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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모아

무한 아카이브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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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모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0.05.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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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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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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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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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한 아카이브로 재벌까지 005

DUMMY

'이걸 알리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알리지?'


원호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다.


— 2020년 5월 25일 제임스 리가 500억 대 횡령의 누명을 쓰게 됩니다.


당혹스러운 정보였다.

제임스 리는 세나를 통해 좀 전에 잠깐 이야기를 들었을 뿐, 자신과 전혀 직접적인 친분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500억 대 횡령 누명을 쓰게 된다는 건 더더욱 원호로서는 알 수 없는 내용.


세나에게 말하더라도 믿어줄지도 의문이었고, 정보의 출처를 물으면 둘러댈 답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흐음, 아카이브는 왜 이런 정보를 준 걸까?'


고심하는 원호.

일단 자신이 가지고 다니는 수첩과 펜을 꺼냈다. 그리고 수첩을 찬찬히 살펴본다.


— 909회차 로또 3등 당첨번호 1, 11, 17, 21, 35, 39

— 5월 10일 나혼자살다 하민영. 베르파 피부마사지기


아카이브를 통해 알게 된 정보들의 키워드가 간략히 적혀있었다. 원호는 찬찬히 생각에 빠졌다.


'아카이브는 나한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주고 있다. 그것도 돈이 되는 정보.'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아카이브는 철저히 원호의 성공을 돕는 정보들을 주고 있었다.


이어, 원호는 그 두 줄 밑에 한 가지 정보를 더 추가로 적어냈다.


— 5월 25일 제임스 리 500억대 횡령 누명


'근데 이건······.'


이전과는 달리 이번 정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원호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만약 내가 이 누명을 풀어줄 수 있다면 내가 얻는 보상은 뭐지? 제임스 리와의 인맥?'


지금까지의 원호의 추리로는 아카이브가 제임스 리와의 인맥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제임스 리는 실력 있는 투자자. 물론 그와 인맥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당장 원호가 그에게 투자를 맡길 만큼의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음. 아카이브가 이 정보를 준 건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한참 고민하던 원호는 '누명'이라는 글자 옆에 물음표 네 개를 덧붙이고는 수첩을 탁 덮었다.


'일단 25일까진 시간이 있으니까 생각을 좀 해보자.'


원호는 머리를 비우고는 화장실을 나섰다.


원래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원호. 저 멀리 세나가 테이블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뭔가 열심히 끄적이고 있었다.


'바쁜데 괜히 불러낸 건가?'


무서운 기세로 집중하는 세나. 원호가 자리에 앉았는데도 펜을 놓을 생각을 안 했다.


그리고 원호는 그런 세나를 차마 방해하지 못하고 가만히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어엉?'


세나가 써 놓은 것을 읽어 내려가던 원호는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잠자코 기다린 지 5분쯤 더 지났을까. 세나는 뿌듯한 표정으로 테이블에 펜을 탁 하고 내려놓았다.


"선물."


세나는 휘갈겨 쓴 종이 한 장을 원호 쪽으로 쓱 밀었다. 원호는 종이를 받아들어 쭉 읽어 내려갔다.


"크흠."


세나는 신경이 안 쓰이는 척 얼음이 거의 다 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그러면서도 원호의 반응이 궁금한지 힐끔힐끔 쳐다본다.


'으이구.'


그런 세나의 반응이 웃기다는 듯 원호는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내리느라 애를 먹었다.


'역시.'


원호는 세나가 휘갈겨 써 놓은 기획안을 읽으며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흠잡을 데가 없네.'


저도 모르게 원호의 눈이 둥글게 휘어졌다. 세나는 그런 원호의 표정을 보고 만족스러운 듯 다시 종전의 여유 있는 자세로 돌아왔다.


"역시, 아직 안 죽었네."

"야,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세나는 원호의 칭찬에 민망한 듯 괜히 오버하며 말했다.


"그래도 이거 오랜만에 해보니까 재밌다. 그때 너랑 그냥 계속 일할 걸 그랬나?"

"아이구, 됐네요."

"헤헤."


원호는 세나에게 종이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고마워, 이걸로 한 짐 덜었네. 돈 많이 벌어서 맛있는 거 살게."

"오케이~"


세나는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누나 한국에는 언제까지 있는 거야?"

"나 12일에 출국해. 왜?"

"아아, 그냥."

"싱겁긴."


원호는 세나의 답을 듣고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일단 10일까지 베르파 작업 마무리 하고, 그 이후에 어떻게든 누나한테 알려야겠다.'


원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세나의 전화벨이 울렸다.


RRR-


"잠시만."


세나는 핸드폰 화면에 떠오른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피했다.


그 사이 원호는 수첩을 꺼내 짤막한 메모를 덧붙였다.


— 세나 누나 5월 12일 출국.


'이제 베르파에 집중하자.'


원호는 세나가 건네준 종이의 뒷면에 간략하게 작업할 방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맹렬한 기세로 집중하는 원호. 자신이 계속 해왔던 것이기도 하고, 성공에 대한 확신도 있었기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한참을 써내려가다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다.


'이대로만 하면 충분하다.'


원호는 종이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세나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원호는 편의점에 들러 레드불과 커피를 잔뜩 사왔다.


'잠 자는 시간도 아깝다.'


상세페이지 제작부터 바이럴 마케팅, SNS 마케팅까지 할 일이 산더미였다. 그에 비해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4일 정도.


포스트잇에 할 일 목록을 적어놓고는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의욕이 넘치는 것도 오랜만이다.'


원호의 가슴이 사정없이 뛰었다.



*



그리고 그렇게 작업에 미친 듯이 매진한지 3일이 지나 5월 9일이 되었다.


"오, 오늘은 10개 발주네."


원호는 판매자 페이지에 떠오른 숫자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 신규 주문 10건


아직 하민영의 TV 출연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입질이 오고 있었다.


상품을 등록한 첫날 1건

다음 날 6건

그리고 오늘 10건.


3일 간의 총 17개가 판매되었다. 하루에 평균 6개 정도 판매된 꼴. 판매 단가가 거의 17만원인데도 판매는 점점 오르고 있었다.


'쇼핑몰로 유입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구매 전환율도 4%면 꽤 잘나오고 있네.'


원호는 판매자 페이지에 나온 그래프 수치를 보며 생각했다.


여기서 구매 전환율이란 상세페이지에 유입된 소비자의 수 대비 구매자의 비율을 의미했는데, 평균적으로 타 쇼핑몰은 1~2%대에 머물렀다.


그에 비하면 4%는 꽤 높은 수치. 그만큼 원호가 짠 상세페이지의 설득력이 높다는 의미였다.


원호는 판매자 페이지 하단으로 스크롤을 내렸다. 그리고 거기에 적힌 숫자를 빤히 바라본다.


— 5월 매출 2,873,000원


'그럼 순수익은······.'


원호는 컴퓨터의 계산기에 숫자를 입력했다. 이어 화면에 뜨는 숫자.


— 1,149,200


3일 간 원호가 벌어들은 순수익은 대략 115만 원. 하루에 30만 원 이상 벌어들인 셈이었다.


'느낌이 좋다.'


원호의 경험상 초반부터 입질이 세게 오는 제품들은 그 하나의 제품만으로도 월 매출 4천만 원도 거뜬했다. 이 경우 순수익은 1600만 원 가량.


'하민영이 쓰는 장면이 나오면, 정말 대박 치겠군.'


게다가 베르파 피부 마사지기의 경우 원호가 온라인으로 독점판매를 하고 있고 하민영의 홍보효과까지 더해지면 매출은 급격히 상승할 터.


'얼마쯤일까.'


원호는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수익을 예측해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월 매출 1억은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


원호가 예상한 수치는 현 수치의 대략 3배 정도. 연예인의 파급효과는 그만큼 컸다.


'와, 단일 제품 월 매출 1억은 꿈도 못 꿨었는데.'


월 매출 1억.

지금의 마진율이라면 월 순수익이 4천만 원에 달했다.


예전 같았으면 언감생심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도 못할 정도의 머나먼 목표. 하지만 지금은 왠지 가능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확신에 가까운 예감.


원호는 베르파에 발주를 넣고는 다시 맹렬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



"오늘은 발주 몇 개야?"


김권진은 발주 및 CS 담당인 하영주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저께 1개로 시작해서 어제는 6개로 늘었으니 오늘도 혹시나 더 늘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잠시만요."


베르파의 발주 마감 시간은 12시.

원호의 메일은 11시 50분에 이미 도착해있었다.


하영주는 발주서 메일을 열어 숫자를 확인한다.


"오늘은 10개네요."

"그래?"


수치를 확인한 김권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함에 잠기는 김주영.


'저게 그렇게 기쁠 일인가?'


사실 베르파의 주력 시장은 중국이었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과 뷰티 기기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었다.


베르파는 현재 중국으로 알리바바를 통해 수출을 하기도 하고, 중국 이우에 사무실을 두고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소매 판매도 하고 있었다.


김주영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 한발 들여놨다는 것에서 충분히 WH컴퍼니의 성과가 기쁘긴 했지만, 아버지가 저리 기뻐하고 기대하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김주영의 의문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권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키보드를 두드린다.


— 베르파


마치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듯 김권진은 '베르파'를 검색해본다. 그러자 이전과는 달리 수많은 글들이 떠오른다.


— 베르파 피부 마사지기 사용 후기

— 뷰티 디바이스 베르파 피부 마사지기 기대 이상!

— 베르파 피부마시지기 vs LT 퓨리얼 마사지기 전격비교

— 베르파 피부 마사지기로 홈케어 시작합니다 :)

— ···


김권진은 떠오른 검색결과에 눈이 커졌다. 며칠 만에 수많은 블로그, 카페 리뷰들이 올라와있었다.


글들 중에는 베르파 피부 마사지기의 성능과 효과를 알리는 정보글도 있었고, 직접 사용해본 후기도 있었다.


정보글은 원호가 정성스레 써서 '피부 마사지기'와 같은 주주요 키워드에 상위 노출 시켜놓은 것이었고, 후기글은 그 글을 보고 베르파 피부마사지기를 구매해 직접 사용해본 사람들의 글인 듯 했다.


아직은 직접 사용해본 사람들이 별로 없는 터라 후기글보다는 원호가 직접 쓴 정보글이 비중이 높았지만, 뷰티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이 쓴 몇 안 되는 후기글에는 벌써 댓글이 수없이 달리고 있었다.


'이걸 며칠 만에?'


김권진은 글들 중 하나를 골라 클릭했다.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어 적어 내려간 정보글.


맨 밑에는 원호의 쇼핑몰로 유입되는 링크가 걸려 있었다. 자신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했던 내용이 어떻게 실현되었을지 궁금했던 김권진은 홀린 듯 링크를 클릭했다.


'허어······.'


그리고 화면에 뜬 상세페이지를 보며 김권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감탄하고 있었다.


인터넷 주문의 특성 상 제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한계점인데, 원호의 상세페이지는 GIF와 동영상을 활용하여 최대한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이었던 것은 원호가 생산자의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욕구를 날카롭게 꿰뚫어 겨냥한 점이었다.


'내 예상보다 더 보통내기가 아니구만.'


김권진은 자신의 안목이 탁월했음을 느끼고 있었다. 원호가 작업해놓은 것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듯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군.'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지나 대망의 5월 10일이 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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