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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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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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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2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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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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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제 6편

DUMMY

제 6편










“그래봤자 제삿상 차려줄 후손도 없어서 이렇게 장군신으로 떠도는 것 아니야?”



곡산척씨(谷山拓氏).

본인이 시조인 성씨이자 명백한 고려의 근본 성씨라며 버럭 화를내는 장군신을 펙트 한마디로 침묵시킨 나는, 다시금 체력단련에 집중했다.



“킬킬···끄워어억!”


화풀이 대상이 된 눈없는 장님 원귀가 뒤에서 두들겨 맞는 소리가 들렸지만 상관할바 아니었다.


심란해하는 장군신을 보자니 마음은 몹시 통쾌했지만, 정작 내 육신은 죽을 지경이었다.



“끄어어어······”


폐가 쥐어짜이다 못해 찢어질 것만 같은 통증.

뿐만아니라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렸다.


당장이라도 바닥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뒤에서 지켜보고있을 장군신놈을 생각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달리고 달려서 내가 쉽게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놈의 콧대를 눌러주고 싶었다.


그런데 나를 멈춰세운 놈은 따로있었다.




“저···전하!!”


뒤늦게 소식을 들었는지, 헐레벌떡 연무장으로 달려나오는 도우텃 백작.


나만큼 달리는 것이 힘들어 보이는 놈을 보고 있자니 그나마 돼지는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하! 벌써부터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시끄러워.”



나는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방해를 하는 놈을 보며 버럭 화를 내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쓰러지게 된다면 본인이 큰일 난다고 생각하는지,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도우텃 백작.




“전하!!! 절대 안됩니다!!!”


“이 도넛새끼가···음?”


의외로 끈질긴 놈의 필사적인 만류를 뿌리치던 찰나, 뇌리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마침 잘왔다. 도넛맨?”


“네?”


“너도 옆에서 뛰어.”


“네···넵?!!”


나는 놈의 뒤룩뒤룩한 목살과 뱃살을 가리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나 혼자 뛰면 힘드니까 너도 달리라고. 전우애 모르냐 전우애? 너 평생 배에 그거 달고 살거야?”


“저···전하, 저는 달리면 안되는 위중한 지병이 있사옵니다.”


이상한 소리를 해대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 도우텃 백작.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뒤로 물러서는 것이 죽기보다 달리기 싫은 모습이었다.



“그···그러고보니 제국에서 급하게 찾았던 것도 같고··· 죄송하지만 소신은 급한 용무가 있어 먼저 물러나 보겠습니다 전하! 부디 몸 조심하소서!!”


“······”


“···화.화이팅?”


“꺼져 돼지 새끼야. 기대도 안했어.”


잠깐 방해가 있었지만, 나는 체력단련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비오듯 땀을 쏟고나니 다가와버린 점심시간.



반쯤 죽을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움직여 돌아보니. 연무장 한쪽 구석의 나무그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에이든이 보였다.


내가 주문한 음식 또한, 어느새 준비된 야외 테이블 위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니 지금의 내 신분이 왕자라는 것이 조금씩 실감이 났다.


나는 쓸데없이 고급스러운 야외테이블의 의자에 앉으려다가 조금은 혼란스러운 얼굴빛으로 묵묵히 기다리던 에이든에게 질문했다.



“와인? 와인은 왜 들고 나왔어??”


“네, 전하. 그건 전하께서 훈련후 식사시에 항상 마셔오셨던 것으로 전해 들었기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 미친 새끼네 이거.”


“네?”


“아냐, 너 말고. 그런 놈이 있어.”


운동과 알코올을 겸해온 몸뚱아리의 원래 주인놈을 욕하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러자 한결 나아지는 갈증.


와인을 치우라고 명령한 나는 전날 식사량의 3배에 달하는 양을 그 자리에서 먹어치워버렸다.


대부분이 고단백 고기로 이루어진 식사들.


말라 비틀어진 몸뚱아리를 회복시키는 방법은 무조건 잘 먹고 운동하는 것 뿐이었다.



“식단은 이렇게 대충 짜면 될것 같고······ 근육을 좀 붙이려면 쇠질도 좀 해야겠군. 이봐 에이든?”


“네 전하.”


“여기 치료소에도 이렇게 생긴 쇳덩어리들이 있나? 저런 스트레칭용 도구들 말고”


나는 연무장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조잡한 기구들을 가리켰다가, 식기를 사용해서 연무장 바닥에 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러자 고개를 갸우뚱하는 에이든.




“이런 형태의 쇳덩어리는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 역시 그렇군.”


중세시대쯤으로 보이는 이곳에서 제대로된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들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실망스러운 대답.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주문 제작은 가능해? 무게를 다르게 해서 이런 모양의 쇳덩어리들이 필요한데······ 저기 연무장 저쪽편에 철봉이랑 평행봉 같은것도 만들면 좋고. 이렇게 생긴 기구인데 잘 봐.”


들고있던 나이프로 철봉과 평행봉을 바닥에 그린 후, 그 크기에 대해서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에이든.




“물론 주문 제작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처음보는 형태이다보니 철봉을 제외하고는 조금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정도?”


“한 일주일이면 제작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곳 제국공방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걸릴것 같지는 않습니다.”


“충분해. 그럼 주문좀 부탁할게. 아, 그리고 돈은 아까 굴러가던 도넛맨에게 내라고 그래. 내가 시켰다고 하고.”


“네, 전하.”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인데······”


“···?”


“혹시 내가 사고로 쓰러지기 전에 쓰던 검이 있나? 있으면 가져다 줘.”


나는 왕자놈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검을 떠올렸다. 노르트산 강철로써 평상시 특유의 한기를 내뿜는다는 순도높은 강철.


쇳덩어리들이 도착하기 전에 운동용으로 휘둘러 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칼밥먹으면서 살아야 할 것 같은 이번 생.

검이라는 도구와 최대한 빨리 익숙해 지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마침, 왕자놈은 아버지인 노르트 왕국의 국왕이 하사한 적당한 검이 있었다.




“그것이······”


그런데 이제까지와는 달리, 정작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서있는 에이든.

그 모습에 의문을 느낀 내가 물어보았다.



“왜 그래? 가져오는데 문제있어?”


“지난날 왕자님께서 술집에서 만난 어떤 용병에게 하사하셨다고······ 주변에서 그렇게 전해들었습니다.”


“뭐, 뭐라고?!”



기가막혔다.


그것은 디트리히 왕가를 대표하는 보검.


그런데 가장 최근의 기억에도 없는 것으로보아, 망나니놈이 술기운에 아무에게나 줘버린것이 분명했다.


‘뭐 이딴 병신이 다 있어?’


나는 속으로 루크라는 놈의 평점을 더욱 깍아버리며 욕을 했다.


볼모로 잡혀가는 왕자에게 내어준 보검.


그것은 여자들을 희롱하고 패악짓을 해대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국왕이 마지막 부자간의 정을 담아 내어준 특별한 검이었기 때문이었다.


“휴······”



나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표정을 보고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어버린 충직한 기사.


“전하?”


“······해결할 일이 태산이구만?”



아직 수련시간이었다.














*****











“헉···허어억!”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며 다리가 크게 휘청거렸다. 벌써 3일째 이어오고 있는 체력단련의 시간.


새벽부터 일어나서 달리고 달렸다.

그리고 또다시 스트레칭과 가벼운 맨몸 근력운동을 한 다음, 또다시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끄으윽···”


심지어 위장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서 고단백 음식을 목구멍 너머로 우겨넣고, 달리기를 여러차례.


나는 옆구리를 움켜잡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발을 움직였다.



[쯧쯧쯧. 바보같은 놈.]


이제는 아예 연무장 한 쪽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척준경.


다행인점은 더 이상 나를 쫓아오면서 포기하라고 종용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포기할 줄 알았던 내가 계속해서 단련을 하는 모습을 보는 놈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보이는 것은 내 착각일까?



아무튼 놈이 앉아있는 의자가 끊임 없는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키르륵.”


그것은 다름아닌 원귀.

벌써 나흘동안 척준경에게 붙잡혀 교육을 받다못해, 비어있는 동공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의자 역활을 하고 있었다.



“미친놈.”


나는 놈보다는 내 목숨을 위협했던 원귀가 측은하게 느껴졌기에 욕을 내뱉으며 돌아섰다.


하지만 뒤따라오는 놈의 핀잔소리.



[쯧쯧쯧. 저런다고 뼈다귀가 사람되나. 이제는 보는 것도 지겹구만. 안그래?]


“···킬킬···마.맞습니다.”


[너, 내가 그 개똥같은 웃음소리 고치라고 그랬지?]


“죄! 죄송합니다 장군님.”


얼마나 괴롭혔던지 군기가 바짝 들어가있는 원귀의 모습.



나는 계속해서 내 집중을 방해하는 저 모습에서 시선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번에는 아예 먼 하늘을 바라보며 스쿼트 자세를 잡아보는데 놈의 비웃음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쯧쯧쯧. 저거. 저거봐. 저런 틀린 자세로 하니까 하체가 아니라 상체에만 무게가 쏠리지. 저런다고 근육이 늘겠어? 자고로 기마자세란 말이야. 이렇게 엉덩이를 더 뒤로빼고······ 야. 마침 잘 됐다. 너가 한번 시험해봐.]


“······? 장군님??”


-퍼억


“끼에엑.”


애써 보려고 하지는 않았기에 보지는 못했지만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곁눈질로 살펴보자 눈없는 원귀를 발로 툭툭 차면서 자세를 잡아주는 놈의 모습이 보였다.



[허리펴고! 턱은 으! 하는 표정 지어질때까지 바짝 당기고!! 엉덩이 더 뒤로 빼라고 이 잡귀년아!!!]


쥐잡듯이 얻어터지면서 기마자세를 취하는 원귀.

그런데 자세가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어디 한번······’


척준경이 원귀를 지도하는 방식을 은근슬쩍 따라해 보았더니, 확실히 체중이 하체로 옮겨감과 동시에 다리의 흔들림이 잦아들었다.


마치 이 자세로 한 시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


물론, 5분도 되지 않아 쓰러져버린 망할 하체 근력이었지만 그래도 효과는 있었다.



조금 흥이 오른 나는 오늘에서야 새로 설치된 철봉으로 걸어가서 턱걸이를 시도했다.


어깨보다 더 넓게 팔을 벌려 몸을 끌어올리려고 애를 썼는데 도무지 올라가지 않는 몸.


그때였다.



[이 병신같은 잡귀년. 팔이 아니라 등으로 당겨라. 그래가지고 한 개라도 할 수 있겠냐?]


척준경의 호통소리가 들려왔다.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슬쩍 옆을 곁눈질해보니, 나뭇가지에 두 팔로 매달려서 안간힘을 쓰고있는 원귀가 보였다.



“······저거 귀신 맞아?”


대체 귀신이 왜 저런 곳에 힘을 쏟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장군신이 무슨 수를 쓴 모양이었다.


[올라가. 올라가. 내려오면 죽인다. 올라가. 올라가. 등에 힘을 줘. 힘을 빡 주라니까? 그래! 그렇지.]


“끼에에엑!!!”


마치 신교대 조교마냥 원귀를 밀어붙이는 척준경. 그러자 놀랍게도 원귀의 부들대는 몸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더니 결국 턱걸이를 성공해버렸다.



‘···등으로 말이지?’


뭔가 찝찝함은 있었지만 나름의 해답을 얻게된 나는 등으로 끌어당긴다는 느낌으로 턱걸이를 시도했다.



‘오! 된다!!’


그렇게 간신히 성공한 첫 번째 턱걸이.


그 감격의 순간이었다.

그때였다.




“대체 어떻게 하신거죠?”




누군가가 시비를 걸면서 다가왔다.


작가의말

크리스마스에는 연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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