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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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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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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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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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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나란 사람을 아주 잊은 줄 알았어.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데이빗 브레이텐바크는 영국을 방문한 후로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연기금을 차례로 들렀다.

그 뉴스가 떠들썩하게 주요 국가 매스컴을 장식했다.

류지호가 점심식사를 햄버거와 콜라로 해결한 것이 사진에 찍혀도 그 사진이 주요 뉴스가 된다.

그러니 그의 최측근이 영국 총리를 면담하고 유럽 연기금 수뇌부들을 연쇄적으로 방문한 뉴스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와 관련한 사안일 것이라 추측했다.

헌데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한국으로 떠날 즈음.

영국의 생활용품 기업 레빗벤키저가 연루된 사건에 류지호가 중대한 경고를 남겼다는 이야기가 영국 재계에서 흘러나왔다.

얼마 안 가서 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언론에서 JHO Company Group 이사회의장실로 문의가 쇄도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이슈입니다.”


사회책임투자(SRI)란 말만 반복했다.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인권, 환경, 지배구조 등까지 고려해서 투자하는 것.

그것이 사회책임투자다.

레빗벤키저가 연루된 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류지호가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해당 기업을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기업이라 규정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사건이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일만한 이슈다.

류지호의 대리인의 행보가 유럽의 초대형 연기금과 함께 레빗벤키저가 향후 주요 기금들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종국에는 시장에서 자연스레 도태되게끔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추측성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레빗벤키저는 자다가 벼락 맞은 꼴이다.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국에서 볼 때, 류지호 대리인의 유럽에서의 행보가 과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인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사회책임투자 이슈를 들춘다고 해서 재벌이 꿈쩍이나 할까 싶은데.”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기 때문에 드는 의구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미국 전체 펀드시장에서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약 1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사회책임투자를 전개하는 곳이 노르웨이 정부가 운용하는 연기금인데, 그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주로 석유를 통해 조성된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약 3,320억 달러(약 491조 원)로 세계 2위 규모다.

20세기만 해도 소수의 윤리적인 그룹에만 선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를 했다.

이 시기에는 노르웨이 연기금 외에도 프랑스와 덴마크 연기금도 사회책임투자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연기금은 공공적 자금이다.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사회책임투자가 최초로 시작된 이래 1997년 이후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300개에 가까운 관련 뮤추얼 펀드가 출시되고, 3조 달러 규모의 기금이 조성되어 있다.

금융자본의 대명사들인 골드만대거스, JP모웬 같은 투자은행에서도 관련 펀드를 운용 중이다.

미국을 제외하고도 전 세계적으로 무려 5조 달러가 사회책임투자 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2010년대 중반에 가면 22조 달러까지 늘어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금 규모다.

이 거대한 기금이 투자 배제 결정을 한다면.

그 파장은 결코 만만치 않을 터.

류지호는 자신 소유 투자회사뿐만 아니라, 세계 4대 투자은행 R&GP Group을 통해 수십 조 원의 사회책임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절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회책임투자 펀드의 큰 손이다.

사회책임투자로 크게 혼난 대표적인 기업이 스포츠 브랜드 니케다.

1998년, <LIFE> 표지에 아시아 저개발 국가 어린이가 니케 축구공을 꿰매는 사진이 실렸다.

당장 공분을 일으켰다.

니케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었다.

매출은 급감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 우리가 어떻게 전 세계 협력업체를 모두 챙길 수 있겠나. 억울하다.


니케의 항변은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더 거센 저항에 부딪쳤다.

세계적인 연기금들이 투자에서 배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니케로서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니케는 전 세계 협력업체에 인권노동지침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장 최근에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낸 BP의 사례가 있다.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원유유출 사고뿐만 아니라 이후 보인 행태가 세계적인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제법 잘나가던 기업이 한 번의 사고와 이기적인 사후처리로 치명상을 입었다.

‘나쁜 기업‘으로 찍혔다.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빠져나가자, 다른 투자자들도 완전히 등을 돌렸다.

한국의 기업 중에서는 대한화약그룹, 풍신 등이 노르웨이 연기금 윤리위원회로부터 투자 철회 권고를 받았다.

대표적인 비인도적인 무기인 '집속탄'을 생산한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농업화학기업 Queeny Company도 노르웨이 연기금이 투자 철회 권고를 내렸다.

Queeny Company 같은 거대한 다국적 기업도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찍히면 도리가 없다.

‘평판‘ 때문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기금이 투자 철회를 권고했다는 것은 ‘나쁜 기업’ 낙인을 찍는 효과가 있다.

즉각 기업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권고 수준만으로 주가가 출렁이고, 매출에까지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지 타격을 감수하느니, 지적 받은 내용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제는 인권, 노동, 환경, 부패 등 한번 탈이 나면 기업이 문 닫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한국은 그런 세계적 추세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재벌총수가 자기 아들과 싸움한 사람을 잡아다가 직접 구타하질 않나, 회사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해도 주가가 끄떡없는 나라.

주식회사를 마치 일가족의 소유물인양 대를 이어서 상속하고, 그 과정에서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라.

수천 명의 사망자를 불러온 제품을 팔고도 법적, 도의적 책임을 누구도지지 않은 나라.

류지호가 뭐라고 그들을 벌주겠는가마는.

다만 같은 기업가로써.

또 주주로써.


‘당신의 회사는 얼마나 사회적 책임을 다 하고 있습니까?’


사회적 책임 혹은 기업윤리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할 순 있다.

당사자들에게는 협박으로 들리겠지만.


✻ ✻ ✻


한국에서 이러저런 이슈들로 시끄럽든지 말든지.

류지호는 JHO Pictures로 출근하며 <스타크래프트>와 <tsogang> 제작 준비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류지호의 영화를 맡게 된 ParaMax는 내부적인 반발 없이 투자·배급을 신속하게 결정했다.

영화사 경영과 다른 프로젝트를 총괄해야 하는 앨런 포스터 대신에 게리 캠프를 <tsogang> 프로듀서로 불러들였다.

류지호의 UCLA 졸업작품 <The Killing Road>의 프로듀서가 바로 게리 캠프다.

당시만 해도 독립 프로듀서로 활동했는데, 이젠 자신의 프로덕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주로 ParaMax 계열의 영화들을 합작하거나 투자를 받아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오랜만에 함께 작업하게 되었네요.”

“그러게 말이네. 난 디렉터 류가 나란 사람을 아주 잊은 줄 알았어.”

“그럴 리가요.”

“하하. 농담이야. 이렇게 다시 불러줘서 영광이네.”


프로듀서 게리 캠프는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그는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류지호의 할리우드 데뷔작을 함께 했다는 경력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류지호에게 평생을 따라다니게 될 작품이 <The Killing Road>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류지호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다.

어느 덧 한국 나이로 환갑이었으니까.

평소 차분한 편이 게리 캠프는 오늘따라 유난스러웠다.


하하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류지호와 함께 한다는 것이 어지간히 좋은 모양이다.


“터커도 함께 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할리우드에서 30년 일했으면 정말 오래 한 거야. 은퇴할 때도 됐어.”


류지호가 할리우드에서 찍은 모든 영화에서 조감독을 했던 터커 레이튼은 이번에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

50대 후반 나이라고 해서 조감독을 못할 것은 없지만, 류지호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보통은 40대 중반부터 조감독을 그만 두고 프로듀서로 전향한다. 터커 레이튼도 프로듀서로 전향하기로 했다.

현재 터커 레이튼이 설립한 프로덕션은 MSM Entertainment의 제휴 영화사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디렉터가 너무 빨리 달린 것도 있어.”

“.....?”

“자네 필모그래피가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서 그러나?”

“.....?”

“OMDb에서 류지호를 검색해보게. 필모그래피가 몇 페이지인지.”


게리 캠프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얼른 노트북을 펼쳐 OMDb 사이트에 접속했다.

유료회원이라서 일반 가입자보다 더 상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검색창에 류지호의 이름을 타이핑했다.


Ji Ho Ryu.


수많은 영화·TV시리즈 목록이 주르르 떠올랐다.

게리 캠프의 말처럼 한 페이지에 다 펼쳐놓을 수 없었다.

OMDb는 크레디트에 류지호의 이름이 올라간 모든 영화와 TV시리즈를 정리해놓았다.

심지어 독일, 프랑스, 호주, 홍콩 영화까지 류지호의 필모그래피 안에 정리되어 있다.

무려 170편이다.

TV시리즈를 시즌별로 일일이 나눠놓았다면 200편을 훌쩍 넘긴다.


Steven Adler.


궁금해서 스티븐 아들러 감독을 검색해 보았다.

40년 동안 참여한 130여 편 정도가 목록에 정리되어 있었다.


Sam L Jackson


내친김에 지독한 다작 배우인 샘 잭슨도 검색해 보았다.

단역까지 포함해 100여 편이 필모그래피 목록을 장식했다.

이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프로듀서들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해 보았다.


“...음.”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작품에 관여(투자)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스탠리 큐브릭 : 영화 속의 인생>, <디지털 영화의 역사>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에 출연한 것까지 포함하면 현존 할리우드 영화인 가운데 다작으로 류지호를 따라올 이가 없다.

심지어 현역 제작자인 트라이-스텔라의 모리스 메타보이와 은퇴한 ParaMax의 알버트 마샬보다 작품 수가 많았다.

그들은 50년 가까이 영화를 하면서 100여 편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스무 살 이상 어리고 영화 경력도 짧은 류지호가 두 명의 메이저 제작자보다 작품수가 많았다.


“많긴 하네....”

“자네가 괜히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불리겠나?”

“비아냥대는 뜻도 있어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찌질한 헛소리는 무시해 버리게.”

“아내가 영화 찍는 기계 같다고 하더니, 이렇게 정리된 걸 보니까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것도 같네요.”


할리우드에선 다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 세계로 확대하면 기록적인 작품 편수는 아니다.

홍콩의 샤오브라더스의 샤이런메이 형제와 GH오락유한집단공사의 추 회장은 전성기 시절에 수백 편을 제작했었다.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인도영화계에서는 류지호 정도 숫자로는 10위권에 들지도 못한다.


“모두가 자네 필모그래피를 대단하게 여기는 것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기 때문이지.”


그와 관련한 주제로 대화가 이어지면 ‘넌 대단해’ ‘네가 짱이야’ 같은 금칠만 반복될 뿐.

류지호가 재빨리 화제를 전환했다.


“이번에도 각자 필모그래피에 평범하지 않을 영화를 넣어보자구요.”

“내 마지막 영화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지.”

“그런 소리 말아요. 앞으로 우린 할 일이 많습니다.”


류지호는 내친김에 Cinefeel.com 한국영화 DB도 검색해 보았다.

OMDb에 누락되어 있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있고, 반대로 Cinefeel.com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OMDb에만 있는 작품도 몇 편 눈에 띠었다.

류지호는 미국영화사는 물론이고 한국영화사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연구되는 인물이다.

할리우드의 첫 번째 황금기는 1930년대였다.

당시에 메이저 스튜디오는 MSM(로우즈), 20세기 팍스, 워너브로스, 패러마운틴, RKO였다.

Artist Federation Corp과 콜롬비아스, 유니벌스는 당시만 해도 마이너였다.

LOG Studios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였을 뿐이고.

당시 가장 거대하고 가장 영향력이 컸던 곳은 MSM(로우즈)과 패러마운틴이었다.

황금기의 MSM Studios는 인하우스 제작시스템으로 매년 50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들은 자회사인 Loews Cinemas가 소유한 전국의 극장에서 상영했다.

이 시기 할리우드 빅7의 연평균 영화 투자·제작·배급 편수는 대략 30편 안팎이다.

인하우스(자회사를 통한) 영화는 10편도 안 된다.

당시에 한해 50편을 제작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JHO Company Group이 왜 전성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후계자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JHO Company 계열의 스튜디오들에서 매년 50편이 넘는 영화와 TV시리즈를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할리우드 첫 번째 황금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스튜디오(MSM)와 최대 규모의 극장(Loews Cinemas)까지 품에 안았다.

괜히 류지호더러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1930년대 아돌프 주커(패러마운틴), 잭 워너(워너브로스), 루이스 메이어, 사무엘 골드윈(MSM) 등은 할리우드 절대 권력이었다.

이후로 그런 권력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등장하지 못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지만.

1940년대 이후 계속해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개편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서 영화인보다 금융자본이 할리우드를 암암리에 움직였다.

지금에 와서는 유대계 금융자본이 할리우드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Cast&Com, V&com 등 통신과 인터넷기업들이 미국의 미디어를 장악한지 오래되었기에.

일본자본도 역사와 전통의 메이저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고.

LOG Company조차 유대자본의 영향력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심지어 중국자본도 할리우드에 스며들고 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영화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빅7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극장 브랜드의 주인.

D-Cinema의 선구자이자, 영화 테크놀로지의 혁신가.

대형 스크린 영화의 복원자이자 새로운 관람(3D, 4D)형태의 전파자.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OTT)까지 개척하고 있는.

미국 영화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권력자가 특별이 눈에 띠지 않는 가운데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

다름 아닌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류지호다.

20세기에는 5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주도적으로 미국영화산업을 이끌었다.

21세기는 아니다.

JHO Company Group이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 영화산업을 선도하는 분위기다.

그 정점에 미스터 할리우드가 있고.

영화역사 연구가와 비평가들이 영화인 류지호를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 ✻ ✻


[I gotta, I gotta get away, Don't you know I need it?]


휴스턴 동쪽의 시더 포트 지역을 가로지르는 1405번 도로 위를 재규어 XJ 커스텀 리무진이 질주하고 있다.

재규어 플래그십 XJ 모델은 영국 왕실과 총리의 의전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국 여왕은 특별 제작된 벤틀리 리무진을 타지만, 그 외에 자녀들과 영국총리는 재규어 XJ를 의전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영국총리가 타는 방탄 재규어 XJ의 가격은 대당 약 4억 원.

시더 포트 지역 국도를 달리고 있는 류지호의 의전차량은 7억 원이다.

국가 수반급 의전차량답게 카오디오도 최고 사양을 자랑했다.

카오디오에서 매우 낯이 익은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가수의 목소리는 친숙하지만, 노래만큼은 낯설었다.

신곡이기 때문이다.


[I gotta get away, Get away, Don't you try it? Away

Pressures that I'm facing everyday, Come on, now...]


바로 마이키 잭슨의 신곡이다.

류지호로서는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는 새앨범으로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마이키 잭슨의 목소리였기에.

전성기 시절에 비해 퍼포먼스 폼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보컬과 음악성은 더욱 완숙해진 느낌이다.

본래 역사대로라면 올해 팝시장의 주인공은 어델 애킨스여야 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올해 최고의 여가수로 만족해야 했다.

왜냐하면 진정한 팝의 황제가 10년 만에 <Behind The Screen>이라는 정규앨범으로 컴백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는 소닉에픽뮤직을 포함한 음악계 안티들, 지긋지긋한 파파라치를 비롯한 헤이터들에 대한 풍자가 담긴 곡들과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들로 채워져 있다.

음악인생을 돌아보는 회한이 담긴 곡도 한 곡 들어있다.

새앨범 <Behind The Screen>은 21세기 팝앨범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는데, ‘201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물론이고, 해를 넘어서까지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기록을 세우게 된다.

21세기 들어서 음반시장이 대폭 축소되었다.

미국에서 1,000만 장을 팔았다면 기적이다.

100만 장만 넘겨도 크게 성공했다고 대서특필되기 일쑤인 시기다.

그런데 <Behind The Screen> 앨범은 발매 49주 만에 미국에서 1,000만 장을 팔아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게 된다.

2004년 어셔의 <Confessions> 앨범 이후 8년 만에 1,000만 장 이상 팔린 앨범으로 등극하게 된다.

여담으로 2015년부터는 스트리밍 시장이 급격하게 발달하여 CD를 사는 사람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그럼에도 매년 90만장에 가까운 앨범 판매고를 꾸준히 유지한다.

앨범 발매 후 무려 5년 동안이나 차트에 머물며, 미국 총 판매량 1,321만 장을 기록한다.

2011년 한 해 동안에만 전 세계적으로 1,900만 장이 팔려나가고, 해를 넘겨 2012년에 세계 누적 판매량 4,100만 장을 기록하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세계 앨범시장의 불황을 고려하면, 기적과도 같은 판매량이다.

빌보드를 비롯해 온갖 음악차트 정상을 장기간 차지하게 되고.

스트리밍과 음원 다운로드 기록도 새롭게 쓰게 된다.

<Behind The Screen>은 채플린의 1916년 영화에서 따왔다.

마이키 잭슨은 류지호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나 채플린과 하야오 영화를 좋아했다.

류지호를 통해 영화 속에 감춰져 있는 의미를 알게 되고 신박한 해석을 듣는 것을 즐겼다.


“보스, 도착했습니다.”


JHO Worlds Texas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류지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의도 면적 두 배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JHO Company Group이 할당받은 지역은 15,000에이커다.

그 중 개발 가능한 면적은 10,000에이커다.

전체 1,225만 평 가운데 200만 평에 JHO theme park & Resorts가 조성되는 중이다.

그런데...


[공사를 중지하라! 원상복구하라!]


지역 환경보호단체들이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주도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업시행 전부터 지역 환경단체들과 충분한 공청회와 협의를 거쳤다.

그럼에도 승복하지 못한 환경단체가 끝까지 반대를 하고 있다.

명백히 몽니를 부리는 것이다.

따로 원하는 것이 없다면 저렇듯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이유가 없을 테니까.


“보스, 저들 말대로 저 지역 전체를 보호지역으로 만들었다면, 지역개발을 원하는 또 다른 시민들이 찾아와 시위를 했을 겁니다. 저들은 사막에 뭘 짓겠다고 해도 항의시위를 벌이니까요.”


경호팀장 러셀 뱅크스의 말 그대로다.

뭘 해도 반대만 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신념만이 정의라는 자아도취적 오만 때문이다.

개발과 훼손은 동면의 양면 같은 것이다.

사업시행자인 JHO Company는 지역사회와 충분히 논의를 하고 의견을 반영할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에 굴복해 사업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JHO가 시민사회와 한 약속을 지키는지 꾸준히 감시하고.

혹여나 관련 법규를 어기지는 않는지 감시하는 선에서 자기 할 일을 하면 된다.

지역사회와 주정부 및 시정부와도 합의를 본 마당에 이제 와서 사업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심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JHO Company Group에 억하심정이라도 있는 것인지 텍사스주 지역 언론 한 곳에서 꾸준히 특혜시비를 걸고 있다.

지역사회 민간단체 몇 곳이 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도 여러 건 있고.


“제니퍼.”


류지호의 부름에 한 발 떨어져 있던 비서실장 제니퍼 허드슨이 다가섰다.


“나머지 11,000 에이커는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기로 했대요?”

“산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아요, 보스.”


휴스턴 항이 코앞이고 지역에 컨테이너 야적장과 바지선 전용 부두도 두 개나 있다.

텍사스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기업 유치에 매우 열성적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개인소득세도 없다.

주에만 25개의 대학이 있어서 고급 노동력을 확보하기도 용이하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한창 텍사스로 옮기는 문제를 타진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TAMU와 협의는 잘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TAMU 혹은 A&M은 텍사스주립대학과 쌍벽을 이루는 텍사스주의 명문 주립대학이다.

서울의 용산구보다는 더 큰 캠퍼스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왜요?”

“미국에서도 기부금을 가장 많이 받는 손에 꼽히는 부유한 대학인데다가 이미 50개 국 이상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거든요. 한국에 굳이 글로벌 캠퍼스를 진출할 마땅한 명분이 없어요.”


류지호는 미국에서의 영향력을 동원해 새만금지역에 유수의 대학 글로벌 캠퍼스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에 이어서 미국에서 세 번째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주가 텍사스다.

그걸 내세워서 명문 공립대학을 유치하려고 물밑에서 협상 중인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간만에 돈으로 안 되는 게 생길 모양이네요. 하하.”

“기부금을 좀 더 주시려고요?”

“됐어요. 기존에 긍정적인 답변을 준 대학들에 힘을 더 쏟는 것으로 하죠.‘


아직 새만금간척지에 도시가 들어서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영국, 벨기에 명문 대학들과 활발하게 글로벌 캠퍼스를 논의 중이다.

바람대로만 된다면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오는 글로벌 캠퍼스보다 양과 질 모두에서 좀 더 훌륭한 외국대학교들이 들어올 수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일자리, 좋은 주거환경, 서울 못지않은 문화시설, 30분 거리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 주말마다 트래킹과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까지.

20만 자급자족 도시로 성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보수적으로 예상한 입장료 수익이 어느 정도라고 했죠?”

“애너하임의 미키마우스랜드와 비슷한 수의 관람객을 유치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7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어요. 호텔과 리조트 객실 임대까지 포함하면 가볍게 1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요.”


그 외에도 먹고 마시고,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수익을 포함하면 20억 달러 매출이 막연한 기대는 아니다.

다만 순이익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테마파크 사업은 유지관리비가 무지막지하게 들어가니까.

그럼에도 JHO Company Group은 낙관하고 있다.

애너하임 미키마우스랜드가 한해 480만개의 햄버거와 500만 리터의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티켓매출도 7억 달러 이상이고.

실제 돈이 되는 숙박업은 그 몇 배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JHO Worlds Texas 법인은 테마파크 외에도 MICE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13,000명 수용 가능한 컨벤션 홀에서는 각종 E-스포츠 게임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K-POP이 북미에 상륙하게 되면 아이돌그룹의 북미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복합리조트형 테마파크 사업은 불황에도 끄떡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메르스 같은 감염병 위험이 도사리고 있긴 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큰 데미지 없이 버틴 것이 미키마우스랜드였으니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같은 유례가 없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직면하게 되겠지만.

인수공통감염병과 관련해서 헨리 게이츠와 공조를 하고 있다.

류지호가 앞으로 닥치게 될 인류의 경제적 위기 혹은 감염병 범유행을 막을 순 없다.

금력과 영향력으로 피해를 조금은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를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류지호의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작가의말

6월 한 달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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