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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님의 서재입니다.

람의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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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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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6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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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 ep.2 - 낭만을 찾아!(6)

DUMMY

사람들의 시선이 소리가 난 골목 모퉁이 쪽으로 쏠렸다. 그곳엔 두 명의 사내가 저무는 태양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었다. 처음에는 태양빛이 눈부셔서 그들의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차차 접근해옴에 따라 그들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명은 디리터 또래로 보이는 소년이었다. 그는 암회색 포플린 셔츠와 편안한 느낌의 리넨 바지를 입고 있었다. 더부룩하게 헝클어진 곱슬머리만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는 미남이었다.

다른 한 명은 약간 빛바랜 남색 튜닉과 바지를 입고, 등에는 맨틀을 걸치고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키가 훤칠한 데다 허리춤에는 멋들어진 검을 차고 있어서, 얼핏 보기엔 여행 중인 기사처럼 보였다. 그 역시 옆의 소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미남이었으나, 눈매가 몹시 날카로워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둘은 서로를 의식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칭되게 행동하고 있었다. 곱슬머리 소년은 발을 건들거리며 휘적휘적 걸어왔고, 흑발 청년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당당하게 걸어왔다.

골목길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저것들은 또 뭐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어느새 다가온 곱슬머리 소년이 대뜸 소릴 질렀다.


“아무리 세상이 흉흉하다고 해도 말이야. 이런 어린 꼬맹이들 돈까지 뜯어먹으려고 해? 아무리 흉악한 강도라도 속옷은 안 벗겨가는 법인데 말이야. 하여간 깡패놈들은 기본적인 매너가 없어요, 매너가. 형씨, 처리해.”


“......”


옆에 서 있던 청년은 말이 없었다. 불량배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방해꾼들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특히 검을 차고 있는 청년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감히 눈을 마주치고 있기도 힘들었다. 넉살좋아 보이는 디리터와는 달리, 그는 정말로 검을 휘두를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곱슬머리 소년의 장황한 연설을 듣고 있던 디리터는, 불현듯 자신이 루도를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루도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이 몸을 꼼지락댔다.


“디리터, 이거 놔봐!”


-얌마들아! 빨리 가!


디리터는 험상궂게 눈을 흘겼다. 불량배들도 슬슬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우두머리가 거창한 동작으로 단검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이것들, 우...운 좋은 줄 알아! 다음번에 만나면 살을 발라버릴 테니까.”


녀석들은 황급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은 남았었는지, 모퉁이를 돌기 직전 침을 탁, 뱉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겨우 풀려난 루도가 화를 냈다.


“왜 말린 거야! 저런 놈들쯤은 이길 수 있다고!”


디리터는 대뜸 그의 정수리를 쥐어박았다.


“요 꼬맹이가 겁도 없이. 잘못해서 걔네들 어디 부러지기라도 하면, 나중에 뒷감당은 어떻게 할 건데?”


“으으...그래도....”


그는 루도의 목덜미를 휘감고 다짜고짜 꿀밤을 먹이기 시작했다. 키득거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마리네는, 중간에 난입한 사람들이 아직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다지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도, 자신들을 도우려고 한 성의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곱슬머리 소년이 히죽거리며 말했다.


“뭐 이런 걸 가지고. 위험에 처한 어린 양들이 있으면 도와주어야 마땅하지. 그건 그렇고, 니들 돈 좀 있냐?”


루도를 괴롭히고 있던 디리터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낯선 이들에게 관심이 없던 그마저 그랬으니, 직접 들은 마리네의 표정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곱슬머리 소년은 그제야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정정했다.


“아, 그게 아니고. 내 말은, 너희들에게 뭘 사먹을 만한 돈이 있냐는 얘기야. 그러니까, 너희를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좀 궁핍하거든. 그래서...”


가만히 듣고 있던 루도가 대뜸 말했다.


“깡패네.”


물론 면전에 대고 깡패라는 소릴 듣고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다. 루도의 직언에 곱슬머리 소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 이거! 기껏 구해줬더니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누구더러 깡패래? 난 그저...”


그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팡팡 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음에 나올 말은 ‘돈을 달라’는 얘기밖에 없었으니까. 그때 곁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흑발 청년이 입을 열었다.


“이런 어린 애들에게까지 구걸을 해서 어쩌겠다는 거냐. 그냥 지금 바로 델키아로 출발하지. 나흘 정도면 도착할 것 같은데.”


“아, 거기까지 또 걸어가자고? 난 못해! 아니, 지금은 배가 고파서 움직일 힘도 없어. 제기랄, 내가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이 먼 길을 떠나온 건지.”


“응? 델키아?”


익숙한 단어가 나오자 델키아 소년들은 모두 반색을 하며 나섰다. 특히 마리네는 눈을 반짝거리며 곱슬머리 곁으로 다가왔다. 이런 낯선 곳에서는 사소한 공통점 하나도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법이다. 마리네가 말했다.


“델키아로 가시나 봐요? 저기, 저희도 델키아에서 살고 있어요.”


“오오! 이런 곳에서 이런 우연이. 혹시 델키아로 향하는 무료 차편 같은 거 없냐? 음...돈은 없지만 경호원 같은 것은 해줄 수 있는데. 이 형씨가 솜씨가 좀 있거든.”


곱슬머리 소년은 옆에 있는 흑발 청년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턱대고 삿대질을 당했으니 불쾌할 만도 한데, 흑발 청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는 처음 보았을 때 이후로 표정 변화가 전혀 없었다.

목적지는 달랐지만, 그들은 똑같이 적당한 차편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신세였다. 겨우 디리터에게서 풀려난 루도가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델키아는 왜 가는데요? 요즘은 물건매매 때문에 전부 레인스터로 오지 않나?”


그 말을 듣자 곱슬머리 소년이 곧장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내 말이 그 말이지! 왜 하필 그런 촌구석에 처박혀 있는 거냐고! 아, 너희들 혹시 아니? 난 카토르 르휘베트라는 마법사를 찾아가는 중인데. ‘스펠 이레이저’라고...”


***


일행은 근처에 있는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골목길에서 만난 청년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갑자기 불어난 식비에 회계담당인 마리네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인을 찾아간다는 사람에게 한 끼 식사도 대접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행비가 간당간당했기 때문에 메뉴는 소박하게 선택되었다. 간단한 빵과 수프로 끼니를 때웠는데, 디리터는 그 와중에도 맥주를 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타도시의 술 맛을 맛보지 않고는 그곳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그의 다소 엉뚱한 주장에 의해 일행의 앞에는 커다란 맥주가 한 잔씩 놓여졌다. 루도와 마리네는 즉시 거부반응을 보이며 자신들의 몫을 디리터에게 양보했다. 술 맛을 이해하기엔 그들은 아직 어렸다.

곱슬머리 소년은 자신을 제리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도 시종일관 투덜거렸는데, 그 가벼운 모습이 어딘가 디리터와 닮아있었다. 그는 수프를 입에 떠 넣으며 말했다.


“본명은 더 길지만, 그냥 제리온이라고 불러. 아, 먹을 게 들어가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물론 대개 그렇듯 원래 이름이 그대로 불려지는 법은 없다. 디리터는 그의 이름을 되뇌다가 대뜸 입을 열었다.


“제리온, 젤, 젤. 젤이 좋겠네. 부르기 편하다.”


“줄여서 제리온이라고 했잖아! 왜 줄인 걸 또 줄이는데!”


“응가나 똥이나 뜻만 통하면 됐지 뭔 상관이야?”


“내 이름이 똥이냐 이 망할 자식아!”


방금 통성명을 한 사인데도 불구하고 둘은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바로 말을 놓았다. 어찌나 옥신각신 싸우는지, 웬만한 소음에는 꿈쩍도 않는 주방장이 나와 주의를 줄 정도였다.

테이블 한쪽이 무의미한 언쟁으로 시끄러운 것과 달리 한쪽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했다. 디리터와 제리온이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와중에도, 옆에 앉은 흑발 청년은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그를 의식한 마리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저는 마리네 캄블러라고 하거든요. 잘...부탁드려요. 혹시 성함이?”


그는 짧게 대답했다.


“이칼롯 제르비안.”


마리네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지만, 대화가 더 이어지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칼롯은 도무지 표정변화가 없는 사람이었다. 방금 전 짧게 대답했을 때도 말하는 입을 제외하고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로샤단의 에비앙도 과묵한 편이긴 하지만, 이처럼 목석 같은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마리네는 어떻게 즐거운 화제로 돌려볼까 궁리해보았으나, 그의 날카로운 눈매를 보고 있자니 도무지 이야깃거리가 생각나질 않았다. 그때 잠자코 빵을 씹던 루도가 입을 열었다.


“이칼롯은 말수가 엄청 없네요?”


짧은 평가였지만, 듣고 있던 마리네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루도는 의외로 말을 돌려 하는 재주가 미숙했다. 방금 그가 한 말은 듣기에 따라서는 엄청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었다. 이칼롯은 루도의 눈을 흘깃 보았으나, 별말은 하지 않았다. 셋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둘 사이에 껴서 안절부절못하던 마리네가 재빨리 중재에 나섰다.


“루...루도! 실례잖아. 오늘 처음 뵙는 분에게. 저기...기분 나쁘셨죠?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이칼롯은 살짝 손을 들었을 뿐이었다. 칭찬도, 악담도, 그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별로. 하루 이틀 듣는 얘기도 아니니까. 그런데, 루도라고 했나? 내가 말수가 적어서 거슬리나?”


“그건 아니고요. 제리온은 되게 말이 많아 보이는데, 이칼롯은 그렇지 않으니까 의아해서요. 원래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에요?”


자기 얘기가 나오자 제리온이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돌렸다. 그는 반쯤 남아있던 맥주잔을 단숨에 비워냈다. 기다란 트림 소리가 이어지더니, 이내 그는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말도 말라니까! 어찌나 말이 없는지 무슨 나무통하고 얘기하는 것 같아.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거짓말 안 하고 나 혼자 여행하는 줄 알았다. 형씨, 입은 왜 뚫어놓고 살아? 쓰지도 않는 걸. 아, 밥은 먹어야 되지.”


취기가 슬슬 오르는지, 그는 점점 발음이 꼬이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이칼롯은 그런 시비조의 말을 듣고도 전혀 화를 내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맥주를 한 모금씩 마시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예의도 없이 이칼롯을 쏘아대는 통에, 애꿎은 마리네만 그들을 말리려고 진땀을 뺐다. 그는 화제를 바꾸기 위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그런데, 카토르를 만나러 간다고 하셨죠? 실례가 아니라면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그래도 같이 사는 사람이라...”


“이유? 있지. 그 빌어먹을 자식,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나기만 해봐. 아주 면상을 한 대 갈겨버릴라니까.”


제리온은 곧장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욕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여전히 험악했으나, 어찌어찌 화제를 돌리는 데에는 성공한 모양이었다. 루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제리온에게 물었다.


“카토르가 무슨 짓 했어? 만나러 간다면서 왜 그렇게 열을 내.”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제리온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했지! 염병할. 왜 그런 촌구석에 틀어박혀가지고 찾아가는 사람을 힘들게 하냔 말이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면 좀 편해? 젠장, 내가 그 인간 만나겠다고 두 달이 넘도록 뭔 고생인지.”


“두 달이나? 대체 왜 찾는 건데.?”


“빚 받으러 간다. 얼마치인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버지가 그 인간 찾아가라고 한 걸 보면, 어마어마한 빚이 있는 것은 틀림없어.”


루도와 마리네는 동시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카토르가 그렇게 큰 빚을 질 만한 일을 했던가? 물론 그가 상상 이상의 괴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었다. 의구심을 품는 둘과는 다르게, 디리터만은 제리온의 말에 동조하고 나섰다.


“내 그럴 줄 알았지. 그 쫌팽이 양반. 허구한 날 지하실에 처박혀 있길래 뭔 짓을 하고 있나 했더니, 빚쟁이 피해서 숨어 있던 거였구만!”


“뭐야! 그랬단 말이야? 이 빌어먹을 자식이, 어딜 숨을 생각을!”


디리터와 제리온은 이미 얼큰하게 취해, 진지한 대화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리네는 의기투합하여 언성을 높이는 둘을 애써 외면했다. 그는 다시 홀로 침묵하고 있는 이칼롯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이칼롯은 무슨 용무로 카토르를 만나러 가는 거예요?”


이칼롯은 맥주를 한 모금 물더니 말했다. 꾸준히 마시고 있는 것 같은데도 그의 맥주잔은 도저히 줄지를 않았다.


“난 그다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방랑자일 뿐이야. 다만, 최근에 가진 돈이 모두 거덜나버려서 어디 짧게 일할 곳 없나 찾는 중이었어. 그러다 저 녀석을 만났지. 빚을 받으면 보수는 두둑하게 준다고 하기에 따라왔는데, 완전 엉터리더군. 리크나이츠를 한 바퀴 돌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헤에....”


마리네는 대화내용보다는 그가 의외로 말을 잘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칼롯은 말을 할 때 기계적으로 툭툭 끊고, 냉담한 말투를 사용하긴 하지만, 예상 외로 이야기를 길게 하고 있었다. 직접 표출하진 않았으나, 아마 조금 전 제리온의 빈정거림이 그의 비위를 상하게 한 모양이었다.

루도는 식사를 일찌감치 끝마친 후였다. 그는 이칼롯의 생김새를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시선을 끈 것은 이칼롯의 허리춤에 걸려 있는 검은색의 검집이었다. 비록 검집에 가려 칼자루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폼멜에 박혀있는 토파즈라던가, 힐트에 새겨진 번개문양이 얼핏 봐도 고가의 물건 같았다.


“검이 멋지게 생겼네요. 그런 건 얼마 정도 하죠?”


검 얘기가 나오자 처음으로 그의 입가에 미소 비슷한 것이 생겼다. 그는 맥주를 홀짝이며 말했다.


“파는 물건은 아니야. 돈 주고 산 것도 아니고.”


간만에 루도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그는 검술에 관련된 거라면 뭐든지 흥미를 보였다.


“저기, 이칼롯은 검술에 능숙하죠?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저도 5년 정도 검술을 배웠거든요. 그다지 강하진 않지만, 엉터리와 고수의 차이는 가려낼 수 있죠.”


“...불량배에게 돈 뜯기지 않을 정도는 되지.”


루도와 마리네는 서로를 쳐다보며 배시시 웃었다. 첫인상이 날카롭다 뿐이지 이칼롯은 그렇게 차가운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꾸준히 대화를 해보니 예상 외로 위트도 있었다.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취객보다야 그와 하는 대화가 오히려 집중이 잘 되었다.

루도가 말했다.


“카토르 만나러 간다고 했죠? 돈도 필요하댔고. 그럼 델키아에 도착하면 로샤단에 들어오지 않을래요? 요즘 인원이 부족해서 다들 애먹고 있거든요.”


“로샤단?”


“델키아 북부 순찰을 담당하는 레인저 길드에요. 혹시 갈 곳 없어지면 꼭 들어와요. 다들 좋은 사람들이니까.”


이칼롯은 피식 웃었다. 갑자기 흥이 돋았는지, 그는 맥주잔을 단숨에 비웠다.


“레인저라...그것도 나쁘지 않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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