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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서 똥광 잡고 쓰리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7
최근연재일 :
2023.05.30 00: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243
추천수 :
574
글자수 :
98,454

작성
23.05.17 00:06
조회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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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9쪽

배짱이 행운을 불렀다.

DUMMY

***


하나씩 마법을 일으키자 살벌한 살기가 사방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나와는 달리 엔은 그 살벌한 긴장감이 좋은지 활짝 웃으며 설쳐댔다.


“호호호! 제다이님·····난 어디까지나 이렇게 싸움하는 방식이 너무나 좋아요.”


그녀의 눈에선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던 광기가 서서히 어리기 시작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사납게 어슬렁거렸다.


사방을 훑는 눈에선 살기가 번뜩였는데 불꽃이 일어났다가 사라졌다.


“우리도 재밌게 한번 싸움이나 즐기면서 한 놈씩 거꾸러뜨려 봅시다.”


엔이 옆구리를 쿡 찔러오자 나는 새삼스럽게 움찔거리며 놀라고 말았다. 대답할 만큼의 여유가 내겐 없었다. 그냥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나는 이쯤에서 포기하려고 한껏 용기를 내어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스티브가 약간 놀라서 의외라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머리를 끄떡였다.


“좋다. 첫 번째 도전자니 그와 상대할 자는 용감하게 무대로 나서라!”

대원들은 서로가 경계하면서 눈치를 보느라고 하나도 나서지 않았다.


“부전승! 누군지 승리한 자는 호명과 이름을 밝혀라!”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진땀을 흘린 만큼 신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끄-응! 나는 정철수가····아니고 블랙홀 제다이라는 마법사입니다.”

엔은 스티브처럼 놀랐는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조용히 응원했다.


“제다이님! 우선 부전승한 것을 축하합니다.”

엔이 놀란 만큼 칭찬을 아끼지 않자 스티브가 머리를 크게 끄떡였다.


“좋다. 앞으로 도수제국의 용사로 거듭나서 죽음의 비술을 연성하라.”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된 나는 교관에게 떠밀려 천막으로 안내받았다. 하지만 떨리는 몸뚱이는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부들부들 떨었다.


그걸 숨기고자 가랑비를 뿌리는 먹구름을 바라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부전승을 한 마당에 포기하자니 왠지 모르게 낯이 간지럽고 뜨겁다.


생각지 말자고 다짐했으나 한심한 생각에 눈앞이 캄캄할 따름이었다. 나오는 것이 한숨인데 무대에선 싸움이 벌어졌는지 대결이 살벌했다.


진짜로 죽기 살기로 덤볐고 무지막지한 마법을 사용해 사투를 벌였다. X란 사내가 마법을 펼치자 뱀의 형상이 튀어나와 Y란 자를 급습했다.


그러자 K란 자도 가만히 구경하지 않았고 강하게 덤벼들고 있었다.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입을 딱 벌리자 예리한 칼이 뿜어지며 공격했다.


결국엔 성난 칼과 뱀 마법이 엇갈리며 서로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커-억····허-억····,”

비명과 함께 팔뚝이 잘리고 망가진 상태로 핏물을 허공으로 뿜어졌다. 저런 정도라면·····‘아-후’·····미칠 지경으로 심장이 뛰놀기 시작하고 있었다.


게임에서 흔히 보았던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실상은 달랐다. 잠시 뒤지만 나도 일순간에 저렇게 변해버릴 확률이 매우 높아 보였다.


잘린 팔뚝을 보자 흥분했고 살벌한 분위기에 휩쓸려 가슴이 고동쳤다. 승리한 X가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완전히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거칠어진 숨결·····굶주린 짐승처럼 눈에선 살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나는 녀석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째려보면서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X란 녀석은 찔끔 놀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나도 저런 녀석쯤은 얼마든지 노려보고 째려볼 정도로 배짱은 있었다. 그러자 용기가 살아났고 응시생들의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었다.


첫판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더니 연속으로 실려 가는 사상자가 나왔다. 이윽고 내 앞에 있던 엔의 이름이 호명되자 벌써 무대에 등장해 있었다.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인 엔·····.해마다 대회를 찾았던 단골답게 당당한 모습이 엿보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싸울만한 고수를 찾다가 호명된 고수를 보고는 실망하고 말았다. 금방 얼굴이 구겨지듯이 일그러졌으며 예의를 차림과 동시에 공격했다.


불꽃 마법을 일으킨 칼질이 얼마나 빠른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아-악!”

상대방의 모가지가 뎅강 잘려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핏물을 뿌렸다. 엔은 치렁치렁 늘어진 머릿결을 불고는 칼끝에 묻은 핏물을 흩뿌렸다.


그리고는 싱겁다는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나를 쳐다보면서 웃었다. 얼굴과 몸에서 살기가 진동하는 것을 봐선 그녀도 최선을 다한듯했다.


나는 엔의 잔인한 실력을 오늘 처음으로 대하고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게임과 현실은 엄연히 달랐다.


그동안 게임을 할 때마다 허풍을 떨었기에 거짓인가 했는데 진짜였다. 속전속결····모가지를 싹둑 자르다니 잔인한 만큼 실력파에 해당했다.


그러고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이번 싸움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피에 굶주린 짐승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눈에서 불꽃이 일렁였다.


“시체를 치워라!”

스티브가 시체에 남겨진 상흔을 살피며 부관을 향해 싸늘하게 소리쳤다.


“그동안 정진이 있었는지 작년보다도 올해는 불꽃 마법이 강해졌구나.”

싸워 보지도 못하고 모가지가 떨어진 무사를 흑의 사내가 끌고 나갔다.


“봤어요?”

“뭘?”

“잘린 모가지요.”


나는 엔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잘려버린 단면이 반듯해야 하는데 작년보다도 아주 엉망진창이었지요.”


엔이 투덜대자 핏물이 금방 지워졌으며 용사들이 금방 싸움에 돌입했다. 이번 싸움은 제법 오래갔고 서로가 양보하지 않고 드잡이질을 펼쳤다.


검술과 도술이 마주치며 허공으로 폭풍과 섬광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싸움이 끝나지 않자 결국에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들의 싸움을 끝으로 백여 명의 고수가 일단은 우승자로 선정되었다. 부전승으로 올라온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라서 조금은 쑥스러웠다.


그러자 고군분투하며 싸웠던 고수들은 나에게 은근히 불만을 표시했다. 눈초리를 보면 나를 잡아먹지 못해서 이빨들을 갈아붙이는데 살벌했다.


저놈을·····그들의 눈에는 내가 아주 만만하게 보이는 하수였다. 희생양으로 삼기에는 딱 좋은 놈으로 하나둘씩 나를 지목한 것이었다.


부전승이라 실력이 어떤지 모르지만 한 가지 단점을 그들은 발견했다. 바로 반월도의 무게였다. 어림잡아 백 근이(60kg) 훨씬 넘을 정도였다.


저건 사람의 모가지를 효수하는데 아주 적합한 무기였을 뿐이었다. 단순하게 마법이나 초식을 펼치는 데에는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비해서 반월도의 무게가 너무 나갔기에 그랬다. 함부로 휘두를 수 없다는 단점을 찾아낸 그들 모두 희희낙락이었다.


그래서 다음 상대로 나를 점찍었지만 내 생각은 그들과는 전혀 달랐다. 게임에선 반월도의 위력은 다른 병기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막강했다.


정육점의 사내처럼 칼을 움직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가 있을 터였다. 이윽고 결과를 발표하려고 스티브가 단상에 솔개처럼 날아 올라왔다.


“이차 관문을 통과한 응시자들 모두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축하 인사를 보낸 스티브지만 그의 눈동자는 금방 싸늘하게 변했다.


“삼차 관문은 진법에 감춰진 투명갑옷을 찾아오라는 것입니다.”


나는 스티브의 말을 잘못 들었나 생각했다.


진법은 도수제국의 성주인 율리우스 제독의 설치한 환상 마법이었다. 그리고 유령갑옷은 대륙에 전설로 전해지는 유령마법의 옷을 말했다.


유령갑옷을 입으면 전신이 투명해져 눈에 보이지 않아 천하무적이다. 여태껏 게임에서 선을 보이지 않았고 비밀로 알려진 골드아이템이다.


나는 호기심이 동해서 눈알이 번뜩거렸다.


그것만 차지할 수 있다면·····세상에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었다.


“소관이 단상에 올라온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용사들이 어떻게든 유령갑옷을 찾아 무적의 용사로 거듭나라는 겁니다.”


스티브가 유령갑옷이란 보물을 찾아서 입으라고 말하자 모두가 웅성거렸다.


“그렇다면 유령갑옷을 차지하는 자가 아카데미에서 최종으로 우승자입니까?”

“여긴 데스 매치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하면 됩니다.”


“유령갑옷을 입어야 합니까 아니면 가지고 나오란 말인지 말씀해 주세요?”

“누구든지 유령갑옷을 입으면 자연히 환상 마법의 진법이 해체될 것입니다.”


스티브의 말투에 생도들의 눈에서는 욕망에 찌든 살기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여긴 진법이 설치되어 누구나 한번 들어가면 돌아올 수 없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어려움을 알고 물러서기를 부탁드립니다.”


스티브의 당부하는 말투가 끝나기가 무섭게 엔이 생도들을 대표해서 말했다.


“교관님의 고언을 잘 들었고요. 우리도 죽음을 각오하고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요. 반드시 유령갑옷을 찾아서 나올 테니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좋다. 그럼 도수제국의 전통방식대로 환상의 문을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가 초조한 표정으로 스티브 교관의 행동만 주시할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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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흡혈박쥐, +19 23.05.26 98 17 9쪽
20 위기를 넘겼지만, +16 23.05.25 75 14 9쪽
19 위기일발, +24 23.05.24 113 19 9쪽
18 난관을 극복하라. +21 23.05.23 138 19 9쪽
17 환상의 진법에서 벗어났다. +21 23.05.22 172 20 9쪽
16 도전자들을 모두 물리친 제다이, +21 23.05.21 172 20 9쪽
15 배짱이 승리를 가져왔다. +23 23.05.20 225 23 9쪽
14 벼락검법의 위력, +26 23.05.19 246 28 9쪽
13 유령갑옷을 가져와라, +30 23.05.18 255 25 9쪽
» 배짱이 행운을 불렀다. +36 23.05.17 288 30 9쪽
11 닉네임을 불랙홀이라고 지었다. +37 23.05.16 318 33 9쪽
10 장안사에 위패를 모시고, +36 23.05.15 364 32 9쪽
9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다. +29 23.05.14 381 36 9쪽
8 망나니의 칼춤, +26 23.05.13 413 29 9쪽
7 꿈속에서 비술을 배우다. +16 23.05.12 396 26 9쪽
6 음식 맛이 기막혔다. +21 23.05.11 454 28 9쪽
5 제다이가 만든 보양식, +14 23.05.10 483 23 9쪽
4 엔을 구해 주었다. +14 23.05.10 450 22 9쪽
3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 +11 23.05.10 492 23 10쪽
2 백호의 등장, +15 23.05.10 531 30 10쪽
1 게임 속에 빙의했다. +39 23.05.10 989 4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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