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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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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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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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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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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나란 사람을 아주 잊은 줄 알았어.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메카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세 개의 스튜디오(LOG, 워너-타임, 유니벌스)가 소재하고 있는 버뱅크다.

그 외에 LA 북부에는 패러마운틴 스튜디오가, 서쪽에는 PARKs 스튜디오가 소재하고 있다.

LA 서쪽 컬버시티에 소닉-콜롬비아스 스튜디오가 Playa Vista에는 트라이-스텔라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버뱅크와 구분하기 위해서 컬버시티와 Playa Vista를 묶어서 ‘제2의 미디어 시티’라고 불렀다.

지역언론에서는 ‘미스터 할리우드의 소왕국‘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류지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센추리 시티의 MSM 본사 집무실로 출근했다.

JHO Company Group 본사는 Playa Vista에 있지만, 자신의 영화를 전담하고 있는 JHO Pictures가 MSM 본사에 있었기에.


“여전히 활기차네.”


약간의 부진은 있어도 추락은 없는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다.

또한 ‘제2의 미디어시티‘라고 불리는 Playa Vista는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Moe의 퇴진 후에도 크게 문제없겠어....!’


Playa Vista는 이전 삶과 달리 상업구역으로 개발되었다.

JHO Company 계열 기업 외에도 20개 이상의 미국 기업 본사나 사무소가 소재하고 있다.

스타트업도 60개가 넘는다.

JHO Company 계열이 개최하는 대형 이벤트들이 자주 열기고 있기에 유동인구도 상당했다.

Tri-Stellar Studios, JHO/DirecTV와 함께 꽤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캠퍼스로 Hues & Rhythm Studios를 꼽을 수 있다.

그간 Hues & Rhythm Studios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Playa Vista의 캠퍼스로 이주한 후로 창업자 조너던 휴즈가 일선에서 물러났다.

엔지니어 출신의 찰스 워츠(Charles wartz)가 최고경영자로 임명되었다.

Playa Vista는 외부인에게 캠퍼스를 공개하진 않지만, 지역 명소로 꼽히고 있다.

DreamFactory와 Fixart Studios 캠퍼스보다 넓은 1만 평 부지에 오피스보다 복지시설이 더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가족들과 바비큐 생일 파티를 열 수도 있는 야외 바비큐방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다.

근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영, 요가, 농구, 축구를 언제든 즐길 수 있고, 개인의 작품을 캠퍼스 내 어디든 자유롭게 전시할 수도 있으며, 분기별로 코스튬플레이 이벤트를 즐기면서 1,500여 명의 직원들이 상급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여러 인종을 배려한 다양한 구내식당 메뉴와 오피스보다 더 많은 휴식 공간이 자랑이다.

개인용 오피스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따라서 손님을 접대할 수 있는 bar를 갖춘 응접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캠퍼스를 구경하다보면 꿈의 직장처럼 보인다.

본래라면 Hues & Rhythm Studios가 재무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인건비가 너무 많이 올랐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시각효과 작업비를 너무 후려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많은 시각효과 스튜디오들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캐나다나 영국 혹은 인도로 옮겨가는 추세다.

따라서 캘리포니아주의 VFX업계는 급속도로 몰락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몇 년 간 저가로 밀고 들어오는 업체의 증가로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6개 이상의 시각효과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찰스 워츠 CEO가 대략적인 업계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류지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캘리포니아 VFX 업계가 암울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아티스트들을 할리우드에 계속 붙잡아 둘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재정립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메이저 스튜디오는 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CG를 뽑아먹으면 그만이다.

VFX업계 사정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업계는 업계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하기 쉽지 않았다.

살아남기에도 벅차기에.

후발주자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VFX 전문 업체들은 클라이언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체로 영화사와 방송사, 광고 프로덕션에 편중되어 있다.

클라이언트와 일을 할 경우에만 수입이 들어오는 구조다.

이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인력위주의 사업이기에 임금 문제가 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이다.


“거액의 개런티를 받는 배우는 그린 매트 연기가 힘들었다면서 고충을 토로합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그 그린 매트의 빈 여백을 채워야 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함께 신경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한 영화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Hues & Rhythm의 시각효과 감독이 소감으로 전한 말이었다.

이 시기 Hues & Rhythm Studios가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라이프 오브 파이>이다.

이전 삶에서는 동물 CG 분야에서 뛰어난 표현력을 선보여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었다.

그런 직후 얼마 안 가서 파산하고 말았다.

Hues & Rhythm Studios는 20세기 PARKs와 유니벌스 스튜디오와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그 마저도 작업비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다가 <라이프 오브 파이>에 올인 하다시피 하면서 광고 같은 돈 되는 작업을 하지 못했다.

쌓여만 가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회사를 인도 업체에 넘겨야 했다.

이 시기에는 CG 기술이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인하우스 툴을 개발해 매 작품마다 VFX 한계를 끝없이 돌파하던 Hues & Rhythm Studios 같은 대형 업체들의 결과물과 상용 툴을 사다가 인력을 갈아 넣어 결과물을 뽑아내는 업체의 것과 차이가 상당히 줄었다.

CG의 대중화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몇몇 대형업체들이 인하우스 툴을 독점하면서 기술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상용 툴의 업그레이드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로 인해서 전 세계 VFX업계 평균수준이 제법 높아졌다.

그에 반해 임금수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대형이든 영세업체든, 아티스트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클라이언트들은 그나마 적은 금액까지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떼먹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미국은 안 그럴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있는 놈들이 더 한 법이다.


“직원은 모두 몇 명이나 되죠?”

“해외 스튜디오까지 포함해서 말씀드릴까요?”

“전부.”

“3,000명이 조금 넘습니다.”


굉장한 숫자다.

참고로 이전 삶에서 Hues & Rhythm Studios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때, 전체 직원 숫자가 1,400명 수준이었다.


“밴쿠버, 런던, 판교, 뭄바이, 쿠알라룸프르, 가오슝 등. 6개 국가에 글로벌 법인과 협력업체를 두고 있습니다.”

“매출이 7억 달러 정도 되던가요?”

“작년에 6.9억 달러였고. 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VFX 업체의 적자가 200만 달러 밖에 안 된다는 건 대단한 것이다.

저 대단한 LMI이 매년 천만 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니까.

로비 잭슨의 TreeWeta조차 사정이 썩 좋지 못했고.

할리우드 대형 VFX 업체들은 오너들의 지원이 없다면 제대로 굴러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Ninja Turtles> TV애니메이션은 어디서 방영하기로 했어요?”

“카툰 네트워크입니다.”

“니켈로디언이 아니고?”


카툰 네트워크는 터너 브로드캐스팅 계열 만화채널이다.


“CBS 측에서 OSMU 계약에서 무리한 조건을 걸어와서.... LOG와 터너가 경합을 벌였는데 최종적으로 카툰 네트워크에서 방영하기로 했습니다.”


<Teen Mutant Ninja Turtles(TMNT)>은 198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믹스 원작 애니메이션 TV시리즈다.

지금까지 실사 영화로도 세 편이 제작되었다.

TV용 영화도 제작되었다.

게임만 십여 개 타이틀이 발매되었고.

영화 및 TV 시리즈 권리는 4Kids와 GH오락집단유한공사, 영국계 사모펀드 등이 나눠가지고 있다.

그런데 2008년에 TMNT의 새로운 권리를 놓고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벌인 끝에 Hues & Rhythm가 권리 일체를 차지했다.

당시 니켈로디언은 영화와 TV시리즈 권리에 970만 달러를 제시했다.

반면에 Hues & Rhythm은 통 크게 1,200만 달러를 베팅했다.

류지호의 강력한 권고 때문이었다.

당시로서는 Hues & Rhythm 자체적인 안정적인 수입원이 절실했다.

때문에 수준 높은 VFX 기술로 실사화와 TV애니메이션 모두를 프랜차이즈화 할 수 있는 TMNT 권리를 반드시 얻어야할 상황이었다.


“내년 여름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슬슬 영화도 준비합시다.”

“실사화 말씀이십니까?”

“영화판 리부트 준비에 들어간다면, 대략 2013년 하반기나 늦어도 2014년 상반기에 개봉할 수 있을 겁니다.”

“JHO에서 하게 됩니까?”

“Hues & Rhythm에서 하겠죠.”

“.....?”

“JHO와 흥행수익을 나눠가지면 Hues & Rhythm에 뭐가 남겠어요. 실사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면 프랜차이즈화 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 TV시리즈가 성공해도 완구와 캐릭터 상품으로 OSMU가 가능하다.

그러나 영화의 파급력과는 상대가 안 된다.

영화는 십대부터 어른까지 아우를 수 있기에 훨씬 다양한 OSMU로 뻗어나갈 수 있다.


“Hues & Rhythm만의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하겠죠.”


그래야 이 시대에 맞는 캐릭터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테니까.


“Hues & Rhythm는 직접 영화를 제작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내가 유능한 프로듀서를 붙여줄 겁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문제없습니다.”


찰스 워츠 입장에서 류지호가 관여한다면... 토를 달 필요가 없다.

그걸로 끝이다.

의심하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TMNT의 IP를 계약한 테마파크는 없습니까?”

“올랜도 LOG 파크 & 리조트에서 1996년까지 라이브 쇼를 하다가 중단한 이후로 세계 어디에서도 관련한 어트렉션과 쇼가 없습니다.”

“잘 됐네요. 한국과 텍사스 JHO Worlds에 새로운 TMNT 테마를 고민해 봅시다.”


잘하면 LOG Company가 포기한 닌자거북이 라이브쇼가 부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텍사스 리조트에서 뮤지컬을 기획해 봐도 좋은 것 같고.”

“아, 예.....”


이전 삶에서는 벤자민 베이가 패러마운틴, 니켈로디언 등과 함께 2014년 <Teen Mutant Ninja Turtles>의 실사영화를 리부트했다.

2편까지 제작·개봉하고는 속편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2023년에 가서야 새로운 속편이 개봉했다.

이번에는 VFX 전문업체 Hues & Rhythm이 권리를 얻게 되어서 영화·TV애니메이션·IP 사업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Timely 캐릭터나 <레모> 시리즈와 크로스오버 할 순 없는지도 고민해 보세요.”


이전 삶에서는 다이렉트 비디오로 <배트맨 vs 닌자거북이>가 제작되어 홈비디오 판매로 33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JHO Company 계열이 권리를 획득했는데 경쟁사 캐릭터와 크로스오버 시킬 수는 없는 노릇.

꼭 Timely 히어로가 아니더라도 <로보캅> 같은 IP와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 봐도 좋다.


“프로듀서와 감독은 내가 따로 소개해 줄게요.”

“알겠습니다.”


리부트되는 <Teen Mutant Ninja Turtles>의 실사화 감독에 빅키 햄휴즈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영화 <조폭마누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훌륭하게 소화한 이후로 스테이덤 영화를 주로 연출하고 있는데, <분노의 질주> 감독 물망에도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재기 넘치는 액션연출이 요구되는 <닌자 거북이> 감독에 빅키 햄휴즈만한 인물도 없다.

부족한 서사와 캐릭터 빌드업은 자신이 채워주면 되고.


“북미에서 서비스되는 웹툰서비스 ‘WAW24’에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만한 것이 있는지도 리서치해 보고요.”

“예. 보스!”


이전 삶에서 한 번 겪어봤거나 알고 있던 밑천이 떨어져 가고 있다.

따라서 류지호는 짬이 날 때마다 원작으로 삼을 만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창작물을 리서치하고 있다.


“닉, 과학자들과 협업은 잘되고 있어?”


닉 데이비스는 <스타크래프트> VFX 슈퍼바이저다.

1990년대 <배트맨 포에버>부터 <찰리와 초콜릿 공장>, <다크나이트> 등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한 전문가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한 적이 있다.


“골치야.....”


<스타크래프트> 자문단에 40명의 과학자가 참여하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기갑병의 C-14 Gauss Rifle에 부착되는 총검에 대해서까지 Snowstorm 개발자들과 과학자들의 훈수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나의 아이디어에 수십 개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니....”


류지호는 자문단의 조언이라 쓰고 참견이라 읽은 고증공세에 시달리를 닉 데이비스를 살살 달래가며 <스타크래프트> VFX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 ✻ ✻


류지호는 영화 <tsogang>의 여주인공으로 친구인 앨리나 왓츠를 염두에 두었다.

제작이 확정되고 곧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 미안해.....

"몇 편이나 계약을 했기에?

- 내년에만 세 편.


앨리나 왓츠는 내년 한 해 미국, 프랑스, 호주를 종횡무진 해야 할 상황이다.

그 가운데 재난영화인 <더 임파서블>도 있다.


- 다이애나 왕세자비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몰라. 아직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대본이 마음에 들어.

“루스 부인을 맡게 되면 두 영화 모두에 좋을 것이 없겠네.”

- 그럴 거라고 생각해.

“할 수 없지.”

- 미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나중에 조금 한가해 지면 벨에어로 놀러 와.”

- 응.


앨리나 왓츠는 너무나 바빴다.

웬만하면 류지호의 영화를 거절하지 않을 텐데.

도저히 스케줄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모자랐다.

류지호는 마음에 드는 여배우를 캐스팅할 수 없게 되면서, 캐스팅 디렉터 수잔 베일리를 통해 새로운 리스트를 받아봤다.

그 중에 몇 명의 여배우 오디션을 봤다.

스무 명 정도를 만나보고 낙점을 받은 배우가 메리 번(Mary Byrne)이다.

영화 <인시디어스>, TV시리즈로는 <데이지>로 친숙한 배우다.

<엑스맨 : 퍼스트클래스>에서는 모이라 박사로 출연한 바 있다.

베니스 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 수상자이며, TV시리즈 <데미지>로 에미상에서 두 차례 노미네이트된 여배우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후보에 오른다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기력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남자 주인공에는 할리우드 최정상급 흑인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다.

몇 명의 A-List 흑인배우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채드웍(42), 매허살리(프레데터스), 오예로워(셀마) 같은 유망주들을 불러다가 오디션을 봤다.


“마음에 안 드십니까?”

“다들 연기력, 배우로서 아우라, 에티튜드.... 좋았어요.”


다만 애매하다고 할까.

나쁘진 않지만, 확 당기는 무언가.


“뭔가 세레체 카마와 확 달라붙는 느낌이 없어서... 고민이네요.”

“에디 비숍이 개인적으로 디렉터께 전화를 했다고 들었는데....”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 출연중인 에디 비숍이 친구 쿠엔 태런티노를 통해 연락을 해왔다.

차기작에 출연하고 싶다면서.


“롤랜드 에머히리 차기작 이야기가 있나봐요.”

“소닉-콜롬비아스에서 투자하는 액션스릴러인가요? 백악관이 폭파된다는?”

“아마도...?”

“B-List 배우들도 만나보시겠어요?”

“아닙니다. 지금까지 만나본 배우들 중에서 선정해 보죠.”

“샘은 뭐라고 하던가요?”

“스케줄이 문제죠. 매번...”


세레체 카마의 숙부 배역에 샘 L 잭슨이 출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나 샘 잭슨은 친분이 있는 감독들의 영화 제안을 웬만하면 거절하지 않는 편이다.

언제나 스케줄이 문제다.

들어오는 족족 출연을 해대니까.


“태런티노 영화가 끝이 나면 2014년까지 무려 8편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네요.”


심지어 대부분의 영화가 주연급이다. 다작도 이런 다작배우가 없다.


“혹시 <더 와이어>에서 레스터 프리먼 역을 연기한 배우 기억나세요? 볼티모어 경찰서 형사로 출연했는데.”

“알죠.”

“TV시리즈를 몇 개 하고 있긴 한데, 충분히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디션 일정 잡아 봐요.”

“알겠어.”


조단역부터 차례로 캐스팅이 정해지기 시작했다.


“베추아날란드의 배역들은 진짜 아프리카 사람들이 출연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프리카까지 날아갔다 왔잖아요.”


어차피 출장비 청구해서 다 해결해 줬다.

프로는 입금 전과 후가 다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수잔 베일리는 류지호의 요구를 백퍼센트 이상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흥행적인 측면 때문에 주요 배역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 외의 배역들은 서구적인 외모의 혼혈 흑인배우가 아닌 아프리카의 거리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외모의 인물을 캐스팅하길 원했다.

그래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외모의 아프리카 배우들을 모아오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의도는 명확했다.

만듦새는 할리우드 영화답게 세련되지만, 서사와 화면은 사실성과 동질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캐스팅 디렉터 수잔 베일리가 미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캐스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메인 스태프들이 하나 둘 정해졌다.

<Chrismas Cargo>를 찍었던 데온 비베는 함께 할 수 없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까.

다시 한 번 촬영의 대가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밥 리차드슨이다.

<The Killing Road> 이후로 기회가 없다가 모처럼 재회를 하게 됐다.


“필름으로 찍겠다며?”


한동안 D-Cinema에 몰두했던 류지호다.


“예.”

“Eye-MAX?"

"아니요. 70mm 시네마스코프로 찍으려고요?“

“....왜?”

“영화를 필름으로 찍겠다는데.... 이상한가요?”

“70mm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긴 하나....?”

“PanaFlex 본사에 확인했어요. 있대요.”

“그러니까.... 왜?”

“디지털 카메라로는 도저히 보츠와나의 풍경을 온전히 담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Eye-MAX도 있는데?”

“<tsogang>은 전형적인 휴먼드라마예요. Eye-MAX 포맷은 낭비라는 생각이 드네요.”


따지고 들자면, 70mm 포맷도 낭비다.


“누가 둘이 친구 아니랄까봐....”


밥 리차드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쿠엔 태런티노도 이번 영화에서 35mm 필름 카메라를 쓰기로 했다.


“마이클은 이번에 합류하지 못하지 아마?”

“예. <장고> 끝나고 곧바로 다음 영화 작업해야 한다네요.”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이클 리바는 밥 리차드슨과 <장고>를 찍고, 패러마운틴이 투자·배급하는 영화를 한 편 하기로 계약되어 있다.


“오랜만에 <The Killing Road> 멤버들이 모여서 영화를 찍는가 싶었는데.... 아쉽게 됐군.”


다행히 <스타크래프트> 실사화에서는 마이클 리바와 데온 비베 모두 다시 합류할 예정이다.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누가 하지?”

“데니스 가즈너라고 아시죠?”

“모를 수가 있나.”


지금까지 다섯 번의 오스카 미술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경력의 소유자.

<벅시>, <로드 투 퍼티션>, <빅 피쉬>등을 작업했고, 최근 연달아 007 프랜차이즈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은 이가 데니스 가드너다.


“아프리카와 런던, 올 로케이션이라 좀 힘드실 거예요.”

“예산이 어느 정도기에, 저예산이야?”

“....4,800만 달러.”

“허허. 자네에게 5,000만 달러 예산은 이제 저예산이 되었구만.”

“최고들과 일하려다 보니까 저예산이 된 겁니다.”


류지호, 리차드슨, 가드너 세 사람의 인건비를 제대로 책정한다면 5,000만 달러 제작비로는 턱도 없다.

다만 할리우드 영화는 예산에 따라 개런티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A급 배우와 헤드 스태프들에게 러닝개런티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류지호 역시 감독조합에서 정한 최소한의 임금만 받기로 했다.

어차피 흥행수익 분배와 저작권을 받을 예정이고.


“개런티에서 많이 양보했네.”

“알죠.”

“더 깎을 생각이라면 이번 프로젝트에선 빠질 거야.”

“다른 영화에 빼앗기기 싫으니까 얼른 계약서에 서명이나 하세요.”


<스타크래프> 제작 전에 가볍게 찍으려고 했던 <tsogang>이었다.

막상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을 모았더니 가볍게 할 수가 없었다.


‘내년 봄에 한국 들어가서 영화 한 편 후딱 찍고 올까....?’


류지호가 현실적이지 않은 프로덕션 욕심을 부릴 때...

뉴욕으로부터 비보가 날아왔다.


작가의말

편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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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3) +2 24.06.18 1,084 67 23쪽
885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2) +2 24.06.17 1,132 64 27쪽
884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1) +4 24.06.15 1,175 68 23쪽
883 Think The Unthinkable! (4) +3 24.06.14 1,123 65 25쪽
882 Think The Unthinkable! (3) +6 24.06.13 1,149 59 24쪽
881 Think The Unthinkable! (2) +6 24.06.12 1,150 62 28쪽
880 Think The Unthinkable! (1) +8 24.06.11 1,169 68 25쪽
879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4) +3 24.06.10 1,184 71 23쪽
878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2 24.06.08 1,189 77 23쪽
877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2) +5 24.06.07 1,149 72 24쪽
876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1) +4 24.06.06 1,186 69 23쪽
875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2) +3 24.06.05 1,133 67 22쪽
874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1) +7 24.06.04 1,185 66 22쪽
873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2) +5 24.06.03 1,142 63 25쪽
872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1) +4 24.06.01 1,233 68 27쪽
871 Academy Awards! (2) +8 24.05.31 1,162 74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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