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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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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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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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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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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Think The Unthinkable!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에드윈 터너가 떠나고.

Snowstorm Entertainment의 부사장들인 빈스 미첸, 윌리엄 로퍼, 로빈 팔도 세 사람이 찾아왔다.

류지호는 세 명의 부사장들과 배틀넷2.0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2년 전에 첫 선을 보인 배틀넷2.0은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았어.”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팀을 통솔하는 프로듀서로서의 업무에 주력하고 있는 윌리엄 로퍼가 초기 시도에 대해 실패를 인정했다.

그 동안 SnowStorm Entertainment는 자회사 콘도르 스튜디오(구 노스 스튜디오)의 ‘토치라이트’를 중심으로 블록체인의 게임 플랫폼 연계를 테스트해왔다.

성과도 일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개발자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


“<디아블로Ⅲ>가 출시되는 2013년에 맞춰 새로운 배틀넷을 선보인다면서?”

“아마 배틀넷3.0이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때부터 우리 유저들이 통합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 질 거야.”

“플랫폼에 얹을 게임은 윤곽이 잡혔어?”

“<WoW>부터 SnowStorm 계열 스튜디오의 모든 게임, 거기에 <퀘이크>, <둠>, <울펜슈타인>이 추가될 것 같고. <타이탄 폴>도 포함될 것 같아.”


참고로 <타이탄폴>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게임개발사 인피니티 월즈의 핵심 멤버들이 퇴사해 설립한 게임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SF FPS 장르의 게임이다.

류지호에게 합병을 제안했다가 보기 좋게 퇴짜를 맞은 바 있던 Arktronics 산하의 게임 스튜디오였는데, 두 회사 간에 심각한 불화가 있었다.

결국 파국을 맞이한 끝에 디자인팀, 엔지니어링 팀, 작가, 감독 등 핵심 인력들이 인피니티 월즈를 퇴사한 후 설립한 게임개발사가 리스폰 스튜디오다.


“<타이탄폴>은 개발사와 Arktronics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긴 한데...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배틀넷3.0에 슈팅게임 장르 하나가 더 추가될 것 같다는 거야. 즉 SnowStorm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식의 파트너 게임을 받아들이기로 했어.”

“Velve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건 아니고?”

“그 쪽은 ESD 비즈니스고 우리는 일종의 구독서비스에 가깝다고 봐야하겠지.”

“경매장은 완전 폐기한거지?”

“토큰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BattleCoin 거래소가 도입될 거야.”


Battle.net 3.0에서는 자체 가상화폐를 통해 SnowStorm 게임 구매, 아이템 거래, 요금 결재, 온라인 스토어 결재, 게임 내에서 캐시아이템까지 결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 가치는 현실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게임만 이용하는 플랫폼이 아니다.

Snowstorm Entertainment의 IP를 활용한 모든 창작물들, 예를 들어 코믹스와 소설, 애니메이션 등을 플랫폼을 통해 즐길 수 있고, 미공개 시네마틱 트레일러나 개발과정 다큐멘터리, 개발자 Vlog 등도 즐길 수 있다.

게임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차차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Snowstorm 생태계의 구독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서버는?”

“문제없을 듯....”


Snowstorm Entertainment는 더 이상 자체적으로 대규모 서버를 운용하지 않는다.

같은 JHO 계열의 세계 최대 도메인 제공업체이자 톱3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Big-Daddy가 있기 때문이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하더니.

류지호의 공상에 가까운 아이디어가 돈을 퍼부으니 점차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Snowstorm Entertainment 단독으로 개발했다면 돈만 까먹고 실패로 끝났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JHO Company Group에는 연구중심 기업에서 출발한 GMG Technologies도 있고, 류지호가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다양한 분야와 활발하게 협력을 하면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어쨌든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니 다행이네.”

“내부적으로 구독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지만. 당장 시행할 건 아니라서. 3.0 출시 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어.”


게임 플랫폼에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게임 머니와 다른 개념의 코인이 게임 내적으로 또 현실의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도 예상할 수 없기도 하고.


“배틀넷은 그 정도로 하고. Snowstorm의 IP를 활용한 미디어믹스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 말해 봐.”


로빈 팔도가 그 동안 출간된 <워크래프트> 기반 소설, 코믹스들에 대해 설명했다.

실사화가 본궤도에 올라선 <워크래프트>의 원 소스 멀티 유즈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기대보다 저조한 <스타크래프트Ⅱ>의 판매량으로 인한 IP를 활용한 다른 미디어믹스에 대해 재검토 요구가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사실... 개발 중인 MMORPG가 우리를 모두를 만족시킬 거라는 보장이 없어.”


항상 자신감에 차 있던 빈스 미첸이었다.

그랬던 그가 <스타크래프트> 기반 MMORPG 프로젝트에서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일단 <스타크래프트> 관련 미디어믹스 통합관리부서를 만들어 봐.”

“.....?”

“기존에 출간된 <스타크래프트> 소설 외에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 소설판, 그리고 Epic Comics에서 출간하게 될 코믹스, 각종 굿즈 외에 애니메이션과 실사 TV시리즈, 영화까지 그 모든 것을 일관되고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는 부서가 있었으면 좋겠어.”


윌리엄 로퍼가 되물었다.


“회사에 <워크래프트> 영화개발 부서가 이미 존재하는데? 중복 아닐까?”


류지호가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라이선스 관리만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도 있고.”

“내 계획은 실사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아.”


세 명의 부사장이 호기심이 물든 눈으로 류지호의 입을 주시했다.


“OTT를 위한 TV시리즈,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OVA, 뮤지컬 그리고 테마파크용 라이브쇼까지 생각하고 있어.”


윌리엄 로퍼가 반색하며 물었다.


“드디어 결정했구나?‘


류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이런저런 프로젝트들을 만지작거리던 류지호가 마침내 <스타크래프트> 실사화의 연출을 확정지었다.

휴식 겸 영화 구상을 위해 J&L Bell Ranch에 올 때만해도 <스타크래프트> 실사화 프로젝트를 2010년대 후반까지 미뤘다가 VR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

<스타크래프트Ⅱ>의 인기가 전작만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자체가 사양길인 이유도 있지만.

전작과 후속편의 간격이 너무 길고 지난한 것도 없지 않고.

게임을 살릴 생각으로 <스타크래프트> 실사화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앞 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OSMU가 가능하기에 영화화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다만.


“먼저 OVA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서 반응을 보는 것이 좋겠어.”

“어떤 반응?”

“<스타크래프트> 스토리가 게임팬 외에도 호소력이 있는지. 먼저 그것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거든.”

“OVA로 원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까?”

“6부작 분량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서 StreamFlicks에 올려 보는 것도 좋고.”


이 시기 StreamFlicks의 미국 가입자는 3,200만 명을 기록 중이다.

일명 ‘Qwikster사태’라는 어리석은 짓도 하지 않았고, JHO Company 계열의 수천 편의 콘텐츠를 적정한 저작권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nowstorm의 비즈니스를 PS나 StreamFlicks의 구독 비즈니스로 바꾸고 싶다며?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은 Timely 방식에 가까운 걸?”


Timely Entertainment는 기존의 코믹스와 관련한 매출보다 TCU를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이 월등히 앞서기 시작했다.

미국이 아닌 여러 나라에서 Timely가 코믹스 기반 기업이 아니라 할리우드 스튜디오로 아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정체성의 혼란이 있다.


“Timely는 여전히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최고의 코믹스 회사야. Snowstorm 역시 주력 사업인 게임에서 세계 최고 타이틀을 잃어선 안 돼. 다만 게임 업계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질 거야. Snowstorm의 규모도 점점 커질 테고. 오로지 게임 소프트만으로는 기업 성장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게임은 게임대로 주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IP를 활용한 미디어믹스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돈을 안정적으로 벌수 있는 길은... 지금까지는 LOG처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IP를 다수 보유하는 것이었어. 그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려. 지금의 트렌드는 주기가 매우 짧다는 거야. 개발사가 트렌드를 만들고 유저가 따라오던 시대가 아니게 되었고.”


류지호는 올해 당장 배틀넷2.0을 구독서비스로 바꾼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WoW>의 유료가입자가 무려 1,200만 명에 이르고 있으니까.

배틀넷 계정을 가진 유저는 그 보다 더 많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1,0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만 가입자의 충성도에 있어서는 확신이 없다.

로빈 팔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중얼거렸다.


“실사 영화가 파급력이 클 텐데... 굳이 애니메이션을......”

“너희가 내놓는 시네마틱 트레일러마다 큰 화제를 낳고 있잖아. 대부분의 팬들이 짧아서 아쉬워하고 있지. 그 정도 퀄리티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순 없겠지만.”


짐짓 우쭐대는 표정을 지어보였던 세 사람이 류지호의 이어진 말에 인상을 구겼다.


“미친 수준의 트레일러에 걸맞은 게임 패치가 제때 이뤄지는지는 사람마다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도 하고...”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출시 후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있건만.

여전히 SnowStorm은 충성스러운 유저들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스마트폰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어. Snowstorm은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지 않고 있지. 그렇다고 모바일 생태계가 확산하는 걸 강 건너 불구경할 수만은 없겠지. 때문에 모바일 앱에 맞는 서비스를 궁리하다가 떠올린 것이 Snowstorm의 게임 IP를 이용한 미디어믹스야.”

“배틀넷3.0의 모바일용 앱이 필요하겠네?”

“아마도.”

“현재 구상 중인 배틀넷 데스크톱과 다른 개념인 건가?”

“달라. Snowstorm의 데스크톱앱은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중심이잖아. 내가 구상하는 건 스트리밍 중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앱이야.”

“Snowstorm이 그 앱에 올릴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아마도?”

“그게 말만 하면 뚝딱 나오는 건 줄 알아?”

“Rhythm & Hues나 AzureSky에 외주를 줘도 되고. 한국의 스펙트럼 스튜디오에 하청을 주든지.”

“안 돼! 시네마틱 부분은 절대 외부에 용역을 줄 수 없어.“


로빈 팔도의 말에 남은 두 사람도 격하게 동의했다.


“암튼, 나는 배틀넷과 모바일 앱에서 Snowstorm 게임 IP를 활용한 웹소설, 웹카툰, 애니메이션, 가벼운 모바일 게임, 또 TV시리즈를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

“웹소설과 웹카툰은 뭐지?”


류지호가 노트북을 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돌렸다.

스펙트럼 계열의 WaW24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한국식 웹툰과 소설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스펙트럼 엔터테인먼트는 Timely Comics와 연계해 북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외에도 영어를 비롯해 7개 언어로 아메리카 대륙,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에서도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전 삶에서 NAVE가 해외서비스를 시작했던 것보다 무려 4년이나 빠른 움직임이다.


“세로보기라니. 방식이 독특하긴 한데....”

“배틀넷에 달랑 5개도 안 되는 게임만 올라와 있잖아. 유저들이 배틀넷에 더 자주 더 오래 접속하게 하려면 풍부한 콘텐츠가 필수 아닐까?”

“애니메이션은?”

“<워크래프트>도 그렇지만 사실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도 방대하잖아. TV시리즈가 제작된다면 도대체 몇 개 시즌이 만들어질지 가늠도 안 될 정도지.”


물론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전제가 붙겠지만.


“우리도 Timely처럼 프로덕션 스튜디오을 갖춰야 할까?”

“당장은 아니야.”

“왜?“

“실사화 영화들이 어떻게 될 줄 알고?”

“흥행제조기 미스터 할리우드가 제작하는데 망하기야 하려고.”

“마이클은 내 구상에 동의했어. 너희들만 동의한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해.”

“미디어믹스는 네가 총지휘하는 거야?”


류지호가 윌리엄 로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빌?”


윌리엄 로퍼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재밌을 것 같긴 해.”


이전 삶에서 윌리엄 로퍼는 Snowstorm을 퇴사한 후 LOG Company 산하의 Timely Comics 게임 프랜차이즈를 총괄한 적이 있었다.

류지호가 보기에는 그는 게임 개발능력보다 경영 쪽에 좀 더 재능이 있었다.


“빌이 가칭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책임지는 것에 동의해.”


류지호가 먼저 동의하자, 남은 두 사람도 선선히 수긍했다.

이로써 Snowstorm에도 Timely Studios처럼 영상콘텐츠 및 관련 OSMU를 책임지게 될 스튜디오 설립이 확정되었다.

결심을 굳힌 윌리엄 로퍼가 류지호에게 물었다.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영상 스트리밍을 NeTube와 연계하면 될까?”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 어디든 협력할 수 있겠지.”

“웹에 올리는 코믹스는 조금 전 보여준 스타일로 공개되길 바라는 거야?”

“북미 유저들이 당장 적응하진 못할 거야. 페이지 뷰와 세로보기 두 가지를 병행해서 서비스 하면 좋겠지.”

“알겠어.”


류지호의 시선이 로빈 팔도에게 향했다.


“<스타크래프트Ⅱ>의 확장팩 출시 예정은 언제야?”

“내년 여름.”


내후년 연말이다.

매번 공언대로 게임을 출시한 적이 없었기에.


“총 두 번의 확장팩이 출시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지?”

“응. 내 후년에 마지막 확장팩이 출시되며 마무리 될 거야.”

“...흠. 빨라도 2015년 여름이겠군.”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2013년이라니까.”


지금 시점에 <군단의 심장> 개발 진척도는 대략 40%, 프로토스를 중심으로 한 확장팩 <공허의 유산>은 엔딩까지 기본 골격이 되는 스토리는 완성된 상태다.

류지호는 <스타크래프트> 프리프로덕션과 개봉 시기를 머릿속으로 계산해 봤다.

대략적인 계획이 수립되자 입을 열었다.


“영화는 2014년 하반기가 되면 제작이 완료되어 있을 것 같아. Snowstorm이 마지막 확장팩을 2014~2015년 사이에 내놓는 것에 맞춰 영화를 개봉하면 될 것 같아.”


<워크래프트 : 리치왕의 분노> 실사화 삼부작이 2014년에 마무리 된다.

그 바통을 2015년부터 <스타크래프트> 프랜차이즈가 이어받으면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중국의 카피 테마파크는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돼?”


로빈 팔도가 생각하면 할수록 분하다는 듯 의자 팔걸이를 손바닥으로 쳤다.

그의 말을 윌리엄 로퍼가 냉소적으로 받았다.


“중국인들이 뻔뻔한 것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까.”


하하하.


류지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2010년에 접어들면서 서방세계가 중국 기업의 뒤통수와 매운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에 중국의 창저우시란 곳에서 조이랜드라는 테마파크가 개장했다.

이 놀이공원의 테마에 Snowstorm의 인기게임 <WoW>와 <스타크래프트>를 고스란히 가져다 사용했다.

‘워크래프트 지역’이니 ‘스타크래프트 세계’니 같이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각종 모형과 건물, 롤러코스터 테마까지 Snowstorm 게임을 고스란히 가져다 사용했다.

문제는 조이랜드 측이 Snowstorm과 어떠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제 멋대로 Snowstorm 게임들의 IP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 테마파크의 80%가 Snowstorm 게임과 유사할 뿐. 전체적으로 모방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 고유의 것과 Snowstorm 게임의 가상세계를 조화롭게 재창조해냈다.


조이랜드 측의 주장이었다.

웬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Snowstorm은 조이랜드에 지식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눈 뜨고 코 베인 심정이랄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잖아. 이미 2006년에 중국의 한 방송국이 ‘WoW'를 토대로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했잖아. 그때도 한 푼의 라이선스료도 받지 못했지, 아마?”

“얼마든지 남의 지식재산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니까.”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고 말이야.”


Snowstorm은 <WOW :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의 출시를 놓고 중국정부 그리고 이전 게임 유통사로 인해 골치를 썩은 경험이 있었다.

90년대부터 불법 복제 게임CD는 기본이고, 불법적인 <워크래프트Ⅲ> 사설 서버까지 난립하고 있어서 Snowstorm 입장에서는 여간 골치를 썩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정부에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없다.

중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기에 중국정부의 심기를 거스를 수가 없다.

자칫 공산당에 찍혀서 검열로 막아버리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가짜는 진짜를 못 이겨.”


류지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모아졌다.


“2013년까지만 참아.”

“아! 그때 텍사스와 한국에 테마파크가 개장을 하겠구나.”

“텍사스는 2년 후에 개장이 예정되어 있고.”


LOG Company와 중국이 합작한 상하이 미키마우스랜드는 2016년 개장 예정이다.

본래는 2015년 개장이 목표였다.

헌데 한국의 새만금에 들어서는 JHO Worlds의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미키마우스랜드 상하이의 규모를 확장하기로 했다.

그로인해 개장이 1년이 늦춰졌다.

거기에 최소 3년 주기로 확장이 계획되어 있다.


“중국 합작사에서 반드시 한국의 JHO Worlds보다는 규모가 커야한다는 각오로 개발을 하고 있다던데... 글쎄.”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테마파크는 새로운 테마가 금방 추가되기 힘들다.

LOG Company가 승인을 해야 하기에.

중국 정부까지 검열의 잣대를 들이댈 테고.

반면에 JHO Worlds는 모그룹이 보유한 IP 중에서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테마를 언제든지 추가할 수가 있다.


“따로 떼어놓은 Snowstorm 구역에만 해도 기존 인기 게임 테마 외에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될 게임도 계속해서 추가될 테니까. 호텔과 리조트에서도 테마가 있는 이벤트를 꾸준히 개발할 것이고.”


예를 들어 리조트 중에 아이언포지(Ironforge)라고 명명된 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드워프 맥주파티’를 성대하게 개최하는 식이다.

테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Snowstorm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그 외에도 MSM Entertainment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호텔 브랜드가 자회사로 편입되게 되면 카지노 쇼를 벤치마킹한 갖가지 라이브 쇼들이 JHO Worlds 호텔&리조트와 테마파크에서 공연될 수도 있다.


'빌이 Timely의 개빈 페이지 포지션을 맡아주면 좋겠는데.....‘


인기 게임의 영화화는 1993년 <슈퍼마리오>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게임 원작 실사영화 가운데 유일한 흥행작은 <모탈컴뱃>뿐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 <툼 레이더>와 <레지던트 이블>이 성공하면서 게임 실사화 영화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런 중에 게임 실사화의 마이너스 손 우베 볼표 영화들이 줄줄이 망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게임 원작 실사화에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더 이상 게임 원작 실사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꾸준히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히트맨>, <맥스 페인>이 나름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 시기까지 대략 30편의 게임 실사화 영화가 제작되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영화는 단 6편에 불과하지만, 투자자와 스튜디오들은 여전히 게임 원작 실사화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왜 게임 원작 영화는 높은 확률로 실패하는 거야?”


지난 90년대 초반 캐롤코 픽처스를 인수했을 때, 류지호는 당시 <슈퍼마리오> 실사화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리고 왜 게임 원작 실사영화가 실패하는지 분석했었다.


“제작하는 입장에서 분량 조절이 쉽지가 않아.”

“......?”

“게임 플레이 안에서 세계관, 캐릭터 등의 소개와 스토리는 짧게는 수 시간, 길게는 수십 시간까지 진행돼.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짐 레이너만 해도 그의 전기를 정리하면 분량이 상당하겠지. 영화는 그 한 사람의 삶을 2~3시간 안에 담아내야 해.”


그렇기에 각본가나 영화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스토리 분량에서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내 영화에서 사용하게 된다.

그 골라낸 것들이 하필 게임팬의 선호도와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실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게임의 스토리를 모르고는 감독의 이야기가 이해가 안 되거나, 또 너무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영화가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인기 게임을 영화로 제작하는 이유는 그 게임의 팬이나 유저들을 1차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흥행성이 담보되기 때문이야. 아무리 영화 분야에서 유능한 각본가와 감독이라도 게임 특유의 장면을 영화 기법으로 표현하기 어렵고, 게임 상에서는 도드라지지 않는데 영화적으로 극적 효과를 증폭시켜야 할 때 게임과 영화 매체 사이의 괴리감이 생길 수가 있어.”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첫 번째 관객은 누가 뭐래도 그 게임의 게이머다.

각본가나 감독의 입맛에 따라 세계관, 인물 관계, 캐릭터 묘사가 바뀔 경우 원작을 잘 아는 게이머들은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게이머가 외면한 영화가 일반 관객들에게 먹혀든 게임 실사화 영화는 지금까지 단 한편도 없었다.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게임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스토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거야. 소위 말하는 게임성, 게임만의 재미가 스토리보다 더 게이머를 만족시킨다는 점이야. 솔직히 말해 <워크래프트> 프랜차이즈의 스토리와 그 방대한 세계관이 처음부터 게이머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건 아니잖아.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계속 보완되고 수정되면서 좋아지고 있던 거지.”


<워크래프트> 설정과 <WoW> 설정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하거나 충돌 혹은 갑자기 뒤바뀌는 등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그걸 해결한답시고 단편소설이나 코믹스를 출간해 얼렁뚱땅 보완해서 넘어가고 있다.

소설이나 코믹스를 읽지 않고 게임 <WOW>로만 스토리를 접한 게이머는 설정 충돌이나 개연성 파괴에서 오는 혼란을 겪기도 한다.


“대부분의 게임 유저에게 스토리는 덤이고 사실 게임성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 그렇기 때문에 원작 스토리에서 조금만 각색이 이뤄져도 게임 유저들이 질색을 할 수밖에. 게임이 크게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까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게임과 영화는 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다른 매체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더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게임 원작 영화들이 어설픈 기획과 초라한 제작예산, 엉성한 프로덕션으로 엉터리 영화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영화를 옮기려면 게임도 잘 알아야 하고 영화도 잘 알아야 제대로 만들 수가 있다.


“게임을 모르고 하는 연출은 그저 게임에 나오는 영상의 흉내밖에 되지 않아. 감독과 제작자는 그 게임에서 최고 레벨 수준의 게이머가 되어야 한다고 봐. 단순히 연출 기회를 따내기 위해 몇 시간 해보고 만 수준이 아니라. 단순히 팬심만 가지고는 게임 원작을 영화로 재창조할 수 없다는 말이야.”


Snowstorm 삼인방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머들은 자신이 즐기는 게임에 애착이 무척 강할 수밖에 없다.

영화화되면서 게이머가 느꼈던 게임 원작만의 매력을 잃게 되면, 영화가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이는 소설, 코믹스,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화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Snowstorm은 언젠가부터 게임 내에서 풀지 못하는 스토리를 소설 같은 미디어믹스에서 해소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경향을 보이고 있어. 미디어믹스에 의존하는 것보다 게임 자체에서의 스토리 전개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화나 소설을 통해 게임에 유입되는 사람보다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애정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이 훨씬 많을 테니까.”


삼인방으로서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못 할 것도 없었다.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도 웃기는 짓이고.

류지호가 항상 하는 말처럼.

영화쟁이는 영화로, 게임쟁이는 게임으로 말하는 것이니까.

빈스 미첸이 화제를 돌릴 겸 입을 열었다.


“혹시 래더 게임도 해?”

“B와 A 랭크 사이 쯤 될 걸. 주 종족은 프로토스고.”

“오~ 게임할 시간도 없이 바쁠 줄 알았는데, 게임 좀 하네?”

“내가 게임의 민족 한국인이라는 걸 잊었어?”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지?”

“좋았어!”


장시간 심각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 무색하게 나머지 시간은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 대결로 채워졌다.

여담으로 Snowstorm 게임들에서 게임 내에서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캐릭터나 유닛들의 인공지능이 꽤나 강화되었다.

지난해 영국 런던에 딥마인드라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AI(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스타트업이 설립되었다.

JHO Venture Capital이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GMG Lab에서도 90년대부터 꾸준히 머신러닝과 신경과학 기반의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해 오고 있었다.

그것에서 파생된 일부 기술이 Snowstorm 게임들에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출시될 게임들에서는 한층 강화된 프로그램으로 제어되는 게임 내 보스몹과 NPC 유닛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Snowstorm은 GMG Lab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제작 빛 경연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GMG Lab에서는 자체적으로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포커게임을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 패러다임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PC게임이든 플레이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5년 안에 <스타크래프트Ⅱ>를 가지고 인간과 대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적으로 반응 속도를 높이는 특수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작하기 위해서 그래픽 칩셋을 만드는 너비디아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반도체 칩은 가온전자 산하의 반도체 사업부에서 생산할 것이고.

영화 사업을 빼고 류지호가 JHO 계열사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 바로 GMG Lab이다.

GMG Lab의 역량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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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1) +4 24.06.15 1,154 67 23쪽
883 Think The Unthinkable! (4) +3 24.06.14 1,108 64 25쪽
882 Think The Unthinkable! (3) +6 24.06.13 1,135 58 24쪽
» Think The Unthinkable! (2) +6 24.06.12 1,140 61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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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4) +3 24.06.10 1,176 70 23쪽
878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2 24.06.08 1,183 76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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