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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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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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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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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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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세기의 결혼식.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미 서부지역의 거물들이 속속 뉴욕으로 이동했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영화계 관계자들도 뉴욕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윌리엄 파커는 멀리서 오는 하객들을 위해 맨해튼 곳곳의 특급호텔 객실을 마련해 두었다.

‘세기의 결혼식‘이란 타이틀이 붙은 예식은 토요일 정오에 열린다.

금요일 오후부터 롱아일랜드 파커 저택에서 파티가 열렸다.

정치, 재계 및 금융계, 영화업계 인사들이 파커 저택에서 전야 파티를 즐겼다.

파커와 그레이엄 가문 사람들까지 합세해 성대하게 열렸다.

트라이베카 신혼집에서 열린 파티에는 류지호와 레오나 또래들을 위한 전야 파티가 열렸는데 조금 흥청망청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날아온 오인방 친구들도 미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김재욱은 나이를 먹어도 고우찬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영어실력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이다.

황재정이 류지호에게 물었다.


“함은 어떻게 했냐?”

“그래도 전통이라 하긴 해야 해서... 내가 혼자 지고 처갓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했어.”

“하긴 맨해튼에서 오징어 뒤집어쓰고 함 사라고 외치고 다니면 그것도 웃기긴 하겠다.”


과장 보태서 전 세계 매스컴이 주목하고 있다.

맨해튼 한복판에서 함진아비를 했다면 화제성과 함께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했다가는.... 상상만 해도 끔찍해.”

“킥킥. 아주 제대로 판을 벌였어.”

“판이 뭐냐? 신성한 결혼식에.”


일론 리브스가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헤이. Jay! 황!"


황재정이 대뜸 물었다.


“태양광 사업에 투자했다며?”

“사촌들이 하는 걸 돕는 거야. Jay도 투자했고.”


황재정이 류지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태양광 발전 분야가 꽤 오래전부터 시도는 되었지만, 기술적 진보의 속도가 느리지 않나? 내가 알기로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단가도 그다지 저렴하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말이 친환경이지 큰 장점을 모르겠어.”


새만금간척지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한 모양이다.

일론 리브스는 가소롭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인정해. 근데 황.... 만약에 태양광 기술이 내 전기차에 녹아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전기차 지붕에 태열광 판넬이라도 설치하게?”

“생각해 봐. 10만 달러가 넘을 고가의 슈퍼 전기자동차를 소유한 스마트한 젊은 부자가. 예를 들어 Jay같은. 개인용 태양광 차량 충전시스템을 자신의 저택 차고에 가지고 있지 않겠어? 그걸 친구들에게도 자랑할 거야. 너라면 어떨 것 같아?”

“돈 많다고 자랑질이냐고 한 소리 하겠지.”


황재정의 시큰둥한 표정과 류지호의 찌푸린 인상을 번갈아 확인한 일론 리브스가 웃었다


하하하.


“전기차와 부자들의 개인용 태양광 충전시스템이 결합한다는 거야?”


세 사람의 주변으로 실리콘밸리 슈퍼스타들이 모여들었다.

도대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혹시 화성 정착이라는 황당무계한 계획의 일부인 거야? 그래서 친환경 미래 에너지를 사용하는 로켓과 차량, 발전 시스템을 융합한 우주기업을 갖추려고 하는 것이고?”


일론 리브스는 공공연하게 21세기가 지나기 전에 인류가 화성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재정이 보기에 전기자동차 회사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기에 하는 언론플레이일 뿐이다.

그가 보기에 한마디로 개수작이란 소리다.

반면에 류지호는 전기자동차의 기술력과 함께 중요한 요소가 연료의 안정적인 수급이라고 봤을 때 일론 리브스의 사촌들이 창업하는 태양에너지 기업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주거용/산업용 전력까지 생산하여 미래 화성 식민지의 에너지원이 될 태양에너지 기술을 축적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려는 구상이 아닐까 추측했다.

류지호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지금 무슨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는 거야?”


어디까지나 순박한 이상론적인 구상이다.

사업의 세계는 냉혹하다.

사실 태양에너지와 전기차 기술 모두에서 THESLER보다 뛰어난 기업들도 많다.


“굳이 일론 네가 모든 기술을 독자 보유하지 않아도 다른 혁신적인 기업이 있다면 협력하거나 인수할 수도 있어. MARS-X가 화성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기술적 근간이기에 화성 교통편만 장악하면 굳이 전기자동차나 태양광 발전 시스템까지 손대지 않아도 누군가가 대신 더 뛰어난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잖아.”


류지호는 저간의 사정을 얼추 알고 있다.

사촌들이 사업을 한다니까 도운 것뿐.

그럼에도 모두 계획이 있었던 것처럼 일론 리브스가 포장한다는 것을.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고 하는데.

일론 리브스는 안 망한다.

오로지 주주들만 그의 언행 때문에 속이 터지고 손해를 볼 뿐이다.


“재정이 넌 알잖아?”

“뭘?”

“여주 WaW종합촬영소 태양광 보조 전력화 사업계획을 전략기획실에서 다 검토하지 않았던가?”


대부분의 태양광 사업은 일반 가정에 대한 태양광 시스템 임대 및 설치, 산업 분야에 대한 태양광 시스템 구축, 정부를 상대로 한 태양광 사업 및 기타 부수적인 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신재생에너지로 각광을 받지만, 초기 건설비용 대비 전기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이 필수적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국가의 지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순 있지만, 류지호가 기억하기로는 10년은 일렀다.


“태양광 발전 산업은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은 편으로 알아. 그렇다는 말은 중국 업체들이 뛰어들게 되었을 때 가격 경쟁력 면에서 서구권 기업들이 불리하겠지.”

“벌에 쏘일까봐 꿀을 따지 않을 순 없잖아.”


일론 리브스의 말에 류지호가 피식 웃었다.


“네 사촌들은 관련 기술력은 있어?”

“차차 확보하지 않을까?”

“넌 아무것도 안 해?”

“알잖아. 내가 얼마나 할 일이 많은데.”

“재정아, 들었지?”

“뭘?”

“가온 연구소 쪽에 친환경 에너지 벤처 없냐? 아니면 스탠퍼드 출신의 스타트업이나.”

“있지. 태양광이나 열에너지 발전시스템 개발하는 벤처가 꽤 있을 걸?”

“걔들하고 일론 사촌들하고 연결시켜줘 봐.”

“얼마나 투자하게?”

“나는 일론 사촌들에게 300만 달러 정도 넣었어. 일론 저 놈은 한 500만 달러 넣을 거야. 적당한 벤처나 기업을 찾게 되면 1,500만 달러까지 더 투자할 용의가 있어.”


류지호는 다 들으라는 듯 일부러 영어로 말했다.

일론 리브스가 버럭 성을 냈다.


“야! 니들끼리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거야!”

“넌 빨리 전기자동차나 내 놔. 2년 안에 출시한다며?”


일론 리브가가 할 말이 궁한 듯 들고 있던 샴페인을 입에 가져갔다.


“Jay! 나도 투자해도 될까?”

“나도 관심이 생기는데?”

“나중에 네 사무실로 찾아가 봐도 될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실리콘밸리 슈퍼스타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댔다.


“일단 나와 일론이 나눈 대화는 비밀로 해줘. 나중에 구체적인 사업방향과 구상이 세워지면 너희들에게 정식으로 브리핑 해줄게.”


PayMateMafia라 불리는 이들 말고도 류지호의 투자를 받은 실리콘밸리 백만장자는 수도 없이 많았다.

비록 첫 창업이 실패했더라도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사업을 궤도에 올려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해 큰돈을 만진 이들 숫자도 꽤 된다.

그렇게 수중에 넣은 돈으로 투자할 곳을 수소문하고 있다.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류지호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올라탈 수 있는 기회다.

다른 데 가서 떠벌릴 이유가 없다.


“저기... Jay. 내 사촌 녀석들은 그렇게 굉장한 녀석들이 아니야.”

“괜찮아. 내 친구들이 굉장하니까.”


황재정이 딴죽을 걸었다.


“뭐야 그 자신감은?”

“저기 일론만 하겠어? 저 돈만 빨아 먹는 거머리 같은 놈.....”


내심 찔리는 구석이 많은 일론 리브스가 얼버무렸다.


“인내심을 발휘해봐. 노인처럼 세월을 아쉬워하지 말고.”

“펠컨의 다음 발사 스케줄은 잡혔어?”

“아니.”

“투자자에게 그렇게 뻔뻔하게 대답해도 돼?”

“성공은 원래 실패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넌 네 일에 매진하도록. 레오나를 어떻게 만족시킬지 연구하는 것도 빼먹지 말고.”


그 말을 남긴 일론 리브스가 다른 무리로 가버렸다.


“사람들은 비전과 가능성에 투자를 한 것일까. 그저 돈 넣고 돈 먹기라는 도박판에서 배팅을 한 것일까?”


류지호는 좌충우돌 같은 행보를 시작한 친구 일론 리브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전 삶에서 THESLER Motors는 상장 후 10년 만에 4000%나 올랐었다.

100년 역사의 자동차 회사처럼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것도 아니고, 판매량도 많지 않고, 단기간 내 극복하지 못할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주가가가 고공행진을 벌였었다.


‘미래가치라고 포장하지만... 도박판 같았지.’


그대로 된다면 류지호는 어마어마한 주식평가액을 손에 쥐게 된다.

문제는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기차 자체는 진입장벽도 낮고 생산만으로는 큰돈을 벌 수 없다.

결국 2차 전지, 반도체, 고성능 센서, 초고속 무선인터넷, AI 로봇 기술까지 융합되어 가전제품처럼 다양한 기술의 집합체로 흘러가게 될 터.

THESLER Motors가 그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순 없다.

류지호는 전기차의 미래 비전에 대해 AI와 빅데이터로 압축하고 있다.

자동차 하드웨어적으로는 브랜드와 디자인만 경쟁력으로 남을 것이고, 업체 간 기술격차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어차피 배터리, 반도체, 전장 부품, 무선 인터넷은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기업의 것을 가져다 쓰면 된다.


“승패는 풍부한 주행데이터와 뛰어난 AI 성능에서 갈리겠지.”


실험실에서 백날 주행 시험해봐야 소용없다.

그 때문에 류지호가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설 신도시 아리울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고.

‘현실보다 몇 발 뒤쳐져 있는 정치행태로 봤을 때 한국에서 일찍부터 그런 일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남들은 샌프란시스코나 휴스턴 시내에서 실제 주행을 하며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한국은 연구시설 내와 시내 일각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깨작댔을 뿐.

그걸 의식해 새만금특별법에 관련 조항을 교묘하게 넣어 놓긴 했다.

아리울 공도에서 자율주행차량 시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지연만 되던 로켓발사시험이 두 달 전엔가 발사하지 않았냐?”

“MARS-X의 펠컨?”

“실패하지 않았냐?”

“로켓 개발 초기에 발사 실패를 겪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니까.”


사실 MARS-X의 핵심은 일론 리브스가 아니다.

멀린 엔진을 개발한 엔지니어 뮐러다.

그가 없다면 일론 리브스는 그저 허풍쟁이일 뿐이다.

MacIntosh의 스테픈 잡스와 일론 리브스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류지호다.

진짜 혁신은 없을지라도 기존의 기술과 산업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편성해서 혁신적인 잠재가치를 일깨운.

그러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잘 자극하고, 비전을 제시해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끌고 가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까.

심하게 표현하면 봉이 김선달 유형이다.

실패하면 천하의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것이고, 성공하면 희대의 혁신가가 되는.

어쨌든 뮐러 같은 개발자들의 열정과 류지호의 파격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펠컨 로켓 개발 속도에 날개를 달았다.


“미국에선 일개인이 우주로 나가겠다며 막대한 투자를 끌어들여 사업을 벌이는데... 이놈에 나라는 아휴!”


황재정이 말끝에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지호야. 우리나라는 언제 달에 가보겠냐?”

“미사일 사거리 하나 마음대로 못 늘리는데, 우주가 가당키나 하냐?”

“김태평 대통령 때 전투기 사업 시작하지 않았어?”

“아마 2020년 전후로 어떤 성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진짜?”

“2030년 안에는 무인 달탐사선이라도 보내지 않을까 싶은데.... 과학자 전부가 한국이 싫다고 떠나지 않는다면.”

“우주개발 전문기관이나 있는지 모르겠어.”

“있을 것 같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가가 담당하든가 그럴 걸 아마도....?”

“하긴... 국회의원이 입법기관이라서 법조인을 국회의원으로 많이 뽑는 나라이니 말 해 뭐하겠냐?”

“그래서 법조인들이 국회의원으로 많이 가는 줄 알아?”

“그럼 뭔데?”

“인권변호사 빼고 판검사 출신 법조인들 중에 가난한 사람 봤어?”

“대형 로펌 전관들이나 그런 거 아니었어?”

“선거는 뭐로 하냐? 다 돈으로 하는 거 아냐. 정당 입장에서는 선거비용에 쪼들리지 않는 법조인 출신을 환영할 수밖에. 입법 행위라는 명분도 있고.”

“일반 국민의 평균적인 삶을 모르는 자들이 민생법안을 만들고, 폐쇄적인 공무원 생활을 했던 자들이 200조 예산을 심사하고 의결한다니. 그렇다고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정치전문가도 별로 눈에 뜨이지 않고. 답답하다 정말.”

“네가 나라 걱정 할 때냐?”

“나라 걱정도 못해?”

“애국자인척 그만 하고. 새만금간척지에 데이터센터도 들어갈 수 있대?”

“그룹 연구소에서는 회의적이야.”

“왜?”

“조건이 최악이니까.”

“무슨 조건?”

“일단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연평균 기온하고도 관련 있고. 또 다른 데이터센터와 가까운가 하는 것도 문제야. 데이터 센터는 가능하면 다른 센터와 인접한 것이 좋다고 하더라. 보안 문제와 세금 혜택도 따져봐야 하고.”

“바다와 바로 붙어 있어서 냉각을 위한 최적의 장소 아니었던가?”

“신재생에너지 자급 도시로 만들 거잖아.”


류지호가 기억하기로 4차 산업의 핵심은 데이터다.

담아둘 수는 클라우드 역시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 데이터센터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마조니아, IBT, Googol, 파인소프트 등 대형 IT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JHO Company Group은 Big Daddy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Big Daddy Web Services는 캘리포니아 두 곳, 중부 두 곳, 동부 한 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이중화하고 비상발전기를 갖춘다.

비상발전기 가동 전까지 순간적으로 전원이 끊기는 사태에도 대비한다.

리히터 규모 8.0 지진에도 끄떡없는 내진설계도 적용한다.

자체 데이터도 문제지만 고객사의 데이터를 지키기 못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재앙이다.

데이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Big Daddy Web Services의 캘리포니아 소재 데이터센터의 경우 같은 규모의 건물 2개를 확보해 동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냉각 효율이 좋은 캘리포니아 해변이나 중부와 동부에는 주변에 큰 강이 있는 지역에 건설했다.

데이터센터는 고층으로 올리지 않고 저층으로 넓게 퍼뜨려서 짓는다.

데이터 안전과 관련이 있는데, 한 층을 넓게 쓰는 게 관리와 확장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테러 같은 물리적인 위협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어바인의 Big Daddy 데이터센터는 JHO 간판이 걸려 있긴 한데 어떤 용도의 시설인지 쉽게 눈치 챌 순 없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시설 위치를 감추고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게 되면 정부와 클라우드 계약하기도 쉽다.


“내일 결혼식인데 좀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 몇 시까지 놀려고.”

“두 시간 남았다. 이제부터 바짝 놀고, 다 내쫒아야지.”


150평 신혼집이 좁아터질 정도로 UCLA, 실리콘밸리, 할리우드 배우, 한국 친구들, 레오나 파커의 친구들이 파티를 즐겼다.

마치 모두가 신데렐라라도 된 것처럼 밤 9시 정각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리고 영국 왕세자의 결혼식 이후로 20년 내 최고의 결혼식이라고 불릴 ‘세기의 결혼식’날이 밝았다.


❉ ❉ ❉


토요일 오전부터 맨해튼 성 패트릭 대성당 일대에 NYPD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리부터 도로와 군중통제를 시작했다.

‘세기의 결혼식’이라고도 하고 ‘미국판 로열 웨딩’이라고도 불리는 결혼식은 엄선된 900여 명의 하객만 대성당 출입이 허가되었다.

그 외 인원의 접근이 철저하게 통제됐다.

뉴욕주 경찰이 수십 명이 동원되어 대성당 주변 접근을 막았다.

하늘까지 통제했다.

미연방항공국(FAA)은 결혼식 4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맨해튼 일대 상공에 대한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

워낙에 엄청난 거물들이 총집결하는 이벤트라서 혹시나 모를 테러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객들은 특별히 만들어진 ID카드가 있어야 플라자 호텔로 가는 버스 탑승과 피로연장 출입이 가능했다.

결혼식장에 입장할 때 휴대전화와 카메라 역시 반납해야 했다.

취재진의 출입도 당연히 통제됐다.

대성당 일대가 통제되는 바람에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부 점포에 대해 추후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민간인 결혼식에 과한 처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했다.

헌데 결혼식 참석자들 면면을 보면 절대 과하지 않았다.

전임 미 대통령부터 퇴임한 삼부요인, 민주·공화 양당의 유력 정치인들, 미국 경제계의 거물들이 참석하는 행사다.

그 외에도 미국의 상류층들이 상당수 맨해튼으로 집결한 상태다.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벌어지면 많은 이들이 난감해 진다.

뉴욕시 경찰당국은 물론이고 민간보안업체 JHO Security Service도 전사적으로 이번 경호경비임무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CIA까지 혹시나 모를 테러를 대비해 수개월 전부터 의심스러운 동향을 파악했다.

류지호의 가족과 지인들은 이제 더 이상 놀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일개 민간인 결혼을 위해 주정부가 나섰다.


“여보, 지호가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가 맞는 거겠죠?”

“당신이 귀신하고 바람만 피지 않았다면 우리 자식이 맞겠지.”

“뭐라고요?”

“어허! 이 사람아, 교양 있게 처신해.”


심영숙은 축하를 건네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엄마, 저 할아버지가 전 세계에서 3번 째 부자. 아까 안경 낀 아저씨는 중동 부자를 제외한 세계 최고 부자. 방금 전 인사한 할아버지·할머니는 미키마우스로 유명한 회사 명예회장 부부. 지금 큰오빠랑 막 인사한 분은 미국 판사들 대빵이었던 할아버지. 윌리엄 할아버지와 대화하는 분은 민주당 대빵, 대니얼 할아버지와 대화? 아니 말싸움 하는 분은 공화당 차기 대선 주자. 매튜 삼촌이랑 악수하는 분은 모웬인지 스탠리인지 암튼 월가에서 아주아주 유명한 회장... 또.....”


큰아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세도 좀 부린다는 이들은 다 만나본 부부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그리고 대법관 부부와 인사할 때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질 뻔했다.

게다가 막내딸이 옆에 찰싹 붙어서 얼마나 대단한 이들인지 읊어대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파커와 그레이엄으로 충분히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막상 미국의 중심부에서 으리으리한 세도가(?)에 둘러싸이게 되자 남몰래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가 Jay를 다소 과소평가한 것 같군.”


스테픈 잡스의 입에서 류지호의 애칭이 튀어나왔다.

류지호를 자신과 동급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 사실은 누구보다 헨리 게이츠가 잘 알고 있다.


“누군가의 결혼식에 참석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나 스스로도 놀라는 중이야.”


두 사람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그 어려운 걸 류지호가 해냈다.


“건강에는 문제없는 건가?”

“전혀. 내 건강처럼 아주 활력 넘치게 MacIntosh가 승승장구하고 있지.”

“더 분발하게.”


두 사람이 반가운 기색 하나 없는 형식적인 악수를 나눴다.

과거의 악감정은 많이 희석되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관계가 썩 좋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현직 대통령만 참석하지 않았지 전임 대통령 부부와 차기(?) 대통령 부부가 모두 류지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초대는 하버드 로스쿨 동문인 캐서린 파커가 했다.

한편 한국에서 온 친구들 중에서는 황재정과 고우찬이 바쁘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인사하기 바빴다.

황재정은 스탠퍼드 출신 거물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녔고, 고우찬은 데본 테럴 고문을 따라다니며 여러 인사들을 소개 받았다.


“여보. 아는 사람이야?”


아이를 안고 있는 김민아가 고우찬에게 물었다.


“아니. 오늘 처음 봐.”

“누군데?”

“방금 인사한 양반은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다고 하대. 데본 고문님하고 친하대.”

“우리 남편 대견해.”


토닥토닥.

김민아가 고우찬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인마, 사람도 많은데... 어디서 하늘같은 남편 엉덩이를.....?”

“우쭈쭈....”


김준우·신소연 부부는 주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재욱은 트라이-스텔라 고위직들과 어울리며 미국 영화업계 사람들과 어울렸다.

결혼식은 엄숙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그 외에 시간은 친교와 사교의 장이다.

NeTube의 찰스 헐리가 스티버 첸에게 속삭였다.


“스티.. 노인들은 찍지 마.”

“왜?”

“유저들이 늙다리들 보려고 Jay의 채널에 들어오겠어?”

“할리우드 스타들은 짜증을 내던데....”


두 사람은 디지털 핸디캠으로 결혼식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 결혼식과 피로연 촬영이 허가된 사람은 공식 포토그래퍼, 가온웨딩의 비디오촬영 기사, 스티버 첸뿐이다.

NeTube는 류지호 채널을 통해 결혼식 동영상을 업로드하기로 계약했다.

별도의 동영상 방명록 코너도 개설되어 있어서 유저 누구나 동영상을 업로드해 류지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결혼식 준비 과정이 담긴 편집영상이 오늘 오전에 업로드 되었다.

기술적으로 아직 Netube 생중계가 불가능했다.

모든 방송사의 중계 제안을 거절했기에 추후 비서실장 제니퍼 허드슨이 편집영상에 관해 허락을 받아야 했다.

피로연이 열리는 플라자 호텔 리셉션에서는 유니벌스뮤직그룹 소속 가수들이 축가를 부르기로 했다.

그들이 축가를 부르는 영상은 지상파 ABC 방송을 탈 예정이고, 편집앨범으로도 한정판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그렇게 조성된 수익금은 911재단, 마약퇴치재단, 슬럼가 청소년 교육사업, 코리아타운 환경개선, 한국문화기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모두 천만 달러의 기금을 모을 계획이다.

모자랄 경우 류지호와 레오나 부부가 채워 넣기로 했다.

이날 최고의 관심은 아무래도 신부의 웨딩드레스다.

레오나 파커의 선택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엘렌 왕의 드레스였다.

예식 전까지 드레스는 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심지어 신랑인 류지호조차 웨딩드레스를 볼 수 없었다.


“원래 신부 웨딩드레스는 결혼식 당일 날 보는 것이란다.”


장모 캐서린 파커가 한 말이었다.

한국에서는 신랑신부가 함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웨딩 포토와 비디오 촬영을 위해 신부가 웨딩드레스 입는 모습을 결혼 전에 볼 수가 있다.

미국에서는 신랑이 결혼 당일에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를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란다.

어쨌든 헬렌 왕의 웨딩드레스는 한화로 대략 5,500만 원짜리다.

결혼식 전에 훼손될 것을 우려해 예비로 제작한 웨딩드레스는 3,000만 원 선.

헬렌 왕은 신부 들러리들 드레스까지 제공했다.

류지호는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 베일이라는 사람이 만든 턱시도를 입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디자이너 작품이 아닌 것이 없다.

평소 관리를 잘하고 있던 류지호다.

옷걸이가 썩 좋아서 디자이너들이 매우 만족했다.

신랑 들러리들에게도 버버리가 고급 수제 정장을 제공했다.

류지호의 들러리 명단만 봐도 헉 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오인방, UCLA 기숙사 룸메이트들, 윌리 워커와 빈센트 디젤, 벤틀리 애플렉, 매트 데이만 같은 할리우드 친구들로 들러리를 구성했다.

너무 많은 친구들이 들러리를 자청했다.

모두를 들러리 세울 순 없었다.

방점을 찍은 인물이 마이키 잭슨이다.

대성당에서 하는 예식이라고 해서 검소하고 소박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단상 꽃장식에만 25만 달러(약 3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플로리스트는 성 패트릭 대성당의 신성함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게 결혼식장을 꾸몄다.

뉴욕주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에서 괜히 경제효과를 언급한 것이 아니었다.


‘결혼식에 수억 달러 지출은 좀 너무 한 거 아닌가....?’


작가의말

잡설> 페이커 4회 월즈 우승기록을 깨는 선수가 등장하기 전에 LOL E-스포츠가 망하진 않겠죠 설마.... 모든 길은 저로 통합니다... 그 끝에는 항상 제가 있습니다... 엄청 오그라들었으나 결국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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