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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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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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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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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핏. JHO의 IP를 활용하기 위해서면서. 잘도 갖다 붙이네.”

“어허. 테마파크 외에도 얼마나 다양한 것을 갖추기로 했는데. 청소년 캠핑장, 인공서핑장, 풋살장, KPOP댄스 버스킹 존 같이 다양한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거든.”

“10만 도시라며?”

“최근에 20만 자급자족 도시로 계획을 상향조정했대.”

“한국사람들은 지방에 사는 걸 싫어하지 않아?”

“싫어한다기 보다는.... 지방에 좋은 일자리도 많지 않고 교육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해서.”

“대도시마다 좋은 국립대학이 있지 않나?”


류지호는 절로 썩은 미소가 지어졌다.

자신 세대의 한국 아빠들은 자녀 앞에서 학벌로 당시의 성적을 증명해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 놓이게 되니까.

20여년 전만해도 서울의 웬만한 사립대보다 지방 국립대가 합격선이 훨씬 높았다.

항변해 봐도 자녀들의 비웃음만 살 뿐.

아이들은 아빠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기는커녕 구차한 변명쯤으로 여긴다.


“실리콘밸리처럼 스탠퍼드 같은 명문대학과 1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어봐. 청년들이 죄다 몰려오겠지.”

“그래서 아리울에 실리콘밸리라도 만들게?”

“가온그룹 혼자서도 만 개 정도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네. 정부와 지자체가 도와주면 최대 3만 개까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하고.”

“와우.”


레오나가 탄성을 터트렸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1만 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미국의 GTE 같은 복합기업도 하지 못한다.

이전 삶에서 2017년 말 기준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수는 1,270개, 근로자는 6만2,575명으로 입주 기업들의 총매출액은 79조원이었다.

입주기업의 숫자는 아리울에 조성되는 첨단산업지구와 경제자유구역이 훨씬 적겠지만. 일자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버금가면서 총매출은 훨씬 많을 지도 모른다.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시스템반도체, 전장산업, 2차전지, 바이오, 관광레저 기업들이 그곳에서 가동될 테니까.

계획대로 35만 평 부지에 가온그룹 R&D센터가 조성된다면 상주 인원만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전 삶에서 금성그룹의 사이언스파크보다 더 거대한 연구단지가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가온그룹 계열사만 최소 스무 개 이상 이전할 거니까. 2020년까지 10만 인구는 금방 달성할 것 같다고 하네.”

“직원들이 서울을 버리고 지방의 신도시로 이동을 하겠대? 공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지방 가는 게 싫어서 안정된 직장을 버린다면서?”


대한민국의 양극화는 소득은 물론이고 전 부분에 걸쳐 심화되고 있다.

인구와 소득, 생활 인프라 등 모든 방면의 격차가 커지면서 지방은 서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만 서울로 가는 게 아니다.

공연을 보려고 서울에 가고, 몸이 아파도 서울로 간다.

심지어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조차 서울로 간다.


“싫으면 퇴직을 해야겠지. 회사를 위해 직원이 있는 거지 직원을 위해 회사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노조가 가만히 있나?”


가만 안 있으면.

자기들이 뭘 할 수 있는데.

금융과 엔터 사업을 제외하고 가온그룹 계열 모두가 서울에 있을 이유는 없다.

게다가 경제자유특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아리울에서 얻는 이익이 크다.

추후 이주한 기업들은 서울 사무실을 아예 없애고 연락사무소 성격의 인원만 배치될 예정이다.


“서울 생활을 포기할 수 없다면 주중에만 새만금에서 생활해도 되고.”

“도시를 그렇게 단시일 내에 뚝딱하고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거구나.”

“미국의 기업도시에서 영감을 받아서 한 것인데 뭘.”


레오나에게 기업도시는 낯설지 않다.

미국 최대 초콜릿 캔디 회사가 있는 펜실베이나주 소도시 허쉬는 창업자의 이름이자 기업명에서 따왔다.

창업자의 고향에 초콜릿 공장을 지으면서 직원 숙소를 포함해 신도시를 설계했다.

그 외에도 기업의 이름이 도시명이거나 도시명을 기업이름으로 삼아 기업과 도시가 공동 운명체로 선순환을 만든 사례가 많다.

아시아에서는 DOYODA City가 대표적인 기업도시다.

원래 지명은 고로모였지만, 1959년 DOYODA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본사와 공장 7개 그리고 인근의 부품 업체까지 몰려 생태계를 형성한 DOYODA City는 43만 명의 인구수를 자랑한다.

“새만금을 가온왕국으로 만들 셈이냐?”


다소 비아냥거리는 투로 묻는 이들도 많다.

못할 것이 없다고 여기는 류지호다.

그래서 미국의 유명 사립대학부터 영국과 유럽의 명문대학의 글로벌 캠퍼스를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1인당 개인소득 1위를 줄곧 차지하고 있는 울산 혹은 서울을 10년 안에 따라잡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벨에어 이웃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미국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콘솔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WoW>의 경우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한다.

류지호와 레오나 역시 아이들이 낮잠을 자거나 일찍 잠에 들면 함께 <WoW>를 즐기곤 한다.


“셧다운제 때문에 한국에서 SnowStorem과 스펙트럼 게임들이 피해를 많이 보겠다, 그치?”

“딱히....”


스펙트럼 게임 스튜디오에서 <Timely Arena>의 해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게임시장이 연평균 15% 성장해 왔다.

이 시기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했다.

해외 수출도 5조원에 이른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수출효자 상품으로 게임소프트 관련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외 수많은 전문가들이 게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국민의 정부부터 꾸준히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있고.

IT기술이 융합하기에 게임만한 것이 없다.

모두가 말로는 게임산업 육성을 떠든다.

현실은 온갖 규제 장치로 인해 게임 개발 해먹기 힘든 나라가 한국이다.

류지호의 법률 비서들은 한국의 게임관련 법령들을 두고 누군가 게임산업을 망치려고 정교하게 설계라도 하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그 규제의 꼼꼼함과 견고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아빠아~! 밀크! 밀크!”


아빠와 엄마가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에 셈이라도 난 걸까.

딸 시아가 아빠의 등을 현관 쪽으로 떠밀었다.


“밀크.. 밀크으~”


우유를 찾는 것이 아니다.

류지호 부부가 어린 딸을 위해 구입한 키즈용 미니어처 호스(Miniature horse)의 이름이 밀크다.

장난감이 아니다.

엄연히 살아있는 애완용 말이다.

미니 말은 재래종인 조랑말과 달리 교배를 거듭해 태어난 희귀종이다.

4살이 된 류시아의 애완용 말 밀크는 서 있을 때 높이가 84cm 정도다.

조랑말보다 작다.


“밀크! 밀크!”


미니 말 밀크가 저택 한편의 마련되어 있는 미니 승마장에서 자유롭게 어슬러거리고 있다.

류시아가 나타나자 느긋하게 다가왔다.

하는 모양을 보면 영락없는 반려묘다.


“밀크... 일루 와. 얼굴 대봐바~”


밀크가 워낙에 온순해서 류시아가 쉽게 친해졌다.

미니 말이라고 해도 얕보면 안 된다.

매우 튼튼하다.

키가 작아 어린이의 낙마 위험성도 적다.

반려견처럼 주인을 잘 따르는 편이고.

따라서 어린이 반려동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5살이 넘을 경우 키가 86cm를 넘지 않아야 미니어처 호스로 규정한다.

수명은 대략 30~40년이다.

다만 개인이 구입해서 키우기는 어렵다.


“.....!”


말관리사가 밀크의 등에 안장을 채웠다.

류지호가 안전헬멧을 머리에 씌운 후에 류시아를 안장에 앉혔다.


“이랴~이랴!”


따각따각!


혼자서도 제법 잘 탔다.

말관리사에게 고삐를 넘긴 류지호가 가까운 곳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


한동안 자유시간이다.

류지호는 시선을 승마에 열중하고 있는 딸에 고정한 채로 며칠 전 한국에서 보내 온 보고서를 떠올렸다.

여성가족부의 행태나 보건복지부와 민간단체가 한통속이 되어 벌이고 있는 4대 중독법 개정도 문제지만, 류지호로서는 한국의 메이저 게임개발사들도 도저히 좋게 볼 수가 없었다.

게임 업계가 자기들 잇속만 챙기기에 급급해서 온갖 현질유도 확률 게임과 사행성을 조장을 하며 유저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 때, 일각에서는 치밀하게 게임 중독 의료화 움직임을 준비했다.

정의롭고 선량한 기업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만이라도 챙겼으면....’


저 혼자 살겠다고 업계 전체를 망치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것도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가.

이전 삶에서 메이저 게임 회사 오너가 정치권과 검찰에 줄을 댄 것이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

업계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도 아니고, 게임 산업 규제 철폐 로비 성격도 아니었다.

자신과 기업의 비리를 덮기 위한 뇌물공여와 유착관계였다.

어쨌든 한국만 벗어나면 게임 중독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일 뿐이니까.

취미생활에 중독이란 표현이 가당키나 할까.

서구권에서는 부모들이 공부와 학업성적을 핑계로 자녀들의 여가생활을 억압하는 일 따위 없다.

미국 학부모단체가 자녀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곤 있기 하다.

그들의 목소리가 미국 전체 학부모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게임 업계가 여당 의원이 제안한대로 매출 1%를 중독기금에 내놓는다면 4대 중독법이니 같은 말도 안 되는 짓거리가 안 나타날까?’


그럴 것 같지 않았다.

일단 게임 중독 질병코드 등록, 정확하게는 ‘게임 이용 장애’는 중국정부도 발 벗고 나서서 WHO에 로비를 하는 사안이다.

게임 중독 질병코드는 전 세계 게임업계와 일부 국가의 정신의학계, 중국정부, WHO의 의존증 분야 전문가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참고로 한국 보건복지부가 게임 질병 연구를 위해 정신의학계 특정 연구팀에 지원한 금액은 대략 12억 원 정도다.

JHO Foundaition은 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520억 원을 연구비에 지원했다.

연구에 참여하는 교수진 면면만 봐도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한국 유수 대학의 심리학, 사이버심리학, 정신중독의학 교수들을 망라했다.

류지호가 기억하기에 2010년대 중반에 가면 WHO(세계보건기구)가 친중화된다.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나라가 중국이 된다.

사무총장부터 수뇌부가 대부분 친중인사들로 채워진다.

그로 인해 이전 삶에서 게임 이용 장애의 질병코드 등록이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졌다.

결국 2019년에 국제 질병분류의 개정판인 ICD-11에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등재하고 정식 질병코드(6C51)가 도박 중독(6C50)과 같은 분류인 중독성 행위 장애로 등록되었다.

류지호는 카투사 복무 중에 SnowStorm과 인연을 맺은 이후로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와 게임중독 질병 프레임에 맞설 준비를 시작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 이용 장애의 질병코드 등록을 9년 앞두고 있는 현재 본격적인 게임 관련 질병 논쟁에 불을 붙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게임중독 프레임에 휘둘렸던 학부모단체와 종교계 그리고 게임업계는 이 시기부터 시작된 여가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일부 정치인, 정신중독의학계, 신흥우파 이권카르텔이 어울려 벌인 추악한 작업의 실체를 알게 될 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제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돼.’


류지호가 개입하게 됨으로써 한국의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도가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작정하고 이슈를 키웠으니까.

WHO가 논의를 하기도 전에 세계적으로 게임 과몰입(탐닉)이 과연 알코올이나 마약, 도박의 경우처럼 중독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본격적으로 점화되었다.

한편으로 게임 셧다운제도의 인권침해와 관련해서 세계적인 인권단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중국이 WHO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정부에 지원금을 늘려줄 것을 건의하고 한편으로 우수인력을 파견해 특정 국가에 휘둘리지 않도록 손을 쓰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사들이 류지호가 진행하고 있는 관련 연구에 기금을 기탁하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Googol과 MacIntosh, PS 등 빅테크들도 움직였다.

글로벌 게임사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도록 판을 짰다.

한국에서는 가온그룹을 통해 다방면에서 정부를 압박하도록 했다.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서 의도적으로 감추고 싶었거나 허술한 명분과 논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류지호는 10년 넘게 축적되어 있는 게임 탐닉 관련 연구결과를 모두 공개했다.

그를 통해 반박과 재반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누구도 또 어떤 학회도 JHO와 가온그룹이 제시한 과학적 접근으로 산출된 데이터와 그를 해석한 논문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저 말꼬리 잡기 식의 꼬투리를 반론이랍시고 내세울 뿐.

게임 중독의 의료화를 이뤄내야 하는 WHO의 의존증 학회와 한국의 일부 이권세력 또 중국정부로서는 JHO의 연구결과를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무려 10년 넘게 추적연구를 해온 연구성과를 당장에 반박하기로 쉽지 않다.

류지호가 가만있었다면, 2019년에 가서야 WHO를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을 터.

WHO 의존증 학회나 중국정부가 열심히 연구해봐야 9년이다.

반면에 JHO와 가온그룹은 무려 20년치 축적된 연구성과를 내세울 수 있다.

물론 연구기간이 성과를 결정짓지는 않겠지만.

다만 지금까지 수집한 것은 전 세계에 걸쳐서 20만 명의 게임유저의 사례라는 점.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이다.

어떤 쪽의 연구결과가 더 설득력이 있을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 성공하는 사람은 인내하는 사람이다.


유명 투자자 제임스 라저스가 한 말이었다.

류지호는 ‘게임중독’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10년 넘게 수천만 달러를 전 세계 심리학 관련 학자들의 연구비에 쏟아 부었다.

그렇게 했음에도 혹시나 게임 이용에 관해 중독이 증명되면 어떻게 할까.

그것대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역시도 공익적인 차원에서 좋은 일이니까.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 인권이나 게임 산업의 경제적인 접근 이상의 근본적인 질문을 한국 사회에 던진 것이다.

이 당시의 누구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도.

그저 게임산업 규제나 탄압 정도라고 인식할 뿐.

하지만 다양하면서 한편으로 풀기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온 학업 위주의 교육환경.

절대적으로 부족한 청소년 여가문화 프로그램과 공간.

청소년들의 인권 향상과 복지의 문제.

새로운 대중문화 트렌드 등.

충분히 시대적 담론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문제다.

오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해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으니 외면하고 있는 걸지도....’


한치 앞도 못 보는 삶이라고 하지만.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하게 자행되는 게임 관련 규제에서 보듯이 한국사회는 여전히 20세기적인 사고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안타깝고 답답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 문제는 회귀자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긴급 여론조사. 류지호 이중국적 허용문제 국민 47%가 반대!]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와 관련해서 한국의 학부형들로부터 류지호가 공공의 적이 되었다.

언론에서는 증권가 찌라시를 인용해 본사 이전이라는 카드로 류지호가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류지호는 학부형들에게는 미움을 샀다.

반면에 십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 같은 십대들의 지지는 여론조사를 비롯해 언론 어디에도 담기지 않았다.


[영화를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합니다. 혹시 게임 타이틀의 크레디트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영화 크레디트 못지않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게임 타이틀에 참여합니다. 여러분이 어릴 적 경험했던 게임과 달리 현재 여러분의 자녀들이 즐기는 게임은 영상, 미술, 그래픽, 소설, 음악뿐만 아니라 첨단 IT기술까지 융합되어 어우러져있습니다. 한국의 유명 프로게이머는 팝가수, 메이저리그 선수, 프리미어 리그 선수 못지않은 대접을 받습니다. 이제 게임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야 합니다. 게임을 영화와 같은 문화예술로 바라보진 않더라도 새로운 여가의 방식으로 인정한다면 이번 강제적 셧다운제와 관련한 논쟁이 얼마나 소모적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영화를 법으로 규정할 수는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이 자정이 넘어서 영화를 보면 안 된다는 것까지 법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미주 한국신문이 특별 인터뷰 형식으로 내보낸 류지호의 인터뷰 내용의 일부였다.


✻ ✻ ✻


- 한국에서 시작된 게임 중독 논쟁, 세계 정신의학계로 번져.

- 류지호, 청소년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규제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에는 동의할 수 없어.

- 한국 재계 순위 2위 대기업 가온 관계자 해외 이전 시사!

- 가온그룹 3인자 비밀리에 아일랜드 행. 본사 아일랜드로 떠나나?

- 올해 가온그룹 신규직원 채용 규모 대폭 축소할 듯. 본사 해외이전에 따른 것으로 관측.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입법을 두고 여성가족부와 대립해 온 스펙트럼 게임 스튜디오가 본사를 미국의 LA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이 몇 주 동안 각종 사설정보지에서 빅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던 차에 난데없이 가온그룹까지 본사를 옮긴다는 소문이 재계 안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아일랜드는 유럽 진출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유럽 선진국에 비해 임금이 낮고, 특히 2003년부터 시행한 기존 32%였던 법인세를 12.5%로 인하한 정책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의 유럽본사는 물론이고, 1,000개에 이르는 다국적 기업들의 본사 혹은 연구소를 유치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스페인의 대형 건설사 M&A를 추진하고 있고, 유럽 현지 자동차 생산기지 및 저작권관리를 위한 법인을 물색 중이던 가온그룹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일랜드 진출을 고민해 볼 법 하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아일랜드는 EU 내에서 중요한 교통 허브로서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쉬운 위치에 있고 효율적인 물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1,0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데일리경제신문.


가온그룹 주요 인사들이 나눈 대화 일부까지 언론에 흘러들어갔다.

일부 내용은 도청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도 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흘렸다고 볼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가온그룹의 보안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기에.

그룹 차원의 언론플레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했다.

암튼 온갖 소문들이 재계와 여의도에서 떠돌자, 청와대도 발칵 뒤집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 속도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반면에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감소하는 추세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2년~2010년까지 전·후방효과를 모두 합할 경우 15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이전에는 주로 제조업이 국내를 빠져나갔다면, 이제는 서비스업까지 해외로 나가는 추세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정의국 정권으로서는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선방하는 가운데 감소하는 외국인투자와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재계2위 대기업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거 혹은 미국계 다국적기업 JHO Company와 합병이라도 하는 날에는 여론으로부터 어떤 질타를 받을지 알 수 없다.

심하면 때 이른 레임덕도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청와대는 다각도로 가온그룹과 접촉을 시도했다.

해외이전 혹은 M&A 관련해서 어떤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

청와대는 애만 태우고 있다.

가뜩이나 제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고용보다 해외 고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온그룹의 몇 개 계열사만 해외로 빠져나가도 임기 말 고용지표는 더욱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많은 대기업들이 국민 눈치를 보며 해외이전을 망설여 온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가온그룹의 행보에 따라 연쇄적으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가온은 도대체 왜 입장을 안 내는 건데!”

“만약 찌라시처럼 된다면.... 단순히 법인세수 몇 천억 원 감소하고, 투자·고용 등 경제지표가 나빠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레임덕까지 앞당길 수 있는 사안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재계 10위 대기업의 외국인 주주들은 주력사업 부문만이라도 법인세가 저렴하고 규제가 덜한 국가로 이전하라는 요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따라서 그간 눈치를 보던 대기업들이 가온그룹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해외이전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다.


“오성과 금성이 주력 사업부문을 해외로 슬금슬금 옮겨가고 있는데, 한국의 공장을 축소하고 외국생산시설을 확충하면 어쩌려고.....”


비자금 및 뇌물 의혹, 기업 사유화와 승계 문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오성그룹은 여러 나라에 전자를 비롯해 주력 사업체 몇 개를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

금성과 경일자동차 그룹 역시 한국에서 생산시설을 확충하거나 새로운 시설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만약 찌라시 대로 흘러간다면 몇 년 내 최소 5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할지도 모릅니다.”


집권여당 수뇌부들은 뭔가 손을 쓸 방법도 없이 한숨만 쉬고 있다.


“그깟 게임 셧다운제가 뭐라고... 왜 류 의장이 화가 난거야? 게임 사업은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게임 셧다운제나 게임질병 이슈로 가온그룹이 들썩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업계의 반대쯤은 가볍게 무시하면 그만.

막상 처리하고 나면, 금방 잊혀질 줄로만 알았다.

심지어 반대만 일삼는 야당 안에서도 셧다운제에 공감하는 의원이 많았다.

나라 살림과 국가의 미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소소한 것이라 여길 뿐.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다.

수많은 법안 중에서 경제문제도 아닌 게임 이슈를 가지고 류지호가 크게 화를 낼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온갖 글로벌 인권단체에서 청와대로 항의서한과 성명서를 보내오고 있다.

청소년 인권의식이 매우 부족한 무도한 정권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이때다 싶은 일부 시민단체가 골치 아픈 정치적 논쟁거리까지 들고 나왔다.

바로 선거연령의 18세 하향 조정 이슈다.

진보진영에서는 이를 공론화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다.

선거연령제한은 일반적으로 보수정당에게 매우 불리한 것으로 간주되기에.


“우리 편 아니었어?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류 의장은.....”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75 럭키포춘
    작성일
    24.06.07 09:20
    No. 1

    우리 편한테 내부 총질한 게 누군데!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1 링월드
    작성일
    24.06.07 09:21
    No. 2

    이새끼들은 류지호가 컨텐츠 사업 벌이는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네요 게임 셧다운제는 문화검열의 시작이고 같은 논리로 영화도 얼마든지 검열 가능하죠
    하여간 무역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베타적이고 보수적인 태도 보면 답이없어요 제 2의 IMF 사태 터지고 강제로 좀 더 개방시켜야 정신차리는 나라입니다 ㅎㅎㅎ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41 링월드
    작성일
    24.06.07 09:22
    No. 3

    왜 화난ㅆ는지 모르면 쪼르르 달려가서 여쭤 보든지 아직도 지가 상전인줄 알고 엉덩이 무겁게 비비적거리는 꼬라지가 너무 웃김 ㅋㅋㅋ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6.07 12:59
    No. 4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4.06.12 21:26
    No. 5

    우리편
    니네편 아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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