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AUI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85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25 21:05
조회
344
추천
8
글자
11쪽

제 7편

DUMMY

제 7편







“그쪽은 누구지?”



느닷없이 다가온 사람.

어깨까지 내려오는 옅은 푸른빛 머릿칼을 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나이로 따지자면 대충 스무살 정도?

분명 왕자놈의 기억속에서 본적이 있었던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조금은 의외라는 표정이 되는 여인.



“제국 아카데미.”


“뭐? ······ 그게 뭐 어쨌다고?”


“······ 1년 전··· 아니요, 기억이 없다면 그냥 됐어요. 그보다도··· 조금 전에 어떻게 한거죠?”


제국 아카데미라는 장소를 얘기하는 것으로 보아 왕자놈을 알고 있는 듯한 여인이지만 특별한 인연은 아닌듯 싶었다.


물론 자세히 살펴보면 아름다운 얼굴이기는 했지만, 여성이라는 점이 전혀 부각되지 않는 수련생의 옷차림에 차가운 인상.


왕자놈이 싫어하는 전형적인 부류였다.



아무튼 수련을 방해받아 짜증이 나기 시작한 나는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뭘 자꾸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는거지?”


“자세.”


“자세?”


“네. 아까 보여준 기마자세. 턱걸이. 분명 당신은 3일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못하던 사람이었지 않나요?”


“그래서?”


“바로 방금 전까지만해도 어설픈 자세를 하다가 갑자기 누가 가르쳐준것마냥 자세가 좋아지던데··· 어떻게 한거냐구요?”


“그게 왜 궁금한데? 대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


“이익. 그거야 당연히······”


뭔가 답답함을 느꼈는지 차갑기만 하던 얼굴이 붉게 물든 여인.

그런데 스스로도 왜 궁금했던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조금 버벅거리던 여인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느꼈는지 홱 하고 뒤돌아서며 말했다.



“괜한 참견을 했네요. 실례했어요.”


그러면서 몇발자국 걸어가던 여인.

하지만 그녀는 내가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에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서 버렸다.



“진짜 업보인가? 왜 자꾸 귀신 붙은 인간들만 다가오는거야??”



-채앵!!


턱걸이를 다시 시도하려는데, 뒤에서 검을 뽑는 소리와 함께 서늘한 감각이 목에서 느껴졌다.



“당신, 방금 그건 무슨 소리지?”


“··· 아오 깜짝이야!”


뒤돌아보다가 자칫 목의 피부를 베일뻔한 나는 기겁하면서 물러났다.

그리고 내가 물러난 만큼 다시 거리를 좁혀오려는 여인.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다가오지 못했다.



-철그럭.



“당장 멈추시오!”


다행히도 나를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호위 기사 에이든.

이름만큼이나 든든한 그가 경고했다.


“검을 거두지 않는다면, 나 또한 참지 않겠소.”


“······기사?”



에이든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이 조금은 당황감으로 물들었다.



“왜 기사가 제국 아카데미 학생을 호위하고 있는거죠?”


“그대가 알 것 없소.”


“역시 당신은······ 그렇군요. 사죄드릴게요. 제가 오해해서 생긴 사고니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


검을 거두고 물러나는 여인.

그런데 그 것을 제지하지 않는 에이든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나는 지금 돌아가는 꼬라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야!”


“······?”


돌아서서 걸어가던 여인이 의문어린 표정으로 뒤돌아보았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고 가야지?”


“······무슨 말이죠 그게?”


“아니, 그게 무슨 횟집에서 쓰는 사시미도 아니고, 응? 마음대로 뽑았다 넣었다, 혼자서 용서하랬다가 대답도 듣지않고 가고, 그래도 되는거야? 이거 살인미수야. 살인미수.”


“···살인미수?”


“그래. 살인미수. 너 내가 지금 이렇게 말라서 우습게 보이나 본데··· 각오해라. 미친 여자.”


“···하!”


내 말에 발끈했다가 돌아서는 푸른 머릿칼의 여인.

그런데 쫓아가려는 나를 에이든이 만류했다.



“전하, 레이디에게 그런 말씀은 조금···”


“레이디?? 너는 저게 레이디로 보여?”


“네?”


“쟤 입은 옷을 좀 봐라. 좀. 저게 치마로 보여? 딱 봐도 기사는 아니더라도 기사 지망생정도는 되어 보이는구만. 아냐? 내 말이 틀렸어?”


“아닙니다. 전하.”


“애초에 레이디 취급을 받고 싶었으면 얼굴에 분이나 바르고 하하호호 근육이 멋지시네요 이러고 다니겠지··· 에휴··· 호위 기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보는 눈이 없어서야···”


“죄송합니다.”


나는 시무룩한 표정의 에이든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이 상황을 아까부터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척준경 놈을 힐끗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걸어가던 자세 그대로 잠시 멈추었던 여인이 다시 걸어가는 것을 본 나는 어느새 다가온 허공의 누군가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쪽은 또 누군데?”


[당신··· 당신은 제가 보이나요?]



또다른 귀신이 나타났다.










*****










벌써 일주일 째.


또다른 일과가 시작되었고, 그 일과의 끝은 어둠 속에서의 구토와 함께 끝이났다.


그것은 해가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인 결과.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은 마음이 평안해졌다.


“후우···”


지친 팔다리에 잔잔히 흐르기 시작하는 마나. 어느덧 익숙해진 이 기운은 고된 훈련으로 지친 근육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맴돌았고, 근육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 전신에 스포츠 마사지를 받은 듯한 기분.


비록 온 몸은 땀에 젖어 있었지만, 어느덧 이 청량감 만큼은 포기하기가 힘들었다.



“후··· 조금은 두꺼워졌나?”


아직 쇠질을 하지는 못했기에 큰 근육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병상에서 막 일어났을 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변화.


아무래도 잘 먹고 운동한것 보다도 마나라는 신비한 기운이 몸의 회복을 돕는 것 같았다.


특히나 연무장에는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계속해서 마력수라는 것을 구해서 에이든 편으로 보내오는 도우텃 백작.


비록 하급 마력수이기는 했지만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했다.

왜냐하면 들이키는 족족 단전이 아닌, 사지에 있는 목마른 근육으로 뻗어가는 마나의 흐름이 있었기 때문.



“그나저나··· 부담스럽군.”


나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훑어보았다.


사람 셋 귀신 셋.


사람 중 둘은 나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고있는 기사 에이든과 그를 보좌하는 병사 한 명이었다.

그리고 아직 이름도 모르는 푸른머리의 여자 하나.


그날 이후로 연무장에서 훈련을 시작한 그녀는 마치 내게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싶다는 듯, 나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귀신 하나.



삼십대 후반 정도로 되어보이는 여자귀신은 검을 휘두르는 푸른머리 여자를 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번씩 나를 쳐다보는 것이, 다가와서 말을 걸고는 싶지만, 반대편 연무장에있는 척준경과 극기훈련을 받고있는 장님 원귀가 두려운 모양이었다.



“아주 인기가 제대로구만 끄응···”


마나가 한바퀴 돌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근육통.

정말로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게 느껴졌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것도 힘들었다.




[왜, 이제 끝인가?]


“···왠일로 말을 걸고 그래?”


거의 기다시피 병실로 돌아가려는데 알은체를 하는 척준경.

이제껏 알게모르게 내가 하는 훈련을 장님 원귀에게 똑같이 시키던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방해를 하지 않던 놈이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크흠··· 네놈 생각보다 끈질기군.]


“··· 칭찬이야? 뭐 그래. 고마워.”


[그래서 말인데······ 계속할 생각인가?]


“뭐, 내기? 당연하지.”


[그렇군··· 알겠다.]


“실없는 소리하고는···”


[노력은 가상하다만, 그래도 아마 힘들거다. 단전의 기운이라는 것은 니놈이 하고 있는 심신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그 운용법이 실로 방대하고 복잡하기에 자칫 잘못하면 폐인이 되기 일쑤다.]


“그래서 뭐? 폐인이 된 몸은 돌려받기 싫다 이거야?”


[······그렇다고 해두지.]


미간을 잠시 찌푸린 척준경이 갑자기 의외의 말을 던졌다.



[그러니 내기 조건을 바꾸는 것이 어떤가? 물론 나쁜 조건을 아닐 것이다.]


“··· 뭔데??”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척준경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특별히 다른 꿍꿍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 놈의 표정.



[단전의 기운을 움직이는 것에 내가 도움을 주도록 하지. 다만, 네놈이 앞으로 내가 원할 때마다 몸을 내어줘야 한다는 조건이다.]


새로운 제안을 던진 척준경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마치 네깟놈이 이 좋은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냐는 표정.


그리고 나는 놈의 면전에다가 비웃음을 날려주었다.



“왜? 이러다가 내가 단전의 마나를 움직이게 될까봐 쫄려??”


[이···이놈. 내가 그래도 네놈을 생각해서 이런 후한 조건을 내걸었건만!]


“아··· 필요없다고 아저씨. 그 방대하고 복잡하다는 운용법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옆에 있는 그 눈먼 귀신이나 놓아줘. 저러다 귀신잡겠어.”


“끼르륵?”


[네깟놈이 단전의 기운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줄 아느냐?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런일이 생긴다면···]


“생긴다면?”


“끼륵?”


[내가 바로 이 척준경의 검. 고려 최강의 검술을 사사해 주도록 하지. 그만큼 네 놈이 헛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놈아.]



무언가 대단한 말을 하려나 싶어서 들어보았건만, 돌아오는 말이 영 시원찮았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척준경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이리저리 엮어만든 고려시대의 갑옷과 낡은 대검.

그리 공격력과 방어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는 무장을 보고있자니 누군가와 비교가 되었다.



나는 허공을 보며 얘기하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에이든.

정확히는 그의 삐까번쩍한 무장을 훑어보다가 척준경이라는 장군신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비루해 보이는 장군신의 행색.


그런데 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수염을 부들부들 떠는 척준경이었다.



[이···이놈이?]


“말 안해도 알겠지?”


[가···감히 나 척준경을 무시하는 거냐? 내가 바로 고려 최강의 무신!!]


“아 시끄러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가급적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려고 했건만, 나도 모르게 빽 소리를 질러버렸다.


나는 내 쪽으로 황급히 다가오는 에이든을 힐끗 보고는 척준경에게 한마디 조언해 주었다.



“척장군? 거··· 갑옷이랑 검이 많이 낡았네? 한··· 5백년은 쓰셨지? 쯧쯧.”


[······]


“나중에, 응? 나중에 이 루크 왕자님이 잘 되면 제수용 상도! 거하게!! 응? 좀 차려주고 갑옷이랑 검도 삐까번쩍한 새걸로다가 공양해 드릴테니까, 제발 방해하지 마시고··· 심심하고 뭣하면 주변 정보라도 좀 구해보시던가··· 쯧쯧쯧. 사람이, 아니, 신이 좀 건설적인 일을 해야지··· 에잉.”


나는 나를 보며 기가막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장군신을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이제는 친숙하게 느껴지는 장님 원귀에게 윙크를 날려주었다.



“너도 안대좀 공양해 주랴?”




“키륵??”


작가의말

9시 11시 2편 올라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제 12편 +1 22.12.29 287 6 12쪽
12 제 11편 +1 22.12.28 294 7 11쪽
11 제 10편 +1 22.12.27 299 7 11쪽
10 제 9편 +1 22.12.26 318 6 11쪽
9 제 8편 +1 22.12.25 328 8 12쪽
» 제 7편 +1 22.12.25 345 8 11쪽
7 제 6편 +1 22.12.24 374 8 11쪽
6 제 5편 +1 22.12.23 390 9 12쪽
5 제 4편 +1 22.12.22 424 12 12쪽
4 제 3편 +2 22.12.21 428 10 12쪽
3 제 2편 +1 22.12.20 479 10 12쪽
2 제 1편 +1 22.12.19 611 10 12쪽
1 프롤로그 +1 22.12.19 626 8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