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0,038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8.05 06:00
조회
178
추천
6
글자
11쪽

019

DUMMY

동석은 지금 자기 능력을 외부에 보여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앞으로도 잘 숨겨서, 남들이 절대로 알아채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다.


슈퍼맨이 왜 평소에는 안경을 쓰고 어리숙한 기자로 살고 있는지 동석은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oooooooo


각종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고 학원가에 돌아다니는 학원생들도 달라졌다.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도 달라져서, 동석은 비교적 덜 붐비는 시간에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강의실 맨 뒤에 가서 앉았다.

강사는 강의실 안은 보지도 않고, 칠판에 달라붙어서 판서만 열심히 하고

있다.

어차피 너희들은 돈을 다 냈으니까, 들으려면 듣고, 말면 말고 하는 생각인가 보다.


동석도 책상 위에 태블릿을 켜놓고, 전자파 세상으로 들어갔다.


oooooooo


이쪽저쪽 돌아다니다가 중국의 대도시, 전에 한 번 진입해서 블랙 해커를 혼내준 그 아파트에 들어갔다.

그 아파트에는 발전하는 중국 경제에서 변두리로 쫓겨난 어려운 형편의 남자들과 여자들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한 집안에서 방 한 칸씩 얻어 세를 들어 살고 있었다.


그래도 옛날하고는 다른 게, 모두 휴대폰은 하나씩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휴대폰을 동석은 모두 확인했다.


그들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알바 비슷한 일자리를 갖고 있었는데, 더러는 고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은 단기로, 거의 임시직에 가까운

일들을 하고 있었다.

고정적인 일자리라고 해봐야 맨 밑바닥 일자리라서 임시직이든 고정직이든

그들 모두 임금은 아주 낮아서, 겨우겨우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처지였다.


그들의 배경은 대부분 시골 농촌이나, 소도시에서 이 대도시로 올라온 처지로 학벌도 배경도 신통치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의 형편은 우리나라가 현대로 올라오는 시기에 겪었던 형편과 아주 비슷해 보였다.


한 푼도 아끼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그들은 살고 있었다.


동석의 감각에 촉이 오는 여자애가 눈에 띄었다.


나이는 고작 21살이고, 이름은 주 이랑이고, 대도시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아주 작은 소도시 출신으로, 그래도 우리나라로 치면 실업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컴퓨터와 관련된 자격증을 몇 개 가지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임시직으로 물류 창고에서 상품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틀에 한 번은 야간작업이고, 근무 시간은 8시간으로 되어있지만, 가끔은 12시간으로 늘어날 때도 있다.

늦게 일해도 연장 근로 시간은 인정하지 않아서 수당은 없다.


그래도 이 일자리는 지원자가 항상 넘쳐나서 들어오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다행히 주 이랑의 학교 선배이면서 먼 친척인 작업반장이 손을 써서, 그나마 들어 올 수 있었다.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와 아침을 거의 동시에 끝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물류 창고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물류 창고에 도착한 뒤, 탈의실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면서, 그녀는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자기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인터넷에서 찾고 있었는데, 이곳저곳 수없이 지원한 곳에서 한 번도 면접이나, 입사 시험을 보라는 통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서, 사물함에 넣고, 창고 안으로 들어가 평소대로 자기

작업 위치에 서서 작업을 시작했다.

휴대폰은 작업 중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걸리면 퇴사다.


동석은 그녀가 지원한 여러 회사를 확인하고, 그 회사들을 확인해 봤다.


대부분 그 회사들은 막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회사들로 반은 신흥 재산가들이 투자자로 되어있고, 반은 정부 쪽에서 대고 있었는데, 확실한 거래처가 이미 확보되어 있어서, 앞으로 전도유망한 기업들이었다.


그 회사들 대개가 전자 부품이나 자동차 부품 제조업이었다.


동석은 그 회사들 중에 제법 장래성이 보이는 한 회사로 들어가 확인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인사 시스템에 들어갔다.


이 회사도 역시 정부가 실질적인 주인으로 되어있는데, 정부가 인정한 사람들이 경영진으로 되어있었다.


이 회사의 직원 모집은 정시 모집이 있고, 회사가 단기간에 커지다 보니까, 수시 모집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정시든 수시든 이 회사에 입사하려면 뒷배경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이 회사 경영진의 비공식적인 언질이 있어야 입사가 되고, 두 번째는 인사 담당자들이 편법을 써서 입사를 시키는 것이다.

기록에 남겨서, 감사에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경영진 중 누군가가 언질이 있으면, 입사 원서 철에서 따로, 미리 빼놓고, 인사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봐줄 사람의 원서도 따로 빼놓는다.


인사 담당자는 주도면밀해서 자기가 봐줄 사람, 말하자면 친척이나 학교 후배들을 봐주는데, 자기회사에 입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 입사시키는 방법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자기회사와 규모가 비슷한 타 회사 인사 담당자들과 서로 선이 닿아 있었는데, 공식적으로 관에서 주관하는 인사 담당자 회의에서 만나거나, 동향 친목회, 동창회 등에서 만나, 서로 손을 잡고 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서로 연결되면 자기가 취업시킬 사람과 상대방이 봐줄 사람을 교환하여 입사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형편에 주 이랑이 입사한다는 것은 정말 낙타가 바닷속에 들어가 서버를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더 어려운 일이었다.


동석은 장난스럽게 재주를 한 번 부려보기로 했다.


먼저,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임원 사무실로 들어갔다.


최고 경영자의 책상 위에는 하얀 칼라의 전화기가 놓여 있었는데, 이 전화기는 이 회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정치적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 인사와 통화하는 단독 전화기였다.

실질적으로 이 회사의 보이지 않는 진짜 최고 경영자와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인 셈이다.


동석은 이 전화의 벨을 울렸다.


지금 이 방의 주인공은 방 안에 없다.

출입문 밖에 있던 임원실 부속 직원이 냉큼 들어와 전화를 들었다.

동석은 유창한 북경어로


“ 정부 부속실의 쳉입니다.

위원장께서 그쪽에 입사의뢰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름은 주 이랑이고 21세, 이미 원서가 들어와 있을 것입니다.“


부속 직원은 냉큼 메모지에 불러주는 인적 사항을 적었다.


조금 지나 방의 주인인 임원이 들어오자 부속 직원은 쪼르르 뒤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메모지를 임원에게 건네주고 위원장실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 인사 담당을 불러줘요.”


임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미 눈치 빠른 부속 직원의 연락을 받고 방 밖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인사 담당이 방으로 들어갔다.


oooooooo


물류 창고의 작업시간이 끝났다.

이랑은 한꺼번에 몰리는 작업자들의 뒤를 따라, 세면실을 거쳐, 탈의실 자기 캐비넷 앞으로 갔다.


캐비넷 문을 열고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켰다.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 모레 9시까지 당사에 오셔서 입사 면접을 보시기 바랍니다.

인사 담당자.

추신; 구비 서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랑은 뻣뻣이 서서 한동안 휴대폰 화면을 뚫어지라 내려다보았다.

쿵푸의 정권을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이랑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들어오고 나갔다.


그동안 온갖 일을 거친 것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고향의 친구들,

무엇보다도 그녀를 이뻐해 준 선생님들의 기억이 머릿속에 꽉 차왔다.


“ 아냐, 이거 혹시 스팸 문자나 바이러스가 아닐까?”


이랑은 고개를 좌우로 설래 설래 돌렸다.


문자로 보내 준 주소는 틀림없었다.


“ 만약 면접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랑은 그동안 준비했던 면접 요령을 되새겼다.

밤새도록 잠도 못 자고, 구비 서류를 챙겨 놓고는, 빠진 게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면접에서 이걸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야 하고, 저걸 물으면 저렇게 대답하고, 머릿속에서 온갖 상황을 상상하느라고 잠이 오지를 않았다.


oooooooo


이랑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전날과 마찬가지로 세수하고 밥 먹고, 빠른 걸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작업반장에게 가서 내일 휴가를 신청했다.

반장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면서 하루만 빠지는지?

때에 따라서 퇴직하는 건지? 물었다.

이랑은 고정직에 입사 면접을 보게 됐다고만 말했다.

반장은 눈을 크게 뜨고 잘하라고 하면서, 결과를 바로 연락하라고 했다.

한 자리가 비면, 한 사람 또 끼워 넣을 수 있으니까, 반장은 아주 완벽히 반기는 표정이었다.


이랑은 일을 하면서도 정신없이 허둥댔다.

점심시간이 되자 반장은 이랑을 작업 줄에서 별도로 나가서 일하라고 작업 위치를 바꿔주었다.

이랑은 일과가 끝이 난 뒤, 천천히 걸어서 셋방이 있는 동네로 왔다.

만약 그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이 동네도 떠나야 한다.

그 회사는 신개발지 공단에 공장이 있고, 사무실은 공단 입구로 가는 길목의 상업지구에 있어서, 이 동네에서 도시의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셋집에 들어가는 골목길 입구에서, 길옆의 거리 음식점에서 제법 값이 비싼 먹거리를 사서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번 구비 서류들을 확인하고, 그 회사 사무실이 있는 주소와 위치, 여기부터 거기까지 가는 교통편을 확인했다.


면접을 보게 되면 입을 거라고 준비했던 옷들도 다시 입어보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면서 옷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


또 잠이 안 왔다.

그래도 어찌어찌 잠들었다가 깜짝 놀라 눈이 떠졌는데, 시간은 아직 여섯 시도 되기 전이였다.


이랑은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제 사서 놓은 꼬치를 공동 부엌에서 데워 먹고, 벽에 걸어 놓았던 옷을

꺼내 입은 다음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그 회사로 가는 버스는, 이쪽에서 한 번만 타면 갈 수 있었다.

신개발지이고, 공단으로 출근하는 인원이 많아서 버스는 이른 새벽부터 대만원이었다.


긴 줄 뒤에 섰다가 이랑은 다행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는 도중에 신호등 앞에 버스와 승용차들이 대기해 서 있는데, 이랑이 타고 있는 버스 옆에 신형 버스가 섰다.


이런!

그 버스는 지금 이랑이 면접을 보러 가고 있는 그 회사의 출퇴근 버스였다.

그냥 임대 버스도 아니고, 자가용 버스였다.


이랑은 입사 원서를 넣을 때, 이미 그 회사 규모를 확인했었지만, 자가용출퇴근 버스까지 있는 회사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아 ! 어디로 ?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025 19.08.11 146 5 10쪽
24 024 19.08.10 155 5 8쪽
23 023 19.08.09 155 5 8쪽
22 022 19.08.08 166 5 10쪽
21 021 19.08.07 162 7 7쪽
20 020 19.08.06 158 7 7쪽
» 019 +1 19.08.05 179 6 11쪽
18 018 19.08.04 180 7 8쪽
17 017 19.08.03 201 8 9쪽
16 016 19.08.02 199 7 8쪽
15 015 19.08.01 220 7 9쪽
14 014 19.07.31 214 7 9쪽
13 013 19.07.30 203 7 8쪽
12 012 19.07.29 210 7 8쪽
11 011 +1 19.07.28 219 7 10쪽
10 010 +2 19.07.27 236 6 8쪽
9 009 +1 19.07.26 246 7 9쪽
8 008 19.07.25 257 7 7쪽
7 007 +1 19.07.24 278 9 9쪽
6 006 19.07.23 308 8 14쪽
5 005 +2 19.07.22 313 10 10쪽
4 004 +1 19.07.21 347 10 10쪽
3 003 +1 19.07.20 397 8 11쪽
2 002 +1 19.07.19 443 12 9쪽
1 001 +1 19.07.18 715 1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