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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서 똥광 잡고 쓰리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7
최근연재일 :
2023.05.30 00: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247
추천수 :
574
글자수 :
98,454

작성
23.05.14 00:10
조회
381
추천
36
글자
9쪽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다.

DUMMY

***


“소녀를 상대했을 때처럼 삼각 쓰리 스텝으로 밀어붙이면 틀림없어요.”


“난 어디까지나 꼴찌나 면해서·····망나니에서 벗어나면 좋겠는데·····,”


“그거라면 밤마다 꾸는 꿈의 비결이면 충분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엔이 위로하자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꿈속의 캐릭터를 생각했다. 꿈에서 스승님이 펼쳤던 벼락검법은 누가 뭐래도 정말 최고에 해당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친 살기와 천둥 번개가 요동치듯 뿜어진 벼락검법····,남아나는 물체는 없었고 쑥대밭으로 변할 정도로 위력이 막강했었다.


나는 등덜미에 짊어졌던 반월도를 툭툭 내려치면서 씩 웃어 보였다. 꿈속에서 날마다 삼각 쓰리 스텝과 함께 폭발시켜왔었기에 안심했다.


제발 이번만큼은 작동되기를 기대해 보는 나였다.


“호호호! 반월도의 무게가 무거워 보이는데 힘들진 않나요?”


“그동안 부단히 연습해서 이제야 겨우 기수식의 자세는 잡을 수 있지.”


엔이 웃음을 보이자 기분이 좋아진 나도 화답하듯 활짝 웃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먹잇감을 찾는 짐승처럼 사방을 훑기 시작했다.


“망할 새끼들····삼각 쓰리 스텝이면 단번에 요절을 낼 수 있단 말이야.”


그런 내 눈동자에선 엔만큼 살기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마치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미칠 것처럼 콧김이 뿜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들끓는 혈기를 참고 있자니 인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지고 말았다.


“제다이님! 우리 그러지 말고 진짜로 한번 붙어봅시다.”

“어허! 나야 삼각 쓰리 스텝을 펼치면·····,”


나는 그럴 수 없다는 듯이 엔을 향해 고개를 강하게 흔들어 보였다.

“도대체 벼락검법이 뭐기에 자꾸만 숨기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숨기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모른다.”

“정말 삼각 쓰리 스텝만 가르쳐 주었나요?”


“아-하! 그렇다니까 그러네.”

“꿈속의 스승님은 칼끝에서 벼락이 쏟아졌고요.”

“물론이지. 위력이 어마어마할 정도였어!”


“벼락이 떨어지면·····온통 쑥대밭으로 변했나요?”

“바윗돌도 폭탄에 터지듯이 그렇게 쪼개졌다니까 그러네!”


“오-허! 그게 정말이라면 미치고 환장할 일이네요.”

“정말 미치고 환장할 놈은 바로 나니까 진정하라고.”


나는 답답한 나머지 주먹으로 가슴을 탕탕 내려치면서 화나듯이 말했다.


“전에도 말했으나 스승님의 비법은 아주 간단하다.”


“정말 그 비법이라는 것이 먹구름과 칼끝을 일치시키란 말이지요?”


엔은 성질도 급하게 칼을 뽑아 들고는 치켜든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자세로 움직이지 말란 말이지요.”

“그렇다. 난 그런 자세로 삼각 쓰리 스텝만 죽으라고 밟았을 뿐이다.”


“이건 망나니가 죄수들의 모가지를 효수할 때 펼치는 일도양단의 자세인데요?”


엔이 무심코 던진 말에 나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말았다. 벼락검법이 일도양단의 자세라면 꿈속의 스승님도 망나니란 뜻이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엔이 취하고 있는 자세는 힘들게 살펴볼 것도 없었다.


일도양단은 망나니가 칼춤을 추다가 멈춘 동작이었다. 그것을 꿈에서 가르쳤고 죽으라고 연성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망나니처럼 칼춤이나 배웠다면·····억울한 생각은 들지는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나에게 익숙한 이곳은 꿈도 아닌 어디까지나 현실이었다.


나는 도끼를 쳐다봤다. 빙의하면서 얻었던 도끼는 너무나 소중한 무기였다. 언제쯤 싸움을 붙게 될지 몰랐다. 그러나 레벨을 높여줄 놈이면 좋을 터였다.


물론 반월도를 다룬다면 생각할 것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사람의 목을 효수하는 망나니의 콘셉트였다.


사람의 모가지를 전문적으로 자른다고 알려진 인간 도부꾼·····그게 좋았다. 게임에서 죽지 않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캐릭터는 오직 도부꾼밖에 없었다.


물론 하나가 더 있었지만·····,


죽기 싫다면 공간이동도 가능한 삼각 쓰리 스텝을 익혀야 살아남을 터였다. 그런 술법을 꿈속의 스승에게 배운 탓에 레벨이 훌쩍 올라갔기에 그랬다.


나는 몸속에 스며든 레벨을 점검하면서 꽁무니에 매달린 도끼를 움켜쥐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단순하게 손도끼에 불과했으나 이게 보기와는 달랐다.


등급으로 따지면 최고였고 무소불위의 능력을 보유해 무적의 아이템이었다.


-능력치 보유 500% 증가,

-살수 스킬 레벨 MAX에 도달함

-효수 능력 수위는 무한대,

-백호의 여의주 능력이 확산하고 있음,


이걸 하나하나 모두를 합치면 매우 훌륭한 아이템이고 레벨이 높았다.


하지만 무조건 도끼를 가졌다고 능력이 일순간에 높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게임의 베이스는 기본적으로 전투였고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가 우선이었다.


다시 말해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실제로 싸워서 경험을 쌓아야 가능했다. 물론 화살이 쏟아지는 전투에서 일도양단은 아주 훌륭한 콘셉트에 해당했다.


여태껏 살면서 싸움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선 전투는 벅찬 일이었다. 하지만 백호의 아이템을 섭취한 덕분에 골격이 섰기에 자신감이 팽배했다.


그밖에 다른 능력을 배웠으나 좋은 레벨이 아니라서 차기로 미룬 상태였다.


“제기랄! 이러다가 나도 스승처럼 객사를 당해 모가지가 잘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리자 엔이 위로를 해주었다.


“그렇다고 너무 자책하거나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세요.”


“휴-우! 다시 환생해야지 이러다가 제명에 죽지 못하고 환장하겠네.”

내가 환생을 들먹이자 엔은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네? 환생이라니·····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확실하게 말해보세요.”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라 고개를 들고 그녀를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적어도 엔의 다음 말을 듣는 순간까지도 그랬다.

“제다이님께서 일도양단의 자세를 취하면 말이지요.”


엔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모가지가 잘릴 것 같은 생각에 꼼짝도 하지 못했었다고요.”


“나를 위로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도끼가 아니라 반월도였다면 상황이 확실히 달라졌을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니 그만하자.”

“고수가 아니고 도끼로 기수식을 취하면 하수에게 허무하게 당합니다.”


“그건 이미 각오하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반월도로 자세를 취하면 고수는 반대로 떨게 될 겁니다.”


나는 그때야 엔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해 주겠니?”


“반월도를 쳐다보면 모가지가 뎅강 잘리는 것부터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엔도 나를 공격하지 못했는가?”

엔이 생각에 잠겼다가 머리를 끄떡거렸다.


“지금은 상관없지만 몰랐을 땐 두려움에 떨었지요.”

“그렇다면····다른 사람도 두려움에 떤다는 뜻이군.”


“도전자들만이 아니라 백팔마사의 영주도 아마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생도와 교관을 상대로 속이자는 뜻인데 그게 먹힐지가 의문이 들었다. 지금 도수제국에 몰려든 자들은 모두가 마법을 연성한 고수들이었다.


저들의 소유한 레벨은 평균 6에 해당했고 나에 비하면 곱이나 높았다. 하나라면 몰라도 모두를 속이기는 어렵다.


눈썰미 좋은 놈에게 들키면 그걸로 끝장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망신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그냥 상처를 입거나 죽을 수도 있었다.


“제기랄! 결국은 벼락검법이 문제란 뜻인데·····,”

지금의 나는 엔이 걱정해 줄 만큼 처지가 곤란했다.


엔은 팔자가 좋아서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라 후광을 많이 받았다. 성격도 남자처럼 활달해서 여전사로 거듭나며 원로원에서 인정받았다.


마법도 얼마나 뛰어난지 후기지수 중에서 첫손을 꼽을 만큼 최고였다. 벌써 죽음의 비술인 불꽃 마법을 다스릴 정도면 두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와 달리 내 형편은 그녀와 비교할 것도 없이 말이 아니었다. 이제 막 게임에 빙의했기에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 신세에 불과했다.


가냘픈 몸으로 도끼의 콘셉트만 믿고 백호로부터 여의주를 뺏어냈다.

그리고 꿈에선 스승님이 늘 강조하듯이 말했다.


벼락 마법만이 악마성의 제사장과 백팔마귀를 죽여버릴 수 있다고·····,나는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죽일 수 있다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래서다. 천하제일의 마법사가 되겠다고 오늘까지 아등바등 매달렸다. 살아남기 위해선 별수 없었고 그렇게라도 살고 싶은데 결과가 말해줬다.


레벨이 올랐으나 반월도를 겨우 들어 올릴 정도였다. 일도양단은 누구나 배운다는 기초적인 도법····,처지가 곤궁하니 나오는 것은 그저 한숨뿐이었다.


“후-우! 난 일찌감치 포기할까 봐.”

“포기라니요. 아직 접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엔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지금에 와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카데미에 입성하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인 일이었다. 물론 도수제국에선 마법사들만 뽑는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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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위기를 넘겼지만, +16 23.05.25 76 14 9쪽
19 위기일발, +24 23.05.24 113 19 9쪽
18 난관을 극복하라. +21 23.05.23 139 19 9쪽
17 환상의 진법에서 벗어났다. +21 23.05.22 172 20 9쪽
16 도전자들을 모두 물리친 제다이, +21 23.05.21 172 20 9쪽
15 배짱이 승리를 가져왔다. +23 23.05.20 225 23 9쪽
14 벼락검법의 위력, +26 23.05.19 246 28 9쪽
13 유령갑옷을 가져와라, +30 23.05.18 255 25 9쪽
12 배짱이 행운을 불렀다. +36 23.05.17 288 30 9쪽
11 닉네임을 불랙홀이라고 지었다. +37 23.05.16 318 33 9쪽
10 장안사에 위패를 모시고, +36 23.05.15 364 32 9쪽
»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다. +29 23.05.14 382 36 9쪽
8 망나니의 칼춤, +26 23.05.13 413 29 9쪽
7 꿈속에서 비술을 배우다. +16 23.05.12 396 26 9쪽
6 음식 맛이 기막혔다. +21 23.05.11 454 28 9쪽
5 제다이가 만든 보양식, +14 23.05.10 483 23 9쪽
4 엔을 구해 주었다. +14 23.05.10 450 22 9쪽
3 마리화나 가문의 무남독녀, +11 23.05.10 492 23 10쪽
2 백호의 등장, +15 23.05.10 532 30 10쪽
1 게임 속에 빙의했다. +39 23.05.10 989 4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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