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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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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79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26 23:05
조회
317
추천
6
글자
11쪽

제 9편

DUMMY

제 9편







-콰아앙!


일부러 빗맞힌 검이 내가 서 있던 곳의 바로 앞쪽 바닥을 내리쳤다.


아무런 반응도 하지못한 나.


나는 눈을 끔벅거리다가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는 근엄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나 죽으면 너 처형. 그리고 강한쪽이 세 번은 양보하기.]


“······?!”


[아, 내 몸의 어디가 베여서 떨어져 나가도 너 처형. 내가 꼭 그렇게 만들거야.]


“···저, 전하??!! 큭!”



-까아앙


나는 에이든이 당황하는 틈을 타서 잽싸게 검을 휘둘렀다.

사용한 검술은 육신의 전주인이 가장 오랫동안 수련했던 노르트 왕국의 검.

바로 디트리히 왕가의 검술이었다.



-부우웅


연이어 휘두른 내 공격.

하지만 이번에는 검을 들어 막을 필요조차 없다는 듯, 한 걸음 옆으로 물러나며 피해버리는 에이든.


지난번 마주친 도넛맨에게 듣기로는 왕국의 젊은 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실력이 출중한 기사중 한 명이라고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 모양이었다.


“쳇··· 그럼 이건 어때?”


나는 왼쪽 발을 반보 앞으로 내디디며 제국 아카데미에서 배운 제국의 검술을 사용했다.


말 그대로 비교적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는 노르트 왕국의 검술에 강맹하고 직선적인 제국의 검을 섞은 것.


나는 손목을 비틀면서 강하게 찌르기를 날렸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머리와 심장.

그리고 쏜살같이 뻗어나간 내 찌르기.



-카각.


하지만 내가 내지른 검은 허무하게도 비껴져 나가버렸다.

살짝 검을 들어올려 공격 경로를 비틀어버린 에이든의 검술.


세 번의 선공을 너무나도 쉽게 막아낸 에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하. 불과 한 달전까지만해도 병상에 누워 계셨었는데···”


“아직 안끝났어.”


나는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에이든을 무시하고는 재차 공격을 날렸다.


하지만 허무하리만큼 쉽게 막혀지는 나의 검격.



“후우···”


나는 복잡해져가는 머리를 식히려 애를쓰며, 에이든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았다.


처음으로 써보는 진검이라 그런지,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뜨거워지는 심장.


사지에서 흐르는 마나또한 평상시보다 배는 빨리 흐르고 있었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면 할 수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를썼다.


그런 흔들리는 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이제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에이든.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아직 전하께서 회복하신지 얼마······”


“아니. 계속하지.”


나는 에이든의 말을 끊었다.


왠지 모르게 치밀어 오른 분노.

나는 그 분노라는 감정을 동력삼아 한 번에 터트리면서 검을 내질렀다.


그런데 이번은 앞선 공격과는 달랐다.




‘······?!!!’


힘차게 구른 발에서부터 시작된 마나의 흐름.


그 마나의 흐름이 단전을 관통하더니 뜨거운 마나의 폭풍이 단전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팔로, 검으로 이동하며 분수처럼 터져나왔다.


이 모든것이 찰나의 순간 일어난 일.

흥분했던 내 머리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채애앵!


“큭···”


손아귀가 찢어지는 느낌과 동시에 멀리 날아가버리는 나의 수련검.

그 앞에는 경악한 표정의 에이든이 검을 늘어뜨리고 서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전하.”


잠시후, 표정을 수습하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축하인사를 건네는 에이든이었다.



싱겁게 끝나버린 첫 번째 진검 대련.


비록 손아귀는 찢어져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내가 얻은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











“그래서······ 내기 조건이 뭐였더라······?”


[······]


“지구로 돌아갈 때까지 주인으로 섬긴다는 조건에다가······ 추가로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


“아! 그··· 최강인지 뭔지 하는 검술도 가르쳐 준다고 했지? 뭐, 그건 안배워도 될것 같고··· 그냥 주인님~ 하고 한 번만 불러봐.”


[이···이놈!!]


결국 참다참다 못해 분노를 토해내는 척준경. 하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10년도 넘게 함께 해왔기에 익히 파악하고 있는 놈의 성격.



‘자존심 하나는 진짜 최강이지. 아마?’


자신이 어떤 장군신인지 본명도 밝히지 않고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온갖 제수와 공물은 넙죽넙죽 받아 쳐먹던 뻔뻔한 놈이 바로 저놈이었다.



[이건 무효다. 대주천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놈이 내공을 움직이다니. 이건 말도 안돼!!]


“말이 돼. 봤잖아?”


[크윽··· 네놈이 정녕 나를 욕보이려는 것이렷다?]


“욕은 무슨··· 주인처럼 섬긴다고 한건 우리 척씨 아저씨가 꺼낸 말 아니야? 응? 설마 자기가 내뱉은 말도 못 지키는 그런 속좁은 인간. 아니, 장군신님은 아니지?]


[······]


“자 그럼 한번 불러봐. 주.인.님~”



나는 순간을 즐기면서 터질 것 같은 장군신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물론, 콧대높은 장군신이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제대로 약이라도 올리기 위해서 놈의 자존심을 살살 긁고 있었다.


나를 이쪽으로 끌고와서 개고생 시키는 원흉이니 욕을 먹여도 더 먹여야 할 판이었다.


‘음··· 조금 위험한가?’


점점 더 푸른 귀기가 어리는 장군신의 새하얀 안광.


깽판을 부리자면 깽판을 치고 사라질 수도 있는 존재였기에 여기까지만 놀릴까 하고 생각하는 찰나, 놈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검.]


“응?”


[검을 가르쳐주마.]


“아니 그건 별로······”


[네놈의 실력으로는 이쪽 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저쪽의 요사스러운 파란머리 여인보다도 약해빠진 네놈이 죽어 나자빠질까 걱정되는군. 그럼 나 또한 지구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니.]


“······ 지금 뭐 하자는 거지?”


[내 검을 배우고 나를 스승으로 모셔라. 이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는 척준경의 어이없는 선언에 콧방귀를 뀌었다.


“아. 싫다니까요? 나는 왕국검. 제국검 익히기도 바쁜 몸이야··· 게다가 스스응? 주인님한테 제자가 되라고?”


[네놈이 나를 스승이라고 부르기 싫다면 나도 주인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말도 안되는 억지.

나는 협상은 끝났다 라는 표정의 척준경을 보며 순간 정신적 피로감을 느꼈다.


어우. 진짜 패고싶네.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상황을 회피하려는 놈의 억지.

때문에 분노를 터트리려고 하는데 놈이 다시 한번 말을 덧붙였다.



[대신 한 수 알려주지.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단전의 기운을 끌어내다가는 몸이 축날거다.]


“······응?”


[어찌어찌 대지의 기운과 다리에 있던 기운을 충돌시켜 단전을 강제로 일깨운 모양이다만··· 네놈 몸속의 기운을 순환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느닷없이 건네지는 척준경의 조언.

나는 끓어오르던 감정을 추스리고는 놈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저만큼 자존심이 강한 놈이 건네는 조언이 내게 독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단전을 일깨우는데 성공했으니 도움을 주도록 하지. 내기는 내기였으니··· 간단히 말하자면 저기 에이든이라는 놈 심장 부근에 모인 기운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게 무슨 말이지?”


마력의 고리에 대한 척준경의 비판에 나는 조금 호기심이 동했다.


[심장쪽에 기운을 잡아놓는 다는 것은 혈류를 움직이는 심장 부근에 기운을 집중시킴으로써, 사지로 더 빠르게 기운을 보내려는 생각이었겠지.]


“······”


놀랍지만 정답이었다.

왕자놈이 조기교육을 받으면서 익히 들었던 이론. 이쪽 세계에서는 마력의 고리를 심장에 엮음으로써, 마나가 사지에 더 빨리 공급된다는 것을 정설로 여기고 있었다.


[저 방법은 어느 수준까지는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결국 인간 자신의 기운만 쓰는 것에 국한된다. 하지만 단전에서 비롯되는 기운은 다르지.]


“무슨 소리지?”


내 물음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척준경.


[너는 인간이 몸속의 마나만 움직일수 있다고 생각하나?]


놈이 이를 드러내며 비웃었다.










*****











“한판 붙죠.”


척준경 놈에게 들은 기묘한 조언을 곱씹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느닷없이 한판 붙자는 여인.


나는 땀에 젖은 푸른 머릿칼을 뒤로 쓸어 넘기며 대련을 신청하는 여인 돌아보며 이유를 물어보았다.


“대련에 이유가 있나요?”


그런데 돌아온 이상한 답변.


시선을 조금 위로 올려다보니 예의 30대 여인이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한판 붙죠. 확인해 보고 싶은게 있으니까.”


“······미치겠네.”


나는 찢어진 손아귀를 내려다보다가 짜증감에 미간을 찌푸렸다.

꺼져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 나보다도 먼저 나서는 이가 있었다.



“안됩니다.”


“왜죠?”


내 앞을 또다시 막아선 에이든.

그런데 이전과는 다른 경계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굳이 입밖으로 꺼내야 하겠습니까? 귀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어떻게 알았죠? 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물텐데??”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에이든의 표정과 예쁜 얼굴을 찡그린 푸른머리 여인.

나는 저 기묘한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갑갑해져갔다.


“대체 무슨 소리야?”


“그건 조금 후에 따로 보고드리겠습니다. 공자님.”


처음으로 전하라는 호칭이 아닌, 공자라고 나를 부르는 에이든.

아무래도 내 신분을 숨기고자 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푸른머리 여인의 입매가 비틀어지며 올라갔다.



“공자라······ 그쪽도 노력중 이신가보네요?”


“······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감히······”


표정이 점차 차가워지는 푸른머리 여인.

나는 대체 저 여자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감히 라는 건방진 말을 사용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우직한 표정의 에이든에게 당장 물어봐야 입만 아플 것 같았다.



“야.”


“······?”


“파랑이. 너 이름이 뭐야?”


느닷없는 내 물음에 인상을 찌푸리는 푸른머리 여인.


“파랑이?”


“그래 너. 파란머리 파랑이. 어쨌건 한판 붙고 싶다 이거지? 그럼 이름은 알려줘야 예의 아닌가?”


“······하아.”


어처구니 없다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는 여인. 그녀는 막아서는 에이든을 흘깃 노려보다가 나를 쳐다보았다.




푸른 핏줄이 돋아난 미간.


빡쳤네 저거.


“이름이 알고 싶어?”


“······아니, 별로.”


“하아··· 일부러 도발하는 건가요?”


“아닌데?”



-채앵


갑자기 검이 뽑혔다.

물론 나는 아까 날아갔던 수련검조차 가져오지 못한 상태.


마찬가지로 에이든이 검을 뽑으며 막아섰지만, 그녀는 에이든을 깔끔히 무시하며 검끝으로 나를 겨누었다.



“아이린. 그쪽을 패줄 사람 이름입니다.”



“······”






나는 이때까지만해도 이 여자와 드잡이질을 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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