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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왈튼 대륙 유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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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6.27 23:23
최근연재일 :
2024.01.28 10:09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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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2
추천수 :
53
글자수 :
814,136

작성
24.01.2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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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09. 케일리

시작합니다.




DUMMY

*


“얼라.”

“왜.”


에스나엠과 바그너가 같이 걷고 있던 때였다. 바그너가 마법구를 만들만한 재료를 모으고, 또 지난 여행에서 모아뒀던 보물들을 환전하고 하는 볼 일을 같이 따라다니며 보던 중이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일을 마치고 퀘런즈 백으로 돌아올 때 즈음.


에스나엠이 거리에서 문득 소리를 낸다. 바그너가 물었고.


“아니···. 익숙한 얼굴이 보여서.”

“익숙한 얼굴? 수백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어?”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바그너가 묻는다. 아는 사람이 있을 턱이 있나. 애초에 카르아 대륙 자체가 처음이었는데. 타대륙에서 만났던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져서, 우연히 만났다거나 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그게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고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바그너는 에스나엠이 설명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두둑이 가죽 자루에 다양한 물건들을 넣어서 들고 있는 와중이었다. 에스나엠도 역시 한가득 짐 따위를 든 채로 말한다.


“어···. 너 자고 있을 때.”

“엉. 자고 있을 때? 그게 언젠데. 며칠 전.”

“글쎄··· 꽤 됐는데···. 두 번째 사건이 났을 때니까.”

“사건? 아.”


앞 단어를 빼놓고 말하는 그것은 살인 사건이었다. 퀘런즈 백 앞에서 사내가 죽어 있던 일. 얼마 간격을 두지 않고 여관 앞에서 연달아 일어났던 터라 기억에 남는다.

결국 바그너 일행의 짐말을 건드리려고 했던, 어느 복수자의 최후라고 결론이 났었다. 확실치는 않으나 그 복수자는 ‘벵거 형제단’의 일원일 확률이 높았고 말이다.


“응. 그 때 내가 먼저 일어나서 봤었는데. 넌 두 날 모두 처자고 있었고.”

“말이 거친데.”


바그너는 휙, 하고 발을 던졌다. 그의 오른켠에 걷던 바그너의 종아리를 퍽, 하고 찼다. 과연 돌처럼 단단했다. 바그너 역시 나름 최소한의 단련은 하고 있었으므로, 제 다리를 붙잡고 아프다거나 하는 소릴 하진 않았다. ‘억’ 하며 에스나엠이 충실하게 반응을 해주었다. 그 정도의 발차기라면 아마 아무런 느낌도 안 날 테지만 말이다 원래는.


“그··· 삼 층 우리 방 창문으로 보고 있었지. 도시의 수비대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조사를 했었고···.”

“응, 그런데.”

“그러다가 잠깐 얼굴을 봤어. 특이하게, 여성이더라고. 직접 시체를 살피고 다른 이들을 이끄는 것 같았는데. 여성 지휘관이 어디 흔한가?”

“흔하지는 않지. 고위 능력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평범한 사람으로는 더 힘들 거고.”

“그치? 음···. 뭐 깔끔하고 예쁜 미인상이었어. 아무튼. 그 사람이 저기 있네.”


에스나엠은 턱짓으로 여관 근처를 가리켰다. 담소를 나누며 걷던 와중이다. 어느새 목적지에 거진 도착해 있었다.

퀘런즈 백의 근처 거리에, 에스나엠이 그 때 봤던 병사가 있었다. 지금은 평상복에 가까운 복장이었다. 그래서 순간은 못 알아 봤었으나, 잠시 시간이 지나 떠올랐다.


레더 아머에 칙칙한 색깔의 천옷을 아래 위로 입고 있었다. 일반적인 셔츠에 바지 차림이다. 가죽 장화를 신고 있었고.

제법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면서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린다. 저 쪽은 에스나엠을 못 본 모양이었다. 애초에 기억할 이유가 없는 짧은 마주침이었으니 에스나엠만 반응하는 것도 당연했다.


바그너는 에스나엠의 가리킴에 곧바로 그녀를 찾았고, 보았다. 밝은 톤의 금발을 짧게 기른 여성이었다. 용병이나 모험가들이 그러하듯 가벼운 가죽 갑옷 류를 입었고. 허리에는 짧은 검 한 자루를 찬 채다.

영락없는 신출내기 모험가처럼 보인다. 장구류들이 지나치게 깔끔한 탓이다.


활기찬 표정으로, 퀘런즈 백 근처를 두리번 거린다. 그러다가, 여관으로 들어간다. 바그너는 옆의 에스나엠을 슬쩍 보았다.


“···들어가는데?”

“응 그러게. ···뭐 또 사건에 대해서 추리할 게 있는 걸까.”

“모르지.”

“흠···.”


에스나엠은 생각해보았으나, 어차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접었다. 눈에 띄었던 병사였으나 어차피 타인의 일이니, 그리 오래 고민할 것도 아니었다.

제 삶의 문제를 고민하기에도 벅차다, 인생은. 에스나엠은 그리 생각한다. 자신의 문제라고 해서 꼭 오래 고민하지도 않았지만.


두 사내는 천연덕스럽게 걸어, 숙소로 돌아온다.


*


“체베시 소, 라는 이름의 투숙객은 없다고요.”“네. 애초에 당장 묵고 있으신 손님들이 많이 없어서···. 이름은 다 외우고 있는 걸요. 그런 분은 안 계세요.”

“그러면··· 가장 최근에 들어오신 분은 혹시 어떤 분일지···.”

“그··· 말씀 드릴 수는 있는데 혹시 어쩐 일로 그러시는지···.”

“아, 별 건 아니에요.”


밝은 금발을 깔끔하게 쳐내어 치렁하지 않게끔 가꾼 여성. 케일리는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갈색의 가죽 벨트가 그녀의 손바닥에 닿아 내려가지 않게 버텨준다.


“다른 분들한테는 말씀하지 마시고. 수백 시 수비군 소속 하등사관 케일리 예너입니다.”


그녀는 주섬주섬, 허리춤의 벨트에 걸려 있던 것을 고리에서 빼내 보여주었다. 얇은 목판이 코팅된 물건이었다. 직공인의 손길이 보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기름인지 무언지, 특수한 물질을 발라 굳혔으며 내부의 정보가 보일만치 투명하다.

거기에는 수백 시의 통치자이자 사령관인 빌라크 맥스의 직인이 새겨져 있었다. 갈색 머리의 인상이 밝은 아가씨, 퀘런즈 백의 점원은 신분패를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러고 곧 수습하고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수완 좋은 아가씨처럼 보였다. 케일리는 그녀의 태도에 만족했다.


“업무 상 협조 부탁드립니다. 가장 최근에 이 여관을 찾은 투숙객이 혹시 어떤 사람인가요?”

“아··· 지금 묵고 계신 분이라면 필라드 씨와 루소 씨가 계시는데···. 근 며칠 동안 새롭게 오신 분은 그 두 분 뿐이세요.”

“그렇습니까. ······. 저도 잠깐 묵기로 하죠.”

“네?”

“1박에 얼마입니까? 그리고 점심을 좀 먹고 싶군요. 적당한 메뉴가 있을까요.”

“아··· 오늘 점심으로는 돼지고기 찜과 사과 스튜를 추천드려요.”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케일리는 품에서 주섬거리며, 오백 도넬 되는 은화 하나를 꺼내들었다.


“네, 네···.”


퀘런즈 백의 여종업원은, 요새 특이한 손님들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두드러지는 점은 없는 이들이었는데, 어쩐지 지나고 보면 그런 느낌이었다. 괜한 생각일 지도 몰랐다, 사실.


점원은 그리 생각하며, 은화를 받고는 거스름돈을 위해 직원실로 잠시 들어갔다.


*


저녁.


퀘런즈 백의 저녁에는 웬일로 손님들이 많았다.


식사 시간대에는 그래도 가게를 찾는 단골들이 조금 있기는 했는데. 그들 외에도 투숙객들이 모두 내려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게의 종업원, 청년 사내 하나와 묘령의 아가씨는 여기저기 테이블마다 서빙을 하느라 바빴다.


바그너 일행도 물론 저녁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그와 다소 멀찌감치 떨어져서, 루소라는 이름의 사내가 홀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다시 루소와 조금 떨어진 자리에, ‘케일리’라고 하던 금발의 여성이 자리를 차지했고.


그 외 투숙객들과 저녁에만 찾은 주민들로 제법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났다.


루소는 홀로 독주를 시켜 홀짝거리고 있었고, 바그너 일행은 그저 음식 종류만을 여럿 시켜 배를 채우는 중이다.


“흠.”


바그너가 군소리를 냈다. 두실이나 유서가 그를 봤다. 말은 하지 않아도 ‘왜 그래?’ 라는 의미다.


바그너는 통닭 구이를 어떻게 찢어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다리 하나를 들고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러며 말한다.


“음···. 별다른 낌새는 없죠?”


딱,


하고 그가 그리 말하며 다른 손가락을 튕겼다. 닭다리를 쥔 반대 손이었다. 잠깐의 지연이 있고서, ‘차음音막’ 스킬이 펼쳐졌다. 아주 지엽적인 전개였다. 그들이 앉은 테이블만을 외부 세계와 차단했다. 누군가 걸어 들어온다면 아무런 무리 없이 다가올 수 있었다. 차단된 건 단순히 소리 뿐이다.


주변에 사람이 한 둘만 있고, 바그너 일행의 소음이 굉장히 눈에 띄는 상황이라면 어색한 마법의 사용이겠지만. 퀘런즈 백의 1층 식당 내에는 다른 손님들이 꽤 있었다. 불콰하게 술을 자시고 떠드는 거친 사내들도 있었고. 그 외 가족 단위로 외식을 위해 찾은 이들도 있다.


제법 소란스러운 점 내의 분위기라 바그너 일행이 갑자기 소릴 내지 않는다고 해도 쉽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멀리 앉은 채,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루소’의 경우에는 달랐지만 말이다.


‘루소’라는 이름으로 여관에 머무르고 있는 사내. ‘체베시 소’는 독주에 심취한 척 바그너 일행의 이야기를 들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조금 당황을 했다.

어떠한 전조 현상도 없이 벌어진 일이기에 말이다. 말이 되나? 잠깐 생각했지만. 고등 마법사나, 고급의 아티팩트가 쓰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세상에는 그가 아직 보지 못한 현상, 알지 못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게 마련이었다.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자가 주변에 있을 수도 있었고.


그 ‘실력자’가 목표가 된다면 행동을 수정할 근거가 되기에 더욱 예의주시해야 하기는 하겠다.


“크으으···.”


체베시는 쓴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면서 소리를 냈다. 연기에는 어느 정도 진짜가 필요하다. ‘그’는 예술적인 연기를 하는 인간은 아니엇으니까 말이다. 현실에서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연기를 하는 이였지.

도수가 낮은 술이나 물을 가져다두고 연기를 하긴 어렵다. 그는 실제로 타는 듯한 느낌의 술을 마셨다.


지독한 술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술에는 자신이 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취한 양 굴면서 몰래 귀를 기울이면 되는 일이었는데.


“······.”


루소는 자신의 시야에서 정면 오른쪽, 가게 반대편 구석에 있는 이들을 슬쩍 보았다.


그리고,


그러다가 맞은편 자리에 앉은 청년과 눈이 조금 마주쳤다. 아주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가는 눈빛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에스나엠 리브’라고 밝힌 젊은이였다. 루소는 이미 다섯 명이 누구인 지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벵거 형제단의 오분지 일 정도를 도륙하고, 두목과 부두목까지 한 번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린 인간들 말이다.


대상은 알았으되 그들의 실력이 문제였다. 어떤 인간들인지, 정보가 조금 더 필요했다. 그들 중 약점은 없는지. 강한 자가 누구고 약한 자가 누구인지. 저들의 목표는 무엇이고, 어디로 향하는 여행객들인지.


어느 정도 줄 수 있는 피해가 있다면 얼마든지 줄 셈이었다. 조금도 틈이 나지 않고, 쓸데없이 원수만 더 만들어내게 된다면 깔끔하게 물러날 생각이었고.

‘죽어간 형제들을 위해서’라는 말은 마적단의 무리들을 다독일 때 대충 주워 내뱉는 말이었다. 체베시는 벵거 형제단에게 어떤 형제애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멍청한 살육자 집단을 이끌고 있는, 대장 머저리가 자신일 뿐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움직이는 게 그였고, 자신의 행동이 그 원칙에 위배된다면 깔끔하게 포기할 줄 알았다.

그러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다. 일단 무리를 이끄는 입장이니까. 저들이 도저히 손도 못 댈 괴물들이라는 명확한 정보의 근거. 체베시의 마음 같아서는 불편한 일, 위험 요소가 있는 일은 조금도 하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의 뒤에 일단은 머저리같은 형제단 놈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 정보는 케내어 가는 게 맞다. 지난 일주일 가까이를 마을에 머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성 내 도시에서 이토록 오래 지낸 적은 처음이었다.

원래는 금세 끝내고 돌아갈 셈이었는데. 생각보다 가드가 단단했다. 평범한 말소리도 제대로 엿듣지 못했으니. 지금처럼 대놓고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할 때 차음막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다.


분명 보고 있었고, 체베시 자신의 예민한 귀를 기울이고 있으나 조금의 소음이 없다. 말소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분명 식기를 움직이면서 그릇과 스푼 따위가 닿고 있었는데.


“크으으···.”


체베시는 타는 속을 술로 달래면서, 조금 더 시간을 끌어보기로 했다. 밤은 길었다. 저녁 만찬의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았고. 흐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얼굴에 열기가 오른다. 독주의 화끈함은 실제였으니까.


평범한 마을 주민들. 여러 테이블이 채워져 있었고, 왁자지껄 떠드는 놈들도 있다. 개들 중에서 아마 블루지 길드의 말단들이 몇 있으리라. 자신이 직접 의뢰를 넣었으니까. 블루지의 영감, 보스, 데이라는 노회한 인물이지만 일단 대놓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리라. 그렇게 굴었을 때 체베시가 난폭하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인간이니.


체베시는 범접할 수 없는 강자의 앞에서는 깔끔하게 복수를 포기하지만, 자신이 물고 늘어질 여지가 있다면 상대를 얼마든지 귀찮게 해줄 수 있는 인간이었다. 약한 인간이 그런 독기라도 없었다면 마적단을 여기까지 이끌고 오지도 못했으리라.


쓴 소리를 입으로 내뱉으며, 독주의 향을 나름대로 즐기면서. 체베시는 여관의 식당 내를 조심스레 둘러보고, 자신의 귀와 눈의 감각에 집중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정보가 되지 않겠는가.


그간 본 바로, ‘에스나엠 리브’라는 청년이 있는 일행은 저들 다섯이 전부였다. 당연히 퀘렌 태생도 아니었고. 오히려 카르아 인도 아닌 듯했다. 애초에 이 서남부 대륙이 목적지도 아닌 것 같았고, 멀리 떠나려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야기를 듣거나 대화를 할 때 얻은 정보로는.


한 명 건장한 사내, 노련한 용병처럼 보이는 작자가 있었다. 그에게 등을 보인 채로 테이블에 앉은 검은 머리칼의 사내였다. 단순한 시선으로는 저 인간이 가장 강하고, 또 위험해보이는 인상이기는 했다.

‘기력술’이나 ‘마법’이라는 것도 다른 기예나 기술과 마찬가지로, 수련의 시간이 곧 강함의 근거가 되기에 자연스러운 추측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행들이 구는 꼴을 보면, 마찬가지로 그 늙은 사내 옆에 앉은 청년이 눈에 띄었다. 더벅머리에, 회색 머리칼을 한, 로브를 입고 다니는 힘빠지는 표정의.

에스나엠과 비교해서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닐 듯한,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특수한 능력자라고 한다면 아마 기력술사보단 마법사로 보이는 인상이었다. 실제로 로브 자락 사이로 칼을 들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없었고.


그의 이야기에 일행들이 집중하거나, 혹은 그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장면들을 많이 엿보았다. 같은 숙소에 머물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본 덕에 아는 부분들이다.

일단 대놓고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은 셋이다. 갈색 머리칼, 장발의 사내. 에스나엠. 그 옆의 붉은 머리칼의 아가씨. 두실. 그리고 자신에게 등을 돌려 보인, 이름을 아직 듣지 못한 늙은 사내.


체베시에게 옆 얼굴을 보여주는 각도로 앉은 작은 체구의 아가씨 또한 있었다. 엘프족인 모양이었고, 나이도 어린 편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기엔 별다른 무장이 없었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가장 약한 편이었다.


만일 할 수 있다면, 어떤 흔적이나 증거도 남기지 않고서 일을 벌인다면. 저 엘프 아가씨를 잡아다 해치고, 마을을 뜨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처럼 여겨졌다.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전력을 가진 괴물들이라고 할 지라도. 그들이 어떤 정보나 근거를 찾지 못하게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방법은 다양했다. 몇 사람 정도가 희생하는 방법도 있었고. 아니면 전문적인 암살자를 고용해도 좋다.


수백 시는 그리 깨끗한 면만 있는 곳이 아니었다. 정보 길드를 오래도록 이용한 사람들은 ‘암살 길드’와 접촉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한다. 그들을 이용해도 좋고, 암살 길드를 이용하며 얻은 대략적인 노하우로 마적단의 형제에게 실행을 시켜도 좋았다.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만은 사양이다. 마적단 무리를 토벌했다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깔끔한 얼굴의 인간들이 아닌가. 상처 하나 없이 도적단을 궤멸시키는 괴물들과 칼부림을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시키신 생선 요리 나왔습니다-.”


여점원, 갈색 머리의 아가씨가 요리가 담긴 접시를 그의 테이블에 툭, 올려놓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바쁘게 눈을 돌리다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술에 취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루소’는 대충 고개를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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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보던 때가 생각나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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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113. 평범한 아침 24.01.27 7 0 16쪽
113 112. 불청객의 고민 24.01.27 9 0 21쪽
112 111. 출항을 하듯 24.01.26 13 0 14쪽
111 110. 엿듣는 사람들 24.01.26 8 0 11쪽
» 109. 케일리 24.01.26 12 0 17쪽
109 108. 루소라는 사내 24.01.26 9 0 12쪽
108 107. 뒷사정 24.01.26 8 0 13쪽
107 106. 체베시, 소 24.01.26 8 0 19쪽
106 105. 미행 24.01.26 8 0 13쪽
105 104. 눈치 24.01.26 7 0 14쪽
104 103. 블루지, 영감, 데이라 24.01.26 7 0 15쪽
103 102. 연원 24.01.25 9 0 15쪽
102 101. 떼, 사냥 24.01.25 10 0 15쪽
101 100. 단검들 24.01.25 9 0 14쪽
100 099. 감정적 트랩 24.01.25 9 0 17쪽
99 098. 두 명째 24.01.25 7 0 12쪽
98 097. 거리에서 24.01.24 10 0 15쪽
97 096. 형제단 24.01.24 9 0 12쪽
96 095. 입성 24.01.23 12 0 16쪽
95 094. 대강의 마무리 24.01.23 14 0 16쪽
94 093. 마빈 24.01.23 11 0 15쪽
93 092. 첫 타격 24.01.23 9 0 14쪽
92 091. 강도단 24.01.23 11 0 11쪽
91 090. Dream Or/And Revelation 24.01.23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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