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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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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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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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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제이콥씨가 스웨덴의 신규 스타트업을 모조리 리서치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설립되지 않은 것인지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요.”


SpottyTrack은 2006년에 설립된다.

서비스는 2008년 1월에 시작하고.


“일단은 UMG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JHO Venture Capital에서 투자하는 것으로 하라고 하세요.”

“GARAM 금융그룹 역시 투자리스트에 올려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따로 말해 둔 것이 없었지만, 류지호의 관심 기업 리스트가 매튜 그레이엄에게까지 전달된 모양이다.


끄덕.


이전 삶에서, SpottyTrack은 온라인 음원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던 아이튠즈 스토어를 따돌리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로 우뚝 섰던 곳이다.

류지호가 기억하는 것은 그 사실과 스웨덴 회사라는 것 뿐.


“SpottyTrack이라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GMG와 UMG에 힘을 실어주어도 좋고. 가온그룹 산하 스펙트럼 홈엔터에 투자해도 되고.”

“OMDb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해도 될 것 같아요.”


선택지는 많았다.

류지호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JHO Venture Capital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넘어 영국과 한국, 인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pottyTrack을 대체할 만한 스타트업을 세계 어딘가에서 찾아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 음원 도매가 문제와 확보겠죠.”

“예.”


음악사업과 관련한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환한 얼굴로 축하를 전했다.


“축하드립니다. 보스!”

“뭘요?”

“금융사업과 일부 독립회계의 계열사를 제외하고, 매출 350억 달러를 넘어섰지 않습니까?”


2005년 JHO Company Group의 매출은 356억 달러(대략 43조 원)를 달성했다.

영업 수익률은 무려 17%에 이른다.

참고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INTEG의 매출이 302억 달러다.

JHO Company Group의 수익성은 INTEG(18%)와 맞먹고, DOYODA(7%)를 압도했다.

그 차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류지호가 내심 최대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는 LOG Company의 매출은 329억 달러였다.

암튼 JHO Company Group은 할리우드를 넘어 글로벌 복합미디어 그룹 빅4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JHO Company Group 특수관계사인 금융부문은 미국 자산운용사 가운데 운용자금과 수익률에서 톱10에 들어갈 정도가 되었다.

아직은 더 뱅가드 인베스트, 화이트록과 격차가 상당하지만, 금융위기 시기에 GARAM Invest와 비슷한 규모의 자산운용사를 M&A 할 수 있다면 대번에 톱5에 진입할 수가 있게 된다.


“확실히 위성방송 사업부문 매출이 절반을 차지하네요.”


JHO/DirecTV가 총매출 151억 달러로 전체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작년에 북미 1,500만 가입자를 돌파한 덕분이다.

남미에서 450만 가입자, 영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43만 명의 가입자가 있다.

2010년까지 전 세계 5,000만 가입자에 300억 달러 매출이 목표다.


“D-Cinema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 목표 매출은 너끈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JHO/DirecTV의 매출구조는 대부분이 월이용료지만, NFL Sunday Ticket 패키지 방송 판매와 위성사용료 수입도 무시하지 못한다.

또한 전 세계 음악시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유니벌스뮤직그룹은 7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스의 대략적인 재산은 670억 달러입니다. 물론 JHO와 가온 모두 비상장회사인데다가 매우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를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700억 달러 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류지호는 직접 일하며 버는 수입이 상당하기에 금융자산과 한국과 미국의 그룹 지분에 연연하진 않았다.

따라서 670억 달러라는 숫자에 대해 큰 감흥이 없었다.


“지난해 영화 및 TV시리즈 저작권으로만 3,600만 달러를 버셨습니다.”


이 시기 환율로 대략 400억 원이다.

북미에만 3,000개가 넘는 케이블TV 및 라디오 방송이 운영되고 있다.

9시즌으로 마감한 <X-파일>의 북미 재방송으로 얻는 한 해 수입만 6억 달러가 넘었다.

인터넷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10억 달러를 가볍게 넘길 수 있다.

류지호는 <X-파일>에서만 9%의 저작권 수입을 가져간다.

그 외에도 크든 작든 수십 편에서 저작권자로 등록되어 있다.

재밌는 것은 저작권 수입을 류지호는 만져보지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계좌에 들어오는 즉시 JHO Foundation으로 이체되어 저소득층 청소년센터 외 각종 자선사업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돈이 많은지 알게 되면 당장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매일매일 그 말을 실감하는 류지호다.

미국 국민들은 자국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

실제 미국 상류 5%가 미국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조디 워커 대통령은 부자들 세금을 못 깎아주어서 안달이다.

미국 국민은 아니지만, 류지호 역시 그 5%에 포함된다.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고들 한다.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불평등이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자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부유한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이 잘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진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작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들이닥쳤을 때, 미국 뉴올리언스는 아비규환이었다.

사망자가 최소한 1,836명, 실종자는 700명이었다.

인명사고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 뉴올리언스는 문명사회가 아니었다.

카트리나 이후 수주일 동안 약탈, 살인, 방화, 강간, 기아가 이어졌다.

투입된 군대는 사람을 구출하거나 구호품을 전달하는 대신, 약탈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

그것이 21세기의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야만이 여전히 존재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총기회사가 약탈과 범죄를 뒤에서 조종한다는 음모론까지 있을까.

이 시기 1인당 국민소득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 7번째로 부유한 나라 정도다.

실제로는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살기 좋은 사회는 아니라는 점이 카트리나 때 입증됐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그러나 소수의 부자들을 빼고, 대다수 시민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지는 않다.

UCLA 사회학자들이 누차 말했다.


“가난과 불평등 중에 더 나쁜 것은 불평등이다.”


점차 평등은 좌파의 표어가 아니라 시대정신이 되어가고 있다.

보수적인 성향의 학자까지도 동의하는 추세다.

사실 류지호가 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 역시 미국이나 다른 유럽국가보다 조금 늦지만 10여 년 후부터 사회적 불평등이 가져오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정치사회경제에서 문제들이 동시에 발생한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경쟁도 심해진다.

불평등하고 사회 신뢰 수준과 통합 정도가 낮은 사회에 사는 젊은 남녀는 평등한 사회와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에게 닥친 난관에 맞선다.

당연히 건강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내가 너무 삐딱한가....?’


관점이 삐딱하니까 예술가를 하는 것이다.

실컷 풍자하고 조롱하고 그걸 통해 소통하려고.

정치를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삐딱한 관점을 통해 사회에 잘못되었거나 왜곡된 것을 찾아내고, 주어진 권한 안에서 바로잡기 위해서.

예술가와 정치인은 모든 것이 정반대다.

유일하게 공통점이 있다.

냉소적인 태도다.


✻ ✻ ✻


처음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는 작년에야 비로소 마스터플랜이 완성되었다.

훨씬 늦게 사업이 승인 된 새만금간척지개발 프로젝트는 특별법이 통과되기 이전에 이미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수립되어 있었다.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사업시행을 앞두고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여했던 주요 인사들이 전주 가온복합쇼핑타운 컨벤션홀에 모였다.

가온그룹 오너이자 투자자이기도 한 류지호도 그룹 주요 수뇌부들과 함께 전주로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랜만이야. Jay.”


UCLA 건축학과 교수들이 류지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재밌는 과제였다네.”

“거시적인 종합 마스터플랜이 확정된 것뿐이에요.”

“맞아. 마스터플랜에 따른 부분적 실천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

“잘 부탁드려요.”

“좋은 회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우리들도 기대가 무척 크다네.”


처음 새만금간척지 프로젝트를 고려했을 때 모교인 UCLA에 연구를 의뢰했다.

건축학계에서 최고의 영예로운 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토머스 게인 교수와 프랜시스 게리, 조지 린이 기본 골격을 잡았다.

아무래도 류지호의 네트워크 대부분이 모교와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UCLA 도시 및 건축 전문가들과 2000년대 들어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건축설계 기업 에이콤(ACOM Technology)이 초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미국의 세계 3대 건축설계 기업과 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JHO REAL ESTATE와 함께 Playa Vista 개발을 하는 에이콤이 썩 마음에 들었다.

아직은 최고 수준의 회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진 않지만,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미국 화학기업 애쉬캐미컬에서 건축엔지니어링과 컨설팅,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부문을 영위해 왔던 기업이다.

마침 본사가 LA에 소재하고 있어 류지호가 자주 왕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참고로 에이콤은 1990년 화학기업에서 분사했을 때부터 다수의 건축설계와 건축디자인, 건설컨설팅 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짜고 엔지니어링기업, 글로벌 건축환경디자인기업, 환경관리기업 등을 꾸준히 품었다.

활발한 인수합병 덕에 20억 달러를 밑돌았던 매출도 50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대형건설사로 한걸음 도약했다.

참고로 2010년대 중반 자신들보다 덩치가 큰 미국 건설사를 인수하고 미국의 건설관리기업과 스페인 컨설팅 기업을 인수해 글로버 70위권의 대형 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가온그룹 전략기획실과 새만금개발유한공사에서도 신도시사업과 인프라공사 등에 강점을 보유한 대유가온건설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에이콤에 도시설계 전반을 맡기기로 했다.

새만금간척지개발 마스터플랜에는 건축과 도시전문가만 참여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유수 대학의 다양한 분야 학자들도 다수 참여시켰다.

류지호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초청했다.

성남시보다 조금 더 큰 도시 하나를 건설하는 대역사다.

게다가 스마트 시티가 최종 목표다.

류지호는 단순히 도시에 첨단 IT기술과 통신기술을 때려 박는 수준으로 데이터만 수집하는 개념의 일차원적인 스마트시티가 아니라,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좀 더 인간적이고 사람들끼리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교류가 빈번한 도시가 되길 원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자연을 만날 수가 있고, 편리하고 잘 갖춰진 보행자 도로를 통해 다양한 도시 공간을 만나고, 자연과의 접점도 늘리고, 또 이웃들과 만날 수 있기는 기회를 늘려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교류가 빈번한 도시로 만들고 싶었다.

류지호는 기능적 도시보다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 환경과 문명의 조화 등 분명한 철학이 접목된 도시가 탄생하길 바랐다.

따라서 도시사회 학자는 물론이고, 심리학, 역사학, 철학, 공연예술학, 미술사학자 분야 저명한 학자들을 마스터플랜에 참여시켰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개념의 도시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졌다.


“도시의 초고층 랜드마크나 스펙터클한 시설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부질없는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도시의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서사적 사건이 훨씬 우리의 삶에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 도시를 다녀보면서 류지호가 느낀 사실이다.

맨해튼도 처음 몇 번이나 ‘우와‘ 탄성이 나오지, 거주하거나 자주 방문하게 되면 딱히 감흥이 없다.

도리어 불편한 교통과 북적이는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미학적이고 기능적인 관점보다는 도시 공간이 가지는 사회적 문제나 윤리적 측면에서 도시를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새만금간척지에 건설될 아리울은 완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합니다. 세상이 또 문명이 어떻게 진화하던 그에 맞춰 자연스럽게 도시가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류지호는 아리울이 마천루가 즐비한 뉴욕의 맨해튼이나 초호화판의 끝판인 두바이처럼 도시가 완성되지 않길 바랐다.

또한 고층아파트 단지만 우뚝 솟아있는 멋없는 도시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따라서 어바인처럼 타운하우스를 많이 지을 생각이다.

녹지 비율 역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흘러온 담수가 흘러가는 수로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호수를 곳곳에 만들 계획이다.

즉 아리울은 건물보다 녹지와 물이 더 많은 도시로 만들 작정이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의 모든 대도시들은 고유의 지형을 모두 망가트려서 성냥갑 같은 아파트 단지만 빽빽하게 지어놓았어요. 폐쇄된 공동체이자 건설자본에 복무하는 전형적인 개발시대의 유산들이죠. 공공기관 디자인은 서로 튀지 못해 안달이고 보행자들보다 차량 통행이 우선이 도로체계는 도시민들의 교류와 우연한 만남의 기회를 봉쇄하고 있어요. 그럴듯한 계획은 있지만 전혀 미래지향적이지도 또 인간 중심도 아니죠.”


아리울에 가온그룹 본사가 이주해 올 예정이다.

함께 내려오는 자회사나 계열사들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디자인(가령 실리콘밸리 쿠퍼티노의 매킨토시 파크 같은)을 채택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시기 한국에서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해 행정복합도시 등 수많은 신도시들이 준비 중이거나 개발 중이다.

그 도시들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최고의 설계사무소들이 참여했다.

막상 도시가 건설되고 나면 처음 수립했던 도시개념은 사라지고 없다.

개발과정에서 설계도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가 되었든 세종시가 되었든.

한국의 신도시들은 설계자가 없다.

개발 과정에서 본래 마스터플랜과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리아의 도시설계와 실현을 책임진 오스카 니마이어나, 인도의 챤디가르 도시건설에 최후를 바친 르코르뷔제, 혹은 캔버라를 만든 그리핀, 워싱턴DC의 피에르 랑팡, 그리고 한양도성의 정도전 그 외에도 수많은 도시 설계자들.

이런 건축가, 설계자의 이름을 한국 신도시에는 댈 수가 없다.

왜?

어느 순간 그들의 이름이 희미해지고 사라지니까.

그래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도시 하나가 덩그러니 만들어질 뿐이다.

개발업자와 부동산투기꾼들의 놀이터라는.

류지호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토머스 게인이 되었든, 그에 못지않은 명성의 네이선 바넷 펜실베니아 대학교 명예 교수가 되었든.

도시 설계자의 이름이 아리울에 남길 바랐다.

그들의 무거운 책임감과 도시 설계 철학이 도시에 고스란히 새겨지길 바랐다.


“도시는 늘 변하는 생물과도 같다네. 마스터플랜은 도시의 시작일 뿐이야. 시민들의 가치관과 공동체의 욕구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할 걸세. 미래에 아리울이 어떻게 완성될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가 없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도시설계 전문가인 네이션 바렛 교수가 한 조언이었다.

최대 10만이 자급하는 도시로 설계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었다.

아리울이 일산이나 분당처럼 백만 대도시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류지호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부동산에 온 국민이 목을 매는 정서상 수도권이 아닌 새만금으로 인구가 크게 유입될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전라도의 인구를 아리울이 끌어들이는 것은 지방소멸화를 앞당길 뿐이고.

류지호는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설 신도시의 부동산 가격과 물가를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도록 할 생각이다.

따라서 최대한 그룹 소유 토지와 건물을 많이 확보해 두도록 했다.

부동산투기 세력의 장난질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가 들어서면서 행해질 수 있는 바가지 상술을 방관할 생각도 없다.


“그나저나 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송도국제도시는 외자 유치 부진으로 그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작년에 겨우 세계적인 금융투자사인 스탠리모웬으로부터 3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행할 수가 있게 됐다.

전경련이 제안한 기업도시 사업도 야심차게 진행하곤 있지만,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새만금 민간개발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있지 않은 상황.


“최초 소요 자금 200억 달러는 컨소시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요. 나머지 200억 달러는 상황을 봐 가면서 지분참여를 모집할지 PF를 일으킬지 두고 봐야죠.”


새만금 개발사업 시행사인 새만금개발유한회사에는 전라북도도 참여하고 있다.

민간기업 혼자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내버려 둘 순 없기에 1.5% 지분 참여를 했다.


“매립이 끝나면 관광레저 지역부터 개발이 시작되는 거죠?”


류지호의 물음에 새만금개발유한회사 사장 문지열이 얼른 대답했다.


“관광레저 지역의 총 1,200만 평 중에서 150만 평에 테마파크와 호텔·리조트가 동시에 조성될 예정입니다.”


이전 삶의 상하이 미키마우스랜드보다 더 큰 규모다.

150만 평 부지에 놀이시설만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각종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워터파크 등이 지어진다.

최종적으로 300만 평에 모두 네 개의 테마가 있는 월드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생태공원 문제는 매듭이 지어 졌어요?”

“환경단체, 지역 시민단체, 도와 주변 시군과 최종 100만 평을 기부채납해 보존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아파트 수만 세대가 들어갈 규모다.

이전 삶에서 순천만 국가정원의 세 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컨소시엄이 엄청난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가온그룹의 통 큰 양보로 인해 결사투쟁에 나섰던 환경단체도 투쟁동력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다만 자연 그대로 보존할지 공원화 할지는 전북도와 시민사회단체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하고 저희는 빠졌습니다.”

“신도시 하나를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보는 경험은 쉽게 얻는 게 아니죠.”


건설은 경험을 돈 주고 사는 산업이라고 한다.

아무리 똑똑한 엔지니어가 잔뜩 있는 회사라고 할지라도 지어본 적이 없다면 잠실 광성월드타워 같은 초고층 건물을 뚝딱 설계하고 만들어내지 못한다.

나름 풍부하고 다양한 건설 실적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대유가온건설이지만, 새만금간척지 개발을 통해 온갖 종류의 인프라와 건축을 다 경험해 볼 수 있을 터.

그 포트폴리오는 해외 공사 수주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다.


-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공학은 망상에 불과하다.


류지호가 하도 태풍과 지진에도 안전한 건축물에 대해 거듭 말하자 UCLA 건축과 교수 중 한 명이 류지호에게 한 말이었다.


“작년에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이 통과되어서 송도국제도시가 국제학교 건설에 착수했다지요?”

“예. 아리울 역시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2,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상정하고 늦어도 2012년 개교를 목표로 진행 할 계획입니다.”

“대학은 내가 미국에서 몇 곳과 이야기를 해 보죠.”

“부탁드리겠습니다.”

“몇 개 대학이 목표라고 했죠?”

“1단계가 4~5개 대학이고 3단계에 걸쳐 최종적으로 10개 외국대학, 1만 명 이상 학생이 상주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무려 3,000여 개에 달하는 대학이 있다.

그 중에서 한국인이 들어본 대학은 스무 개도 채 되지 않는다.

류지호가 설립한 미국 자선재단 JHO Foundation은 미국의 여러 유수 대학에 막대한 기부를 했거나 하고 있다.

한국에 분교를 낼 수도 있다며 류지호에게 문의를 해 온 대학도 몇 개 있었다.

일단은 모두 거절했다.

분교가 아닌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이 제공되고 입학과 졸업·학위수여 등 모든 학사운영과 교육을 본교에서 직접 관리하는 확장캠퍼스(Extended Campus)를 유치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에도 UC 계열 못지않은 사립대학이 꽤 많아요. 클레어몬트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있는 5개 대학들과 JHO 의장 비서실 참모들이 접촉하고 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봐요.”

“예. 의장님!”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을 분류할 때 연구 중심(종합대학), 학부 중심, 지역 대학으로 구분한다.

류지호가 졸업한 UCLA는 연구 중심대학이다.

캘리포니아주에는 학부형들이 UC버클리보다 더 선호하는 리버럴 아츠 컬리지 즉 학부 중심대학이 더러 있다.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Claremont McKenna College)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의 시스템을 모델로 삼아 설립된 것으로 유명한데, 정치학, 심리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학이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포모나 칼리지라는 대학도 있다.

과장 조금 보태서 IVY리그급이라는 말을 듣는 서부의 명문 사립대학이다.

같은 컨소시엄에 있는 하비머드 칼리지는 서부의 MIT라 불린다.

클레어몬트 컨소시엄의 다섯 개 대학의 학생들은 어느 대학에서든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개설된 강의 수만 해도 어지간한 주립대학보다 많다.

류지호는 그런 서부의 명문 사립대학을 새만금으로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제 시작이네요. 문 사장의 역할이 큽니다.”

“멋진 도시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믿어요.”


경일자동차그룹의 왕 회장도 생전에 못해본 엄청난 대역사다.

누군가는 슈퍼리치 류지호가 가온그룹 본사 소재지를 화려하고 멋지게 꾸미기 위해 수 십 조를 쏟아 붓는다고 비웃기도 한다.

웃기는 소리다.

2020년 이후 가온그룹의 생존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다.

전통적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20년 안에 생태계가 크게 변한다.

글로벌 기업이 된 가온그룹의 성장을 미디어만으로 담보할 수가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미리부터 궁리할 필요가 있다.

수 십 만 명이 어울려 사는 도시도 필요 없다.

전문가들도 10만이면 시작하기 적당한 규모라고 말했다.

도시 행정, 교통, 보건·의료·복지, 환경, 시설물 관리, 교육, 문화, 물류, 경제 생태계, 폐기물 관리 등 스마트 시티 관련 테스트베드로 딱 적당하단다.

10년이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고도 남을 것이다.

더해서 가온그룹 및 JHO Company 임직원을 위한 사내 복지까지 아우를 수 있다.

대부분의 시민이 그룹 직원들이기에 최적의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셈이 되니까.


"....."


문지열을 수행하는 황재정이 친구 류지호를 바라봤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새만금간척지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이다.

황재정은 믿어의심치 않았다.


"내 친구 지호는 초능력 재주꾼이니까....."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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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Frank Castle. (1) +11 23.12.04 1,949 103 23쪽
689 일본 침공. (3) +3 23.12.04 1,795 91 24쪽
688 일본 침공. (2) +15 23.12.02 1,917 107 22쪽
687 일본 침공. (1) +9 23.12.01 1,935 107 23쪽
686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6 23.11.30 1,983 94 23쪽
685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3) +8 23.11.29 1,963 103 22쪽
684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2) +4 23.11.28 1,944 106 24쪽
683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1) +5 23.11.27 1,988 101 24쪽
682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5 23.11.25 1,985 105 21쪽
681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1) +3 23.11.24 2,001 108 24쪽
680 감독님은 판타지 스타입니다. +2 23.11.23 2,014 96 25쪽
679 세기의 결혼식. (4) +3 23.11.22 2,047 106 27쪽
678 세기의 결혼식. (3) +6 23.11.21 2,037 106 24쪽
677 세기의 결혼식. (2) +6 23.11.20 2,066 111 25쪽
676 세기의 결혼식. (1) +6 23.11.18 2,105 106 28쪽
675 TCU의 닻을 올리다! (2) +5 23.11.17 1,921 101 23쪽
674 TCU의 닻을 올리다! (1) +4 23.11.16 1,965 106 24쪽
673 뉴욕살이. +9 23.11.15 1,953 103 23쪽
672 포츠담 광장에서... (5) +6 23.11.14 1,916 101 26쪽
671 포츠담 광장에서... (4) +11 23.11.13 1,914 107 31쪽
670 포츠담 광장에서... (3) +4 23.11.11 1,899 108 28쪽
669 포츠담 광장에서... (2) +3 23.11.10 1,877 99 24쪽
668 포츠담 광장에서... (1) +3 23.11.10 1,877 83 23쪽
667 외도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4 23.11.09 2,032 101 26쪽
»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6 23.11.08 1,972 101 24쪽
665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1) +2 23.11.07 2,005 92 24쪽
664 나중에 며늘아기한테 좋은 소리 못 들어. +4 23.11.06 2,060 91 24쪽
663 터무니없는 목표! (2) +5 23.11.04 2,052 102 23쪽
662 터무니없는 목표! (1) +4 23.11.03 2,085 97 24쪽
661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3 23.11.02 2,066 9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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