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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모아

무한 아카이브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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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모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0.05.22 19:15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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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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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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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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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무한 아카이브로 재벌까지 009

DUMMY

‘이게 대체······.’


원호는 잠이 덜 깬 듯 눈을 부비며 핸드폰 액정을 다시 한 번 훑어봤다.


화면에 떠있는 무수한 알림들. 카톡, 문자, 전화 할 것 없이 난리가 나 있었다.

특히 현민에게서는 부재중 통화가 12통이나 걸려와있었다.


‘뭐지?’


원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고는 알림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 현민 : 야 이거 너 맞지? 대박


그 중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현민의 카톡. 카톡을 보기만 해도 현민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리고 현민의 카톡 메시지 밑에 공유된 하나의 동영상.


“어?”


원호는 기시감을 느끼며 동영상을 눌렀다. 그러자 유튜브로 링크되어 재생되는 영상.


― 심정지 환자를 구한 한강의 영웅


제법 거창한 제목을 단 영상이 재생되었고, 그 속에는 어제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미친.”


원호는 저도 모르게 낮게 읊조리고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얼굴이 화끈해졌다. 어느새 붉게 달아오른 원호의 양 볼.


해당 영상이 올라온 채널은 구독자가 무려 84만 명에 달하는 대형 뉴스 채널 ‘미디어머그’였다.


그리고 원호가 나온 영상의 조회수는 벌써 70만 뷰를 넘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구독자 수가 많다지만 영상이 올라온 지 반나절 만에 이 정도 조회수가 나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에서는 어제 구경하던 사람들이 찍은 듯 한 흐릿한 영상과 멘트가 흘러나왔다.


― 어제, 한강공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생면부지의 시민을 돌보며 현장을 지킨 한 영웅이 있었습니다. 청년은 눈앞에서 한 중년 남성 A씨가 쓰러지자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며 남성을 지켰는데요, 다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이후 의식을 되찾고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년의 임기응변이 없었다면 심정지로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합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자 A씨를 인계하고 홀연히 사라진 청년,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를 낸 진정한 영웅입니다.


“헐.”


이런 것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움직였을 뿐. 괜히 민망해진 원호는 황급히 영상을 껐다.


그리고 그때, 때맞춰 현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타이밍 진짜.’


원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전화를 받았다.


― 야!!! 대박!!!

“아오, 귀청 떨어지겠다.”

― 봤어? 봤지?

“어 방금. 너 근데······공부 안하냐?”

― 야, 지금 공부가 대수야? 내 친구가 영웅이 됐는데!

“······그 영웅 소리 좀 안하면 안 되냐?”

― 영웅을 영웅이라 하지 뭐라고 하냐?


현민은 자기가 더 신난 듯 한껏 텐션이 올라가 있었다. 원호는 현민의 모습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 근데 그 분이 너한테 사례하고 싶다고 하던데 연락할 거야? 민망해서 못하겠으면 내가 해줄까? 티 안 나게 잘 할 수 있는데. 막 그런 거 있잖아. 댓글에다가 ‘어, 얘 내가 아는 앤데. 얘가 고등학교 때부터 아주 인성이 좋기로 유명한···’

“어? 무슨 사례?”

― 엥? 댓글 안 봤어?


영문을 모르겠는 현민의 말.


원호는 그제야 다시 영상을 켜 댓글을 살펴봤다. 그리고 가장 위에 핀으로 고정되어있는 댓글 하나.


― 안녕하세요, 영상에 나온 저희 아버지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지금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중이고, 모레 퇴원하실 예정입니다.

119 구조대 분들께는 감사인사를 전했는데, 초기 응급처치를 해주신 남성분께는 따로 인사를 못 드렸어요. 꼭 사례하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생명의 은인이라고 꼭 만나 뵙고 싶어 하시고요.

혹시 이 댓글을 보신다면 꼭 연락주세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 진짜 저런 사람이 영웅이지.

― 멋지고 울컥하네ㅠㅠㅠ 대단하세요!

― 아직은 세상이 살만 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되네요. 보는 제가 고맙네요

― 저기 누워서 의식 잃은 사람이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해봐. 진짜 너무고마워서 눈물날 듯.. 나라면 진짜 길가다 우연히 마주치면 그 자리에서 절할 거야


다시 한 번 원호의 볼이 화끈거렸다.


“헐.”

― 이제야 봤구나? 어떡할 거야?

“어떡하긴. 사례를 바라고 한 것도 아닌데.”

― 야, 그래도 그건 아니···

“됐어. 그냥 댓글로 감사인사 받았으면 됐지.”

― 너 민망해서 그러는 구나? 형이 살짝 정보 흘려준다니까?

“이 색꺄, 공부해, 공부. 너 시험 얼마 안 남았다며.”

― 에이 씽. 이렇게 재밌는 걸 두고 어떻게 공부를 하냐? 서러워서 살겠냐? 살겄어?

“어휴.”


칭얼대는 현민을 일축하고는 원호는 살풋 웃었다.


“암튼 나 이제 사무실 나가봐야 해서 끊는다. 조만간 만나서 밥 먹자. 형이 맛있는 거 쏜다.”

― 진짜? 오케이~


밥을 사준다는 말에 금세 밝아진 현민의 목소리. 원호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



그 시각, 서울아산병원의 VIP 병실.


“아직 일어나면 안 된다니까. 의사 선생님이 좀 더 있다가 퇴원하랬는데 왜 그래.”

“나 괜찮어. 걱정 마. 아무렇지도 않어. 근데 이런 곳은 하루에 얼마나 하니?”

“아빠!”

“아휴, 알았다, 알았어.”


어제 그 중년 남성과 하민영이 작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으휴, 너네 아빠 저러는 거 한두 번이니.”


그 옆에서 하민영의 어머니 강영숙은 한숨을 폭 쉬고는 뎁힌 죽을 하길성의 앞에 내려다놓았다.


“죽이라도 좀 드셔. 오늘 한 끼도 안 먹었잖아.”

“입맛 없는데.”

“······.”


하길성은 살짝 투정을 부리듯 말해보았지만, 강영숙은 씨알도 안 먹힌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길성은 잠깐의 반항을 포기하고는 고분고분 숟가락을 들었다.


“그래도 아빠가 엄마 말은 참 잘 들어. 신기하게.”

“고럼, 강 여사 눈 밖에 나면 큰일 나. 너도 알지?”


하길성이 하민영을 향해 눈을 찡끗 해보였다. 하민영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얼씨구. 딸이랑 둘이 아주 잘 한다 잘해.”


하길성과 하민영이 강영숙을 놀리며 킥킥댔다. 투닥거리다가도 이럴 땐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는 둘. 강영숙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근데 오늘 일은?”

“아, 오늘은 스케줄 없어.”

“그나저나, 그 분은 누군지 알아냈어? 감사해서 원, 사례라도 하고 싶은데.”

“아니 아직. 나름대로 알아보고 있어. 그니까 걱정 말고 좀 쉬세요.”

“거참, 괜찮다니까 그러네. 오늘 김 씨랑 한잔하기로 했는데, 쩝.”

“으휴, 진짜!”


강영숙은 하길성의 등짝을 한 대 때렸다. 그래도 은근히 자신을 걱정해주는 가족들이 고마운지 허허 웃는다.


“민영아, 잠깐만.”


그리고 그때 병실 문을 살짝 열고는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민영을 불렀다. 서둘러 병실 밖으로 나가는 민영.


민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김경록이었다.

그는 민영이 어릴 때부터 친했던 오빠이자, 담당 매니저였다.


“어떻게 됐어?”

“여기.”


경록은 민영에게 작은 메모지 하나를 건넸다.


― 박원호 010-XXXX-XXXX


“고마워.”

“뭘, 아버님은 좀 괜찮으셔?”

“응, 다행히. 좀 있으면 퇴원하실 수 있대요.”

“다행이네.”

“괜히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야, 그런 말 하는 게 난 더 서운해.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응!”

“아, 그리고 기자들한테는 잘 말해뒀어. 기사 안 나가게 해달라고.”

“고마워, 정말로.”

“그럼 난 이제 퇴근한다~”

“응!”


하민영은 생긋 웃어보이고는 다시 쪽지로 시선을 돌렸다.


“박원호······.”


거기에 적혀 있는 이름을 나직이 불러본다. 그리곤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꾹꾹 눌렀다.



**



원호의 사무실.


주문은 오늘도 순조롭게 잘 들어오고 있었다.


오늘 발주건은 185건.

오늘은 약 3100만원 매출에 순수익은 조금 더 올라 약 1200만원이었다.


‘앞으로도 오늘만 같아라!’


익숙한 듯 발주서 메일을 보낸다. 그리곤 오늘 들어온 정산금 약 7500만 원을 증권사계좌로 이체한 후 HTS를 켰다.

실행하자마자 보유주식 현황이 눈에 들어왔다.


― 케미시스코 9,128주

― 매수 4,490(-1.25%) 금액 40,984,720

― 현재 4,350(-0.78%) 금액 39,706,800

― 손익 –1,277,920


주가는 어제보다 약 140원이 떨어져 약 120만 원 정도가 손실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원호에게는 딱히 상관이 없었다. 매도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고, 지금은 최대한 사모아야 할 때이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수록 유리한 상황.


‘그럼 오늘도 해 볼까?’


원호는 기지개를 한번 쭉 켜고는 마우스를 잡았다.

어제와 같이 기계적인 클릭이 이어지고, 그에 맞춰 경쾌한 ‘매수체결’ 알림이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끄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원호는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원호의 HTS에는 새로운 글자가 떠올랐다.


― 케미시스코 29,369주

― 매수 4350(-0.78%) 금액 127,755,150


‘와.’


자그마치 1억 2700만 원.


이렇게까지 많은 액수를 주식에 부어보기는 것은 처음이었다. 예전의 원호였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상황.


하지만 지금의 원호는 담담했다. 그만큼 아카이브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니까.


‘내일도 한 3000만 원 정도 들어올 거고, 그 다음날 주문도 비슷하다면 또 3000만 원.’


원호는 그저 무표정으로 머릿속에서 계산을 돌릴 뿐이었다.


‘그럼 한 1억 9천 정도 넣을 수 있겠네. 만약 상한가 1번 맞으면······.’


원호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51,000,000


‘돈 벌기 참 쉽구나.’


원호는 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그리고 그 때 원호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김권진이었다.


‘벌써 시간이.’


원호는 전화를 받아들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



원호가 도착한 곳은 김권진이 예약한 한정식집.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에는 이미 김권진과 한 남자가 도착해있었다.


“대표님, 오셨어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서자 김권진과 중년의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원호를 맞았다.


“예, 잘 지내셨죠?”

“그럼요. 대표님 덕에.”


김권진은 기분이 좋은 듯 허허 웃어보이고는 중년의 남성에게 말했다.


“인사해요. 이쪽은 WH컴퍼니 박원호 대표님.”


중년의 남성이 원호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강성호입니다.”


강성호.

국내에서 이름을 날리는 PB(프라이빗 뱅커)였다.


25년 간 은행에서 VIP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해왔으며, 특히 부동산 투자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의 손을 거쳐 부동산 재벌이 된 사람이 수두룩할 정도.


얼마 전 은행을 그만 두고 독립해서 PB센터를 막 연 참이었다.


“예, 안녕하세요. 박원호입니다.”

“자자, 이럴 게 아니라 앉아서 먹으면서 이야기하지요.”

“예.”


세 사람은 김권진의 말에 자리에 앉았다. 세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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