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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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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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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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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부자는 모두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들 한다.

실제로 그렇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미국에서 에드워드 버펫처럼 열성 공화당 지지자에서 민주당 지지자로 전향(?) 사례도 더러 있다.

한국에도 부자이면서 진보인 이른바 ‘샤이 진보’도 많다.

다만 군부독재 시절부터 정권의 '재벌 손보기'가 일종의 관행처럼 이어진 한국적 풍토 탓에 국내 재벌 총수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형성됐다.

정치권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큰 곤욕을 치렀던 재벌들의 잔혹사로 인해 재벌들은 정치적 의사표현을 자제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정치권력과 언론만이 여론을 움직이고 정권에 대항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일개 기업이 여론을 움직이고 정권에 대항하는 경우는 없었다.

오성과 경일그룹 정도가 여론을 움직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만들기는 했어도 정권에 맞서는 경우는 없었다.


“손봐줄 방법이 없는 거야?”

“국민의 정부부터 진보보수 정권 가리지 않고 털었잖습니까? 막말로 세 번의 집권세력이 작정하고 달려들었으면 진작 류 의장이나 하다못해 김 회장이라도 감옥에 갔어야 했는데... 아시다시피 검찰 단계에서 사건조차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성공화국이란 말까지 듣고 있는 오성그룹 오너 일가다.

정권이 작정하고 달려들자 그들도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역사가 훨씬 짧은 가온그룹은 지금까지 몇 번의 세금문제 말고는 정치사건으로 비화할 비리범죄가 한 건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잘못 건드리면 역공을 각오해야 하잖습니까?”


‘가온장학생‘이라 불리는 이들 중에 초창기 학생들이 사회 전반에 두루 포진해 있다.

정치권에는 대놓고 가온그룹의 후원을 받는 정치세력까지 활동하고 있다.


“YNTV 재승인이 언제지?”

“거기만 가지고 되겠습니까? NAVE를 조져야지요.”


백원일보 빼놓고 대부분의 신문들이 가온그룹 편이다.

왜냐하면 오성그룹과 함께 대기업 중에서 가장 광고비를 많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넘버 투 광고주 가온그룹은 암암리에 신문·케이블 뉴스·포털사이트까지 동원해서 집권세력을 압박할 수 있다.


“언제 이렇게 큰 거지... 가온은?”


대략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대유그룹 계열사 몇 개를 M&A 하면서부터 사세와 영향력 모두 괄목상대해졌다.

연속해서 진보정당이 집권하면서 보수 쪽에서는 주로 기존의 재벌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태도를 취했다.

반면에 신흥재벌이랄 수 있는 류지호는 진보진영과 가깝다는 인식이 있었고.

보수 정치세력은 집권을 해보니 비로소 미국의 JHO만 아니라 가온그룹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백원일보가 사력을 다해 가온그룹의 이미지와 류지호에게 상처를 내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자신들만 연전연패하고 있다.

제일과 동양신문은 오성에 이어 두 번째 광고주인 가온그룹의 심기를 살피면 살폈지 자극하지 않는다.

군부독재가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다.

유통기한이 있는 권력은 초국적 금력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 가온은 다국적기업이 아니라 초국적 기업이 되었다!

-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초국적 기업, 이대로 방관해야 하나?

- 폭주하는 가온 누가 견제하나?

- 산업화 시대 자본권력의 상징이었던 오성을 밀어내고 정보화 시대 자본권력의 상징이 된 가온. 누가 과연 그들의 폭주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부 신흥우파 물이 진하게 든 언론매체에서 가온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보수신문들이 간을 보듯 동조하는 칼럼을 실었다.

진보계열 신문들이 태세를 전환해서 비판에 가세했다.

십 수 년 전 언론사 세무조사 이후 오랜만에 진영논리나 이념과 상관없이 신문사들이 일치된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가온그룹의 대 정부 협박(?)을 두고 언론탄압 이후 처음으로 진보·보수 양 진영이 단합해 가온그룹을 비판했다.


“국익이나 국가의 미래에 관한 사안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낼 것이지 일개 기업 때려잡겠다고 작당을 하냐?”


그 같은 볼멘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갑자기 언론들의 스탠스가 바뀐 것은 일종의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을 흔히 제4의 권력이라고 한다.

권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자본권력의 부상을 심각하게 보는 것이다.

그래봐야 가온그룹 앞에서는 언제나 ‘을‘일 뿐이겠지만.

광고비로 대부분의 매출을 해결해야 하는 현재의 언론시장 환경에서는 무조건.

어쨌든 집권여당과 청와대는 다소 예상하지 못했던 이슈들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다소 우왕좌왕했다.


“그보다 더 급한 것이 류 의장이 현재 한국에서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가온의 대규모 사업 전부를 홀드 시켰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업?”

“M&A를 제외한 투자 전부를....”


최근 일본 총선거에서 집권당인 일본의 민주당이 참패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하던 스가 나오토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한일합작 제7광구 개발 재추진은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스가 나오토 총리 내각의 리더십 위기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만약 가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토목사업과 투자들이 보류되거나 취소가 된다면, 이번 정권의 치적이랄 수 있는 것 중에 몇 개가 날아간다.

하나 남은 거라고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정도.

그 또한 피겨, 아이스하키를 비롯해 동계스포츠팀을 수년 간 운영하면서 해외 동계스포츠계 네트워크가 탄탄한 가온그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다.

만약 가온그룹이 손을 놔버리기라도 한다면, 강력한 우군을 잃게 되는 것이다.


“자, 잠깐! 혹시 새만금개발도 축소한다거나 하진 않겠지?”

“기반공사를 얼추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도시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까지 류 의장이 손을 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야.”

“다만....”

“......?”

“JHO 월즈 개장이... 다소 늦어질 것 같다는 말이.....”

“뭐라고? 내 임기 중에 개장을 못할 수도 있다는 거야?”

“하청업체들에게 공사 속도를 조절해 달라고 통보가 내려왔답니다.”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는 정의국의 임기 피날레를 장식해 줄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개장식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여가부와 게임질병 이슈 문제에서 류 의장이 화가 단단히 난 모양입니다.”

“그게 도대체 뭐라고! 류 의장 같은 사람이 신경을 쓰느냔 말이야!”


치적에 환장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새만금간척지 테마파크는 이전 정부에서 시작됐지만, 영광스러운 개장은 자신의 임기 내에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화려한 축제가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생겼다.

테마파크와 호텔·리조트까지 포함해 무려 150만 평 부지에 6조원이 투입되었고, 향후 골프장, 워터파크, 식물원 그리고 배후도시까지 총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만약 가온그룹이 일부 계획을 백지화하다면.

약속을 어긴 류지호가 욕을 먹겠지만.

현 정부의 책임 또한 추궁당할 것이다.

그 여파는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도 있습니다.”

“또 뭔데?”

“가온그룹이 소프트인프라와 합작으로 영남권에 데이터 센터를 두 개 세우기로 논의 중이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원점에서 검토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답니다.”

영남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이자 본산이다.

새만금간척지 개발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영남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수 천 억 원 프로젝트가 자칫 날아가게 생겼다.

엉뚱한 놈들 밥그릇 챙겨주려다가.


“그깟 셧다운제가 뭐라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민감한 문제로 떠오른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로 인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고 장기 계류하다가 18대 국회가 끝나면 자동 폐기수순으로 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여가부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국내외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결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되었다.

본회의에서 표결만 남았다.


“언론에서는 대체로 근소한 차이로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을 추진하는 국회의원들의 태도가 워낙에 강경해서.”


- 어떤 기업도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싸울 수 없다!


18~19세기의 로텐실트 가문 혹은 19~20세기 초의 락커펠러 가문 정도의 초국적기업이 그나마 국가를 상대로 자신의 공화국을 구축했을까.

현대에 와서 국가(정부와 국민)를 상대로 싸움을 벌일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다.

20세기 초중반 전 미국을 집어삼킬 기세였던 초거대 금융자본 스텐리모웬조차 권력에 의해 기업이 분할되었다.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더욱 철저한 입법이 이루어졌다.

그 대단하다는 오성그룹조차 오너 일가의 안위를 보전하는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판인데, 기업 역사가 겨우 20년밖에 안 된 가온이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와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가온그룹 심기를 불편하게 한 일이 또 있습니다.”

“또 뭔데!”

“새만금에 들어설 신공항에 대해 인천공항공사와 국토부가 환경단체를 비롯해 전북지역 여러 단체를 지원하는 것 같습니다.”

“국토부가 환경단체에? 왜?”

“새만금간척지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방해하려고요.”


정의국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부터 김포공항과 파이를 나눠 갖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국제선을 모두 인천공항에 주고 김포공항이 국내선만 운영하는 문제로 크게 홍역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건교부가 동북아 허브로 키우기 위해서는 국제선을 인천공항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새만금에 국제선이 운항하는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 같은 내막을 류 의장과 가온그룹도 알고 있습니다.”


정의국 대통령이 참고 있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전국에 지어놓은 국제공항들이 애물단지이긴 했다.

그럼에도 이미 지어놓은 공항들을 폐쇄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부울경에도 포화상태에 있는 김해공항을 대체할 새로운 공항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건교부를 비롯해 관련한 정부조직들에서 암암리에 훼방을 놓고 있다.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서로 공항을 유치하려고 해서 문제를 다음 정부에 떠넘길 정도다.


“다들 제정신인 겁니까?”

“......”

“새만금에 아시아 최대의 테마파크가 들어섭니다. 변산국립공원하고 연계되면 연간 1,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레저벨트가 탄생한다는 걸 그 사람들은 모른대요? 중국에서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올 텐데. 인천공항과 서울과의 교통체계도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파이를 나누기 싫으니까, 공항을 만들지 말라? 게다가 민간단체와 짜고?”


어디 한 군데 이권카르텔이 없는 곳이 없다.

현재는 인천국제공항공단과 한국공항공사(김포공항)가 별도의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선 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대부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승리하는 그림이다.

그쪽으로 건설교통부가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걸 조율하고 조정하는 것이 선출직 권력이지만.

정의국의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


“회의 끝나면 건교부 장관과 공항공사 사장 불러들이세요. 그리고 정무수석 통해 내 의지를 당대표에게 분명히 전하세요. 더 이상 가온그룹 심기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알겠습니다.”

“류 의장하고는 연락이 안 되다고요?”

“자신 소유 목장에서 외부와 단절한 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답니다. 비서실을 통해서는 말을 전할 순 있습니다.”

“민정수석 보고 가온의 김 회장 만나보라고 하세요. 정부 뜻과 상관없이 국회에서 벌인 일이라고. 여가부 장관 교체할 거니까, 적당한 인물로 추천해서 올리라고 하고.”

“자칫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연평도 사건 이후로 우리 경제 지표들이 엉망이잖아요. 공약했던 5만 불은커녕 이러다가 3만 불도 수성 못할 판입니다. 그쪽 뜻을 들어줄 테니 굵직한 개발사업 하나 달라고 해 봐요.”

“마침 좋은 건이 있긴 합니다.”

“뭔데요?”

“류 의장은 새만금에서 신재생에너지로만 전기를 쓰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자부와 전력공사 그리고 전북도에서 변산댐을 양수발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랍니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남아도는 전기를 이용해 밤사이에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로 끌어올려 전기 사용량이 최고에 이르는 낮에 다시 하부 저수지로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양수발전소다.

부안댐은 수자원 관리와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되었는데, 새만금간척지 도시들에서 나오는 하수처리수와 빗물까지 연계해 양수발전소 프로젝트가 논의 중이다.


“마침 대유가온건설이 스페인의 건설사와 M&A 협상 중인데, 그 회사가 양수발전소 건설 노하우가 풍부하답니다. 대유가온건설이야 댐 건설에는 두 말할 필요가 없고요.”


참고로 군산산단의 전기를 공급하게 될 열병합발전소를 대유가온건설 산하 에너지 자회사가 따냈다.

자회사 가온플랜트는 새만금의 조력·풍력·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도 책임지게 된다.

그 때문에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스페인의 글로벌 건설사를 M&A하려는 것이고.


“너무 중구난방으로 가온과 논의하지 말고. 먼저 게임 관련 문제부터 해결합시다.”

“예. 대통령님.”


정의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수석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비서실장은 유관부처 장들을 불러서 어르고 달랬다.

정무수석은 여당 수뇌부를 만나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표결에서 반대해 줄 것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민정수석은 가온그룹 래리 킴 회장과 은밀히 만나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마침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과 관련한 국회 표결이 이루어졌다.

많은 이들이 가결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찬성 89, 반대 98, 기권 21표로 부결되고 말았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갖은 핑계를 대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법 개정을 막았으니, 가온그룹의 의지가 관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회법상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본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다음 회기 본회의에서 의결하기 위해서 발의부터 해당 상임위 심사, 법안심사소위원회 등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해당 법률은 시급을 다투는 긴급 법안이 아니다.

따라서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릴 수도 있다.

이번 18대 국회에서는 처리될 일이 없다.

다음 회기부터는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총선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뜨거운 이슈인 청소년보호법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어떤 불통이 튈지 알 수 없다.

재선을 노리는 국회의원들은 이번 국회에서는 어물쩍 넘길 수밖에 없다.


- 여성가족부의 무리한 입법 추진에 제동.

- 본사 해외 이전 카드에 국회가 굴복한 것인가.

- 본사 이전 문제에 입을 다물고 있는 가온그룹... 새만금, 백퍼센트 신재생에너지 도시를 위한 일환으로 부안댐 양수발전소 전환 논의 본격화 언급.

- 정부 호남지역 신공항 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 다음은 동남권 신공항?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부결되었다고 해서 게임 중독 논란이 끝난 것이 아니다.

본격적인 논란은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 논쟁에서는 가온그룹은 빠질 예정이다.

학술적이며 여론 플레이가 주를 이루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관련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 주체는 게임 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치권이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도 해결 못하면, 무능한 것 아니라 의지가 없는 거겠지.’


류지호가 정치권과 척을 질 각오까지 하면서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막아줬다.

그 과정에서 정부와 몇 가지 거래가 오가긴 했지만.


✻ ✻ ✻


류지호는 가족과 함께 Jay & Leo Bell Ranch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수석보좌관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목장을 방문했다.


“민주당이 참패를 했다라....”


일본에서 치러진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했다.

이전 삶과 마찬가지로 아베 신토가 집권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아무래도 뼛속까지 친미적인 인물이 차기 일본 내각을 이끌어야 JHO에게 좋지 않겠습니까?”

“총리가 바뀔 수도 있으니까, SANYO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 하는 것이 좋겠네요.”


극우성향의 아베 신토가 집권하게 되면 SANYO의 주요 특허기술이 외국에 넘어가는 걸 놔둘 리가 없다.

특히 한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막을 것이다.


“백색가전 부분 매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죠.”

“중국기업에 예정대로 매각될 것 같습니다. 백색가전 부문과 일본 및 동남아 4개국 영업권으로 대략 100억 엔에서 협상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합니다.”

“재밌는 게 있네요? 영국 런던의 Piccadilly Circus 광고판에서 SANYO를 내리고 JHO Company 로고가 들어간다고요?”

“예.”


1891년에 런던에 조성된 원형광장 Piccadilly Circus는 4개의 도로가 교차하는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장소로 꼽히는 장소다.

하루 유동인구만 30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라팔가 광장, 내셔널 갤러리, 소호, 차이나타운, 런던 시어터 등과 인접해 있는 런던의 중심 지역이자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다.

문화·오락지구에 G.O.M 인터내셔널 소유 멀티플렉스 극장도 소재하고 있다.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는 뉴욕의 타임스퀘어와 함께 세계 2대 옥외광고 명소이기도 한데, SANYO는 1977년부터 그곳 옥외 광고판에 자사 로고를 광고해왔다.

최근 그 자리를 JHO Company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광고판 연간 임대료가 얼마나 한 대요?”

“200만 파운드입니다. 보스.”


이 시기 환율로 대략 36억 원이다.


“1955년부터 The Coke 광고판이 처음 들어섰고 지금까지 단 50여 개 브랜드만이 광고를 했습니다. 94년부터 오성전자 로고도 달렸고. 삼년 전부터는 금성전자가 광고판을 임대해 광고하고 있습니다.”

“건물 매입은 실패한 모양이네요?”

“광고 매출이 워낙 좋아서 건물주와의 협상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암튼.... SANYO는 내부적으로 해체로 가닥이 잡혔다고요?”

“예. 연매출 7,000억 엔을 기록 중인 에너지 사업 부문과 반도체 외에 몇 개 사업만 남기고 계열사를 통폐합하거나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정부의 반대로 구조조정을 3년이나 끌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대지진까지 겹치면서 그룹의 존속이 어렵다는 명분이 생겼고, 그 동안 눈치만 보던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가져온 보고서에 SANYO그룹 정리 사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먼저 LED 부문은 한양반도체가, LCD·플라즈마TV 사업 부문은 가온디스플이, 전자제품 오프라인 매장 스마일 No.1 숍과 물류회사는 아네모네 & 컴퍼니가 인수하기로 했다.

반도체 사업은 가온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또한 SANYO 전자의 카 오디오, 에어컨, 내비게이션 부문만 따로 빼서 GAON Mobility Corp의 전장사업 부분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SANYO 전자는 에어컨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PND(Personal Navigation Device) 및 디스플레이 오디오(DA) 시장에서 강점이 있다.

2006년 출시한 ‘미니 고릴라‘가 인기를 끌어 일본 PND시장 점유율 70%를 기록 중이다.

홈시어터용 프로젝터 Z시리즈를 개발·생산하는 사업부문은 Eye-MAX Corp이, 디지털핸디캠코더인 작티`(Sanyo Xacti)는 CamPro가 인수할 예정이다.

생명보험 및 금융 부문은 Lehman & Global Park Group의 일본법인이 인수하기로 했다.

그 외에 TV, DVD 레코더, 팩스, 전화, 공기 청정기, 오디오, 전자레인지, 석유 난방기, 쿠킹 히터, 식기 세척기, 청소기, 다리미, 이불 건조기, 주택용 화재경보기 등의 특허기술 및 사업부문을 여러 기업들에게 나눠 매각할 계획이다.

특히 SANYO가 자랑하는 밥솥, 쿠킹 히트, 석유 난방기, 공기 청정기 등의 특허기술은 중국이 아닌 한국의 중견기업에 팔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마루 밑에 산요’라고 불릴 정도로 SANYO는 OEM 분야에서도 강자였다.

전자기기용 콘덴서 같은 전자 장치와 디지털 카메라 등은 세계 톱 쉐어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기업들이 군침을 흘렸다.

너무 한국기업에게 몰아주면 일본 정부로부터 과도한 견제를 받을 수도 있기에 JHO와 가온이 필요하지 않은 사업부문은 일본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내년 연말까지 그룹 해체가 마무리되면 본사가 있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간사이 지역에 사업장이 몰려있게 되고, 도쿄에는 영업소만 남게 됩니다. 원전사고가 벌어진 후쿠시마에서 600km 이상 떨어진 지역들로 엔터테인먼트와 금융사업을 제외한 제조업 전 부문을 통합이전하게 됩니다.”

“실업 스포츠팀에 대해 처리가 문제라고요?”

“SANYO는 럭비, 배드민턴, 축구, 배구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자 배드민턴팀은 전일본 실업 배드민턴 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최다 14회 우승을 자랑하는 강호입니다.”

“그냥 놔두라고 하세요. 실업팀이 예산을 잡아먹어봐야 얼마나 쓴다고....”


류지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SANYO 산하의 4개 실업팀은 일본 국가대표선수 다수를 배출할 정도로 좋은 팀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SANYO가 하던 수준의 지원만 해주면 알아서 잘 돌아가는 팀들이라고 합니다.”


하다하다 일본의 실업팀까지 지원하게 생겼다.

생각해보면, 도쿄에 있던 훈련시설을 간사이 지방으로 옮겨오게 되면, 오사카를 중심으로 재일동포 3세 선수들도 많이 영입할 수가 있을 것도 같았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일본에서 재일동포 운동선수들도 챙겨줄 수 있겠지.’


류지호는 일본 정치문제에 발을 담그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치에 개입할 수도 없고, 한다고 해도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미국 정치권을 움직여 일본을 통제하는 것이 낫다.

차기 총리에 전혀 모르는 인물이 되는 것보다 대강이라도 성향을 알고 있는 이가 일본 총리가 되는 것이 나을 것이란 판단이 서기도 했고.


작가의말

평온한 주말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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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할리우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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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 이런 삶이 삼류인생일 리가 없지. +5 24.07.10 1,436 74 24쪽
904 내 앞에서 비켜. 지나가야 하니까! (3) +4 24.07.09 1,404 71 24쪽
903 내 앞에서 비켜. 지나가야 하니까! (2) +8 24.07.08 1,439 69 24쪽
902 내 앞에서 비켜. 지나가야 하니까! (1) +3 24.07.06 1,454 78 23쪽
901 영웅으로만 그리진 않을 거야. +11 24.07.05 1,478 93 29쪽
900 미국의 비밀병기....? +8 24.07.04 1,548 79 26쪽
899 평범해진 현재와 부딪히며 살아갈 수밖에. +4 24.07.03 1,438 69 23쪽
898 0.1% 부자란....! (2) +5 24.07.02 1,452 70 24쪽
897 0.1% 부자란....! (1) +8 24.07.01 1,436 82 24쪽
896 나란 사람을 아주 잊은 줄 알았어. (2) +5 24.06.29 1,449 74 22쪽
895 나란 사람을 아주 잊은 줄 알았어. (1) +6 24.06.28 1,425 69 26쪽
894 이 사건에서 국가는 책임이 없다... +4 24.06.27 1,452 76 27쪽
893 나르시시즘의 시대. (6) +4 24.06.26 1,431 72 25쪽
892 나르시시즘의 시대. (5) +7 24.06.25 1,436 77 25쪽
891 나르시시즘의 시대. (4) +5 24.06.24 1,479 74 25쪽
890 나르시시즘의 시대. (3) +3 24.06.22 1,498 77 23쪽
889 나르시시즘의 시대. (2) +2 24.06.21 1,502 68 23쪽
888 나르시시즘의 시대. (1) +6 24.06.20 1,530 73 24쪽
887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4) +6 24.06.19 1,480 72 28쪽
886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3) +2 24.06.18 1,477 75 23쪽
885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2) +2 24.06.17 1,525 73 27쪽
884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1) +6 24.06.15 1,582 75 23쪽
883 Think The Unthinkable! (4) +3 24.06.14 1,491 71 25쪽
882 Think The Unthinkable! (3) +6 24.06.13 1,531 65 24쪽
881 Think The Unthinkable! (2) +6 24.06.12 1,515 70 28쪽
880 Think The Unthinkable! (1) +8 24.06.11 1,543 79 25쪽
879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4) +5 24.06.10 1,538 78 23쪽
»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2 24.06.08 1,519 85 23쪽
877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2) +5 24.06.07 1,470 80 24쪽
876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1) +4 24.06.06 1,523 76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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