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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왈튼 대륙 유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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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6.27 23:23
최근연재일 :
2024.01.28 10:09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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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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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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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94. 대강의 마무리

시작합니다.




DUMMY

“으아아아아!”


몇 놈이 비명을 지른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서, 그런 걸 지도 몰랐다. 확실히 상식에서는 많이 동떨어진 상황이었다. 두실은 복잡하게 움직이면서도 놓지 않고 있던 백색 검의 그립을 다시 바로 쥐었다. 움직임이 불편해서 엄지로만 걸듯이 잡아두고 있던 양검이다.


화륵, 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기세로 단검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그리 긴 불꽃도 아니었고, 실제로는 화염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붉은 색의 검력이 나타났다. 두실은 빠르게 이들을 처리하고 싶었다. 그리 길게 끌 일도 아니었다. 말 하나의 위, 마빈이 타고 있던 말의 등에서 그 옆에 있는 이를 처다보다가, 두실이 휙 뛰어 넘어갔다.


마빈의 기준에서 오른쪽 뒤편, 대각선을 달리던 놈이었다. 뛰어 가기 쉬운 방향이기도 했다. 앞으로 달리고 있었으니 뒤쪽으로 뛰어 자리를 옮기는 것이 보다 부담이 덜하다.


휘, 하고 몸을 띄운 두실은 순식간에 정확한 거리만큼 이동했고, 갑자기 나타난 두실에게 비명을 지르려던 사내는, 그의 가슴팍을 차날리는 아가씨 덕에 그대로 밀려나 뒤로 날아갔다.


강하게 찬 것이었고, 그대로 멀고 또 높이 날아가서 아까처럼 여러 마리의 말과 도적을 없애지는 못했다. 말에서 타고 있던 높이보다도 조금 더 높게 날았기에, 뒤에 달리던 이의 몸통에 걸려 한 명과만 같이 떨어졌다.


지독한 상황 속에서 마적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었고, 이번의 발차기로는 도적 단 두 명만이 날아가 목숨을 잃었다.

이름모를 도적의 말 위에 다시 아까처럼 탄 두실은, 이번에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뛰었다. 그 뒤를 바로 달려오던 작자들이 눈에 띄었다.


믿기지 않는 무언가를 보듯한 표정으로 두실을 바라본다.

그녀는 앞으로 몸을 훅 숙이면서, 공격적으로 뛰었다.


말과 말 사이. 양 옆으로 뛰고 있는 마적떼를 두고서 허공을 날았다. 지독히 빠른 움직임이었고, 멈춰 있는 발판을 밟고 뛰듯이 여기저기로 날았다. 기력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고, 익히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경지가 필요했다. 두실은 묘기를 부리면서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처럼 움직였고, 그게 그녀의 무서운 점이었다.


백검 두 자루에 붉은 불길이 타올랐고, 말과 말 사이를 뛰어 넘으면서 단검을 휘둘렀다. 그 때마다 추수 때 벼가 쓸려나가듯, 달리고 있던 마적떼의 도적들이 목이 베여 스러졌다.


*


“잘하고 있는데.”


바그너는 마적떼를 유린하고 있는 두실과 에스나엠을 지켜본다. 블루 아이를 통해서였다. 이미 수십 마리 도적떼의 사이에 두 사람이 들어가서 난리를 피우고 있었으므로, 거한 마법 스킬로 도와주기는 힘들었다.

괜히 동료를 노리는 공격이 될세라.


대신 바그너는 주변을 둘러본다. 유서 또한 나름대로 긴장감을 갖고 칼집 근처로 손을 옮긴다. 엘리는, 그의 위에 목마를 타고 있다가 자세를 바꾸었다. 거기서 내려와, 뒤에 있던 짐말의 안장 위에 올라섰다.

두실이 하는 양과 비슷한 자세이지만, 훨씬 느린 속도로 저벅이는 말이라는 점에서 난이도는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균형감각인 것은 사실이다. 엘리도 여기저기, 초원의 광경을 지켜본다. 도적떼가 한 무리 나왔다면 두, 세 무리가 나온대도 이상할 건 없었다. 무언가가 있는가, 제대로 살펴보기도 어려운 넓은 경치였지만 도적들은 멀리를 꿰뚫어보는 눈이라도 가진듯 그들을 노리고 잘만 달려왔다.


경계심 어린 눈으로 엘리와 바그너는 주위를 살핀다.


바그너의 경우에는 조금 더 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했다. 블루 아이를 띄워놓았지만, 다른 스킬도 동시에 쓴다. 블랙 아이. ‘투시’가 목적인 스킬이었다. 한 번에 거대한 범위를 캐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정 범위를 의심한다면 아주 쓸모있다.


은엄폐를 하고 있는 적을 탐지하기에 좋았다. 상대의 수준이 하이 레벨 몬스터라거나, 그에 준한다거나 하는 능력자라면 써먹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투시, 를 한다는 건 결국 어떤 물체의 내부 깊이 마력을 투입한다는 뜻이었다.

마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상대라면 분명하게 불쾌함과 적의를 드러낼 것이다. 그래서 상대를 자극하면, 괜한 경계심을 산 뒤에 전투를 시작할 우려가 있었다. 블랙 오거를 잡으러 갔을 때 그래서 사용하지 못했다.


지금 그들이 잡으려는 건 평범한 마적떼였으므로 상관이 없다. 상대가 경계를 하던 말던, 쉽사리 잡아 죽일 수 있는 상대들이다.


바그너가 두르그스를 쥐고, 반대편 손을 휘휘 젓는다. 곧 그의 손아귀에서 검은 공이 나타났다. 빛무리를 온 방향으로 뿌리고 있는 작은 공이었다. 멀리서 언뜻보면 삐죽이는 가시가 튀어나오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검은 빛’이라는 게 상당히 아이러니하기는 했지만. 검은색 빛깔의 작은 공이었다. 바그너는 그걸 허공으로 휙, 던졌다.


언더 핸드로 던졌고, 그건 그대로 관성을 잃지 않고 허공까지 높이 오른다. 그러다 방향을 꺾어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바그너가 궁금한 곳들 위주로 탐색을 하려는 것이다.


평야, 초원 지역에 몸을 숨길만한 데가 달리 없었다. 풀들이 아주 길게 자랐다면 혹시 모르겠으나. 몸을 숙이고 걷는다고 하더라도 눈에 띌만한, 발치의 잡초들 뿐인 지역이다. 보호색이라도 입고 업드려 있거나 무언가에 기대고 있거나 하면 괜찮기야 하겠다만.

일단 그들이 오면서 이상한 건 발견하지 못했다. 가장 의심이 가는 건 몇 그루 멀뚱히 서 있는 나무들의 속이었다.


블랙 아이가 화살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짧게 만들어 석궁으로 쏘아내는, 초고속의 특제 살보다도 말이다. 원거리를 탐색하기 위해서 결국 중요한 건 투사체의 속도였다. 마법사란 거대한 거리와 범위를 지배하는 자여야만 했으니.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능력치는 언제나 주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빠르게 검은 색의 눈이 허공을 누비어, 나무 하나에 닿았다. 그들이 멀리 지나쳐 온 거대한 나무였다. 움직일 때 보기야 했겠다만 특별히 눈에 넣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근처에 닿은 블랙 아이가 마력을 발사했고, 달늑대의 언덕 위에서 그랬듯 바그너의 마력이 근처를 감싸고 지나갔다.


그물망을 던지듯 마력이 날아가 내부를 살핀다. 바스락거리는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도 블랙 아이의 일반적 시야를 통해 느껴진다.


숨 몇 번 쉴 시간만에 드러난 내부였다. 잎사귀 사이에 교묘하게 몸을 가리고 있는 인간 몇이 있었다. 하나도 아니었다.

나무 위에서 대체 얼마동안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궁금해질 지경의 집요함이다. 도적떼와 한 패거리일 확률이 아주 높았다.

저러고 있다가 무슨 아티팩트를 구비해서 사용을 하던, 혹은 눈에 띄지 않는 종류의 새를 날리던. 방법을 취해 연락을 했으리라.


도적들은 능력과는 무관한 종류의 일반적 인간들인지, 마력이 그네들의 몸을 더듬고 지나갔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였다. 멍청한 표정으로 바깥 상황을 살필 뿐이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건 망원경이었다. 제법 값이 나가는 도구였는데, 도적떼라고 한다면 분명 어디선가 훔쳤으리라.


‘아이즈’ 스킬은 시력의 공유와 마력의 투사 이외에도 효과가 있었다. 그리 많은 마력을 소모하지 않는 스킬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거대한 범위에 미치는 큰 소리가 아니라, 아이즈가 있는 근처에 울리는 정도의 소리라면 ‘말’을 전달하는 것도 가능했다.


바그너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블랙 아이가 보여주는 시야를 보면서 입을 움직였다.


[“도적떼의 한 패거리냐?”]


갑작스럽게 들려온 말에, 나무 속에 숨어있던 작자들은 크게 동요했다. 나뭇가지가 출렁거리며 몇 놈이 떨어질 뻔했다. 바그너가 다시 물었다. 블루 아이로 보고 있는 화면, 블랙 아이의 화면. 육안으로 바라보는 초원의 경치. 세 화면을 동시에 보고 있는 바그너였다. 물론 그의 정신이 하나였기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건 한 번에 하나다.

다른 두 화면은 곁눈으로 이상한 일이 없는지만 이따금 살피는 정도이다.


[“빨리 대답해. 번거롭게 만들지 말고. 도적이냐?”]


네, 저희는 도적입니다, 라고 말을 해도 좋았다. 아니면 무언가 변명을 늘어놓아도 좋았다. 어차피 변명이 어색하면 티가 날 테였고. 어지간히 아귀가 맞는 얘기가 아니라면 바그너는 살려줄 생각이 적었다. 정황상 이치가 들어맞는 자리에 있어 그들을 감시하던 놈들이다.

현장에서 칼을 겨누고 싸우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대단한 논리가 아니라면 바그너의 굳은 마음을 움직이긴 어려울 것이다.


“어, 으, 어어······.”


놈들은 안타깝게도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마법을 처음 경험하는 이에게는, 그것이 기적처럼 보이니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마스터 마기아 이상의 수준이라고 한다면. 정말로 상식 바깥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바그너는 채근한다. 상식 밖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닦달을 하면 반사적으로 대답이야 하겠지.

생각이 부족하고 단순 무식한 놈들일수록 간단한 외부 자극에 반응할 것이다.


[“마적떼 놈들의 감시병들이냐? 이곳 퀘런 근처의 평야에서 여행자들이나 상인들을 털어먹는?”]


블랙 아이로부터 마력이 뻗어나가 소리를 전달했다. 나무 속에 숨어 있는 놈들에게는 아주 가까이서 누군가가 말하는 말로 들리리라.

놈들 중 한 놈이 툭, 하고 망원경을 떨어뜨렸다. 저런, 제법 값이 나갈텐데. 도적놈들의 규율이 어떨 지는 몰라도 목이 날아갈 지 모르는 실수였다. 물론 처벌을 할만한 두목이나 부두목은 이미 없고. 그 외의 인원들도 모조리 베여 죽을 테였지만.

결과론적으로 마적단에 속한 인물들이라면 딱히 운명이 비켜가지는 않으리라. 바그너는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해 줄 의사가 차고 넘쳤다.


엘리나 유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근처에 있는 바그너가 갑자기 이야기를 걸며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위화감이 드는 장면이었으나 ‘대화를 하고 있나보군’이라며 그냥 넘어간다.

마법사의 행태를 일반적 상식으로 이해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다루는 창작자들이었으니까. 마법학도 분명 명료한 법칙과 구조가 짜여져 있기는 하지만. 유서는 대강 짐작할 뿐이다. 엘리 역시 하위의 실력자로서 그러하고.


바그너가 이야기를 한다.


“망원경으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지. 빨리 소속을 밝혀. 셋 정도 세고, 결정을 내리마.”


엘리나 유서의 귀에는 평범한 말소리였다.


다만 저 멀리, 평야의 어느 거목에 숨어 있던 세 청년에게는 같은 말이 자신들의 귓전에 웅웅대는 신비한 목소리로 들린다. 그들 근처에는 아무도 없는데도 말이다.


쾅!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나뭇가지에 올라타서, 눈을 뜬 채 벌벌 떨고 있는 세 청년의 근처에서 말이다. 에스나엠과 두실이 마적떼를 죽여대고 있는 장소와는 아주 거리가 먼 곳이었지만.

바그너가 보낸 블랙 아이의 잔여 마력으로 벌인 일이었다. 아무런 능력도, 방어력도 없는 일반적인 인간의 숨통을 끊기에는 그리 어렵잖다. 블랙 아이를 운용하는 시간이 조금 짧아지기는 하겠다만.


굵은 나뭇가지, 나무의 중턱 즈음에 청년들이 있었다. 제각기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앉아 있었는데, 거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느낌이다.

블랙 아이로부터 뻗어나간 미상의 에너지선이 그대로 나무의 몸통을 때렸고, 폭연과 함께 소리가 난 참이다.

청년들은 더욱 입을 벌리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바그너가 센다.


[“셋, 둘, 하나···.”]


그리 오래 기다려주지도 않았다. 쉽게 센 숫자였다. 자신의 목숨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없었으니까. 이들에게 불필요하게 오랜 여지를 주어봐야 고민만 더하고, 쓸데없는 꿍꿍이만 더 보게 되리라.

가차없이 구는 편이 차라리 솔직한 대답을 듣기에 좋은 방식이다.


“아, 아···.”

“우, 우리는 이 근방에서···.”


쾅.


별로 들을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는 말을 지껄였고, 변명이라고 하기에도 달갑지 않았다. 바그너는 한 번 더 블랙 아이로부터 투사체를 발사했다.

콰직, 하고 한 청년이 쪼그려 앉아 있던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사람의 무게를 견딜만치 단단한 것이었으나 소형의 폭탄이 터지듯한 위력이 일자 어쩔 수 없었다. 그대로 뚝, 부러져서 사내는 목각 인형처럼 나부끼며 떨어졌다.


그 아래에 복잡하게 뻗어 있는 가지들에 여기저기를 처박으면서 말이다. 한 번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살 확률이 높으리라. 나무는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종류였고, 거목이라고 할만했다. 높이 올라서 주변을 살피려면 그 정도의 나무는 되어야 할 것이었다.


쿵, 하고 사람이 흙바닥에 처박히는 소리를 이들은 들었다. 꿈틀거리지 않는 것을 보면 그게 마지막이었을 수도 있다. 남은 두 청년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나름대로 얼굴은 깔끔하지만, 거친 인상의 사내들이었다.

남은 건 20대 정도 되어보이는 나이의 두 백인 청년. 머리칼은 각기 오렌지 빛이나, 갈색 빛 정도다. 대충 잘라서 정리한 듯한 헤어 스타일. 여기저기서 얻어온 듯, 기운 듯도 보이는 엉성한 옷차림과 방어구. 허리춤에 차고 있는 낡고 이빠진 칼들.


전체적으로 마적단의 행색과 일치했다. 바그너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리라고 여겼고, 다른 마법을 발휘했다.


빙글, 바그너가 초원에서 몸을 돌렸다. 원래 육체적 시야로는 두실과 에스나엠이 싸우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저 뒤편 대각선 방향의 거목을 주시하는 것이다. 육안으로는 그냥 ‘나무가 있다’ 정도로만 인식되는 거리였으나. 그는 워메이지이다. 더군다나 위계가 높은 마법들을 사용하는, 그랜드 마스터에 가까운 워메이지.


눈에 보인다는 건 그의 공격 범위 안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었다. 부우우우, 하고 그의 손 근처에서 작은 떨림과 소리가 났다. 붉은 기운이 백사구가 만들어질 때처럼 뽑혀나와서 공이 생성된다. 백사구에 비하자면 훨씬 낮은 위계이다. 그러나 속도가 빠르고 금방 만들어 던지기 좋다.

거창하게 말하지만 단순한 파이어 볼이다. 위력을 약간 높이고, 속력은 많이 높인 종류의. 기세를 타고 먼 거리를 날아가 요격을 하기에 좋다. 화살보다는 훨씬 더 파괴력이 있는 놈이었고, 어지간한 방어구로는 막아내지 못하리라.


얼치기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말단 마적떼 무리라면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


청년들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지, 제대로 변명을 토해내지 못했다. 무언가 확실한 신원이 있었다면 말했으리라. 바그너는 전장에서 만난 자에게 많은 여유를 베푸는 작자는 아니었다. 방심이 곧 다음 순간 자신의 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걸 살면서 많이 경험한 탓이다.


그의 왼 손에 잡힐듯 만들어진 파이어 볼. 하나를 날려 보냈고, 곧이어 다시 하나를 생성해 던졌다. 언더 쓰로의 자세로 툭, 던지듯 손을 뻗었으나 파이어 볼은 물리적 법칙을 무시하고 아주 먼 거리를 날아갔다. 또 빠르게 말이다.


초원의 허공 위를 두 개의 불꽃이 지났다.


사람의 머리통 반 개만한 지름의 화염구들이, 곧 나무에 도착했고, 대답하지 못하던 청년들의 가슴팍을 때렸다. 그대로 폭발이 일어나면서, 청년들이 입고 있던 갑옷이 산산조각났다. 어설픈 갑옷이었으나 나름대로 방어력은 있던 것들이다. 그 내부에 있던 사람의 육신보다는, 훨씬 튼튼했을 소재였다.


청년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화염은 정확히 타격의 순간에 열에너지를 전달했고, 나머지는 폭발력으로 바뀌어 터졌다. 거목에 불길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충격으로 두꺼운 가지 몇 개가 같이 부서져 떨어졌다.


두 청년의 몸뚱이 역시, 처음의 사내처럼 떨어져 흙바닥에 나란히 눕게 되었다.


바그너는 다른 나무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거대한 초원을 범위에 넣고 약탈을 하는 마적떼들일 테였다. 우연히 저 한 그루로 인해서 그들이 잡혔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아마 여러 군데에 있을 것이다.


바그너의 생각이 들어맞았고, 두실과 에스나엠이 넉넉하게 수십의 마적을 처리하는 동안 바그너는 세 군데의 장소에서 정찰병들을 찾아 없앨 수 있었다.


*




시~~~~~~~~~~~~~~~~~~작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보던 때가 생각나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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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 출항을 하듯 24.01.26 12 0 14쪽
111 110. 엿듣는 사람들 24.01.26 8 0 11쪽
110 109. 케일리 24.01.26 11 0 17쪽
109 108. 루소라는 사내 24.01.26 9 0 12쪽
108 107. 뒷사정 24.01.26 8 0 13쪽
107 106. 체베시, 소 24.01.26 8 0 19쪽
106 105. 미행 24.01.26 8 0 13쪽
105 104. 눈치 24.01.26 7 0 14쪽
104 103. 블루지, 영감, 데이라 24.01.26 7 0 15쪽
103 102. 연원 24.01.25 9 0 15쪽
102 101. 떼, 사냥 24.01.25 9 0 15쪽
101 100. 단검들 24.01.25 9 0 14쪽
100 099. 감정적 트랩 24.01.25 9 0 17쪽
99 098. 두 명째 24.01.25 7 0 12쪽
98 097. 거리에서 24.01.24 10 0 15쪽
97 096. 형제단 24.01.24 8 0 12쪽
96 095. 입성 24.01.23 12 0 16쪽
» 094. 대강의 마무리 24.01.23 14 0 16쪽
94 093. 마빈 24.01.23 11 0 15쪽
93 092. 첫 타격 24.01.23 9 0 14쪽
92 091. 강도단 24.01.23 11 0 11쪽
91 090. Dream Or/And Revelation 24.01.23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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