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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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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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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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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5,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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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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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146. 프린스 오브(10)

DUMMY

*


점차 커져오는 화살.


고블린은 공포와 분노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미세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나뭇가지의 MP 잔량을 체크하면서 전투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 깨나 남아 있었다.

본격적으로 위력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전에 제냐에게 허가 찔려 가슴팍에 단검을 여러 방 맞은 이유였다.


크르르르.


고블린은 지독한 분노를 다스렸다.


무작정 발출을 한다면 상대가 죽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왼손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팩,


하고 고블린은 날아드는 미사일을 잡아버렸다.


극한의 동체시력이다.


미사일, 같은 화살에 불과하지만 실려 있는 에너지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는데.


그 뒤를 이어서 두 세 발이 더 날아들었고, 고블린은 고민의 끈이 끊어졌다.


공포와 분노 사이에서, 분노가 본능적으로 더 고블린을 이끌기 시작했다.


덜그럭 거리면서 가슴팍 안에 든 비검들이 흔들거렸다.


지독하게 분비된 아드레날린은 고통마저 잊게 했다. 원래 고통에 강한 편이기도 하다. 악마종들은.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그렇기는 할 테지만.

어디 사지 하나가 떨어져 나간다고 하더라도 전투를 능숙하게 진행할 수 있는 놈들이었다.


고블린이 다시 상체를 푹 숙이며 달렸다.


근처에 제냐가 있었다.


저 놈 하나를 잡기 위해서 그토록 애를 썼는데 실패를 했다.


고블린은 몬스터로서 본능적으로 하고 있던 어떤 체력의 안배나 계산을 잊었다.


그냥 들고있는 검은 꼬챙이를 제냐에게 다가가며 휘둘렀고, 이번에는 만나기도 전에 땅을 향해 내던지듯 움직였다.


퍽,


하고 땅이 패였고,


검붉은 기운이 그 주변으로 용솟음치며 대폭발이 일어났다.


콰-앙!


제냐는 이전까지와 범위가 다른 폭발에 팔로 급소를 보호했다. 비스트 슬레이어를 앞세웠고, 검력과 함께 기력을 돋운다.


MP포션이 서서히 약효를 발휘하고는 있었지만 초기에는 그 증가 추세가 가파르지 않다. 약간의 지연 시간이 모두 있었다. 이 게임 내에서는, 어떤 것을 쓰든 말이다.

그래서 지연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는 부류의 아이템이나 스킬이 특별 취급을 받는다. 쓸 데 없는 부분에서까지 모두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참 유저 평이 좋은 게임이었다. 반어법적인 의미로.


고블린이 암석 나뭇가지의 끝을 찔러넣은 부분으로부터, 지면이 뒤집혔다.


숲의 바닥에 들어 있던 것들이 제 속살을 내보이며 주변에 재해로서 나타났다.


나무가 뒤집힌다. 거목이 흔들거리면서 그 뿌리가 사라진다.


반경 수십 미터.


제냐가 서 있는 그 자리까지 폭발의 범위였다. 제냐는 다가오는 압력과 바람, 그 모든 것들에 극한의 짜증과 함께 불안한 감을 느꼈다.

게임 오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다가오는 레이드였다. 고수가 된 김에 한 번 잡으러 와 본 것인데, 프린스 고블린은 아주 까다로운 놈이었다.

마지막까지 이런 난리라니.


지면은 아주 수줍은 내면을 드러냈고, 나무의 뿌리와 깊은 흙, 돌, 바위라고 불러야 할 것까지 위로 튀어 올라와 허공을 수놓았다.


제냐는, 앞에서 다가오는 압력과 토사물 따위에도 신경을 써야했지만 금방 자신이 딛고 선 바닥이 뒤집히며 날아 오름을 깨달았다.


”으아.“


짧은 단말마와 함께 다시금 솟구친다.


제 몸을 몸답게 가누질 못하고 있었다. 고블린은 몸뚱아리는 작지만 흑사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다. 이 세계는 MP를 잘 다루는 놈이 결국 가장 무서운 놈인 법이었다. 막대한 MP를 바탕으로 초현상들을 일으키는 프린스 고블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체급이 가장 큰 놈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제냐는 고블린과 싸우면서 자신의 의사와 반하는 허공의 구경을 다시금 해야만 했다. 몸뚱이가 아무 의지가 없는 쓰레기, 낙엽 뭐 그런 것처럼 나부낀다. 토사물들 사이에서 제냐는 아까 마셨던 HP포션이 기능함을 느꼈다.


투두두둑, 하고 뭔가에 휩쓸려서 부딪히는 동안 계속 상처가 난다. MP역시 닳고 있었다. 몸을 보호하는 역장을 최대한 만들어내려고 하지만 그것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고 하면서 소모되는 셈이다.


멀리서 최태현은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다 했다. 화살이 날아든다. 토사물들에 몇 발은 막혔고, 몇 발은 용케도 한계 이상의 위력을 보이며 뚫었다.


고블린은 자신이 폭사시킨 MP의 위력 때문에 기감조차도 쓸모가 없게 되었다. 황망한 눈. 짐승의 눈동자는 그러했다.


이미 죽음을 어느 정도 직감했다.


이 프린스 오브 고블린은, 자신이 생명력이나 재생력이 그리 뛰어난 개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뭇가지에 들어 있던 MP를 모조리 여기에 쏟아버릴 생각으로 굴고 있었다.

공격을 하고 있으나 헛되다, 의미가 없다.


짐승은 마지막 발악을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데서 오는 공허함이 있었다. 짐승도 본능적으로 죽음 앞에서 그 기색이 쪼그라들고 짓눌리게 마련이었다.


고블린의 멍청한 표정 앞으로, 최태현의 화살들이 날아들어 그 몸을 때렸다. 한 발, 두 발. 퉁, 퉁 거리면서 쏘여진 것들이 고블린의 상체를 두들기고 뒤흔든다.

그 내부에 든 단검이 다시 내장기들을 들쑤시고 파괴시켰다.


이미 통각은 맛이 갔다. 그런 부분에서 죽음을 느끼는 것이다.


고블린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여긴다.


한 발이 용케도 피부를 뚫고 가슴팍에 꽂혔다.


엉망이었다.


프린스 오브 고블린은 괴성을 질렀다. 문득.


”크어어어어어어아아아아!“


길게 내지른 괴성이 폭사한 지면의 굉음에 묻혀 멀리 퍼지지 않았다. 최태현은 어쩐지 고블린의 울음이 귀에도 들린 것 같았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화살을 쏜다. 갈긴다. 죽음을 주는 것만이 그가 고블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언가였다.

퉁,


트릭 샷. 유도 사격이 가만히 있는 고블린을 노리고 날아든다.


최태현이 피하는 것은 폭사한 숲으로 인해서 허공에 흩날리는 온갖 토사물들, 잔해들이었다. 그것들 중 화살이 뚫고 가기 어려운 것들은 피해 가는 것이 옳다. 기감이 극한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3차원적 데이터를 받아서 컴퓨터가 처리한 뒤 술사에게 전달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결국 그 정보를 처리하는 건 캐릭터였다.


플레이어의 집중도가 필연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다. 잘 가다듬고, 궤적을 설정해서 쏴 갈긴다. 완벽하게 시스템이 모든 해답을 알려줄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궁술 관련한 패시브 스킬이 12단계 이상은 찍어야 할 것이다.


스킬 레벨에 따라 시스템이 제공하는 스킬 보정 AI가 성능이 달랐다. 레벨 7의 검술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정도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답안들을 줄 뿐이었다.


초보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더 나은 답도 늘 수준이 올라가면 보일 수 있는 법이었다.


최태현은 화살을 갈기고,


제냐는 어딘가에 구겨져서 쓰레기처럼 처박혀 있었다.


여태껏 어둠숲에서 당했던 꼴 중에서 최악이라고 스스로는 여겼다.


고블린은 내부 장기가 점점 괴사하고 있음을 느끼고 안다.


분노조차 생명이 꺼져가면 다 불태우지 못한다.


어둠숲의 대지.


거목들이 이리저리 볼썽 사납게 넘어져 있었다. 한 번 폭사한 대지는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삽시간에 거대한 포크레인이 와서 지면을 파내고 주변에 흩뿌려 놓은 것 같은 꼴이었다.


여기저기 흙과 바위, 그런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어 지형이 울퉁불퉁해졌다.


그 무더기 사이 어딘가에 제냐가 있었다. 고블린은 어른거리는 눈을 애써 사납게 떴다.


자신의 근처에서 계속 귀찮게 하던 놈은 죽었는가?


알 수 없다.


아마 죽었으리라.


그러고도 살아남았을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고블린은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쥐고 있었던 저주의 나뭇가지를 그러쥐었다.


저 멀리, 다시금 고블린의 뿔이 진동하면서 기력감지술이 펼쳐져 원거리를 처다본다.


아까 있었던 방향과 거리감이었다.


다행히도, 여전히 있었다.


계속해서 자신에게 화살을 쏴날리고 있는 빌어먹을 사냥감 말이다.


고블린은 마지막 복수를 원했다.


움켜쥔 암석질의 꼬챙이가 부르르 떨린다.


”크흐으.“


연기같은 것이 고블린의 입가에서 새어나왔다.


상반신은 이미 흰 빛의 입자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MP가 고블린의 죽음을 막기 어려워하는 듯하다.

일시적인 회복 조치에 들어가는 것조차 다 빼내어 공격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차피 목숨을 연장해봤자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 정도로 맞이 얻어맞았다.


재생력이라는 것도 본체가 존재할 때의 일이었지, 이미 중요 장기들이 전부 파괴되었다면 살아남을 바라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트롤 정도의 재생력, 개중에서도 뛰어난 개체이거나 트롤 류의 네임드 몹이라면 모르겠다. 종적 한계를 많이 뛰어넘은 고블린 프린스였지만 그 한계라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목을 잡았다.

한계 위를 마음껏 솟구쳐 날아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건 고블린 프린스가 곧 신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었고, 자유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귀신의 종에게 그건 허락되지 않는다.


고블린 프린스가 막대한 경험치를 얻고 종적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은 상태에서 다시 진화와 같은 레벨업을 반복한다면 이 세계의 조물주 쪽이 아닌 귀신의 형상을 닮게 되어있다.


악마종이 거대한 변화를 이룩한다면 아마 ‘마왕’, ‘마신’, 뭐 그런 쪽으로 변화되리라.

그 모습은 분명 완벽한 자유도, 신의 형상도 아니었다.


애초에 불완전한 피조물이 악마종들의 창조자를 자칭하면서 그들을 만들어냈으니, 다른 종들보다 한계가 명백하다.

그럼에도 몹들이 강력한 점은, 자유를 향한 최대의 가능성을 버린 대신에 난폭함과 일시적인 강함, 성장세 따위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게임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을 해주자면, 성장 한계가 낮은 대신에 초기, 중반에 빠른 성장세로 다른 이들을 찍어 누를 수 있는 뭐 그런 캐릭터일 테다.

애초에 이 게임에서 그 ‘성장 한계’에 다다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NPC건 플레이어들이건.


어쨌건 고블린의 생애는 아마 이 부근이 그 종착지다.


프린스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최태현의 위치를 다시 확실히 확인했다.


거리, 방향.


완벽한 데이터를 얻은 다음에, 쥐고 있던 나뭇가지를 움켜 쥐면서 자세를 바꾸었다.


그의 몸에 꽂혀 있는 화살과 단검의 흔적이 덜그럭거리면서 움직였다.


이미 고통을 잊은 몸이다.


프린스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처럼 어깨를 쭉 뒤로 뺐다.


앞발을 한 쪽 두고 무게 중심을 뒤로 가져간다.


상반신 전체가 기우뚱 뒤로 기운다. 손아귀에 역수로 쥔 꼬챙이를 날리기 쉬운 자세를 다잡는다.


고블린의 머릿속에 마지막으로 최태현이 있는 장소가 그려졌고,


그 지접을 향해서 검이라도 투척하듯 저주의 나뭇가지를 냅다 집어 던져버렸다.


푸확,


하는 소리가 파공성으로 일었다.


저주의 나뭇가지는 아직도 상당량의 MP가 들어 있었다.


프린스는 그것의 제어를 풀어버렸고,


내부에 들어차 있던 것들이 마구잡이로 풀려 나오면서 공기를 찢어 발겼고, 그야말로 미사일과 같은 꼴로 최태현에게 날아간다.


나무 위에 서 있던 최태현은 날아오는 나뭇가지를 확인했다.


어둠숲의 거목들을 뚫고, 무른 솜이라도 찢듯 갈라내며 일직선으로 날아온다. 고블린이 계속 들고 있던 주무기다. 대강 어떤 아이템인가는 알고 있었지만 어떤 방식의 공격인 지는 모른다.

직관적으로는, 일직선상에 있으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다가와서 대폭발을 일으키며 일정 반경 이내를 초토화시켜 버릴 수도 있었다.


많은 생각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오갔고, 일단 최태현은 백룡각궁을 움켜쥔 채 나무 아래로 툭 떨어졌다.


고민을 더 해봐야, 저것을 맞아주기만 할 뿐이었다.


최태현은 냅다 도망치기로 한다.


불행히도,


날아드는 저주의 나뭇가지는 그 궤적이 훅 꺾이더니 아래로 떨어지는 최태현을 노리며 다가왔다. 나뭇가지에 자체적으로 걸려 있는 스킬인지, 뭔지는 알 수 없다. 검붉은 연기가 나뭇가지 전체에서 뿜어져 나왔다.

고블린의 집요한 악의는 유도 사격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지도 모른다.


”욱.“


최태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거······ 게임 오버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재미있게 즐기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데···.


이만한 취미 생활은 달리 없었다. 시간과 돈이 별로 없을 때도 충분히 경치를 구경할 수 있고, 몸을 움직이는 듯한 만족감을 주는 취미이다.

거기다 누워서 한다고는 하지만 일정 수준 근육 자극을 일으켜서 아주 미약한 운동 효과도 있었고 말이다. 오래 플레이를 한다고 좀이 쑤시거나 하는 일은 잘 없었다.


게임 내에서도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누워있는 플레이만 하는 사람이라면 또 모르지만 말이다.


선명하게 보이는 비련의 시나리오 속의 풍경이 최태현의 눈 앞에 가득 들어온다.


떨어지면서 그는 다시금 여러 생각을 했다.


저 멀리서 날아오는 나뭇가지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져 오는 게 그의 눈에도 어렴풋이 보였다. 기감으로는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고 말이다.


고블린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부터 무언가 날아옴을 알았고 투사체에 집중했다.


어디로 가야 살 수 있을까. 최태현은 심각하게 고민을 하면서 나무의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툭.


발이 땅에 닿았다.


나뭇가지는 더럽게 빨라서, 그 순간에 최태현의 근처로까지 다가왔다.


”에이, 썅.“


최태현은 자신의 견갑 안쪽에 넣어 두었던 스크롤을 집었다. 손을 품에 넣어 그 틈새에 있는 스킬 페이퍼를 잡았고, 그대로 기력술을 돌리고 힘을 주어 찢어버렸다.


스킬 페이지, 페이퍼, 뭐 그런 이름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아이템은 인챈터와 초상술사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고급 아이템으로, 스킬이 없는 사람도 초상술을 쓸 수 있게끔 해주는 물건이었다.

들어 있는 것은 보호막 발동 스킬이었고, 스킬 페이지의 MP만으로 만들어지는 보호막은 아니었다.

최태현이 틈틈이 모아뒀던 아티팩트들과 새롭게 장비를 꾸리면서 추가했던 악세서리 류의 배터리 아티팩트들을 모조리 희생시켜서, 일순간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아도 살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었다.


목숨이냐 아니냐, 를 따지자면 무조건 써야 하는 건 맞지만.


구비를 해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쓰고 싶지는 않았었다.


일회용 스킬로 무수한 장비들이 전부 날아가니까.


애초에 게임 오버를 당하고 나면 장비들은 아무 소용이 없기는 하다.

쓰려고 둔 아이템을 쓰지 않고 죽는 것도 우스운 일이니까 그게 맞다. 괜스레 손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바닥에 선 최태현의 몸 주위로 초록빛의 보호막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스킬 페이지에서 빛과 소리가 터져나왔고, 그가 여기저기 갑옷 안쪽으로 차고 있던 악세사리 류의 아티팩트들이 모조리 깨지며 소멸되기 시작했다.

그 소재까지도 온전히 MP화 되어서 사라진다.

이건 애초에 그런 스킬이었고, 이 스킬에 연동되서 쓰이도록 장비한 여러 아이템들을 걸어둔 상태였었다.


일렁거리며 나타난 보호막이 곧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고, 그 위로 저주의 나뭇가지가 내려 꽂힌다.


검붉은 기운은 그대로 화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일대에 대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앙-!


”······.”


흙더미 속에 파묻힌 채 있던 제냐는, 멀리서 폭발음임 들림과 지면의 떨림을 느끼면서 감은 눈을 슬그머니 떴다.


“······.”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을 좀 해봐야 하겠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프린스가 과연 죽을까?


그럴 것 같기는 한데···.


잘 돌지 않는 기력을 움직여 감지술을 써본다.


바깥 상황을 정찰한다.


멀리 가기도 힘들다. 시야를 움직이는 것 역시 MP를 소량 소모한다.


지금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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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47. 내가 만나 본 고블린 중에 최고였죠 23.11.07 27 3 12쪽
» 146. 프린스 오브(10) 23.11.06 23 3 16쪽
146 145. 프린스 오브(9) 23.11.06 21 3 12쪽
145 144. "아, 그 놈 잘 있으려나?" 23.11.06 20 3 16쪽
144 143. 고블린 페이즈Phase 2(2) 23.11.06 18 3 17쪽
143 142. 고블린 페이즈Phase 2 23.11.06 22 3 14쪽
142 141. 프린스 오브(8) 23.11.05 22 3 12쪽
141 140. 프린스 오브(7) 23.11.05 22 3 13쪽
140 139. 프린스 오브(6) 23.11.04 21 3 14쪽
139 138. 프린스 오브(5) 23.11.04 18 3 13쪽
138 137. 프린스 오브(4) 23.11.04 18 3 13쪽
137 136. 프린스 오브(3) 23.11.03 20 3 18쪽
136 135. 프린스 오브(2) 23.11.03 18 3 12쪽
135 134. 프린스 오브Prince of 23.11.03 19 3 17쪽
134 133. 유니콘 23.11.02 21 3 14쪽
133 132. 전리품들 23.11.02 21 3 14쪽
132 131. 수난 23.11.01 21 3 20쪽
131 130. 백마 23.11.01 18 2 19쪽
130 129. 헛웃음 23.11.01 19 3 11쪽
129 128. 저녁 비행 23.11.01 21 3 18쪽
128 127. 또 사냥 23.10.31 17 3 12쪽
127 126. 재접속 23.10.31 18 3 22쪽
126 125. 간밤의 습격, 그 끝 23.10.30 20 3 32쪽
125 124. 위검기僞劍氣 23.10.29 20 3 19쪽
124 123. 맥컬리 23.10.29 22 3 21쪽
123 122. 펠 파이든 23.10.29 23 3 21쪽
122 121. 골목길 23.10.29 18 3 23쪽
121 120. 미첼 카니브 23.10.28 22 3 17쪽
120 119. 튀어 23.10.28 24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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