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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왈튼 대륙 유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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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6.27 23:23
최근연재일 :
2024.01.28 10:09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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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4,136

작성
24.01.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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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13. 평범한 아침

시작합니다.




DUMMY

*


“······.”


에스나엠은 번쩍, 눈을 떴다.


“···음?”


크허.


옆에서는, 그간 피곤하기라도 했던 건지 잠꼬대를 하고 있는 바그너의 모습이 보였다. 침대와 침대 사이의 거리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다. 일행의 리더는 아주 마음을 놓고 잠에 빠져 있었다.


밤중이라면 아마 조금 눈에 힘을 주어야 했으리라.

눈에 힘을 준다고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건 분명한 헛소리기는 했지만. 기력술의 극의에 다다른 기력술사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동공이 커지면서 빛을 더 받아들이고, 또 아주 적은 빛만으로도 사물을 인식할 수 있었다. 지금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새벽이 지나 아침이 온 뒤니까.


이른 아침. 아직 잠에 빠져 있는 바그너를 본다. 이불도 적당히 꼬아서 몸의 일부만 덮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엎어져 있으나, 아마 자고 있는 본인은 가장 편한 자세이리라.


숲이나 야지에서 야영을 할 때는 저렇게 잘 수 없었다. 몸을 뒤척이고 싶어도, 뒤척일만한 공간이 나와야지 않겠는가.

텐트를 분해해서 싣고 다니는 것도 꽤 쓸만한 방법이기는 하다. 그걸 치고 걷는 과정이 귀찮아서, 적당히 바그너가 스킬로 잘만한 환경을 구축한 뒤에 자는 게 일반적이었다.


마법에 대해서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주변의 공간도 신경 쓰지 않고 몸을 이리저리 굴릴 수 있는 건 도시 내에 들어와 제대로 된 숙소에서 잠을 취할 때 뿐이다.


끄응.


에스나엠은 몸을 일으켰다. 자신 역시 반듯이 누워 자고 있었는데 어느새 뒤집힌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다.


지푸라기와 뭔지 모를 천이나 가죽, 푹신해보일만한 것은 아무거나 다 채워넣은 바닥을 꾹 누르며 일어선다.


천천히 걸어 창문을 활짝 열었다. 이미 틈새로 새어나오고 있던 햇살이 더욱 눈부시다.


에스나엠은 마침 남향이라 바로 쬐이는 햇살에 눈을 슬쩍 가린다.


3월 27일. 아침이다.


아직 1년이 지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서력으로 치면 2011년이고, 왈튼 대륙 기준으로 치면 1511년이다. 동대륙은 대륙력을 따르기에 일반적으로 같다.


가야할 길이 멀었다.


걸어 가야 하는 물리적인 거리의 땅도 그렇고. 에스나엠이 다다라야 하는 높은 경지도 그렇고. 검은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그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새로운 대지를 말이다. 정복해야 하는.

언제나 빨리 달려가서, 더 이상 새로운 곳이 없다며 시무룩하기 일쑤였던 그에게 아주 좋은 놀이터였다. 기력술과, 검술이라는 건.

그 자신만이 천재였는 줄 알고 살았는데, 자신보다 더한 인간들을 둘이나 만나기도 했고. 세상은 넓고 아직 갈 곳도 많다. 에스나엠은 늘 그렇듯, 오늘 아침 또한 축복이라고 여기며 받아들였다.


상쾌한 날이고, 기쁜 순간이지 않은가. 사지는 멀쩡하고. 달려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았고. 햇살과 대지는 여전히 그들을 받치며 안아준다.


“으으으음···.”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뒤척이고 있는 일행의 리더를 향해서, 에스나엠이 군소리를 냈다.


“어이, 형씨. 일어나쇼. 양반아.”


바그너는 알게 모르게 피곤에 쩔어 있었는지, 조금도 그 말을 들을 기색이 없어 보였다.


*


“크흠.”


“······.”


사람들은 별 말이 없이, 1층 식당에 모여 있었다. 퀘런즈 백의 로비, 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냥 식당의 홀일 뿐이었지만 아무튼.


퀘런즈 백에서는 갖가지 요리들을 팔았다. 심지어, 식자재들을 가져다 주고 여행용 식량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해주기도 한다. 요리 솜씨가 좋은 이들은 다섯 명 중에 몇 없다. 어느정도 할 줄들은 알았지만, 또 전문가의 솜씨와는 천지차이인 법이기도 했고.


여관 주인, 마들렌은 흔쾌하게 그들의 요청을 받았다.


북적거리는 소리가 주방 쪽에서 난다. 그들은 짐을 다 챙겼고, 수백을 벗어날 셈이었다.


수도, 타린츠로 향한다.


퀘런은 납작한 접시처럼 생긴 모양의 나라였다. 남부 지방, 수드 부족의 영토인 수백에서 수도 타린츠까지 한 번에 목표하고 걸어갈만한 거리이기는 했다. 애초에 사히디 국을 하루 이틀만에 지나쳐버린 그들의 전력이 있었으니. 거리가 얼마가 되었든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긴 하지만.


초인이라고 해도 피로함은 있다. 어지간히 바쁜 상황이 아니라면, 일정을 잘 짜서 마을과 도시에서 쉬며 걸어가는 게 좋다.

아마 주욱 걷다가, 마을에서 쉬는 게 좋다고 여겨지면 도시 하나를 더 들를 수도 있었다. 수드 부족토土의 끄트머리에 있는 ‘실갈겐’이라는 도시였다. 수도에 가까운 땅이었고, 부족장이 다스리고 있는 영지이기도 했다.

부족장은 십만부장,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퀘런을 다스리고 있는 입장인 연합장, 대부족장은 백만부장이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했고.


만부장은 만 ‘여’ 명을 다스린다는 의미였고, 만부터 시작해서 그 단위의 사람들을 통치한다는 뜻이었다. 수백 여 만 명에 다다르는 퀘런인들을 통치하는 ‘왕’에게 어울리는 단위와 직책명이었다.


실갈겐의 도시 규모가 수백에 비해서 아득하게 크다거나, 그러진 않을 테다. 수드 부족장이 ‘십만부장’이라는 의미는 수드 계열 토지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통털어 세고, 그들을 다스린다는 뜻이었다.

실갈겐에 수십 여 만 명이 있다는 뜻이 아니었고.


이전 시대에는 유목민들이 살아가던 초원의 땅이었다. 그러던 이들이 전쟁을 멈추고, 하나의 이름 안에 모였다. 유목민들은 정착민이 되었고, 본격적인 농경을 시작했다.

퀘런인들의 기마술이나 궁술, 마상전술과 기상氣像은 그럼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유명하다.


데이버드 평야의 마적떼들이 강인한 이유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이 도시군을 자극하지 않으려 소극적으로 구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전쟁을 피하지 않으며, 동시에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기동력을 가진 군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근처, 내륙 지방에 당장은 뱃길이 없었으므로. 평야를 질주하며 지배하는 자가 가장 강인한 족속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막강한 성이 있는 한 무조건적으로 승리를 할 수는 없겠으나. 야지에서 벌어지는 회전이라면 퀘런의 군대는 언제나 강하다.


퀘런인들의 핏줄에 ‘드레이크 족’의 혼혈이 많이 섞여 있는 탓도 있으리라. 그들은 체격이 건장하고 물리적인 전투에 능한 이들이 많았다. ‘근질이 좋게’ 태어난다, 라고 이해하는 편이 쉬우리라.


“···음.”


바그너는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 말을 꺼내기 전, 어려운 느낌이 들 때 나오는 버릇일지도 모른다.

출발을 앞두고 있는 일행들은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퀘런즈 백에서의 인사가 끝나면, 수백 시에서 더 이상 처리해야 할 일은 없다.

충분히 많은 시간을 기다렸지만 별다른 일이 없었던 것이다.


‘벵거 형제단’이나 정보 길드나. 수백 시에 존재하는 여러 조직이나 알력 관계 속에서, 미행을 당한다거나 했는데. 결국 실제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없었다.


바그너는 마적단의 두목이라는 놈이, 적어도 암살 길드의 암살자 정도는 고용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마지막 날 밤을 조금 주시했었는데.


아무런 일도 없다니.


사실 그가 미리 설치해 둔 ‘레이너의 덫’ 때문에 두 명이 죽기는 했지만. 그건 인지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고, 정확히 말하면 짐말을 노린 짓이었지 그들을 향한 직접적인 위해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더 조심스럽고, 심계가 깊은 인간이라고 그는 고쳐 생각했다. ‘체베시’라는 인물 말이다. 얼굴 한 번 본 적은 없었지만.

고작 평야에서 마적단을 이끌면서 이토록이나 신중하다니. 바그너 일행이 마적단 일당을 죽인 사건에서, 그들의 실력을 미리 엿보았던 것일까. 그렇다면 더욱 놀랍다. 폭급한 성정, 잔학성에 물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마적단이면서 그만한 이성과 상황 파악이 된다는 게.


강자를 알아보고 약자를 알아보는 힘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 아주 큰 힘이 되는 종류다. 지금은 평범한 마적단을 이끌고 있지만, 더 시간이 지나면 무국적지대 따위에서 군벌로 행세를 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마적단을 데리고 그대로 용병단 짓거리를 하면서, 전쟁 지대에서 공을 세워 작위를 얻는다던가.

무리를 이끌면서 계속해서 살아남는 놈은, 결국 그 위를 바라보게 되어 있었다.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계. 세상이란 그런 면이 있으니까. 지독한 경쟁 속에 발을 담근 그 놈은 그렇게 되리라.


지금은 얼굴을 보지 못하고, 죽이지도 못했지만 나중에 만날 지도 모른다.


바그너는 약간 아쉽기도 하고, 예상 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전에 할 말이 있기는 하다.


“크흠.”


그 말 때문에 잠깐 목을 가다듬는 것이기도 했다. 의심스러운 작자이기는 했다만,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어버리다니.


에스나엠은 그래도 일행 중에서 가장 많이 말을 하고, 친근감을 표현했던 사이였다.

바그너는 ‘그’가 확실히 이상한 작자라고 생각했고, 혹은 벵거 형제단의 일당이 아닐까도 생각을 했지만. 아마 다른 쪽으로 원한을 사고 도망치던 신분의 인간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류의 사람이라면 모두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쓸데없이 부자연스러운 행동거지를 보였던 것도. 어색스럽게 굴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기척에 과민 반응을 하던 것들도 말이다.

누군가의 추적을 받는 입장의 도망자라면 그럴 법하다.


‘그’가 착하고 좋은 인간이라는 증거는 딱히 없었지만. 아마, 바그너 일행과 엮여 있는 일련의 사건 흐름과는 관계가 없던 인간인 모양이다.


바그너가 입을 연다.


“‘그’가 죽었습니다.”


나지막하게 말한다. 아침의 햇살이 한 두 개 정도 열려 있는 창문을 넘어, 식당 내부를 비쳤다. 천장이 그리 높지 않은 곳이었다. 장정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점프를 하면, 곧 머리를 박을 수 있었다.


“참 내···.”


바그너의 말에 에스나엠이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를 낸다. 그의 말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을 뜻한다.


“뭐··· 우리의 곧바로 옆 방이었으니까. 알아챘을 수도 있을텐데···. 아마 상당히 솜씨가 좋은 암살자였던 모양이야.”

“그러니까 말이지.”


에스나엠도 고갤 끄덕거렸다.


“일단 차음막 스킬이나 알람, 보호막 따위의 스킬들은 우리 일행들이 머무르고 있는 방들에만 사용되어 있었어. 그 바깥의 일들에 대해서 신경쓸 여력은 없었고···. 바로 옆 방에 있는 사람이 암살자에게 노려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엘리나, 두실도 맞장구를 친다.


“그러게요.”

“루소 씨, 얘기하는 거지?”

“응. 어제 새벽녘에 습격을 당한 모양이야. 아침 시간이 되어도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아서, 식사를 가져다주는 종업원이 들렀다가 발견한 듯하고.”

“아, 그··· 갈색 머리 아가씨.”

“그렇지.”


아가씨, 를 기억한 건 에스나엠이었다. 유서도 나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 약간 허망한 감상을 갖는 건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끔 인사나 하던 사이였는데, 안타깝구먼. 무슨 짓을 저지른 건 지는 몰라도···. 평안하게 잠도 잘 수 없는 신세라니.”

“모두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가요. 쫓기듯 살아가는 삶입니다, 사실.”


바그너는 약간 자조적으로, 허탈한 말을 내뱉었다. 조금이나마 관계를 가졌던 이가 죽었다는 건 그런 감상을 가져다 주게 마련이었다.


두실이나 엘리는 별로 큰 연이 없었다. 남성들이 지내는 방의 바로 옆이기도 했고. 또 낯선 사내의 인사에 주억거리면서 반응을 해주기 편한 건 또 같은 사내들이던 탓이다.


어딘지 어정쩡하고, 의심스러워 보이는 인간이기는 했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그리 어려운 구석은 없었다. 나름대로 친절하고, 대화도 잘 통했고.

그네들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면, 꼭 구석에 앉아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홀로 밥을 먹던 양반이었는데.


아무튼, 씁쓸한 건 씁쓸한 거였고.

가야 할 길은 여전하다.


바그너는 털어내듯 마무리한다.


“대륙을 유랑하다보면 이런, 저런 일들이 있게 마련이지. 지나간 건 지나간 일이고. 또 걷자고. 아마 바로 수도 타린츠로 가던가, 아니면 실갈겐에 들러 잠깐 쉬었다 갈 수도 있어.

수드 부족의 지역 수도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

“실갈겐. 돼지고기가 유명한 지역이지.”

“아, 그렇습니까?”

“그렇지. 대대적으로 목축업을 한다고 들었네. 도시 인근에 거대한 목축지에서 다양한 가축들을 키운다고. 수드 부족의 기마대들이 직접 가축지기가 되어서 돌보며 키운다지.”

“호오···.”

“생고기도 그렇고, 햄도 맛있다네. 훈제 햄은 벨그라임에까지 자주 교역이 되어서, 곧잘 먹어봤었거든.”

“그러고 보면···.”


유서가 실갈겐, 이라고 하니 생각이 났다는 듯 말을 얹었다. 바그너도 그의 말에 기억 속을 뒤져보았다.


벨그라임에서 머물 때 햄 요리를 먹었던 것 같기도 했다. 어쩐지 맛있다는 인상이 남아 있던 요리 중 하나였다. 벨그라임이나 사히디의 특산물이 아니라 이쪽 물건이었나···. 바그너나 에스나엠, 다른 이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엘리는 아직까지 대수림, 엘프 왕국에서 먹던 특유의 맛들이 더욱 기억에 남았지만 말이다.


“뭐, 타린츠에 가도 맛 볼 수는 있을 거네. 어차피 타린츠와 실갈겐이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까.”


유서도 퀘런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지는 않았다. 수도 지방이나, 실갈겐 근처에 대해서는 지도를 보아 알고 있을 뿐이다.


바그너가 고갤 끄덕거렸다.


“그렇겠네요. 아무튼···.”


“손님, 음식들 다 나왔습니다.”


주방쪽 통로로 향하는 스윙 도어가 벌컥, 열리면서 종업원이 나왔다. 아침 나절에 끔찍한 것을 보았던 갈색 머리, 밝은 인상의 아가씨 점원이었다. 그런 일을 겪은 것 치고는 그리 어두운 안색은 아니었다.

담력이 강한 건지, 혹은 별 생각이 없는 건지. 어쩌면 여관에서 일을 하면서 생각보다 더 다양한 광경을 겪었는 지도 모른다.


점원의 밝은 목소리에 바그너가 고갤 돌렸다.


1층 식당의 카운터 즈음에 포장된 음식들을 나르고 있는 그녀였다. 뒤이어 청년,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 점원도 음식을 나른다.


가죽이나 천, 혹은 나무 상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제법 짐이 꽤 된다. 아마 각자의 짐에 조금씩 분배해서 가지고 다니고. 가장 큰 종류는 끈으로 엮어 짐말, 레이너의 등에 실어야 할 듯했다.


물이나 건량, 그리고 볶은 쌀처럼 코팅이 된 음식들이었다. 솜씨가 좋게 큰 나뭇잎을 이용해서 엮는다던가, 여러 방식으로 포장을 해주었다.


드륵,


하고 나무가 밀리며 바그너가 일어섰다. 여러 보따리를 받으러 가기 위해서였다. 대금은 미리 치렀다. 상당한 값이었는데, 그새 정이라도 들었는지 할인도 조금 받았다. 직접 완제된 음식을 하나하나 살 때보다 훨씬 싼 가격이었다. 주재료를 시장에서 사다가 맡기고, 조리 비용만 받은 셈이었다.


그들이 미리 싸두었던 각자의 짐에, 하나씩 매달거나 걸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바그너와 같이 엘리, 두실, 에스나엠, 유서 등도 움직였다. 가장 큰 나무 상자에 다양한 건량, 보존식들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가죽 수통에 가득 넣은 물과 음료.

가장 큰 것들은 레이너가 담당할 몫이다.


일행들더러 세세한 짐정리의 마무리를 맡기고, 바그너가 큰 짐들을 마굿간으로 옮겼다.


미리 시장에서 구매한 길고 가느다란 끈만 있으면 대개는 해결이 된다.


잠깐 분주하거나 소란스럽게 움직이면서 준비를 끝마쳤다.


일행은 정말로 갈 준비가 되었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수백을 들르게 되면, 찾아주게-.”

“몸 조심들 하고.”


점원이나, 혹은 가게 주인장 내외의 인사를 받으면서 바그너 일행은 숙박소를 나섰다.


퀘런즈 백.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던 여관이었다.


“다음에 뵐게요.”


에스나엠은 기약 없는 인사를, 웃으면서 건넸다.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은 일일런지 모른다.


*

ashleigh-joy-photography-nfBhX-G90g0-unsplash.jpg




시~~~~~~~~~~~~~~~~~~작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보던 때가 생각나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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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7. 전말 24.01.27 11 0 21쪽
117 116. 발길을 돌리고 24.01.27 10 0 12쪽
116 115. 선회 24.01.27 11 0 18쪽
115 114. 평범하지 않은 날 24.01.27 8 0 12쪽
» 113. 평범한 아침 24.01.27 7 0 16쪽
113 112. 불청객의 고민 24.01.27 8 0 21쪽
112 111. 출항을 하듯 24.01.26 12 0 14쪽
111 110. 엿듣는 사람들 24.01.26 8 0 11쪽
110 109. 케일리 24.01.26 11 0 17쪽
109 108. 루소라는 사내 24.01.26 9 0 12쪽
108 107. 뒷사정 24.01.26 8 0 13쪽
107 106. 체베시, 소 24.01.26 8 0 19쪽
106 105. 미행 24.01.26 8 0 13쪽
105 104. 눈치 24.01.26 7 0 14쪽
104 103. 블루지, 영감, 데이라 24.01.26 7 0 15쪽
103 102. 연원 24.01.25 9 0 15쪽
102 101. 떼, 사냥 24.01.25 9 0 15쪽
101 100. 단검들 24.01.25 9 0 14쪽
100 099. 감정적 트랩 24.01.25 9 0 17쪽
99 098. 두 명째 24.01.25 7 0 12쪽
98 097. 거리에서 24.01.24 10 0 15쪽
97 096. 형제단 24.01.24 9 0 12쪽
96 095. 입성 24.01.23 12 0 16쪽
95 094. 대강의 마무리 24.01.23 14 0 16쪽
94 093. 마빈 24.01.23 11 0 15쪽
93 092. 첫 타격 24.01.23 9 0 14쪽
92 091. 강도단 24.01.23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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