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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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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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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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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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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12. 요식업자

DUMMY

허허허허허.


제냐는 웃고 말았다.

늙은 드워프 장인은 꼬장꼬장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제냐에게 핀잔을 준다. 예상한 바이기도 했다. 장인들은 으레 그러니까. 장인匠人말고. 장인丈人도 그럴 지 모르겠다. 그러던가? 제냐는 아버지와 외할아버지 간의 관계를 머릿속으로 짧게 떠올려보았다. 그러니까, 김서원은 말이다. 아버지가 항상 접고 들어가는 듯했다. 그런 모습이 외할아버지의 마음에도 흡족한 것 같았고.

늘 굽신거리는 모습이 언제나 좋은 건 아니겠지만. 그렇게 한 수 접는 듯한 모습으로 어른, 남자, 사내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건. 달리 생각해보면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대로, 야성미같은 것을 장인 어른에게 보여준 적이 많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인생이라는 건 원래 거칠고 힘든 것이었으므로. 야성野性이라는 게 없는 남자에게 자신의 딸을 맡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외할아버지도. 자연스럽게 어머니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갔다.


인생 참.


제냐는 단테스 도노반이라는 NPC를 앞에 두고서 짧은 상념을 흘려보냈고.


제냐가 꺼내놓은 여러 개의 아이템들을 면밀히 살펴보던 장인이 툭, 하고 이야기를 뱉었다.


“3일 뒤에 와.”

“엑.”

“네가 쓸 거 아니냐?”

“예 그렇긴 하죠···.”


릿샤에게도 물어보기는 했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장비를 따로 다 맞춰놓은 상태였다. 하기사 제냐와 함께 파티 플레이를 계속했던 그녀였고. 제냐가 잡은 보스 몬스터만큼, 혹은 그 이상을 잡아낸 게 릿샤이다. 릿샤도 딱히 소재 아이템이 부족하지는 않을 테였다. 또 플레이어마다 아이템이 좋은 게 나올 때도 있고. 스킬을 좋은 걸로 얻을 때도 있고, 다르기는 하다만. 계속해서 반복을 하다보면 결국 비슷한 평균값으로 회귀되지 않겠나. 그 정도 통계학적 결과가 성립할 정도로. 헌터즈 길드는 함께 많은 괴물들을 잡아 죽여왔다. 여태까지.


릿샤 애드윈은 나름대로, 대공가를 다시금 급습할 때를 대비해서 준비에 여념이 없는 듯했다. 현실에 있는 그녀 역시 정신이 없는 것 같기는 했는데. 뭐,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주요한 퀘스트 씬이 발발했을 때. 그녀가 없다면 그냥 그대로 진행을 하는 수도 있기는 했다. 현실의 생이 있는데. 게임에 모든 것을 걸라고 말을 하는 것도 미친 소리가 아니겠는가. 제냐는 그렇게 생각했다.


단테스 도노반은 제냐가 걸치고 있는 악세사리나 방어구, 그리고 다양한 무기들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건 그 물건들 중 많은 수가 그 장인 스스로의 손을 탄 이유도 있었고. 그냥 연륜에 따른 노련함으로 몇 번 만나보기만 해도 용병의 차림새에 대해서 파악을 할 수 있었던 연유도 있다. 제냐 또한 마스터 급을 넘긴 MP 유저였고. 기력술사이자 초상술사이기는 했지만. 단테스 도노반은 시스템 상, 제냐의 나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르삿에서 머무르며 수많은 용병들의 무구를 손봐준 노인장이었다.

동시에 아득한 세월 아티팩트를 만들어온 대단한 장인이었고. 아주 특별하고 희귀한 종류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의 눈썰미를 피해가기가 힘들 테였다.


제냐의 전투 스타일에 대해서도, 단테스는 잘 알고 있었다.


“칼은.”

“에?”

“딱히 부담이 없겠지.”

“예, 그렇기는 한데···.”


얼마 전에 손을 봐준 것이 또 노인이었으니까. 비스트 슬레이어와 흑색장도에 대해서는, 아마 제냐보다도 당장은 더 잘 알 수 있었다. 이제 노인이 만들어준 무기를 가지고 실전에서 구르다보면, 아마 제냐가 아이템에 대해서 더 빠삭하게 알게 되겠지만은.


노인, 단테스 도노반이 생각하기에 칼은 충분할 테였다. 제냐가 다루는 MP의 양을 대강은 짐작하고 있었다. 전투 시에, 그가 상정하는 수준의 배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너끈히 버틸만한 강도와, MP 반응성이 있는 아티팩트였다. 지금 제냐가 다루고 있는 흑도와 비스트 슬레이어는. 비스트 슬레이어의 경우에는 놈이 사냥을 하고 돌아올 때마다 스스로 강화가 이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티팩트 중에 드물게 ‘성장成長’의 은혜를 입은 것들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제냐가 그런 아이템을 얻은 모양이었다.


흑색 장도의 경우에는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단테스가 살피기에 강화 한계가 아주 높은 아이템이었다. 그런 아이템이라면, 장인의 혼이 자극받고는 한다. 자신의 한계가 어디일지를, 아이템과 함께 겨뤄보고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토대, 모체가 되는 아이템이 튼튼하다면. 자신의 아이템 강화 역량을 다 받아줄 수 있을 것 같고. 그 위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화가마냥. 아티팩트 메이커이자 장공인인 그는 희열을 느끼기까지 하며 여러가지 기술을 사용하고는 하게 된다.

어쨌든 강화라는 것도 한 번에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는 게 나을 때가 있었다. 무구는 생명체는 아니었지만. 콘란드 대륙에 존재하는 신비의 에너지인 MP는, 그것이 깃든 물건을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고는 했으니까. 오래도록 MP를 머금고. 또 사용자에 의해서 무수한 기력들을 받아들인 검들은. 마치 생명이 있는 양 굴 때가 있었다. 그렇기에, 유연하게 장공인의 손길을 순응하기도 하는 것이다.


기력술사들이 칼을 들고 싸울 때. 일시적으로 기력의 검날을 세워서 칼을 강화하고는 하는데. 아티팩트 메이커들. 장공인들은 그런 ‘기력으로 의해 강화된 상태’를 영구적인 상태로 옮기는 일을 한다. 예로 ‘흑철黑鐵’이라는 소재로 이루어진 검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에 기력을 끊임없이 먹여서. 내구도와 절삭력 따위를 높여놓고. 그 기력을 머금은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게끔 하는 것이다.

아티팩트 메이커가 직접 MP를 쏟아붓는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특수한 제작 기기들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었다. 어쨌든 일정 분량의 MP를 계속 쏟아부어서. 소재 자체의 질을 향상시키는 식이다. 그러면 마치 생물체가 양식을 받아 먹고 생장을 하는 것마냥. 소재의 내구도, 강성, 탄성, 예리함, 뭐 그런 성질들이 더욱 강해지고는 한다.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아니었다.


아주 미비한 변화였고. 일반적인 플레이어가 흉내를 낸다고 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거둘 수는 없었다. 그게 가능했다면 모든 기력술사들이 그들의 무구를 끊임없이 강화해서 다녔을 테니까. 비전祕傳이라고 할만한 여러가지 방식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야 했고. 또, 숙달이 되어야 했다. 플레이어들 중에서도 아티팩트 메이커의 길을 가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 역시 대단한 아이템을 다루고 만들려면, 그들의 능력 자체가 높아져야만 했다. 적어도 고수급, 마스터의 경지 정도는 밟아야지만 본격적인 ‘아티팩트’들을 다룰 수가 있었다.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었다. MP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세계였으므로. 고수급 이상의 장인으로서, 달인을 뛰어넘는 손놀림과 MP 운용 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장공인 계열의 마스터들은 평범한 전투 클래스의 마스터들보다 더 나은 MP 활용력을 갖추고 있을 때가 많았다. 전투 클래스는 고작해야 그 다루는 용법이 정해져 있고, 늘 같은 방식을 반복해서 사용하는데 반해.

장공인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운용법을 찾아내야 했고. 또 소재별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MP를 주입하기도 했으니까. 의지력을 가지고 MP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일에 있어서는, 장공인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다른 어떤 클래스들도.


그런 면에서도, 제냐는 단테스 도노반을 존경한다.


여기저기 잡동사니가 널브러지듯, 혹은 인테리어인듯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집무실 내부였다. 노인의 집무실은 언제나 찾아와도 늘 같은 풍경이다.


“음······. 보조 무기로 쓸만한 것이나···. 아니, ······됐다. 적당히 만들어놓을 테니까. 삼 일 뒤에 찾아와라.”

“어···. 알겠습니다.”


제냐는 단테스의 단호한 이야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더 따지고 들어봐야 알려줄 것 같지도 않았고. 장인의 개인적 영역에 침범하는 것도 참 멍청한 일이었으므로 말이다. 심기를 거슬러봐야. 명품이 나올 것이 저급품, 하급품이 나오는 일로 밖에 귀결되지 않겠는가. 장인이 집중을 할 듯 하다면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최선의 대책이었다.

무엇을 줄 지는 모르겠지만. 제냐가 사용하고 있는 무구는 모두 단테스 도노반이 알고 있었다. 장궁을 손봐준 것도 그였고. 각종 아티팩트, 악세서리들도 대개 한 번씩은 그의 손길을 거쳤다. 딱히 강화를 해주지 않고. 또 만들어준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내구성이 닳았을 때 그의 손길을 거치면 완벽하게 수리, 복구가 되고는 했으니까.


원래 그런 식의 수리나 복구는 단테스가 하는 일이 아니었기는 하지만. 제냐는 단테스와 NPC 친밀도가 높은 편이었기에. 투덜거리면서도 장인이 직접 손을 써서 그의 무구들을 봐주고는 했다. 오래도록 관계성을 갖는 일의 중요성을, 게임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같았다. 제냐는.

현실의 자신은 어떠한 인간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가. 잠깐 생각을 해보았다. 변변찮은 것 같았다.


친구가 그리, 적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 ‘최근’이라는 게 제법 길었을 지도 모르겠고.

초중고, 학창 시절 때 사귀었던 친구들과는 대개 멀어진 상황이었다. 대학교에서 만난 멍청한 놈들도 깨나 있었고. 또 중고등학생 시절 때의 인연이 근처 대학으로 이어져서 계속 연장되는 경우도 있기는 했는데. 최근에는 누구를 잘 만나질 않았다. 학교를 가야할 때면 다녀오고. 그저 혼자 파묻히듯 매몰된 기분으로 공부를 하고. 과제를 하고. 간신히 학점을 따고. 그러다가 쉬는 날이 생기거나, 혹은 만들어서 비련시 온라인에 매몰되고. 그것의 반복이었다.


그의 삶이 엉망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의 문제는 아니었다. 게임에 집중하는 것 말이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되기까지의 이전 상황들이 더 문제였으리라. 만약 그의 삶이 지금 잘못된 거라고 한다면.


“···나가볼까요?”


훠이, 파리라도 쫓듯 단테스가 아이템들에 집중하곤, 손짓으로 그를 내보냈다. 제냐는 조심스레 발길을 옮겨서, 집무실에서 나섰고.


단테스 도노반의 무기점에서도 나섰다.


아직도 해가 지지 않은 시간이었다. 사르삿에서는 말이다. 라이엔과 만나기로 한 시간에서는 여유가 조금 있었다. 장소도 단테스 무기점에서는 조금 먼 곳이었고. 그는 기왕 도시로 나온 김에, 다른 볼 일들을 조금 더 보고. 동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어쨌든 다른 길드원들에게 맡기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그가 주도적으로 저지르고, 선택한 일이었고. 그가 받아온 퀘스트였으니까.

키 플레이어로서, 메인 캐릭터로서 할 도리는 다 해야 하리라.


명예 점수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르삿에 머물면서. 혹은 세슈칸이나, 피스 시市에 머무르면서 다양한 퀘스트들을 깨오기는 했는데. 보통 서민층에 엮여 있는 퀘스트들이 대부분이었고. 혹 귀족이나 고위 계층과 엮일만한 퀘스트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게 아니라 간접적인 루트로 의뢰를 받은 게 대부분이었어서.

제냐를 비롯해 헌터즈 길드원들의 이름은 산슈카 왕국에서 그리 퍼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부러 그렇게 한 이유도 있기는 했다. 지나치게 유명세를 얻는 것보다는. 내실을 확고하게 다진 뒤에 명예 점수를 챙기는 게 더 나은 플레이 방법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리고, 혹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것이 비련시 온라인에서의 퀘스트였으므로. 정체를 도리어 감추는 게 나은 상황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다. 실력이 있다면 유명해지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고자 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이미 유명세를 얻은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과 소문을 지워버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긴 시간동안 칩거라도 하지 않는 이상에야.


제냐는 그토록 지워지지 않는 ‘소문所聞’을 찾기 위해서.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사이로 파고들었다. 사르삿의 거리는 늘 인파로 가득 차 있었다. 대도시라고는 해도 인적이 드문 데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중심 번화가, 상점가에 있는 단테스 무기점 근처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 밤에까지 말이다.


서민층 위주로 퀘스트를 계속 깨오기는 했지만. 그렇게 얻은 인연과 인맥들도, 나름의 자산이었다. 분명히. 제냐는 실시간, 살아있는 콘란드 대륙의 정보를 얻기 위해 애를 썼다.


*


“전쟁이라고요?”

“요즘 소문이 영 흉흉해서 말이네···.”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 알 수는 없었다. 제냐는 ‘아이젠 하우스’에 있었다. 그리고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는 넙데데한 인상의 사내와 마주하고 있었고.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칼은 깔끔하게 넘겨서 묶었고. 그 위에는 베이지 색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으레 셰프들이 그러하듯 아주 높은 모양은 아니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아이젠 하우스.


아이젠 하우드, 라는 이름의 사내가 운영하고 있는 사르삿의 명물 음식점이었다. 말장난같지만. 주인장인 아이젠은 그런 음식점 이름에 무척이나 만족을 하고 있었다.

‘명물’ 음식점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소문이 필요했다. 아이젠네 음식점이 생겨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전부터 그는 이 사르삿 인근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하던 사내였다. 번햄 지방에서 수도로 올라와 홀홀단신의 몸으로 외식 사업으로 성공을 한 사내. 솜씨 좋은 요리사. 언제나 푸근한 그의 체격처럼, 맛좋고 양 많은 음식을 푸짐하게 제공하는 아저씨.

그런 게 아이젠 하우드에 대한 사르삿 인근 거리 주민들의 평판이었고.


그건 ‘아이젠스 키친’을 잃어버리고. 새롭게 아이젠 하우스라는 식당을 열었음에도 여전히 유지가 되는 소중한 자산이었다.


아이젠은 사람들을 늘 중요하게 여긴다. 그게 요리사로서 그의 본분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단순하게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나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먹고 나가는가. 그 사람의 균형 잡힌 영양 상태나, 하루의 컨디션. 쾌적하고 배부르고, 만족스럽게 식당에서 한 끼를 잘 해결할 수 있게끔을 늘 고민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업가였다.


그런 아이젠의 주력 메뉴는 조금 기이한 것이기는 하다. 산슈카 국내나, 심지어 국외에까지 마경魔境이라 불리는 ‘어둠숲’의 괴수를 재료로 하는 스테이크나 스튜 따위였으니. 그것들이 아주 맛이 좋다는 건 어찌보면 웃기기까지 한 일이었다.

아이젠이 다루는 건 어둠숲의 여러 몬스터들 중에서. 보스 몹과는 아주 거리가 먼 놈들이었고. 그래도 비교적으로 섭취하기에 좋은 녀석들. 그리고 체내에 독기가 별로 없어, 간단한 공정으로 먹을만하게 만들 수 있는 놈들을 주로 재료로 사용했다. 이전에 제냐가 그의 식재료 공급 퀘스트를 도와주었던 전력이 있다.


아이젠은 근대 즈음에서나 볼법한 공장 설비를 통해서 사르삿에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밀키트나 도시락을 팔기도 했다. 이전에 비해서 훨씬 더 손이 커진 사업가라고 할 수 있었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아이젠 하우스 본점에도 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어느 정도 운영에 대한 공정이 체계적이 된 모양이었다. 이처럼 제냐와 바쁠만한 시간에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걸 보면.


그의 식당은 언제나 인기가 좋았고, 명물이었고, 명소였다. 그런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깊고 다양한 소문들을 물어와 놓고 가기도 했다. 제냐는 그런 소문을 원했기에, 아이젠을 찾았다. 늘 귀족에게 가고. 대단한 지위를 가진 권력자에게 가야만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아이젠은 인상을 조금 찌푸리며 이야기를 건넨다. 두 사람은 바 테이블 처럼 생긴 것 하나를 가운데 두고 마주하고 있었다. 제냐는 간단한 음료를 시켜서 홀짝거리고 있었고.


“사르삿도 그렇고··· 영 낌새가 좋지 않지.”

중년의 사내는 그리 말하면서 목소리를 조금 낮추었다. 주변에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손님들이 많기는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조심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확실히, 함부로 나누기에는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주제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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