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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서 똥광 잡고 쓰리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7
최근연재일 :
2023.05.30 00: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242
추천수 :
574
글자수 :
98,454

작성
23.05.13 00:26
조회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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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망나니의 칼춤,

DUMMY

***


정말 이런 일은 게임상에서 게이머가 마우스를 움직여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선 아주 쉽게 벼락을 움직였으며 물체를 어김없이 동강 내버렸다.


이건 게임과 달리 꿈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일이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임에서 불가능한 일도 여기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몰랐다.


내가 죽지 않는다면 일회용 캐릭터라도 얼마든지 살릴 수가 있다는 뜻이었다.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만 출현했던 마법사가 꿈에 번번이 등장했기에 그랬다.


“보았듯 도끼를 치켜들고 마법을 한꺼번에 쏟아내야 위력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마법이라는 것을 연성한 적이 없는데요.”

“도끼가 마법을 알려줄 테니 한시도 게을리하지 말고 죽으라고 연마하거라!”


나는 꿈속이지만 캐릭터의 말을 철떡 같이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였다. 하지만 개꿈인지 죽도록 연마했으나 변한 것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백호를 물리쳐 레벨이 올랐기에 분명히 뭔가 변화가 있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반월도만 죽도록 휘둘렀을 뿐이지 실제로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도끼에 매달린 투명한 은사로 올무를 만드는 마법을 알려주었다. 실제로 시범을 보였는데 올무가 허공에서 살며시 내려와 모가지를 매달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 자신의 모가지를 매달아 버리는 술법을 가르쳤다. 거기서 그쳤다면 그러려니 했을 터였는데 내 목에도 올무를 걸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꿈이지만 잘린 목에서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아-악!”

꿈에서 깨어난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나 모가지를 매만졌다.


정말 지독한 악몽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쓸어내리고는 내쉰 한숨만큼이나 꿈처럼 춤추기 시작했다. 백호가 실험을 보이며 살아졌던 돌아가는 삼각 쓰리 스텝이다.


스승이 알려준 방식대로 삼각 쓰리 스텝을 밟아보니 실제로 그렇게 움직였다. 한마디로 말해 지랄발광인데 등에는 식은땀이 축축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똑같은 꿈을 꾼 것인가요?”

엔은 내 비명에 놀랐는지 마법의 검을 뽑아 들고 칼날을 쓰다듬고 있었다.


나는 흐릿하고 멍청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춤추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춤추는 시간이 길어지자 내 눈에선 광염이 지글지글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여의주가 눈으로 이동한 표시였고 살기농도는 점점 짙어지고만 있었다. 나중엔 눈동자가 회까닥 뒤집힌 다음에야 춤추는 것을 겨우 멈추게 되었다.


“제기랄·····오늘도 꿈 한번 지랄 맞게 꾸었다.”

매번 꿈을 꾼 다음에 멋쩍어서 하는 인사지만 엔은 오늘도 옷깃을 여몄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선 귀티가 흘렀고 나는 공연히 쑥스러워서 얼굴을 붉혔다.


하필이면 엔의 곁에서 쪽잠이 들었다가 꿈을 꾸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마법에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엔은 평소처럼 태평하게 행동했다.


엔은 내가 매일 꾸는 꿈에 대해서 이상하게 많은 관심을 가졌기에 그랬다.


“오늘도 어제처럼 미친 걸 보니 꿈에서 스승님이 벼락검법을 가르쳐줍디까?”


“꿈자리가 뒤숭숭한 것을 보면 오늘도 틀림없이 재수가 없으니 조심합시다.”


나는 그녀의 성질을 건드려서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위로했다. 가문이 막강한 탓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오늘만큼은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꿈에서 배운 삼각 쓰리 스텝의 벼락검법을 펼쳐 보였다.

금방 호기심을 보이던 엔이 나를 달래듯 걱정하는 얼굴로 심각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내 말대로 장안사에 봉헌기도를 빌어줘요.”

“휴-우!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

나는 꿈이 싫다는 듯이 몸서리를 치면서 문을 열었다.


아직 여명이 밝지 않아서 어둠에 묻힌 새벽의 거리·····,날이 밝지도 않았는데 어둠에서 무인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눈길에 잡혔다.


“아무래도 응시생들이 많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우리도 서둘러야 하겠어요.”


“아·····알겠다. 그래도 잠시만 기다려 줄 수는 있겠지?”


나는 엔의 독촉에 느긋하게 행동하면서 거울에 내 모습을 비쳐 보았다. 멋진 사내가 보이자 시장에서 얻었던 백색 무복을 천천히 입기 시작했다.


사실 나처럼 집도 절도 없는 평민에겐 아카데미란 선망의 대상이었다. 입학만 한다면 대로를 걷듯이 출세는 보장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나도 게임에 빙의한 이상 신분을 높일 수 있는 방도란 바로 아카데미였다. 내가 익히고 배운 것들은 대부분 게임을 통해서 얻은 정보가 전부라 그랬다.


다시 말해 아카데미 내부 정보들이기에 활용하기 딱 좋은 조건인 셈이었다. 엔이 같이 응시하자는 제의에 나도 아카데미에 응시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번 시험에는 외관도 본다면서?”

“그렇다고 하던데 그걸로 당락이 결정되진 않아요.”


“작년처럼 올해도 똑같은 방식으로 시험이 치르면 합격할 수 있겠는데·····,”


나는 멋들어지게 빠진 옷을 입고는 거울을 힐끔힐끔 들여다보며 웃었다. 거울 속에선 멋지게 생긴 귀공자가 나를 반기듯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구릿빛 얼굴에 서글서글한 눈매는 끝내주도록 잘생겼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사내가 분명해 보였다.


백색의 무복에 검고 칙칙한 도끼를 허리에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시장에서 가져온 반월도를 힘들게 들어 올려 등덜미에 짊어졌다. 허리가 휘청였으나 자세가 제법 무사답게 기백이 철철 넘쳐나는 것이었다.


“어떠냐. 이만하면 면접시험은 당연지사로 합격하겠지?”

나의 질문에 엔이 약간 멋쩍었는지 웃으면서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삼각 쓰리 스텝도 밟아보세요.”

“염병! 이젠 삼각 쓰리 스텝은 눈감고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달관했다.”


“호호호! 그게 핵심인 것 같은데 열심히 연마해 보세요.”

엔의 입가에 비웃음이 묻어났다.


“이번엔 아예 외모에 어울리도록 예명을 하나 짓지요.”


“응? 그거 좋겠는데 뭐라고 지으면 좋겠는지 말해봐.”

“벼락·····그래요. ‘좋은 생각이 났는지’ 벼락 검객이라고 지으면 좋겠어요.”


엔의 음성엔 비아냥이 깃들었는데 내가 엔의 미모를 거들떠보지 않은 탓이다.

“그럴까·····봐. 벼락 검객이라·····그거 예명치고는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데.”


“흥? 미녀와 야수라고·····그만하면 귀공자라서 항시 미녀가 따르겠어요.”

“아·····그걸 생각하지 못했었군.”


나는 기분이 서럽도록 좋았다. 엔이 미녀를 들먹여서가 아니었다. 게임에 빙의하기 전에도 끝내주게 생겼기에 여자들이 많이 따랐으니까·····,


하지만·····나는 엔의 눈을 의식해야 했다. ‘도끼눈·····아-후·····제기랄·····,’

나는 망설이지 않고 머릿결을 헤집어 놓자 엔은 웃긴다는 듯 배꼽을 잡는다.


“호호호! 늦었으니 우리도 서두르는 것이 좋겠어요.”


나는 엔이 교소를 터뜨리자 삼각 쓰리 스텝을 밟으며 창밖을 주시해 보았다. 거리에는 시험에 응시하는 생도들이 북적이며 떼거리로 몰려들고 있었다.


“다들 아카데미에서 원하는 용사로 거듭나려고 시험 보러 가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내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눈에 보이는 생도들 전부가 미남미녀였고 모두 마법을 익힌 듯싶었다. 얼굴에서 후광이 비치는데 나는 그들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은근히 기분이 상해서 쳐졌던 어깨를 활짝 펴면서 단전에 힘을 주었다.

그런 모습을 주시하던 엔이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저런 정도의 용사들이라면 하나도 떨 것 없이 밀어붙이면 됩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냐?”

“화려하게 치장만 했지·····실제로 겨뤄보면 아주 약한 놈들이지요.”


엔은 호승심이 넘치는지 그들을 쳐다보며 벌써 허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엔은 좋겠다.”


“뭐가요?”

“엔의 실력이면 작년처럼 합격은 이미 정해진 것과 진배없잖아.”


“그거야 당연하지요. 올해도 실력자가 없다면 우승을 반납 할거에요.”

엔은 당연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떡이다가 궁금한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작년에 우승했다가 반납한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가요?”


나는 게이머였고 그녀와 싸워서 물리쳤다는 사실을 말할 순 없었다. 그녀는 어쨌든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였고 자부심도 강한 여자였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으로 불렸을 정도로 천제로 타고난 마법사였다. 물론 겉모습만 보고 숨겨진 그 실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게임 속의 캐릭터를 꿰고 있던 나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게임에서 마우스를 마음대로 사용해 언제든지 조화를 부렸으니까, 더욱이 백호의 아이템을 섭취한 까닭에 눈이 더욱 밝아진 상태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무인들의 발자국을 살피면서 벌써 실력을 가늠했다.


“이번 시험에 잘만하면 합격도 가능하니 제다이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그게 가능하다면 걱정할 일은 하나도 없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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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흡혈박쥐, +19 23.05.26 98 17 9쪽
20 위기를 넘겼지만, +16 23.05.25 75 14 9쪽
19 위기일발, +24 23.05.24 113 19 9쪽
18 난관을 극복하라. +21 23.05.23 138 19 9쪽
17 환상의 진법에서 벗어났다. +21 23.05.22 172 20 9쪽
16 도전자들을 모두 물리친 제다이, +21 23.05.21 172 20 9쪽
15 배짱이 승리를 가져왔다. +23 23.05.20 225 23 9쪽
14 벼락검법의 위력, +26 23.05.19 246 28 9쪽
13 유령갑옷을 가져와라, +30 23.05.18 255 25 9쪽
12 배짱이 행운을 불렀다. +36 23.05.17 287 30 9쪽
11 닉네임을 불랙홀이라고 지었다. +37 23.05.16 318 33 9쪽
10 장안사에 위패를 모시고, +36 23.05.15 364 32 9쪽
9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다. +29 23.05.14 381 36 9쪽
» 망나니의 칼춤, +26 23.05.13 413 29 9쪽
7 꿈속에서 비술을 배우다. +16 23.05.12 396 26 9쪽
6 음식 맛이 기막혔다. +21 23.05.11 454 28 9쪽
5 제다이가 만든 보양식, +14 23.05.10 483 23 9쪽
4 엔을 구해 주었다. +14 23.05.10 450 22 9쪽
3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 +11 23.05.10 492 23 10쪽
2 백호의 등장, +15 23.05.10 531 30 10쪽
1 게임 속에 빙의했다. +39 23.05.10 989 4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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