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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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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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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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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아네모네 & 컴퍼니는 MBS 뉴스데스크와 소송 중이다.

지난 2월 뉴스데스크에서 방영한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의 폭력성 실험‘ 보도에서 아네모네 PC방 브랜드 노출로 인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등에 따른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걸었다.

MBS 뉴스데스크 기자는 저널리스트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

여가부 출입기자인지 혹은 그들로부터 접대라도 받았는지 그도 아니면 게임 셧다운제를 적극 지지하는지 모르지만, 사회부 기자가 게임 중독성 및 폭력성 실험영상을 9시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했던 것이다.

하도 황당해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실험이었다.

바로 아네모네 PC방 체인점 한 곳에서 한창 손님들이 온라인 게임(마침 LoL)에 열중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전원을 내려버렸다.

당연히 한창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손님들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화를 내는 것이 고스란히 뉴스 생방송으로 나갔다.

게임에 과몰입한 청소년들의 폭력성 실험을 위해서였다고 하나 다짜고짜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는 중에 컴퓨터 전원을 내리고 반응을 지켜본다는 실험방식은 시청자들에게 황당함만 안겨줬다.

뉴스데스크측이 사과하고 기자가 직접 아네모네 & 컴퍼니 본사를 방문해 사과했지만, 소송을 철회하지 않았다.


“MBS가 많이 망가졌다고 하더니 진짜 그런가 봅니다.”

“모두 정권의 낙하산 사장 때문 아니겠습니까?”

“군부독재 시대에도 나름 저항했던 기자들로 알고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쌈마이스럽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나 봅니다. 안타깝습니다.”


90년대부터 가온그룹의 고소고발전은 무척 유명했다.

고발 상대가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법을 통한 괴롭힘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을 심심찮게 받아왔다.

오죽하면 그룹의 순이익 절반을 소송비용으로 쓴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일까.

가온그룹의 법적 대응이 워낙에 집요하기에 웬만하면 상대가 먼저 무릎을 꿇게 된다.

MBS 사회부 기자의 ‘PC방 만행‘ 역시 MBS는 해당 기자 단독행동으로 명확하게 선을 그어 빠져나가려고 했다.

백원일보와 정면대결을 벌인 가온그룹이다.

국정원(국가정보원) 위에 오정국(오성정보국), 그 위에 곰CIA(가온정보국)란 소문이 결코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님을 모르는 사회 지도층 인사는 없다.

게다가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꽂혀서 내외적으로 매우 시끄러운 MBS다.

가온그룹과 법적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되면 그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알 수 없었다.

그 여파가 정권에까지 미칠 수도 있고.

암튼 ‘PC방 만행’의 장본인은 수년 동안 아네모네 & 컴퍼니와 소송으로 돈과 심력을 소모할 운명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공공의 문제를 다룰 때는 특히나 더.”


아네모네 & 컴퍼니의 홍보이사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어떤 타협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론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지상파, 100만 이상의 충성 구독자를 보유한 신문.

그 어떤 권력에도 가온그룹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가온그룹의 처사가 지나치다고 지적하는 여론도 개의치 않는다.

고의로 세금을 회피한 적도 없고.

그룹을 성장시키며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공익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재벌이란 불리는 이들은 공정한 규칙적용과 쓴 소리를 자신 위주로 차단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재벌이 우상이 되어가고 있다.

기업에 국적과 국경은 더 이상 중요한 경계가 아니다.

가온그룹 정도 되면 한국정부단위의 제도와 정책이 기업경영의 선택과 행동에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기업의 본사만 한국에 두고 있을 뿐, 오너가 미국인이고, 기업이 얻는 총부가가치의 70% 이상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 요람이자 지식인을 배출하는 대학 역시 기업과 시장의 식민지가 되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지식인일수록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재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가온그룹의 무차별적 고소·고발전을 전개하는 것은 사회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다.

자사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때론 ‘셧다운제‘ 관련 이슈에서 보듯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사회시스템이 선진화되어 갈수록 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야 하고 기업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공정하고도 엄격한 규칙의 적용과 언론의 쓴 소리가 중요해지는 법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독재와 부패의 길로 빠지듯이 재벌이 무소불위의 권력과 역할을 차지할 때 국민생활 물론 사회정의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가온그룹의 여성가족부(여성계)와의 전쟁(?) 그리고 일본의 원전사고에 묻혀 있지만.

한국의 재벌승계와 관련해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

사법기관은 캐비닛 속 깊이 재벌의 범죄를 감추려고 하며, 대법원은 일방적으로 재벌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가진 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자유’ ‘자본’ ‘각자도생’ 같은 것들이다.


“사실 나는 각자도생이란 한자성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어쩌면 각자도생이란 시대적 화두의 피해자 중에 한 명이 이전 삶의 류지호 본인이었기 때문일지 몰랐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은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각자도생이 정치·사회적 프레임이 되면 가뜩이나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흐르는 한국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탈을 쓴 약자멸시와 승자독식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근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이전 삶의 류지호는 각자도생이란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낙오자가 되었다.

공동체로부터 어떤 구제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같은 한국계라서 한국과 관련한 문제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보좌관 데니스 정(정명훈)이 나름 반론을 폈다.


“각자도생이란 것이 꼭 부정적이지만 않잖습니까? 집단보다는 개인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다 보니 개인의 능력을 다양한 방면으로 쌓을 수 있고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일로 인한 시간과 감정 소비가 적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사회는 개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의 문제는 공동체적으로 해결해야 하기에 공존과 공생의 중요성을 무시해선 안 되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공동체가 형성되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변할 수 있잖아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 나서는 각자도생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함께 더 나은 공동체로 가꿔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한국인들이 오지랖이 넓다고들 하는데 그것이 어쩌면 한국을 발전시킨 원동력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의장님. 특히 미국에서 살다보면 개인주의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고.... 그렇습니다.”

“데니스... 나는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셧다운제’와 ‘게임중독 프레임’에 단호하게 대처할 생각이에요.”


데니스 정 입장에서는 자신의 보스가 너무 지엽적인 문제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JHO Company의 전문가들도 두 가지 이슈로 인해 게임산업에 타격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고.


“청소년은 보호받아 마땅한 대상인 것은 맞지만, 그 보호의 범위를 과거의 기준을 가지고 접근해선 안 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90년대 이후로 태어난 아이들이 마주하는 세상은 우리 세대와도 또 다르기 때문이죠.”

“....음.”

“특히 한국 같은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나라에서는 더더욱. 아마 90년대 태어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산업과 경쟁의 구조가 우리 때와도 다를 겁니다.”

“.....”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자행하는 어른들의 행동이 도리어 그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될 수도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문제도 아니고.”

“규제가 능사가 아닌데 말입니다. 청소년이나 부모가 셧다운 시스템의 적용을 요청하는 경우에 비로소 사업자가 적용의무를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몰라도요.”

“데니스 말처럼 무작정 반대할 것이 아니라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겠죠.”

“제가 따로 가온그룹과 의견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소 감정적인 면이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두 나라의 게임 사업 부문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양보해선 안 되는 사안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으로 발생할 부작용으로 10년 세월을 허송하느니, 아예 시도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았다.

적어도 류지호는 그렇게 믿었다.


❉ ❉ ❉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나 게임중독 질병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이 시기의 한국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 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 문제는 말해봐야 입만 아프고, 실효성이 없고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통제(규제) 기반 정책을 관련 연구조차 부실하게 진행해 밀어붙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전형적인 후진적이며 파시스트적인 발상이다.

스펙트럼 게임 스튜디오 CEO 김석민은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와 게임중독 질병 이슈를 보면서, 그것들이 진정으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어른들만의 만족감을 위한 변명이 아닐까.’


실제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은 모르겠고.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어른들만의 자기 위안은 아닐지.

법안을 추진하는 자들에게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조차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 의구심을 안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셧다운제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여당 의원이 게임업계에서 나온 이들에게 황당한 제안을 했다.


“매출의 1%를 게임 중독기금으로 내놓으면 어떻겠습니까?”


게임업계가 반발했다.

김석민이 대표로 따졌다.


“의원님께서는 단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뭐요?”

“게임 중독이란 표현은 없습니다. 게임 과몰입 혹은 게임 탐닉이란 용어를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통계로 나와 있잖아요. 통계가.”

“어떤 통계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낸 백서 말씀이십니까?”

“그래요. 거기 분명히 100만 명 넘는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의원님은 문화체육관광부 백서에 나온 2,000명을 표본으로 조사한 통계는 철썩 같이 믿으시면서, JHO와 가온그룹에서 매년 발간하는 게임 탐닉에 관한 연구보고서상에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국가 20만 명의 게임 유저에 관한 연구 데이터는 믿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모르는 눈치다.


“JHO와 가온그룹은 90년대부터 게임과 중독에 관한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겼고 정기적으로 세계 유수 대학 연구진의 연구자료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 자료는 미국과 유럽에서 매우 가치 있는 연구실증자료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찬밥신세입니다. 물론 이해합니다. 청소년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 무시하기로 이미 마음먹었는데, 그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요. 한국에서 게임에 과몰입하는 것을 중독이라 표현하고 마약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리학자 및 각 분야 과학자들이 10년 넘게 그 허구성을 연구하고 연관성이 없다는 수많은 논문은 내놓아도 외면합니다. 그리고 일부 한국의 학자들의 엉성한 논문을 바이블인양 인용하고 있지요.”

“거, 말이 지나칩니다!”

“사실을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김석민은 본인이 한국 게임업계 전체를 대변하진 않지만, 한국 게임업체 빅 3의 최고경영자이자 창작 책임자로서 할 말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을 만들었단 말일까.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게임 과몰입 및 장시간 이용에 대해 중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억지였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 게임 과몰입이 문제가 아니라 공부 과몰입이 더 문제가 아닙니까? 게임은 하루에 2~3시간 이상만 해도 중독이라고 난리면서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는 건 별 걱정 안 합니다. 게임 과몰입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보다는 시험, 공부 스트레스, 입시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청소년이 수백 수천 배는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다소 격양된 듯 김석민의 목소리가 커졌다.

얼굴도 약간 상기되었다.


“게임을 열심히 해야 하는 청소년도 있습니다. 프로 게이머와 연습생들, 그리고 나중에 게임 관련 일을 하려는 청소년들은 게임을 폭넓고 다양하게 많이 열심히 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나중에 대학가서 실컷 하면 된다고요? 그래도 됩니다. 그런 이들 대부분은 남이 차린 회사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일하겠지요. 어쩌면 일자리를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바닥에 우수한 인재가 워낙 넘쳐나니까.”


킥킥.

게임 업계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가온그룹 산하 게임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가 할 법한 소리가 아니었기에.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가장 높습니다. 십대 청소년의 자살율도 최고라는 걸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십대 청소년 자살의 원인에는 가정불화, 이성문제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성적이나 입시와 관련한 것입니다. 십대 중 절반 이상이 성적과 진학문제로 자살충동을 느껴봤다고 대답한 조사결과는 교육부에서 받아보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죽어라 공부만 하라고 등 떠미는 부모님들. 여가부와 국회의원님들. 공부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하루 3~4시간 학원수업과 과외는 좋은 과몰입이며 좋은 중독이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루 2~3시간 게임에 열중하는 건 나쁜 중독입니까? 공부 중독을 부추기는 학부형의 인식과 학업 경쟁, 성적을 통한 서열화를 부추기는 사회분위기가 게임보다 더 위험한 질병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까?”


김석민은 학창시절 하루 12시간 이상 죽어라 공부해 서울대에 입학했다.

그런 주제에 설득력이 있는 연설인가 싶지만.

어쨌든.


“법을 만들거나 심사하시는 분들. 제발 부탁입니다. 뭘 모르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주십시오. 엉터리로 만든 법이 족쇄가 되어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게 됩니다. 좋은 일 옳은 일을 하고 싶으면, 듣고 싶은 의견만 듣지 말고 전문가들 그리고 해당 산업계와 충분히 논의를 좀 하고 법을 만들든 뭐든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가부에게도 부탁드립니다. 강제적 셧다운제로 어머니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발상도 웃기지만, 그 어머니의 자녀들 권리도 충분히 고려되길 바랍니다. 여가부가 고집하는 정의를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고 망치는 것은 결코 옳은 방향이 아닙니다.”


짝짝짝!

휘이익!

옳소!


김석민의 연설에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모두 게임업계 쪽 사람들이다.


“모두 조용!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지금 뭐하는 겁니까? 자중하세요!”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의의 전당이니까 열렬한 박수를 보내지, 이 사람아!‘


이 같은 상황을 진작 예상한 류지호는 90년대 말부터 게임 과몰입 혹은 탐닉에 관련한 연구를 시켰다.

지금까지 관련 연구논문이 상당히 많이 발표되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의 정신과 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다.

그 외에도 UCLA, 하버드 등 미국의 유수 대학 심리학 연구진들, 영국 옥스퍼드, 한국 서울대 등에서도 10년 넘게 게임 탐닉 사례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있다.

연구 논문 및 통계 등이 미국의 주요 언론에서 자주 인용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전 세계 어떤 학술단체, 대학, 보건기구보다 실증적인 게임 탐닉 관련 연구실적과 데이터를 방대하게 보유한 곳이 JHO Foundation이다.

정기적으로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주도하게 될 의존증 분야 책임자와 그를 따르는 학자들이 제 아무리 억지주장을 펼친다고 해도 그 모든 논리에 반박할 자료가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고 알코올, 도박, 마약 중독에 비해 연구 데이터가 풍부하진 않았다.

게임 과몰입(탐닉)으로 볼 수 있는 표본이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 중독이 실재하는지부터 검증해야 하는데, 10년의 연구로도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는 게임 중독이란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즉 비과학적인 접근이나 추론으로만 게임의 유해성을 논할 뿐이다.

그런 이들을 무릎 꿇릴 정도의 연구성과와 사례 및 통계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한국에서는 WHO가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선언하기 이전부터 게임 중독 관련 온갖 망동을 저지른다.

보건복지부가 앞 장 서고, 교육부가 거들며, 여성가족부가 지원한다.

여기에는 일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일찍부터 발을 담그고 있었다.

그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주장한 것이 바로 게임 중독세였다.

앞 서 게임업계에 게임 중독기금을 제안한 국회의원도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의 일원이었다.


‘X빨.... 돌아가시겠다, 내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석민은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이미 정해졌으니 니들은 따라라.

딱 그런 식이다.

‘중독세‘를 이야기할 때는 삥을 뜯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마저 느껴졌다.


✻ ✻ ✻


국회에서 토론회가 있고 정확히 이틀 후.

토론회를 주도한 국회의원들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게임 중독세 관련 조항이 들어간 법안을 새롭게 제출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대서특필하며 지원했다.


- 게임 중독 고위험군 21만8000명.

- 원인제공자가 책임져야....


[지난해 인터넷 중독 고위험 사용자군에 속한 청소년들은 총 21만8000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826명으로 0.38%에 불과했다.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정부가 지원하는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중독 치료에 쓰일 수 있는 정부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제공한 게임업체들에 부담금을 지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제일신문. 사회부.


[청소년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을 치료하기 위해 게임업계가 매출의 일정액을 부담,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자유대한당 김영선 의원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업체로부터 매출액의 1%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예방치료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중독치료와 예방 비용을 정부에서 전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실시범위와 대상이 한정돼 인터넷게임 제공자에게도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해 청소년을 인터넷게임 중독으로부터 보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은 현재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앞으로 두 번의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카지노·경마 등 사행산업의 경우에도 사업자들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부담금으로 내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나 업계의 반발이 상당한 실정이다.]

- 동양일보. 정치부.


[여성가족부 게임업계에서 4000억 원 조성해 게임 중독 치료 및 재활에 나서기로!]

- 겨레일보.


게임 업계는 이 제안을 동의한 적도 논의를 시작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마치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듯 언론플레이와 압박이 진행되었다.

나래안전의 조준열 이사가 조용히 김석민을 찾아왔다.

현재 진행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를 포함한 게임 중독 논란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김 대표, 이거 그냥 청소년보호법 개정만이 다가 아닌 것 같아.”

“게임업계에서 돈 좀 뜯어먹을 생각 아니에요?”

“생각보다 복잡해.”


김석민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왠지 음모 속에 발을 담게 될 것 같아서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과도한 게임 이용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중독이란 표현을 쓰는 국가나 학회는 없어. 대부분 탐닉이나 과몰입이라는 표현을 쓰지.”


그렇다.

이 시기만 해도 한국과 중국에서만 유독 게임 과몰입에 대해서 마약, 알코올, 도박과 같이 중독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 셧다운제도 입법에는 민생경제연구원이라는 단체가 관여하고 있어.”

“......?”

“신우익계열들이 설립한 단체지.”


조준열 이사의 설명은 이랬다.

신우익계열 인사들이 이번 보수정권 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었는데, 실제로 행정부나 국회로 진출한 이가 없었다.

정의국 대통령의 의중인지 알 수 없지만, 신우익계열 인사들이 논공행상에서 배제되었다.

바보처럼 가만히 있을 수만 없었다.

뭐라도 챙겨야 했다.

그들은 게임 중독 이슈를 통해 업계로부터 각출 받은 게임 중독 기금을 운용하는 단체나 기구를 자신들 몫으로 삼으려고 했다.

중독세 관련 입법에 앞장 선 국회의원 역시 한통속이다.

그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권이 절대 만들어질 리가 없다.

설사 이권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들에게 돌아갈 일은 없다.

(주)나래안전 시스템 레이더에 포착된 이상은.


“또 한곳이 있더라고.”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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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 나르시시즘의 시대. (2) +1 24.06.21 1,039 60 23쪽
888 나르시시즘의 시대. (1) +5 24.06.20 1,058 65 24쪽
887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4) +2 24.06.19 1,041 60 28쪽
886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3) +2 24.06.18 1,060 66 23쪽
885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2) +2 24.06.17 1,109 63 27쪽
884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1) +4 24.06.15 1,154 67 23쪽
883 Think The Unthinkable! (4) +3 24.06.14 1,108 64 25쪽
882 Think The Unthinkable! (3) +6 24.06.13 1,135 58 24쪽
881 Think The Unthinkable! (2) +6 24.06.12 1,139 61 28쪽
880 Think The Unthinkable! (1) +8 24.06.11 1,161 67 25쪽
879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4) +3 24.06.10 1,176 70 23쪽
878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2 24.06.08 1,183 76 23쪽
877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2) +5 24.06.07 1,143 71 24쪽
876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1) +4 24.06.06 1,180 68 23쪽
»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2) +3 24.06.05 1,126 66 22쪽
874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1) +7 24.06.04 1,174 65 22쪽
873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2) +5 24.06.03 1,136 63 25쪽
872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1) +4 24.06.01 1,226 68 27쪽
871 Academy Awards! (2) +8 24.05.31 1,157 74 27쪽
870 Academy Awards! (1) +4 24.05.30 1,137 6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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