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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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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95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23 23:05
조회
390
추천
9
글자
12쪽

제 5편

DUMMY

제 5편








“후욱. 후욱···”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알고 있는것과, 직접 몸으로 겪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내 몸에 흐르고 있는 마나라는 것을 움직이기 위해서 애를 써 보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봐도 요지부동인 마나.


팔다리에 퍼져서 흐르고 있는 소량의 마나는 어찌 반응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배꼽아래에서 웅크리고 있는 마나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게 왜 안되지? 심장이 아니라 단전쪽에 있어서 그런건가??”


사실 이론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문제될 것은 없어보였다.

이쪽 세계에서 마나를 흐르게 하는 방식은 심장에 위치한 마력의 고리를 공명시켜서 마나를 폭팔적으로 뿜어내는 것.


공명이라는 것도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고리의 시작점에 있는 마나를 고리쪽으로 밀어버리면 알아서 움직이면서 공명을 이루는 것이 이쪽의 통념이었으니.


적어도 왕자놈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이론으로는 그랬다.


그런데 그나마 반응이 있는 소량의 마나를 붙잡아 단전쪽에 밀어넣어 보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답답해하고 있는 찰나,


내가 앉아있는 치료소의 연무장.

그 연무장의 흙바닥에서 웬놈의 머리가 쑥하고 솟아올랐다.



[쯧쯧쯧. 그래 가지고 되겠느냐?]


“······ 또 너야?”


[이놈이 명계에 가는걸 간신히 살려뒀더니 어째 말하는 본새가 건방지구나.]


“어쩌라고. 절이라도 해줘? 아니면, 제수라도 거하게 차려드릴까?”


[됐다. 이놈아. 내가 그딴 제수에 집착할 것으로 보이느냐.]


“귀찮았는데 잘됐네.”


[······]


뭔가 아쉬워 보이는 놈의 얼굴.


“그나저나 어디갔다가 이제 나타나는거요?”



나는 조금은 반존대를 섞어서 질문했다.

그냥 막나갈까도 싶었지만,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저 장군신놈이 필요했으니.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서 주변을 살펴보고왔다.]


“이상한 기운?”


[그래. 그날 대악귀놈에게서 느껴졌던 기운이 어렴풋하게 느껴졌다.]


“······어디서?!!”


[그것이··· 쉽지 않다. 생각보다 추적하기 힘든 기운이다. 기운이 느껴져서 가보면 어느새 사라져있더군.]


미간을 찌푸린 장군신이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분명 놈과 흡사한 기운이 이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으니······ 계속해서 찾아봐야겠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단서가 분명 어딘가에 있을터이니···]


“그 말은······”


[···?]


“그간 아무런 결과도 없이 구경다니고 있었다는 말 아닌가?”


[뭐···?]


“아니, 말이 그렇잖아? 누구는 병상에 누워서 골골거리다 죽을뻔했는데, 누구는 팔자좋게 세상 구경 다 하고 다녔구먼?”


[이.이놈이??]


기가 막히다는 듯한 표정의 장군신.

하지만 놈의 표정이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오히려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놈의 표정.



[네놈이야말로 시답잖은 방법으로 단전을 이용하려하니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게 아니냐?]


“···뭐요?”


[쯧쯧쯧. 단전의 기운이라는 것이 그런 억지스러운 방식으로 끌어낼 수 있는 거였다면 대감집 누렁이도 하늘을 날아다녔을 거다. 멍청한 놈.]


“뭐. 뭐라고?”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지만 오기가 치솟아 올랐다.

나는 반존대 따위는 사라진 격한 말투로 답했다.



“내가 마나를 움직이면 어쩔건데?”


[뭐라?]


“내가 그쪽이 말하는 단전의 기운인지 뭔지를 움직이면 어쩔거냐고?”


[그럼···]


어이없다는 장군신의 얼굴.

하지만 네깟놈이 해봤자지 라는 얼굴로 바뀌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치 범을 잡아먹을 수 있다고 짖어대는 하룻강아지를 보는 표정이었다.



[네놈이 지구로 돌아가는 날까지 최대한 협조하지.]


“······”


[왜, 다른것도 해줄까?]


도발하는 놈의 표정.

하지만 나는 피식하고 웃어주었다.




“아니··· 치매라도 걸린건가? 지구로 돌아가는건 우리 장군이 아저씨도 바라는 일이잖아?? 그걸 판돈으로 거는건 상도덕이 아니지.”


[뭐.뭐라? 장군이 아저씨?]


“제대로 된걸 좀 걸어봐. 나는 내가 마나를 못 움직이게 된다면 내 몸을 내어줄 테니까.”


나는 발끈하는 장군신을 깔끔하게 무시하며 내 패를 들이밀었다.

그러자 급격히 커지는 장군신의 새하얀 동공.


[그 말은 계속해서 그 육신을 내어준다는 뜻이렷다?]


“왜. 싫어?”


[아니, 좋다. 그럼 나 또한 약조하지. 만약 네놈이 단전의 기운. 아니, 그 마나라는 것을 움직이는 것에 성공한다면 지구로 돌아가는 날까지 협조가 아닌, 앞으로 주인처럼 섬기겠다.”


“좋아. 기한은?”


[한달.]


“충분하네. 좋아. 받아들이지.”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장군신.

놈의 입가에 걸린 조소를 보고있자니 조금은 불안해 졌지만, 한달이라는 기간이라면 충분하다고 여겨졌다.


분명 내 머릿속의 지식이라면 성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













벌써 3일째.


밤에 잠도 자지않고 마나를 움직이려해 보았지만 전혀 소득이 없었다.



“끄으으응······”



지금도 병상에서 가부좌를 틀고앉아 마나를 움직이려 애를 써보았지만 요지부동인 단전의 마나.


소싯적 읽은 만화와 소설들을 떠올려 골반이 비명을 내지르는 가부좌도 해보고, 배를 볼록 내밀어가면서 단전호흡도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말 그대로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과는 크나큰 괴리가 있었다.



“으어어억!!!”


자주 양반다리를 하는 한국인의 골반과는 다른 백인의 뻣뻣한 몸뚱아리.

덕분에 양쪽다리에 쥐가난 나는 비명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콰앙!



그러자 부서지듯 벌컥 열리는 병실의 철문. 이번에도 잽싸게 뛰어들어온 에이든이 쥐가난 내 다리를 붙들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벌써 수 십번도 넘게 일어난 상황.


이에 적응한 모양인지, 에이든은 더이상 당황한 표정일관인 경험부족 기사가 아니었다.



말없이 내 다리를 주무르다가 말을 거는 것이 바로 그 달라진 심리를 증명했다.




“···전하 혹시 어찌된 일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수 십번을 뛰어들어왔음에도 첫번째로 던지는 질문. 그만큼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에이든의 얼굴을 마주한 나는 나도 모르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의외의 답이 되돌아왔다.



“그건 아마도 약해진 신체에 답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마력의 고리가 다른 곳에 위치한 것은 매우 희귀한 경우이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


매우 희망찬 말에 귀가 솔깃했다.


“네. 제가 알기로 제국의 기사들 중 일부또한 마력의 고리 위치가 다른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문제없이 마나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나는 왜 이런걸까? 한번 망가졌던 고리가 다른곳에 만들어져서 그런걸까?”


“소신의 생각으로는······”


조금 뜸을 들이며 말하는 에이든.

나는 자기가 내뱉을 말이 과연 정답인지 고민하는 기사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약해진 육체 때문인것 같습니다. 마나라는 것 또한 육체안에서 공존하는 기운이기에 육체에 해가될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요?”


“······ 지금 움직이면 약해진 육체에 해가 될 것으로 보여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네. 제 소견으로는 그렇습니다. 물론 틀릴수도 있습니다만 ······”


“좋아.”


“네?”


나는 뭘 고민하냐는 투로 에이든에게 지시했다.


“오늘부터 치료소 뒤편 연무장으로 먹을것을 준비해줘. 평소 먹던양의 세 배로.”


“전하? 전하께서는 아직 무리하시면······”



나는 걱정하는 기사의 앞에서 슬그머니 주먹을 들어보였다.




“그때 봤지?”


“······”


실려나간 도우텃 백작을 떠올린 에이든.

그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현명한 기사였다.



“앞으로 주무시는 시간을 제외한 경계 근무는 연무장에서 시행하겠습니다.


“좋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든의 어깨를 팡팡 두들겨 주고는 연무장으로 걸어갔다.

치료소 뒤편에 위치해 있어서 가깝고도 넓은 연무장.



신분이 높은 환자들이 머물고 재활훈련도 겸하는 곳이니만큼, 다양한 운동기구와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휴우 어디보자······”


나는 내 깡마른 신체를 내려다 보았다.


지난 몇 일간 제대로 먹지도 않고 마나를 움직이는것에 매달려서 그런지, 더 도드라져 보이는 뼈다귀들.


“심각하구만······”


일단 잘 먹고 운동해야 효율이 좋을 터.

다행히도 그 방법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내가 연무장을 달릴 자세를 취하고 있자 머리 위쪽 허공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실소하는 장군신놈.

놈의 옆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전날 밤의 원귀도 함께있었다.



[가지가지 한다. 그게 되겠나?]


“······”


나는 놈을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그런데 첫 걸음부터 휘청거리는 다리.


아마도 멀리서 보면 오징어가 육지위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휘청거리는 두 다리는 가장 기본인 구보마저 힘겨웠다.





[쯧쯧쯧. 애쓴다 애써]


[목발짚고 달려도 그것보다는 빠르겠다.]


[휠체어라도 구해주랴?]




계속해서 혀를 차며 따라오는 놈을 깔끔히 무시하고는 오히려 속도를 높혔다.


더욱더 휘청거리는 다리.


하지만 용캐 넘어지지 않고 달리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속도.

더군다나 하늘이 점차 노랗게 보이기 시작했다.



“···?!!”


그리고 발이 돌부리에 걸리는 순간, 땀으로 축축해진 금발이 시야를 크게 어지럽히면서 세상이 빙글 돌았다.



-쿠당탕.



정신을 차려보니 보이는 것은 푸른 하늘.

그리고 나를 비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는 장군신놈이었다.



[쯧쯧쯧··· 이러다 이쪽 현지인한테 신내림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구나. 이 정도면 벌써 반송장이로구나.]


“······”


[어떠냐? 깔끔하게 포기하고 내게 몸을 넘겨주는 것이?]


“······ 우리 장군이 아저씨 이름이 뭐라고 그랬지?”


[왜? 갑자기 궁금한 이유라도?]


“······”


반응없는 내 얼굴을 내려다보던 장군신의 표정이 완전히 의기양양해 보였다.

포기 직전으로 보이는 내 모습을 보고는 내기에 이겼다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얼굴.


잠깐 뜸을 들이던 장군신이 매우 고압적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네깟 놈이 듣기에는 아까운 이름이다 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냥, 단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서 말하는 장군신.



[그 막힌 귓구멍에 똑똑히 새겨듣거라. 바로 이 몸은 후삼국을 통일한 대고려국의 무신. 척.준.경이다. 그간 네놈의 뒤를 봐주고 있던 것을 영광으로 알거라.]


“척··· 척준경?”


[그래. 이제야 네놈이 제 분수를 알게 된 모양이구나. 그렇다. 내가 바로 고려 최강의 무장. 조봉대부 검교호부상서 척준경 바로 그 본인 이시다.]


“······그게 누군데?”


[······뭐, 뭐라?!]



내 질문을 듣자마자 썩어들어가는 장군신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왠지 모를 힘이 솟아올랐다.

나는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우리나라에 척 씨가 있었나? 저기, 혹시 아저씨 중국사람이야?”



기가막혀 대답도 하지 못하는 척준경.

하지만 기가 막힌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벌써 포기할 줄 알았다고?’


십년을 함께했건만, 내가 어느정도 악바리였는지 벌써 까먹은 모양이었다.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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