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신의 마왕성 부흥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1.07.26 20:27
최근연재일 :
2021.08.27 16:33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97
추천수 :
141
글자수 :
146,227

작성
21.07.29 19:32
조회
129
추천
8
글자
12쪽

소환(3)

DUMMY

비어버린 마력을 주입하는 거야 마력에 여유가 있는 마족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 중요하고 까다로운 작업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우선은 더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마나 하트를 마력으로 코팅하고.'


마나 하트도 일단은 신체의 일부 중 하나이다. 적절한 처치만 해준다면 어느 정도는 자연적으로도 치유가 된다는 말. 그럼에도 마나 하트의 손상이 죽음과 다를 바 없는 것은 마나 하트가 치유되는 속도보다 신체가 붕괴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코팅을 늘려서...전신으로 마나가 통하는 통로를 만든다.'


중요한 작업은 지금부터. 작동을 멈춰버린 마나 하트를 대신에 몸 안에서 마력을 순환시킬 대체재를 마련해야 하는 것.


"샐러맨더, 나이아스. 나와."


남자의 부름에 응답하여 허공에서 불길을 일으키며 등장하는 화염의 머리칼을 가진 소년과 물방울을 흩뿌리며 등장하는 물의 소녀. 비교적 침착한 모습의 샐러맨더와는 다르게 나이아스는 호들갑을 떨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와! 칼로스! 대체 어디로 소환이 됐나 궁금했었는데 여기 마계 아니야? 칼로스 마계에도 아는 사람이 있었던 거야?"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게. 그것보다 너희가 해줄 일이 있는데."

"위대한신 주인의 명을 받듭니다."


경망스러운 태도의 나이아스를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던 샐러맨더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고, 나이아스 역시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알겠어. 내가 뭘 하면 될까?"

"여기 이 아가씨 일인데 말이야. 마나 하트가 부서졌어. 너희가 안에 들어가서 당분간 마력 순환을 거들어줘야겠어."

"마력 순환을? 에에...그럼 샐러맨더랑 찰싹 붙어 있어야 하는데."

"고귀하신 주인님의 명이다. 토달 생각 하지 마라 나이아스."

"안 한다고는 안했거든? 어디서 잘난 척이야! 으. 알겠어 칼로스. 이 마족의 마나 하트가 어느 정도 수복될 때까지 몸 안을 돌아다니면서 마력을 돌리면 되는거지?"

"그래. 시간이 얼마나 걸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탁 좀 하자."

"부탁이 아니라 명령을 하시면 됩니다. 나의 주인이시여."

"하하. 네 충성심에는 항상 감사하고 있어 샐러맨더. 하지만 너도 나이아스처럼 굴라고까지는 안하겠지만 그래도 긴장을 조금만 풀어 주는 편이 내 쪽이 더 편할 것 같아."

"노력, 하겠습니다."


뭔가 찜찜하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 샐러맨더와 나이아스는 그대로 사라져버렸고, 칼로스라 불린 남자는 이걸로 끝이라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루이스를 돌아보았다.


"끝났어. 당분간 몸 안에서 이질적인 마력이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마나 하트가 회복되기만 한다면 몸상태는 원래대로 돌아올거야."


그리고 루이스는 그런 남자를 뜨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깐 그렇게나 말이 많더니 지금은 또 왜 꿀먹은 벙어리가 되셨어?"

"바, 방금 전에 그것, 정령 아니었습니까? 어떻게 인간이 정령을 부리는..."

"부리는 게 아니라 친구 같은 거야. 뭐, 한 명 말고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지만."

"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보통 정령은 인간들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과거에 일이 좀 있어서 말이야. 몇 번 정도 도와줬더니 나름 정이 들었는지 이쪽을 쫄래쫄래 따라오더라고. 다행히 이쪽과는 마력의 파장도 맞는 것 같고, 이쪽도 나쁠 건 없겠다 싶어서 데리고 다니는 중이지."

"그, 그런..."


대체 뭔 일이 있었길래 그 까다롭다는 정령을 둘씩이나 꾀어냈는지가 궁금한 루이스였지만 거기까지 질문했다가는 이야기가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았기에 일단은 넘기기로 한 루이스였다.


"그것보다 마왕님의 용태는 어떻습니까? 치료가 끝났다니...이렇게나 간단히 말입니까?"

"딱히 간단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지. 쟤네 둘 사이가 얼마나 안 좋은데 그걸 억지로 붙여놨으니 일 끝나고 나왔을 때 투정 들어줄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구만."

"그런 거 말고 처치가 제대로 된 건지를 묻고 있는 겁니다. 보아하니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이 마왕님의 몸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데...그것만으로 파괴된 마나 하트가 수복이 됩니까?"

"쟤네가 마나 하트를 직접 고치는 건 아니지만 마나 하트가 자연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몸 안의 마력을 돌리는 건 가능하지. 서로 상반되는 속성의 마력 덩어리인 녀석들을 넣어 놨으니 녀석들의 속성에 맞게 동화된 이 아가씨의 마력은 자연스럽게 상반되는 속성의 마력을 피해 움직일 거고, 그렇게 되면 어느 정도 마나 하트에 의한 순환과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거야. 뭐, 몸 안에 정 반대의 속성을 가진 마력이 든 게 됐으니 당분간은 아주 간단한 마법도 못 쓸 테지만 말이야."

"그, 그런 일이...가능합니까?"

"가능하지. 이래뵈도 이 방법으로 비슷한 증상을 고쳐본 경험도 있으니까 안심하라고."


호언장담을 하는 칼로스였지만 루이스로써는 이런 듣도 보도 못한 방법으로 마나 하트가 깨진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쉬이 믿을 수 없었지만, 당장 소녀의 몸에 일어나던 붕괴도 멈추었고, 신체가 괴사하는 등의 현상도 보이지 않았기에 루이스는 미심쩍어 하면서도 칼로스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흠흠. 조금 미심쩍기는 하나...당장 마왕님의 상태가 호전된 것은 맞으니 우선은 당신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겠군요."

"거참 의심 많은 놈이네. 속고만 살았어?"


노인에 대한 공경따위는 지나가던 개한테나 던져줘 버린 것 같은 칼로스의 태도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루이스였다.


"아무튼 마왕님의 목숨을 구해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아직 제대로 된 소개조차 드리지 못했군요. 여기 계신 이분은 서열 72위의 마왕이신 파이몬 님이시고, 저는 그분을 모시는 집사인 루이스라 합니다."

"허. 72위라. 내가 알기론 마왕의 총 수가 72명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꼴찌네?"

"꼬, 꼴찌...커흠. 상황의 여의치 않아 잠시 서열이 추락하기는 했으나, 파이몬 님께서는 한때 10대 마왕의 위에도 오르셨던 전대 파이몬 님의 정통 후계자. 지금은 비록 사정의 여의치 못하다지만..."

"아무튼 지금은 꼴찌 맞네. 나 한 명 소환하는데 쩔쩔맸던 것도 그렇고, 보아하니 마나 하트의 크기도 작던데 전대 마왕이랑은 다르게 이 아가씨는 영 재능이 없나봐?"

"..."


정곡을 찌르는 칼로스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린 루이스. 칼로스 말 그대로 파이몬의 재능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일반적인 마인들의 평균 이하 수준이었고, 마왕령의 대표가 되어야 할 마왕의 상태가 그러하니 파이몬 마왕령의 위상이 끝을 모르게 떨어진 것이 엄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보아하니 본인 힘으로는 상황이 어떻게 해도 풀리지 않을 것 같으니 날 소환하는데 그렇게나 매달렸던 거겠지. 이 아가씨의 마력으로는 아무리 저항은 하지도 않았다지만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텐데, 안쓰럽군."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현재 파이몬이 처해있는 상황을 정확히 유추해내는 날카로운 통찰.


"파이몬...파이몬이라. 무려 72 마왕의 일각이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도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 것 같기는 한데, 나랑 무슨 관계가 있었는지는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는단 말이지. 대체 어떻게 이 아가씨가 나를 소환하는 강제 소환진의 주문을 알고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말이지."


외모가 나이를 따라가지 않는 마족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앞의 파이몬은 너무 어렸다. 지난 1300년간 칼로스는 쭉 잠만 자고 있었으니 파이몬이 칼로스가 자는 사이에 몰래 그의 성 안에 들어와 마법진을 새기고 간 게 아니라면 그녀가 칼로스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다면.


"게다가 이 성...뭔가 낯이 익다 싶더라니만, 묘하게 내 성과 분위기가 비슷하잖아?"


관리가 되지 않아 성이라기보다는 폐허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칼로스의 성과 파이몬 마왕성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어 보였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지금 서있는 정원 부분 뿐이었지만, 언제부터 살았는지는 정확히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랜 시간을 살아왔던 공간이었기에 잘못 봤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칼로스였다.


"이런 걸 보면 파이몬이라는 마왕이랑 내가 뭔가 관계는 있다고 보는 게 맞겠는데...왜 기억이 안 날까."


단순히 오래 전의 일이기에 그렇다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당장 자신이 인간이되, 인간을 초월한 길을 걷게 된 그날의 일조차도 생생히 기억하는 칼로스였건만, 어째선지 파이몬이라는 키워드에 관해서는 마치 지워지기라도 한 것마냥 기억이 나지를 않는 것이다.


'뭐, 안 떠오르는걸 굳이 떠올리려고 할 필요는 없겠지. 별 거 아니니까 잊어버린 거 아니겠어?'


칼로스는 그렇게 떠오르지 않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관두고는 다시금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렇게 소환되어 온 건 좋은데 내가 뭘 하면 되는 거지?"

"흠. 당장은 뭐라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군요. 애초에 당신을 소환하는 일 자체에 대해서도 바로 얼마 전에 알게 된 몸인지라, 우선은 마왕님께서 의식을 되찾으시기를 기다려야 할 듯 싶습니다."

"뭐 좋아. 무료하게 시간 보내는 데에는 나만큼 자신 있는 사람도 드물 테니까. 그래도 나야 남는 게 시간이라지만 여기 마왕성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을 텐데, 상황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라도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것도 그렇겠군요. 그렇다면 우선 안으로 드시지요. 언제까지고 마왕님의 옥체를 차가운 바깥 공기에 노출시켜 놓을수만도 없으니 우선은 실내로 이동해야겠습니다."

"내가 있던 곳은 한여름이었지만 말이지. 하긴, 태양도 없는 곳에서 따뜻한 공기를 바라기는 무리겠구만."


각자 제멋대로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세 개의 달을 올려다보며 칼로스가 그렇게 말했고, 그 후 칼로스와 루이스는 기절한 파이몬을 안아들고는 정원을 떠나 마왕성 내부로 향했다.


-----


"얘기는 대충 알아들었어."

"그렇습니까. 두 번 설명할 필요는 없어서 좋군요."

"그러니까 지금 이 마왕성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쫄딱 망했다는 거구만."

"쫄딱...크, 크흠. 말을 좀 가려 해주시길 바랍니다. 던브레이커씨."

"칼로스씨라고 불러줘. 아무튼, 이게 쫄딱 망한 게 아니면 뭐야? 주민의 80%는 도망갔고, 농사 지을 사람이 없으니 식량 상황도 최악, 식량이 없으니 당연히 군부대는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고, 그렇다고 무역을 하자니 도적놈들을 막을 군부대가 없어서 팔만한 물건들은 이런저런 하이에나 떼거지들에게 전부 털린 뒤라고? 완전 최악의 연쇄 작용이구만."


제대로 돌아가는 요소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걸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텐데 말 그대로 똑바로 된 부분이 하나도 없으니 상황은 계속해서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오죽하면 사용인 한 명이 없어서 이 큰 마왕성을 루이스 혼자 관리할까.


'그래도 얘기를 들어보니 주민이 20%는 남아있는 게 용한 상황이었지만 말이지.'


파이몬은 제법 긴 시간을 기절해 있었고, 칼로스는 그 사이에 제법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쟁신의 마왕성 부흥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마왕 격퇴(4) 21.08.27 70 2 11쪽
27 마왕 격퇴(3) 21.08.25 51 2 12쪽
26 마왕 격퇴(2) 21.08.24 52 2 12쪽
25 마왕 격퇴 21.08.23 53 4 11쪽
24 단탈리안(3) 21.08.21 61 3 12쪽
23 단탈리안(2) 21.08.20 66 5 11쪽
22 단탈리안 21.08.19 60 4 12쪽
21 안드로말리우스(3) 21.08.18 61 5 12쪽
20 안드로말리우스(2) 21.08.17 59 4 12쪽
19 안드로말리우스 21.08.16 78 4 11쪽
18 정령사(4) 21.08.14 69 4 11쪽
17 정령사(3) 21.08.13 71 5 11쪽
16 정령사(2) 21.08.12 75 7 12쪽
15 정령사 21.08.11 89 4 12쪽
14 도적떼(8) 21.08.10 73 4 11쪽
13 도적떼(7) 21.08.09 75 5 12쪽
12 도적떼(6) +1 21.08.07 78 4 11쪽
11 도적떼(5) 21.08.06 78 4 11쪽
10 도적떼(4) 21.08.05 86 6 11쪽
9 도적떼(3) 21.08.04 98 6 11쪽
8 도적떼(3) 21.08.03 94 5 12쪽
7 도적떼(2) 21.08.02 100 5 12쪽
6 도적떼 +1 21.07.31 110 7 12쪽
5 소환(4) 21.07.30 118 6 11쪽
» 소환(3) 21.07.29 130 8 12쪽
3 소환(2) 21.07.28 137 9 11쪽
2 소환 21.07.27 150 8 12쪽
1 여명을 부수는 자 +1 21.07.26 25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