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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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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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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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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2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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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 10편

DUMMY

제 10편







”아직도 빌빌거리고 있는줄 알았는데 일어나있네?”


“크큭··· 그정도면 오래 누워 있었지.”


“그래. 몸은 좀 나아졌고?”




내 앞에 서있는 시커먼 3명.

느닷없이 연무장에 찾아온 이들이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분명 왕자놈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얼굴들.

그것도 마지막 기억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었다.


‘이름이 뭐였더라······’


왼쪽부터 루드리히, 질로트, 델톤이었던가? 어쨌든 망나니 왕자놈의 친구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원수라면 원수인 놈들.



“이새끼 아직도 말을 잘 못하네?”


“크크··· 그 때 대가리를 너무 때려서 그런가?”



인상이 제일 음험한 델톤이라는 덩치놈이 내가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질하자, 루드리히 라는 놈이 자신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그시 웃고있는 질로트라는 놈.


“그래. 수료식에 참석한다고?”


“왜? 크크큭··· 나와서 여기 애들이 때찌했다~ 이럴려고? ”



놈의 물음에 뭐라고 답해야 하는지 고민하려는 찰나, 루드리히라는 놈이 끼어들면서 거들었다.


어디서 많이본 낯짝이다 싶었는데, 지난번 병실에 찾아온 고루난이라는 자작의 아들인 모양이었다.

이름 또한 루드리히 고루난.



그런데 질로트라는 놈이 인상을 찌푸렸다.


“루드리히. 내가 말하는데 끼어들지 마.”


“으···응. 미안.”


끼어들지 말라는 말에 깨갱하면서 비켜서는 고루난 자작의 아들.

그러고보니 질로트라는 놈은 훨씬 높은 귀족가의 자제. 카르트로 공작가의 아들이었다.


제국의 실세라는 공작가의 장남.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비웃듯이 쳐다보던 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찾아가 보라고 하셔서 오긴 왔는데··· 뭐, 얼굴을 보니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네.”


“······”


“뭐··· 아카데미 수료식에 오고말고는 네 마음이지만 말야. 그런데······ 내가 조금 껄끄럽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불편함을 얘기하는 질로트 카르트로.


왕자놈의 기억에 의하면 이놈이 제일 나쁜놈이었다.


루크 디트리히가 볼모로 잡혀온 왕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오던 놈.


놈은 앞으로 나서지 않으면서도, 다른 아카데미 수련생들을 뒤에서 조정하며 온갖 패악질을 하고 다니던 놈이었다.


어떻게 보면 쫓겨난 볼모 신세이면서도 목에 힘을 주고 다니던 성격 모난 루크 디트리히가 놈의 타겟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구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빴다.


“알아서 잘 행동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어도 되지?”


“······좋을대로.”


“우리 루크가 많이 컸네··· 나한테 그런 대꾸도 할줄 알고. 하하하. 저기 저 어리숙한 기사를 믿고 그러는 건가?”


질로트는 이곳과 꽤나 떨어진 연무장 입구에서 경계중인 에이든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이야··· 좋겠다 루크. 든든한 호위도 생기고··· 축하해~”


재수없는 말투로 어깨를 툭툭치는 질로트.

그런데 놈의 손이 너무 매웠다.


은연중에 마나를 가득 머금은 주먹.


나는 속이 뒤집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억지로 웃었다.


“그래 고맙다.”


“···고마워?”


내 대답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질로트의 얼굴.


“수료식때를 기대해도 좋아.”


“뭐···? 킥···. 그래. 알았어. 기대할게.”


발끈하는 루드리히와 델톤이라는 놈을 만류하는 질로트.

놈은 초승달처럼 휘어진 눈매로 비웃더니 돌아서던 자세 그대로 연무장 한쪽을 주시했다.



“오, 쟤가 왜 저깄지?”


“······?”


“야, 너 혹시 저 얼음인형이랑 친하냐?”


“아니.”


“킥··· 뭐. 어쨌든 끼리끼리 잘 지내고있네. 잘 지내라~ 수료식때 보자고.”


연무장 한쪽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아이린이라는 푸른머리 여인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인상이 있는대로 찌푸리는 놈.


그렇게 질로트는 패거리를 이끌고 그대로 사라졌다.



“대체 뭐였지. 병문안 같은거였나?”


등을 떠밀려 왔더라도 병문안은 병문안.

나는 감사의 인사로 중지 손가락을 뒤통수에 먹여주고는 몸을 풀기 시작했다.


요행인지 모르겠지만 움직일 수 있었던 단전의 마나.

그리고 툭툭 던지듯이 알려준 척준경 놈의 조언 또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몸을 푸는 동안 내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저기······킬킬킬.”


매우 공손한 말투와 기묘한 웃음소리.

뭐지 싶어서 뒤돌아봤다가 외마디 비명을 질러버렸다.


“으악!”


그건 바로 척준경에게 시달리다 못해, 근육덩어리가 되어버린 처녀귀신.

아니, 장님 원귀가 그 흉칙한 얼굴을 드러내고는 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뭐, 뭐야?”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또다른 수련의 방해꾼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주저하면서 말을 꺼내는 원귀.


“키킬···혹시 말인데······ 이제 저를 놓아주시면 안될까요?”


“뭐?”


이건 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싶어서 척준경 놈이 있던 곳을 바라보니 어느새 사라져 있는 놈의 모습.


“내가 언제 붙잡았다고 그래?”


“와···왕자님 이시죠? 저쪽 마스터께서는 왕자님이 놓아주시기 전까지는 절대로 보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제발. 제발 그만 놓아주세요.”


“······”


“아니, 놓아주는게 안되신다면 마스터를 시켜서 훈련을 시키시는 것 만은 제발···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 키킥···”


“근데 왜 자꾸 쳐웃고 지랄이야?”


“아 이건 저도 모르게 자꾸······”


“앞머리 내려. 무서우니까.”


“킬킬킬.”


웃으면서 앞머리를 내리는 원귀.

텅빈 동공과 칼자국이 가득한 흉터를 가리니 조금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알고보니 척준경놈은 내 핑계를 대면서 이 원귀를 굴리고 있었던 모양.


놈이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내게 도와달라고 하는 원귀를 보면서 나는 이전 일은 잊고 조금은 관대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음··· 부탁을 하나 들어주면 내가 고민해보지.”


“킬킬킬··· 말씀만 해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누굴 죽여버릴까요?”


“아냐 죽이지 말고··· 한 일주일 정도만 저놈들 따라가서 겁만 좀 주고와.”


“그정도로 괜찮으신가요? 키킥··· 원하신다면 꿈 속에서 놈의 내장을 꺼내서···”


“일단 하라는 대로만 해. 그리고··· 안 돌아오면 알지? 장군신은 니가 어디로 가든지 찾아낼 수 있다.”


“끼륵?”



-부르르.


척준경 놈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몸을 부르르 떠는 장님원귀.

나는 가엾은 장님원귀이 왜 원귀가 된 것인지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알고보면 고루난 자작 놈의 목덜미 위에 앉아 있던 것이 처음 장님 원귀와 마주한 연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연무장 밖으로 걸어나가는 세 놈들 중, 루드리히 놈에게 목마를 올라탄 원귀의 모습을 보고는 불러세우기를 멈추었다.


아무래도 자세한 대화는 다음에 나누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허공을 바라보면서 웃음을 짓다가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의심스러워 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린이라는 이름의 파랑이.



나는 의도적으로 그 시선을 무시하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 눈을 감았다.


아무래도 생각의 정리가 필요했다.


그러기를 얼마 후.




“아이고 두야······”


한참동안 머리를 굴리던 나는 한 가지 결과에 도달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생각한 것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점.


머리속에 있는 이쪽 세계의 이론과 척준경 놈이 던지고간 조언을 접목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해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헤딩.


나는 완벽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았기에 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었다.



-스윽.


에이든이 마련해준 깨끗한 천으로 손바닥을 감싼 나는 다시금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론과 경험. 그리고 육신이라는 세 가지가 절묘하게 섞이는 타협점을 찾기까지 필요한 것은 노력이었다.


처음에는 디트리히 검술. 그리고 다음은 제국검.

사지에 뻗어있는 마나를 움직여도 보고, 단전에서 찔끔찔끔 흘러나오기 시작한 마나를 뽑기 위해서 애도 써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









에이든은 간단한 요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치료소 바로 앞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다소 한적한 구석에 자리잡은 그가 식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레스토랑 한쪽에서 누군가가 크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말도 안되지. 어디서 헛소문을 흘리고 지랄이야 지랄이?”


“아니, 내가 분명히 그렇게 들었다니까?”



헛소문을 흘린다면서 다른 누구를 질타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들은 말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발음이 꼬이는 것으로 보아, 꽤나 취한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


“에헤이, 이사람! 그럼 최근 두 달간 그 모습이 다 보여주기식이라 이건가? 자네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그렇다고 예전 근무자가 한 말이 전부 거짓이 되는 건 아니잖나?”


“벌써 1년도 더 전의 얘기 아닌가? 혹시 아나? 저 윗분들이 정치한다고 그런 소문을 흘려낸 걸지도 모르지. 어쩌면 자네도······?”


“이런 젠장! 그렇다고 나를 의심해?!!”


“쉬···.쉿! 타국이라고 함부로 떠들었다가는 목이 날아갈 걸세.”


“누가 할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에이든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휘하에서 루크 왕자의 호위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병사들 중 자신과 같이 제국에 넘어온 두 명이었다.


혹시나 왕자의 신분에 대한 비밀이 탄로가 날까 싶어 참견할까 했던 에이든은, 이어지는 대화에 다시 자리에 앉아버렸다.


“달라졌어. 전에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달라진게 아니라면, 원래부터 헛소문이었던 거야.”


“아무리 그래도··· 보고 들은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데도 말인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지. 자네는 우리 왕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미의 밤이라는 사건도 전부 조작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나?”


“······들어는 봤지. 아무튼, 그 일과는 상관이 없지 않은가?”


“왜 상관이 없나 이 사람아. 우리가 모시는 그 분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진것이 바로 그 시점인데.”


점점 더 왕국의 비사에 대해서 토론을 벌이기 시작하는 병사들.

이에 더는 들어줄 수 없었던 에이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래도 징계를 먹여야 할 정도의 수준까지 대화를 나누는 부하들의 모습.

그렇게 다가가던 그를 만류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왕국쪽 사람이지? 잠깐 기다리시게. 조금만 더 들어 보았으면 좋겠군.”


“······ 누구십니까?”


언뜻 보기에도 강인해 보이는 인상의 중년인. 긴 여행을 끝낸참인지, 조금은 바래보이는 외투를 입고있었으나 언뜻 보이는 무장은 절대로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상대를 제국의 기사라고 생각한 에이든이 얼굴을 굳혔다.



“제 부하들의 일이니 제국 분께서 나설 일이 아닙니다. 그럼···”


“아냐. 미안하군. 내가 젊은 친구를 오해하게 했어.”



기분 나빠하는 에이든에게 변명하는 중년인.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는 패를 내민 중년인의 정체를 알게된 에이든의 눈이 찢어져라 크게 벌어졌다.





“다···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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