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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임규진
작품등록일 :
2016.12.06 09:35
최근연재일 :
2018.03.30 11:21
연재수 :
2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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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1
글자수 :
1,158,507

작성
16.12.06 23:49
조회
16,969
추천
93
글자
4쪽

서장

DUMMY

서장


산동성山東省 제남濟南에서 북경北京으로 올라가는 관도官道에 위치한 덕주德州라는 곳을 지나면창주沧州에 이르기 전에 그리 높지 않은 고개가 하나 있었다. 그 고개에는 돌로 만든 비석이 하나 덩그러니 서 있었는데 큰 장정에 어린아이 하나가 무등을 타고 있는 높이 정도되는 비석이었다.

비석은 단출하고 소박했으나 주위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이 그런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 듯 보였다.

그 비석 앞에 네 명의 사내가 서 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것이 초로初老의 고개를 막 넘고 있는 네 사내였는데, 그렇다고 노인이라 하기에는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너무나 당당하고 굳세 보였다.

네 명의 사내 중 한 사람이 그들의 수장首長인 듯, 나머지 세 사람이 그 한 사람의 한발 뒤에서 호위하듯 서있었다.

네 명의 사내는 비석을 바라보면서 서로 몇 마디 얘기를 나누더니 곧 정적에 빠진 채 한참을 있다 비석이 있는 곳을 떠나 창주 방향으로 향했다.


네 명의 사내가 비석을 떠나자 다른 세 명의 사내가 비석이 있는 곳에 홀연 나타났다.

“교주와 삼마존입니다.”

나타난 그들은 나이가 제각각이었는데, 늙은 노인 한 명, 초로를 지나고 있는 장년 한 명, 아직 초로에 접어들지 않은 중년인 한 명이었다. 그 중 초로에 접어든 장년인이 앞서 있던 네 명의 사내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늙은 노인에게 말했다.

“딱 십 년이 지난 셈인가?”

“그렇습니다.”

늙은 노인의 말에 중년인이 대답했다.

“오늘 날씨도 그날처럼 참 좋구먼.”

이제는 한줌 의문의 여지도 갖고 있지 않다는 듯 늙은 노인이 하늘을 올려다 보더니 시선을 조금 내려 비석을 바라본다.

비석에는 촘촘히 많은 글씨들이 적혀 있었는데, 노인은 그것을 읽고 있는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는가?”

늙은 노인이 초로에 접어든 장년인과 중년인을 둘러 보며 물었다.

“그 장엄함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장년인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랬지. 정말 장엄했지. 그런데 장엄함을 바라보는 나는 초라함에 몸을 떨었다네.”

늙은 노인이 다시 그날이 생각나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것이 어찌 맹주님만의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그날의 초라함이 지금은 약이 되었지 않습니까?”

장년인이 대답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아직 멀었네.”

맹주라고 불리운 늙은 노인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여전히 근심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본다. 늙은 노인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나이가 든다는 것은 걱정을 늘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그들이 존재하는 한, 마교도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진 못할 겁니다.”

중년인이 대답했다.

“그건 그렇겠지. 그들이 있는 한···”

늙은 노인도 그 말은 옳다 여겼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고 고개를 올라 그 정자까지 가 볼까?”

늙은 노인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앞장섰고 두 사람도 뒤따랐다. 노인의 발걸음은 좀 전 네 명의 사내가 사라졌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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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첫대결 +3 16.12.06 7,239 81 11쪽
3 2. 내기 +3 16.12.06 8,878 72 12쪽
2 1. 회동會同 +4 16.12.06 13,650 7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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