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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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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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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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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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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16. 전쟁

DUMMY

*


“쳐라-!”


찢어질듯 외치는 목소리에는 처절함이 담겨 있다.


장군의 명령을 독전관들이 거듭 외치는 것이었다.


산슈카에 독전관이라는 건 그리 필요하지 않은 직책이기는 했다.


산슈카의 정규군들은 모두 정예병들이었으니까.


훈련을 받고 있는 와중의 병兵들이라면 달라도. 충분한 군사교육을 받고 난 이후의 이들이라고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장군의 명을 따를 준비가 된 자들이었다.


막대한 자원에서 나오는 풍족한 보급과, 긴 안정기가 그러한 정예 군대를 만들어내었다.


태평성대의 기간동안 군대가 약해지는 나라들 역시 역사적으로 많이 있었지만. 산슈카의 국왕은 그걸 바라지 않았고. 또 표면적인 안정기가 실제 평화라고 볼 수는 없음이 컸다. 그런 단단한 군대가 만들어진 이유에는 말이다.


그러나 그 군대가 진격하는 곳은, 애초에 만들어진 이유와는 조금 달랐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더라도.


필리아 대륙. 중부 대륙 남부에 위치한 자유 연맹 내에서 사건이 터져서.


같은 연맹 내에 찢어진 외국으로 진격을 할 것을 예상한 게 산슈카의 군대였는데.


장군의 명에 따라서 평야를 전진하는 병사들은, 자국의 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최악을 벗어난 최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중간 지휘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왕국의 정규군이 국내의 영지를 요격하고 토벌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참,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전쟁터에 상식만 있는 건 아니었다.


언제나 비상식적인 인간들이 공존하기에, 전쟁이라는 게 벌어지는 법 아니겠는가.


‘누가’ 비상식적인 편에 선 것이냐, 하는 건 아주 어려운 문제였지만 말이다.


한 쪽일 수도, 혹은 둘 다일 수도 있다. 진영과 관계없이 양 쪽에 몇 놈씩 고루 퍼져 있을 수도 있었고.


아무튼 독전관이란 오래된, 옛 직책을 가진 왕국군의 간부들은 목이 터져라 외치며.


자신들도 각자의 무기를 들고 진군을 했다.


거대한 평야.


황무지나 평야 지역이 많은 산슈카 국이었다. 국내 드문드문, 산맥이나 협곡, 숲과 강, 호수 따위가 있기는 하지만. 국토의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 드넓은 땅덩어리다.


그러한 평야의 맞은 편에는.


‘알사드슈트’로부터 나온 군대가 진을 치고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세르게이 알사드 대공.


요드먼 백伯이자 대장군인 인물이 적대시하며 공격을 명한 군대의 수괴는 그 자였다.


전군의 가장 앞에, 보무도 당당하게 가고 있는 요드먼 백이었다.


태양이 기울어진 저녁. 초상술의 불빛이 허공을 수놓아 밝히고 있었고. 군대의 각지에서 들어 밝히는 횃불이니, 등이니 하는 것들이 전장의 어둠을 물리친다.


마치 일부분만 낮처럼 환히 밝아진 형국이었다.


달과 별. 그리고 초상술의 인위적인 불빛 아래에서.


대군은 서로를 맞이했다.


알사드슈트 령領에서 나온 대공가의 군대는, 정규군에 비하면 수가 조금 적기는 했으나 그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영지를 사수하겠다는 일념이 굳건하게 보이는 군단의 형태였고.


가장 적게 잡아도 만 단위가 훌쩍 넘는 군사들이 서로를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평야의 바람이 먼저 불어 달리는 병사들의 뺨을 어루만졌다.


이제 곧 죽을 그들을 달래주는 것도 같았다.


기병들이 앞장 서서 먼지를 날렸고.


그 뒤를 창병, 검병, 방패병들이 뒤따랐다.


가장 뒤에 있는 장궁병들이, 마찬가지로 달리며 사격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


퀘스트 로그의 표현들은 잘 구분해서 읽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보인다’라거나


‘그렇게 전해진다’ 따위의 뉘앙스가 분명 적혀 있을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직접적인 사실로서의 전달이 아니라.


그저 표면적인 정보를 전달할 때도 많이 있었다.


NPC와 다른 점은. 시스템 AI는 그러한 구분을 스스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일반적인 NPC들은, 으레 사람이 그러하듯. 자신이 착각을 하면서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때도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건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이었고. 괴랄한 난이도를 가지기로 소문이 자자한 게임이었으며.

간혹은.

일부러 플레이러를 속이기 위한 퀘스트 로그 따위도 있었다. 함정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듯한 퀘스트의 진행 말이다.


그러나 그럴 때라도, 반드시 눈치를 챌만한 단서는 있게 마련이었고. 솟아날 구멍 또한 늘 마련은 되어 있었다.


라이엔의 매들을 타고 날아가는 헌터즈 길드원들은 다섯이었다.


로웰 드버를 비롯해서 몇 명의 NPC들은 마치 명예 길드원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플레이어로서는 전원이 소집된 형국이다.


밤하늘을 날아서.


거대한 매들은 순식간에 먼 거리를 주파했다.


그런 장거리 비행에도 불구하고 라이엔은 큰 소모는 없었다.


애초에 ‘매’라는 게 그렇게 날 수 있도록 생겨먹은 생물이었으니 말이다. 초장거리 비행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새라면 힘들 수도 있겠지만.

거대 매, 갈색 매라는 종種은 본디 몬스터의 하나였고. 라이엔의 갖은 노력과 정성과 스킬로 인해서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강대해졌다.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라면 라이엔의 컨트롤이나 지원이 없더라도 씹어먹을 정도로 강해진 참이다.


그만큼 스펙Spec또한 올라갔다는 말이며. 스테미나, 체력, MP 등 각종 부분에 있어서 궤를 달리했다. 어지간한 플레이어들에 비하자면.


그런 몬스터들의 등 뒤에 타고 있는 것이었기에.


장거리 비행도 큰 부담 없이 달가울 수 있었다.


어둠숲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듯한 지역은 깨나 먼 거리였다.


세슈칸을 넘어 사르삿을 넘어.


그 위, 서쪽으로 또 북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만날 수 있었다.


하늘의 한 켠. 서남쪽 자리에 보이는 거대한 매의 형상은 여전했다.


여러모로. 판타지 월드처럼 보이는 광경이기는 했다.


하늘에 휘영청 떠 있는 달과 별.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인공적인 광원光源들.


회전이 일어날만한 거대한 평야를 밝히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 아래는 수 만, 혹은 적어도 십 만은 훨씬 넘어 보이는 수의 군사들이다.


매를 타고 날아온 일행들은 하늘에서 광경을 지켜보았다.


전투가 일어날 때는 하늘 역시 전투의 영역이기는 하다. 초인들이 실존하는 세계였으므로. 전투기와 같은 공군 전력은 없더라도. 하늘을 넘어서 적들을 타격하는 화포나, 혹은 초상술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보통 전투가 일어나는 것보다 더 높은 상공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헌터즈 길드원들이었다.


제냐는 브라운Brown이라는 매의 위에서 광경을 살폈다.


퀘스트 로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산슈카의 위기 - 지역간, 유니크, 연계


하늘에 빛나는 매가 떠오르고.


그리턴 가의 아티팩트 포로부터 나오는 빛나는 매는 예로부터 산슈카의 위기를 상징하는 형상이었다.

산슈카의 안위란 곧 사슈나 가家, 왕실의 안위와도 같은 말이고.

변고가 일어났다.

산슈카의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는 여러 신하, 귀족, 관리들 중.


대장군의 위를 맡고 있는 요드먼 백작이 군사를 일으켜, 내전을 벌이려 하고 있었다.


전쟁의 사정을 살피고,

사슈나 가와 산슈카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라.

산슈카국의 평화란 곧 필리아 대륙의 평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니.

대륙을 전쟁의 화마로 이끌지 못하게끔, 올바른 선택을 하라.]


그리 친절한 설명도 아니었다.


몇 가지 문장들이 더 있기는 했지만 요지는 저것이다. 추가적인 정보는 없었고. 현재 일어난 변고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알려주고 있다.


대장군, 요드먼 백작이 반란을 일으켰다···라.


제냐는 아래에서 서로 부딪히려 하는 대군을 바라보며 생각을 했다.


보여지는 것으로 알 수 있는 건 많지는 않지만.


일단 ‘대공大公’을 치려고 하는 듯 보인다. 저 서북쪽에 있는 영지는 알사드슈트가 아닌가.


세르게이 알사드 대공이 어떤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강 알고 있었다. 그 자세한 실행 계획에 대해서 모를 뿐이지.


알사드 대공은 또라이같은 놈이었고.


산슈카와 필리아 대륙의 평화를 증오하는 인물이었다. 지겨워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별다른 목적도 동기도 없이. 그저 자신의 광기만으로 주변을 파국으로 이끌려 하는 권력자라는 건 그보다 더 위험할 수가 없는 존재다.


동기와 목적이 불분명하다면 사람의 행동이 날카로워지지 않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세르게이 알사드는 자신만의 이유를 가진 확고한 광인이었고.


아주 긴 세월 철저하게 국가 전복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그 전력과 계획의 전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일개 귀족의 사병이 수 만 단위에 달하고, 그것이 저리 도열해있는 모습만으로도 대공의 광기는 엿볼 수 있었다.


제냐는 질린 듯한 표정으로 아래를 보았다.


저기에 워메이지와 기사들이 끼어들어 난전을 벌이기 시작하면.


사람의 목숨이 길 가의 잡초처럼 그냥 스러지고 뿌리뽑힐 테였다.


대공이 준비한 패가 과연 저것이 전부일까.


제냐는 분명 숨겨둔 수가 더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 대장군, 요드먼 백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파악을 했는데.


정작 그가 왕국군을 이끌고 온 것이 알사드 대공의 영지인 것을 보면.


국가를 배신한 건 아닌듯 보였다.


다만 제대로 된 절차나 명령 없이 독단적으로 군사를 움직였고.


심지어 그 목적과 대상이 자국의 대공이었기에 그런 소식이 전달된게 아닐까, 했다.


군사를 일으켜 내전을 벌인다.


얼마만한 명분이 있어야 납득이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었고.


분명 현재 산슈카의 국민 대부분은 대장군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산슈카 왕실과 대장군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 상황일까.


알 수 없었지만.


허공에 떠 있는 매의 위에서.


제냐는 고심하며, 산슈카의 군부와 왕실이 아직 분리되지 않았다고 여겼다.


대장군 요드먼에 대한 소문은 겸사겸사 많이 수집한 바가 있었다.


세르게이 알사드 대공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보면, 별에 별 정보들을 덤으로 얻게 되곤 한다. 그만큼 다양한 정보원에게 접근을 해서, 고생스럽게 수소문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곁가지로 얻은 정보들만으로 산슈카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으니.


어쨌든 그리 알게 된 요드먼 백작이란 NPC는, 충심이 높은 인물이었다. 정통파나 신진파로 구분되는 당쟁 싸움에 속하지는 않았고. 중립파에 가까운데.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자신의 이익보다는 왕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면이 있었다.


대장군이 파벌 싸움에 낀다는 것 자체가 국가의 위신을 떨어뜨릴 뿐더러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정치적 행보를 크게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다른 어떤 귀족보다도 왕가, 그리고 산슈카 국에 대한 충심이 높은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작자가 왕의 허락 없이 대군을 움직였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대장군은 급할 때는 먼저 진군을 하고, 사후에 허락을 받아도 되는 권한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에 따를만한 병력의 수는 제한적이었고.


아래 평야에 펼쳐 선 병사들의 수는 그런 특수한 경우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았다.


분명 다른 곳에서 경계를 서던 왕실군을 차출해서 끌어모은 것이다.


치안, 안위, 뭐 그런 것들을 가장 중시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게 산슈카인데.


그런 임무에 충실하던 다른 지역의 병력들을 모조리 끌어모았으니. 거기에는 반드시 왕명이 개입되었으리라.


제냐는 생각을 대강 정리하고, 마쳤다.


벨케임 왕의 인품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여태껏 들은 바가 많이 있었다.


그는 평화기를 이끄는 왕이었고, 대단한 업적을 세운 바는 없지만. 그래도 모나게 굴지 않고, 실수도 잘 하지 않는 왕이었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그렇게 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제냐는 대강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과제 조장 하나만 맡아도 머리가 아픈 게 사람인데. 수 백 만, 혹은 천 만이 넘을지 모르는 인구를 다스리는 양반이라고 한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리라.

써야 하는 지혜의 단위도 다를 게 분명했다. 평범한 일을 처리할 때 들어가는 것보다.


세르게이 알사드 대공이 만악의 원흉이라고 볼 때.

대공 하나를 놓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실수를 저지를 인물처럼은 여겨지지 않았다.


가장 높은 확률은.


헌터즈 길드가 로웰 드버를 통해- 그리턴 가의 입을 빌려 왕실에 전한 소식들이.

왕가에 제대로 전해졌을 경우이다.

그러나 신원도 불분명한 모험자들의 이야기만 믿고 왕가가 대공을 축출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함을 따져서, 대장군을 시켜 이리 진군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


그 과정에서 대소신료나 국민들을 만족시킬 명분을 찾지는 못했으니. 그저 대장군에게만 따로 명령을 내리고 절차에 앞선 행동을 하게끔 한 것이 적당한 시나리오로 추정된다.


어떠한 물증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르게이 알사드 대공이 사실 별다른 잘못이 없었음이 드러난다면 명령권자가 져야 할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


불확실한 길을 가는 것이었으니. 조금이라도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 대장군더러 독단적으로 보이도록 움직이라고 한 게 아닐까, 했다.


제냐는 그리 생각을 했고.


고공, 매 위에서 그 생각을 팀원들과 공유했다.


릿샤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고. 그네들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맞는 것 같아.”


릿샤의 중얼거림이 다른 이들에게도 모두 전달이 되었다. 어느새 그녀는 전음 스킬의 링크를 네 명에게 연결해 두었다.


최태현은 썬더스의 아래에 달린 바구니 형태의 좌석에 앉아, 활을 쥐고 있었다.


“뭐··· 그럼 일단 대공 쪽을 조질까.”


화살통 하나를 소환해 바구니 안쪽에 걸어둔 그다. 그는 제법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바구니 안에서 꿈지럭거리며 전투 자세를 잡았다.


라이엔이 말했다.


한밤중의 고공. 구름이 근처에 떠다니고 있는 상공이었고. 기이한 불빛들이 주변에 많아 시야가 어둡지만은 않다.

두 마리 매를 비롯해 그들이 직접 빛을 뿜고 있지는 않았으므로. 아마 아래에 있는 이들은 그들이 온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으리라.


길드원들의 말은 육성으로도 울리지만. 기본적으로 전음 스킬이 사용되어 서로의 귓전에 바로 들리고 있었다.


“조금 아래로 내려가는 게 좋겠죠?”


상공 1, 2km 정도라면.


사실 별로 상관은 없었다.


매의 눈을 비롯해서 온갖 시각적 보정 스킬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 궁술가였고. 원거리전에 능한 초상술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위로 쏘아 날리는 것보단 아래로 날려 찍어버리는 게 투사체를 다루면서 훨씬 쉽고.


다만 바람의 저항 따위를 고려해서 명중률이 제대로 나오냐, 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모두 마스터가 아닌가. 화살보단 사실 미사일이라고 분류되는 무언가를 쏘아내는 작자들이었다.


호아킨과 라이엔을 제외하고는 지금도 모두 공격할만한 범위 안이다.


제냐가 조금만 더 고도를 낮추자고 했다.


“전황을 조금 자세히 살피면서 지원하는 게 나을 거 같으니까-. 조금만 아래로···.”


어떤 큰 실수를 한다거나. 상황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상황 판단에 대한 결정은 제냐가 할 때가 많았다.

굳이 제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해도 좋은 말들이었으나. 입이 여러개가 되면 어지러워지니 그냥 합의 하에 발화자를 정한 것이다.


제냐가 개중에서는 가장 어리면서도. 언제나 판단력이 좋고 모두가 납득할만한 지점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 역시 이유이기는 했다.


제냐의 판단에 라이엔은 고도를 조금 낮추었다.


릿샤 애드윈은 그녀의 뒤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슬슬 초상술을 사용해 요격을 시도하려고, 준비를 했다.


웅웅거리는 떨림이 릿샤가 입은 이곳저곳의 장신구에서 들린다.


짐승이 그르렁거리는 것처럼. 릿샤의 기세에 라이엔은 움찔했다.


MP를 느끼고 다루는 클래스인만큼. 방대한 양의 에너지가 기세를 돋우면 어쩔 수 없이 보이게 되는 반응이었다.


*


작가의말

독전관;

아군 병력이 물러서지 않도록, 전쟁을 독려하는 역할을 맡는 군의 간부, 직책의 이름.

고대 시대에는 뒤에서 아군의 등을 창으로 찌른다거나,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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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341. 제어기지 24.06.06 7 1 13쪽
341 340. 광기어린 웃음을 지었다. 24.06.03 10 1 20쪽
340 339. 요드먼. 돌격 24.06.03 10 1 17쪽
339 338. 말리 24.06.03 10 1 12쪽
338 337. 쉴더Shielder 24.06.02 8 1 12쪽
337 336. 폭격 세례 24.06.01 13 1 14쪽
336 335. 전장의 한복판, 제냐 24.06.01 8 1 16쪽
335 334. 아무도 없었다. 24.06.01 8 1 12쪽
334 333. 제어 기지 24.06.01 7 1 11쪽
333 332. 집중 24.05.31 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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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330. 착탄 24.05.30 12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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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328. 계획, 본격적 24.05.29 9 1 12쪽
328 327. 작업, 한창 24.05.28 11 1 24쪽
327 326. 전쟁, 한창(4) 24.05.27 12 1 15쪽
326 325. 전쟁, 한창(3) 24.05.22 13 1 19쪽
325 324. 전쟁, 한창(2) 24.05.21 1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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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321. 어느, 한 명의 탈락 24.05.19 6 1 13쪽
321 320. 전쟁(5) 24.05.19 7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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