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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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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GARAM Ventures가 전설적인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기 전까지 월가에 전설로 통하는 헤지펀드가 있었다.

올해 슈바르츠펀드 매니지먼트로 명칭을 바꾸고 패밀리 오피스로 변신한 퀀텀펀드(Quantum Fund)가 그 주인공이다.

1969년 설립된 이 헤지펀드는 10여 년간 무려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해 월가의 전설로 통하고 있다.

그 전설의 공동설립자로 알려진 제임스 라저스가 류지호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자들을 꼽으면 항상 이름이 거론되는 투자계의 거물로 현재는 투자자로서의 활동을 접고 싱가포르로 이주한 상태다.

평소에는 싱가포르에 지내다가 강연이나 TV 출연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곤 한다.

류지호와는 90년대 뉴욕 사교계에서 안면을 튼 이후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근황에 대해 스몰토크를 나두던 제임스 라저스가 대뜸 일본 문제를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지금 일본 아이들의 생활수준은 더욱 떨어질 거다.”


제임스 라저스와 일본의 악연은 월가에서 제법 유명했다.

본래가 퀀텀펀드 출신들은 일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2003명 일명 ‘일은포’ 사건 이후로 전 세계 헤지펀드 특히 제임스 라저스와 일본의 관계가 크게 악화되었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와 테러와의 전쟁 영향 등으로 미국 경제가 출렁거렸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가치가 급증했다.

엔화가치 급등을 감지한 전 세계 수천 곳의 헤지펀드들이 태국 바트화 공격을 비롯한 퀀텀펀드 신화를 생각하며 일본의 외환시장에서 한몫 크게 잡아보려는 시도를 했다.

그 당시 일본정부와 전 세계 헤지펀드들이 일본의 외환 보유고를 두고 벌인 환율 공방전을 외환시장에 일본은행이 돈을 퍼부은 것이 마치 대포를 쏘는 것 같다고 해서 ‘일은포’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암튼 그 당시 ‘일은포‘를 통해 제임스 라저스는 크게 손해를 보게 되었고, 때마다 일본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넘어 악담을 퍼붓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물론이고 일본문화에 심하게 과몰입하는 전 세계 와패니즈들의 적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의 악담과 저주는 멈출 줄 모른다.


“네 흉내를 조금 내본다면, 일본의 미래는 매우 암울하다고 전망할 수 있어. 30년 후 일본은 우범지대가 될 것이고, 50년 후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류지호가 커피를 품을 뻔했다.

아무리 악감정이 있다고 해도 투자자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제임스 라저스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유명 투자자로 대접을 받으며 그의 분석을 주의 깊게 듣는 이들도 많았다.

다만 내놓는 전망마다 틀려서 신뢰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었지만.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여러 나라에 강연을 다니며 자신이 선투자한 것을 사람들에게 추천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넣은 투자상품을 만들어 커미션을 챙기며 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한 투자수익률은 솔직히 형편없었다.

이제 더 이상 월가에서는 그를 추앙하지 않는다.

노망이라도 난 것인지 류지호가 자신의 후계자라고 강연마다 떠들고 다니고 있다.

에드워드 버펫의 후계자라고 하면 몰라도.

그의 주장을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강연에서 유머로 써먹는 레퍼토리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왜 유독 중국 투자를 소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거야?”

“때가 아니니까요.”

“너는 기회를 놓쳤을 지도 몰라.”

“유망할 것 같은 중국기업에는 조금씩이라도 다 넣었어요.”

“네가 소유한 알짜 사업은 중국에 거의 진출하지 않았잖아. 조지와 에드워드가 그렇게 하라고 충고했어?”

“아니요. 그 분들과 중국과 관련한 투자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어요. 그저 중국에서 좀 더 투명하고, 좀 더 개방되고, 좀 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다릴 뿐이에요.”


유독 외국의 지적 저작권에만 관대한 중국에서 미국기업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해 매해 적자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류지호다.

게다가 앞으로 10년 안에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만약 공화당이 집권하게 되면 중국과 정치·외교적으로 크게 대립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베트남은 어떠냐?”

“한국기업들이 들어가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제임스 라저스는 사회주의나 독재국가에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국가 주도로 빠른 개발과 성장이 가능해 이른 시간에 중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탓에 심각한 ‘중뽕‘에 빠져서 중국에 투자했다가 큰 낭패를 봤지만.


“한국의 경일그룹이 금강산을 개발했는데, 왜 너는 북한에 대한 투자를 전혀 하지 않지? 네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한국이라 누구보다 더 잘 알 텐데.”


참고로 에드윈 터너와 제임스 라저스가 최근에 북한을 다녀왔다.

사실 경일그룹보다 북한 사정을 더 잘 알고 있는 곳이 JHO와 가온그룹이다.

직접 북한을 방문해 최고지도자를 만난 이들이 오늘처럼 찾아와서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은 류지호와의 대화를 통해 미심쩍어하는 IT산업 분야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 허물 수 있게 되고.

암묵적으로 서로 간에 주고 받는 것이 없지 않다.


“적어도 30년 내 통일은 불가능. 만에 하나 가능하다고 해도 당장 합치는 것은 한민족 전체가 망하는 지름길. 그 정도가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흠.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는 두 국가의 경제적 격차와 합쳤을 때 치러야 하는 비용 때문에?”

“맞아요.”


사실 류지호와 제임스 라저스 같은 서구권 투자자들에게 남북의 통일 혹은 영구 평화무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0대 경제대국 4개국 사이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미래의 잠재적 생산기지가 될 수도 있기에.


“북한의 자원, 인프라 건설, 그와 연관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의 수많은 기업의 주식가치, 통일 한국의 국채 등. 다만 정치·외교적으로 주요국들이 한반도 통일을 크게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글쎄다. 때가 되면 미국이나 EU 혹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까지 통일을 유도할 것 같은데? 경제대국의 길에 들어선 한국을 한번쯤 주저앉힐 필요도 있을 테니까. 마치 예전 일본을 주저앉힌 것이나, 아시아 경제위기, 러시아 모라토리엄 때처럼.”


이 시기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남한이 북한보다 37배 높다.

북한의 1인당 GDP는 남한의 3%에 불과하다.

남북이 통일되어 GDP가 오르면 좋겠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투자와 생산이 늘어나는 것보다 사회적 비용이 그 몇 배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 음모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짐.”


제임스 라저스 같은 명성 있는 투자자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떠들고 다니면 그에 따른 파장은 상당하다.

이미 그가 만든 펀드로 손해를 본 사람도 수두룩하고.


“강연 다니시면서 괜히 쓸데없이 바람 잡지 마세요.”

“가끔은 말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줄 필요도 있는 법이란다.”


그것이 사기꾼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나는 남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많이 했지만, 퀀텀펀드가 70년대 기록했던 수익률을 90년대 이미 넘어섰어요.”


투자에 관해 제임스 라저스는 류지호에게 조언할 처지가 아니다.

그 반대라면 모를까.

제임스 라저스 역시 별로 기분 나쁜 표정이 아니었다.

맞는 말이니까.


“한동안 냉전시대 못지않은 남북 사이의 차가운 기류가 흐를 거예요. 어디 가서 쓸데없는 낙관론을 부추겨서 애먼 사람 손해 보게 하지 마세요.”


서독이 동독과 합치면서 20년 간 3,000조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보고서가 있다.

통일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던 상황임에도 동서독은 엄청난 후유증과 대가를 치렀다.

아직도 옛 동독 지역은 완전하게 과거 통일 당시 서독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동독이 통일 당시 서독 수준이 되기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비용을 고스란히 독일국민들이 짊어져야 한다.

물론 경제적 효용만 따져선 안 된다.

본래 한 뿌리이고 하나의 국가가 정상화된다는 의미를 무시해선 안 된다.

지정학적인 안보·경제에 있어서 주변 열강등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따지고 보면 남북한 통일에 마이너스 비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부담하고 있는 방위비, 외교비 등과 같은 분단비용이 감소하는 효과와 통일을 통해 얻게 되는 통일편익 즉 경제통합에 따른 시장규모의 확대,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 등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산가족 문제해결이나 학술 및 문화 발전 같은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이로운 점도 많다.

다만 준비 안 된 상태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을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것을 살펴야 한다는 것.


-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나에게 더 이상 매력이 없다. 다만 북한에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 한국의 저출산도 문제고 경제는 너무 재벌위주이며 폐쇄적이고 관료적이다. 특히 한국 청년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만 쫓을 경우 5년 안에 한국은 활력을 잃고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한국은 앞으로 20여 년 동안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유학이나 이민을 가는 것은 좋다. 그런데 반드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라. 본인이 사랑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정말 미쳤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최고의 직업을 찾을 수 있다. 똑똑하고 재능이 있다고 성공하진 않는다. 성공하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는 사림이다.


1999년에 한국을 방문한 후 큰 감동을 받았던 제임스 라저스는 18년이 지나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KBC 1TV의 명사초청 강연 프로그램이 출연해 청년들에게 조언하며 하는 말이다.

미국의 TIME지는 그를 ‘세계 금융시장의 인디애나 존스’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모험적인 투자성향 때문에 붙인 별명이다.

한편으로 1990년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22개월 동안 6개 대륙 52개국을 여행했다.

1999~2002년에는 아내와 함께 116개국을 돌아다녔다.

그 기록이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여행 도중 들른 국가에서 각종 투자를 진행했다.

그 기간 원금의 10배를 벌어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말년에 거둔 최고의 성공사례로 남게 되었지만.


‘나도 이 양반처럼 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야 할 텐데....’


본래 계획은 마흔 즈음에 돈 버는 일을 멈추고 영화와 가족에게 시간을 바치는 것이었다.

올해 마흔이 된 류지호는 여전히 JHO와 가온 그리고 투자 부문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어 따위는 이제 잊어먹어도 돼. 중국어를 배우는데 시간을 좀 더 많이 쓰도록 해.”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3개 언어면 충분하죠. 뭘 더 배워요.”

“흥. 나중에 후회하지나 마.”

“저와 저녁이나 함께 먹어요.”


류지호는 조금 이른 시간에 퇴근해 제임스 라저스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딱히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 ✻ ✻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가온의 역량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류지호의 목소리가 간만에 싸늘했다.

수화기 저 너머 한국의 가온그룹 전략기획실장은 10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겁니까?”

- 이제 막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가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통과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지 아직 통과된 것은 아닙니다.

“대책이 뭡니까?”

- 게임업계 능력만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업계는 뭐 한답니까?”

- 그들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여가부 주도로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합의를 보았고, 셧다운제 입법 취지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이 여야 양쪽에 많습니다.


류지호가 간만에 화가 나있는 이유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자정~오전 6시)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4월 중순 즈음 법안심사소위에서 셧다운제 등 온라인게임 규제를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

그 후 전체회의 의결을 하게 되면 볼 것도 없다.

꽤 많은 표차로 통과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법령이 공표되는 시점으로부터 6개월 뒤 시행되는데, 내년부터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 이후 온라인 게임에 강제로 접속하지 못하는 전대미문의 악법이 탄생하게 된다.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 아래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이나 자기 결정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비롯해 부모의 교육권, 온라인 게임 업자들의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 문화에 대한 자율성 및 다양성 보장에도 역행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황당하고 무리한 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더욱 짜증이 나는 것은 해당 법을 주도하는 부서가 여성가족부란 사실이다.

여성의 인권신장과 미래지향적 양성평등 업무를 주로 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되어서 가족 영·유아 보육 및 가족업무까지 추가되어 처음 설립되었을 당시보다 업무와 예산이 커졌다.

올해 예산은 여가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예산이 커졌다는 것은 그 만큼 발언권도 늘었다는 걸 뜻한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일도 많아졌고.

여성가족부의 설립 취지는 진보적이었다.

즉 자유와 평등의 대원칙이 근간이다.

그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부서에서 인권과 평등 및 자유를 침해하는 법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 관련한 사안에서는 자신 편의대로 목소리를 낼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는 주제에 예산을 타내기 위한 무리한 법률은 수없이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전형적인 행정력 낭비 부서 중에 하나로 전락한 곳이 여성가족부다.

본래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무능하면서 사회갈등까지 조장하는 딴 세상 집단이 되어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도 적용되는 겁니까?”

- 일단 입법 초안에는 2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룹이 가진 모든 채널을 통해 문체부에 강력히 경고하세요.”

- 여가부가 아니고 문화체육관광부입니까?

“만약 여가부가 이를 밀어붙인다면 가온그룹은 외교부와 문체부가 개최하는 모든 문화행사에 보이콧할 것이며, 향후 해외에서 진행되는 한국 관련 행사 및 모든 해외문화 사업 지원을 철회할 것이라고 전하세요.”

- ....


류지호를 더욱 황당하게 만든 것은 소위 진보주의자라는 정치인들이 해당 법을 찬성한다는 점이다.

학부모 유권자를 의식해서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Korea' 브랜드보다 ’류지호‘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고 마케팅적으로 가치가 훨씬 크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한국 관련 행사에서 가온그룹이 빠진다고 해도 정부는 다른 대기업을 들들볶아 협찬사로 끌어들일 순 있다.

하지만 이전 가온그룹이 후원했던 행사들보다 주목도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가온그룹이 왜 해외 행사에서 후원을 철회했는지 외신에서 보도가 될 것이고, 망신은 물론이고 관련 사안이 두고두고 회자될 수도 있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한국 정부가 수여한 문화훈장도 반납할 것이며 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소원 및 UN아동인권협약에 근거해 국제기구에 이 사안을 심각한 청소년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해 중요 안건으로 이슈화 시킨다고 하세요.”

- .....!


전략기획실장은 뭐라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하나하나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 폭탄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전략기획실장은 자신의 빅보스가 이 정도로 화를 낼 사안인지에 대해 의아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룹의 이익이나 이해관계와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운동을 류지호가 지원하려고 한다고 증권가에 은밀히 흘리세요.

- 의, 의장님.

“이 법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티끌만큼의 비리나 부패가 발견된다면 언론사에 제보하고, 제 정신 박힌 시민단체를 통해 입법반대 시위를 하도록 은밀히 지원하고, 셧다운제에 반대하는 단체, 학계, 업계 유관기관에 10억 상당의 긴급 연구기금이나 활동자금을 전달하도록 하세요.”


전략기획실장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여성가족부 및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전면전을 벌이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최 실장! 내 말 듣고 있습니까?”

- 예! 의장님!

“미국에서도 지원할 겁니다. 며칠 후부터 WSJ 아시아판을 시작으로 주요 매체에서 한국의 여가부가 추진하고 있는 셧다운제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갈 겁니다. 만약 법사소위원회에서 표결처리 되어 본회의로 넘어가게 된다면 미국의 지상파도 움직일 겁니다.”


류지호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여가부의 폭주에 제동을 걸 생각이다.

여가부를 폐지시키지는 못한다.

정부조직을 신설하고 폐지하는 것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부처 하나 없어지면, 그와 관련해 공무원 자리가 줄줄이 사라진다.

기생하던 유관단체들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게다가 여가부를 움직이는 이들은 주로 80년대부터 활동하고 있는 여성운동가들이다.

그들의 여성계에서의 권력이 상당하다.

국회의원들도 여성, 학부모 표심을 의식해서 여가부 폐지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고.


‘차라리 4,500억 원 정도 쓰는 지금이 폐지하기 쉬울 지도....’


몇 년 후 여성가족부 예산이 1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여성 및 양성평등 관련 사업비보다 영·유아 및 가족업무에 사용하는 복지예산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해 예산 1조 1천억을 쓰는 정부부처가 되면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쉽게 없애지 못한다.

이미 정부부처로 자리를 잡은 것이기에 다른 부서와 통합 말고는 답이 없다.

그렇다면 크게 한 번 혼을 내서 향후 게임업계와 대중문화예술계에 대해 경거망동 하지 못하도록 견제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에서 백날 지지고 볶고 해봐야 해결되는 것 없다.

그렇다면 밖에서 경고하는 수밖에.

미국 언론을 동원하고, 이를 한국의 주요 매스컴이 받아 보도하고, SNS를 통해 대중들 사이에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UN산하 아동인권위 및 국제인권단체에 제소해 한국정부(여성가족부)가 망신을 당하게 만들고, 세계적인 이슈로 만들어서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의 문제의식으로 만든 다음 글로벌 게임업체까지 참전을 시킨다.

특히나 정의국 정권은 자유시장 및 자본주의 만능 정부다.

미래 유망산업인 게임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악법(?)이란 것을 내세운다면 해당 법제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

류지호가 나서면 많은 단체가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JHO Foundation은 UN인권위원회, 뉴욕에 본부를 둔 세계 사법센터, 휴먼 라이츠 워치, 국제앰네스티, 국경 없는 기자회 등에 매해 많은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들 인권 관련 비영리기구에서 한국의 여가부가 불특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를 벌이고 있다는 식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다면... 파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들 단체와 연계된 수많은 국가별 인권단체들까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에 일제히 항의를 해온다면.

무작정 밀어붙일 수 없을 것이다.

이전 삶에서 류지호는 얼마나 유명무실한 행적 편의적인 과도한 규제였는지 경험했다.

심야 게임 접속이 차단당하자 부모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타인으로부터 ID를 양도받아 심야시간대에 인터넷게임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막무가내 규제로 인해 청소년의 다양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을 넘어 명의도용이라는 잠재적 범법으로까지 내몰았던 것이 셧다운제였다.

누군가는 이렇게 열을 낼 정도는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게임업계의 매출 감소도 그리 크지 않고.

그럼에도 류지호는 여가부의 발상 자체가 한심하고 화가 났다.

뭐든 규제를 하고 차단하면 만사형통이라는 발상.

지금은 셧다운제이지만, 그것이 영화와 방송에까지도 번져가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 그런 시도가 이전 삶에서 여러 차례 있었다.

류지호는 여성가족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정부, 입법부의 그 같은 마인드에 짜증이 났다.


[입법 추진 중인 셧다운제도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아동·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거나 중독자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조치로 필요한 입법이 전혀 아닙니다. 발달시기에 있는 아동·청소년의 절대수면시간대를 보장해주기 위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만이라도 잠을 잘 수 있도록 게임의 접속을 일부만 차단하는 극히 제한적 조치일 뿐입니다. 셧다운제 적용 대상도 극히 제한적입니다. 청소년보호법상의 보호연령이 19세 미만으로 규정돼 있음에도 어느 법에도 없는 연령인 ‘16세 미만’으로 적용 대상을 제한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0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16~19세의 19.4%가 자정 이후 게임에 접속하고 있고 같은 시간대 16세 미만의 접속자는 단 3.4%에 불과합니다. 입법 취지를 고려한다면 당연히 청소년보호법 체계에 맞도록 19세 미만 연령으로 적용해야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만으로도 100만 명 넘는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돼 있고 80%가 넘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셧다운제도 도입을 비롯해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강력한 입법을 촉구하는 압도적 여론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셧다운제도는 극히 제한적인 방식으로 입법될 예정임을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 대한민국 여성가족부.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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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 나르시시즘의 시대. (5) +4 24.06.25 903 64 25쪽
891 나르시시즘의 시대. (4) +4 24.06.24 962 62 25쪽
890 나르시시즘의 시대. (3) +2 24.06.22 1,017 67 23쪽
889 나르시시즘의 시대. (2) +1 24.06.21 1,039 60 23쪽
888 나르시시즘의 시대. (1) +5 24.06.20 1,058 65 24쪽
887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4) +2 24.06.19 1,041 60 28쪽
886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3) +2 24.06.18 1,060 66 23쪽
885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2) +2 24.06.17 1,108 63 27쪽
884 노욕(老慾)과 노추(老醜). (1) +4 24.06.15 1,153 67 23쪽
883 Think The Unthinkable! (4) +3 24.06.14 1,108 64 25쪽
882 Think The Unthinkable! (3) +6 24.06.13 1,135 58 24쪽
881 Think The Unthinkable! (2) +6 24.06.12 1,139 61 28쪽
880 Think The Unthinkable! (1) +8 24.06.11 1,161 67 25쪽
879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4) +3 24.06.10 1,176 70 23쪽
878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3) +2 24.06.08 1,183 76 23쪽
877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2) +5 24.06.07 1,143 71 24쪽
876 우리 보스께서 조금 유별나긴 합니다. (1) +4 24.06.06 1,180 68 23쪽
875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2) +3 24.06.05 1,125 66 22쪽
» 이기적인 행동의 끝이 어디인지 한 번 가봅시다! (1) +7 24.06.04 1,174 65 22쪽
873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2) +5 24.06.03 1,135 63 25쪽
872 매뉴얼이 다가 아니다! (1) +4 24.06.01 1,226 68 27쪽
871 Academy Awards! (2) +8 24.05.31 1,157 74 27쪽
870 Academy Awards! (1) +4 24.05.30 1,137 6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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