난 살기에 마치 포식자 앞의 먹잇감 같은 기분을 느끼며 단탈리안은 침을 꿀꺽 삼켰지만, 극도로 조절된 살기의 방출에 파이몬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뭐, 그리고 이쪽도 수가 아주 없는 건 아니라서. 노움, 실프. 나와."

"불렀나? 주인."

"부름에 응합니다. 던브레이커."


칼로스의 말에 모습을 드러내는 땅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 파이몬의 머리 근처에 떠있던 샐러맨더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마계에서 그들을 직접 보는 것이 처음인 나이아스는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야호~여기서 보는 건 처음이네?"

"그렇군요. 나이아스."

"아무튼 일이 그렇게 됐으니, 내가 자는 동안 너희가 힘을 합쳐서 이 마왕 아가씨를 좀 돌봐 주라고. 이놈이 허튼 수작 부리지 못하게 감시도 좀 하고."

"알았다 주인."

"주인의 명을. 받듭니다."

"흐아~암. 믿는다. 그럼 난 이만."

"저, 저기! 칼로스. 잠깐...괜찮을까요?"


그렇게 말하고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다시 침실로 향하려던 칼로스였지만, 파이몬이 조심스럽게 그를 불러세웠다.


"뭔데?"

"저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서요. 칼로스가 제때 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거죽을 벗겨지고, 안드로말리우스에게 능멸당하는 끔찍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소환되어 왔을 때부터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이번에도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되었으니 파이몬이 느끼고 있는 감사의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지금은, 이렇게 감사의 말 외에도 드릴 것이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대로 된 보답을..."

"아. 뭐, 마음씨야 기특하지만 딱히 보답 같은 건 필요 없어. 나는 내가 내키는 대로 날뛰었을 뿐이니까. 굳이 말하자면 그 뒷처리를 하는 게 보답이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그러니까 말이지, 오히려 앞으로도 이쪽이 잘 부탁한다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 같거든. 마왕이란 녀석들의 힘 말이야."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칼로스.


"난 앞으로도 내가 끌리는 대로 마왕 놈들을 족치러 다닐거야. 그러니까 그 뒷처리,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폭탄 선언을 던지고는 이번에야말로 밑으로 내려가버리는 칼로스. 그리고 그런 칼로스의 뒷모습을 파이몬과 단탈리안은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작가의말

전쟁신의 마왕성 부흥기. 일단은 이것으로 완결입니다.

애초에 스토리 아레나로 인해서 급하게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고, 기대했던 것보다는 반응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스토리 아레나 때문에 휴재중인 작품을 언제까지고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우선은 원래 연재하던 작품으로 복귀하려고 합니다.

그 작품이 완결이 나면 다시 칼로스의 이야기로 복귀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아무튼 지금까지 모자라기 그지없는 작품을 봐주시고, 사랑해 주신 분들께는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가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쟁신의 마왕성 부흥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마왕 격퇴(4) 21.08.27 71 2 11쪽
27 마왕 격퇴(3) 21.08.25 51 2 12쪽
26 마왕 격퇴(2) 21.08.24 52 2 12쪽
25 마왕 격퇴 21.08.23 53 4 11쪽
24 단탈리안(3) 21.08.21 61 3 12쪽
23 단탈리안(2) 21.08.20 67 5 11쪽
22 단탈리안 21.08.19 61 4 12쪽
21 안드로말리우스(3) 21.08.18 61 5 12쪽
20 안드로말리우스(2) 21.08.17 59 4 12쪽
19 안드로말리우스 21.08.16 78 4 11쪽
18 정령사(4) 21.08.14 69 4 11쪽
17 정령사(3) 21.08.13 71 5 11쪽
16 정령사(2) 21.08.12 75 7 12쪽
15 정령사 21.08.11 90 4 12쪽
14 도적떼(8) 21.08.10 73 4 11쪽
13 도적떼(7) 21.08.09 75 5 12쪽
12 도적떼(6) +1 21.08.07 78 4 11쪽
11 도적떼(5) 21.08.06 78 4 11쪽
10 도적떼(4) 21.08.05 86 6 11쪽
9 도적떼(3) 21.08.04 98 6 11쪽
8 도적떼(3) 21.08.03 94 5 12쪽
7 도적떼(2) 21.08.02 100 5 12쪽
6 도적떼 +1 21.07.31 110 7 12쪽
5 소환(4) 21.07.30 118 6 11쪽
4 소환(3) 21.07.29 130 8 12쪽
3 소환(2) 21.07.28 137 9 11쪽
2 소환 21.07.27 150 8 12쪽
1 여명을 부수는 자 +1 21.07.26 25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