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최근연재일 :
2024.07.30 08:09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3,344
추천수 :
133
글자수 :
1,694,679

작성
24.05.08 23:16
조회
9
추천
0
글자
9쪽

161화 사막 그리고 지하

DUMMY

161화 <사막 그리고 지하>



“문지기님. 힘을 빌려줄 수 있나요?”


캣니스가 요청한 건물 앞에 선 성녀와 일행들.

이는 미리 이야기된 적 없는 캣니스의 독단으로, 동료들도 정체를 모르는 건물이다.

정체불명의 건물 앞에서 캣니스는 가더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가더는 평소처럼 대답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해요. 그러면 저와 문지기님 그리고 브레드 님 셋이서만 들어가도록 해요.”


캣니스와 가더 그리고 브레드.

세 사람은 정체 불명의 건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아쿠아와 게르드와 릴리트와 라나와 안내인은 잠시 바깥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아치형 문에 달린 커튼을 열고 들어갔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흙냄새와 술 냄새가 났다.

제법 독한 종류의 환각초 냄새도 진동했다.

또한 냄새만큼이나 안의 사람들도 범상치 않았다.

의자와 책상 몇 개뿐. 아무런 장식도 없는 휑한 내부 안에서 몇몇 사람들이 탐색하듯 눈을 부라렸다.

좋게라도 고운 시선이라고 말할 수 없는 시선이었다.

음탕한 시선도 한둘이 아니었다.


“이방인께서 이곳에 무슨 일로 온 거요?”


곧바로 스탠드 바로 향하는데 한 노인이 앞을 가로막았다.

지팡이를 짚고도 간신히 서 있는 모습이었다. 캣니스는 노인을 무시하고 지나갔다.

용병들의 무시당한 노인에 대한 노골적인 비웃음이 있지만 무시했다.


“이곳이 이 도시의 용병 길드인가요?”


허름한 테이블 앞에서 술잔을 닦고 있던 사람에게 물었다.


“다시 한번 물을게요. 이곳이 용병 길드인가요?”


술잔 닦는 바텐더가 용병 길드의 관리자라는 걸 한눈에 알아보고 묻는 말이다.

단번에 정체를 꿰뚫어 봤는데도 관리자는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테이블 앞으로 몸을 길게 뺐다. 욕심과 자만이 가득한 얼굴을 코앞에 들이민다. 명백하게 불쾌한데도 탐색하는 시선을 멈추지 않았다.


“의뢰예요. 이 나라의 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해요.”


캣니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관리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한마디 던졌다.

관리자는 몸을 원상태로 뒀다. 건물 내의 한 장소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캣니스를 보고 바지 내린 천박한 사람이 있었다.

그를 고용하라는 소리였다.


“상세 고용 내용을 추가할게요. 스스로 제 몸을 지킬 정도의 실력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제를 알며 의뢰인을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으로요. 그러니까 그렇네요. 딱 저 사람보다 우수한 사람으로요.”


캣니스가 관리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명백하게 천박한 용병을 겨냥하고 한 말이다.

이에 건물 내의 용병들이 모두 어이없어하는 웃음을 지었다.


“만약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생각보다 더 형편없는 곳이네요.”


뚝, 웃음이 그쳤다.

용병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열 명이 넘는 용병들이 위협적인 분위기로 세 사람을 둘러쌌다.

지독한 입 냄새부터 환각초 씹는 소리. 하나 같이 기분 불쾌해지는 일만 하였다.


“캣니스여. 어련히 잘하겠네만. 나는 이곳에 들어온 일이 맞는 선택인지를 모르겠네.”


브레드가 걱정하여 말했다.

노골적으로 나쁜 마음을 품은 용병들이 많다.

이러한 용병들은 도적이나 강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코앞에서 칼 도신을 핥는 모습이 혐오스럽기까지 하였다.


“브레드 님. 조금 전 밖에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그랬죠?”


브레드의 의문을 담은 말에 질문으로 답했다.

브레드는 캣니스의 반응이 의아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브레드 님. 혹시 이런 말을 아세요? 아인프로스트에서는 무법을 따라라. 엘프의 나라에서는 숲의 규칙을 따라라.”

“알고 있네. 하나 그것이 지금 상황과 무슨 연관인가?”

“지금이 딱 그 말을 실행할 때라서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다고 생각해요.”


브레드는 조금 전 말을 입속에 되뇌었다.

곧, 무언가 깨닫고 미소 지었다.


“그렇군. 은혜는 열 배로. 복수는 백 배로. 이런 걸 말하는 건가?”


온몸의 근육을 부풀리는 브레드.

캣니스는 볼웃음 지었다.


“네, 바로 그거예요.”


두 사람이 서로 통한 이야기에 밝은 얼굴로 있었다.

그러자 한 용병이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다가왔다.


“---------”


마두크의 언어로 뭐라 떠들었다.

지역 사투리가 워낙 심해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표정이나 행동으로 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쉽게 추측됐다.

대강 ‘우릴 무시하냐?’, ‘어디서 겁을 상실한 녀석들이 찾아왔지?’ 정도의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봐, 꼬맹이.”


좋지 못한 얼굴로 떠든 뒤 칼을 들이민다.

이어서 캣니스의 금빛 머리카락을 붙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타인을 대하는 데 예절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문지기님. 이 사람부터 부탁해요.”


용병이 머리카락을 움켜쥐기보다 빠르게 캣니스는 한 발짝 물러섰다.

손끝으로 비열한 미소 짓는 용병을 가리켰다.

이에 용병이 또 한 번 기분 상해서 표정을 굳혔다.


“이게 아까부터···!”


인내심이 짧은 용병이 험악한 얼굴로 칼을 휘두르려던 때였다.


“이 녀석 말이지?”


순식간에 입을 열던 용병의 안면이 아래로 떨어졌다.

놀란 눈이 감기기보다 빠르게 고개가 곤두박질쳤다.

무지막지한 완력이 그의 머리를 멋대로 이끌었다.

인도한 장소는 딱딱한 바닥이었다.


쾅-


순식간에 피어오르는 먼지구름.

그 안에서 용병이 팔다리를 늘어뜨린 채 쓰러졌다.

힘 잃은 손과 발끝만 경련하였다.

가더가 내리꽂은 머리를 들자, 처참한 몰골이 모두에게 보였다.


“이러면 돼?”


가더가 고개 돌리며 물었다.

이에 캣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조금만 더 힘을 아껴주세요.”


가더는 용병의 머리를 놓았다.

힘없이 추락하는 머리에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어느새 조용해진 주변을 둘러본다. 공간에 가득하던 비웃음이 자취를 감췄다.


“마스터. 하나 더 조건을 붙일게요. 길드 공용어를 쓸 줄 아는 길잡이가 필요해요. 사투리가 심하지 않은 사람으로요.”


험악한 분위기에서 아무렇지 않게 용병을 구하였다.

마치 싸움이 아니라 간단한 입단 시험이라도 본 사람처럼 말했다.


“그 정도의 인재는 있겠죠?”


마스터라고 불린 관리자가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내 많은 감정이 담은 손길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뚜벅 뚜벅, 한 사람이 건물 안쪽에서 거대한 판자를 들고 왔다.

관리자에 눈짓에 따라서 판자로 입구를 막았다. 그게 신호였다는 듯이 용병들이 무기를 들었다.


“밟아!”

“죽여!”


하나 같이 살기등등하게 달려드는 용병들.

방문자들도 이에 맞서 준비했다.


“문지기님, 브레드 님. 부탁해요.”


캣니스는 동료의 뒤쪽으로 물러섰다.

브레드와 가더가 손바닥에 주먹을 맞대며 앞으로 나섰다.

용병들은 본인들이 화염에 날아드는 불나방이 될 줄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그들은 쿠사릭쿠의 용병 길드를 차지하였다.



*****



“어서 오세요. 귀빈분들. 본 저택에 방문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시 쿠사릭쿠에서 가장 높으신 분의 저택.

쿠사릭쿠 영주의 저택에 들어가자마자 많은 사람이 반겨주었다.

그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한 여성이었다.

한눈에 봐도 저택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었다.


“신자님이 영주인가요?”

“네. 제가 바로 이 도시의 영주, 칸나라고 합니다.”


영주 칸나는 정중히 앞가슴을 가리며 고개숙였다.

외견은 붉은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와 갈색 피부를 가졌다.

옷차림은 으레 남성들처럼 가볍게 걸친 천이다. 천 아래에는 무시 못 할 힘이 엿보였다.

저건 평범하게 자란 여성이 가질 몸이 아니었다.

몸 곳곳에 자리 잡은 잔근육과 오랜 흉터가 그녀 또한 전사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단련된 몸만큼이나 자부심 높을 그녀가, 거대한 실내 중앙에서 많은 사용인과 함께 방문객을 환영하였다.


“사막과 가장 가까운 도시, 쿠사릭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셀레브리디 여신의 목소리 된 분이시여.”


영주 칸나는 아쿠아에게 다가갔다.

손등을 가볍게 들어서 입맞춤했다.

삭막한 도시의 분위기와 다르게 영주는 제법 상식이 박힌 행동을 보였다.


“으웩. 기분 나빠.”


문제는 그녀 하나만 정상인이어서는 좋은 만남이 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성녀 일행 측의 정상인이 아닌 아쿠아가 손을 뒤로 뺐다.

옷에 손등을 문질러서 닦으며 반응했다.

이에 영주 칸나는 잠깐 멍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대접한다고 한 건데 성녀님께 실례가 되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영주 칸나는 고개를 숙였다.

잘못한 건 아쿠아지만 저택의 주인이 사과하였다.

미친 왕의 휘하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예의를 보여줬다.

이렇게 보면 이번 일과 일체 상관없는 사람 같았다.


“그러면 손님을 맞이할 장소로 옮겨도 되겠습니까?”


영주 칸나는 그들을 안내할 수 있도록 허락을 구했다.

안내를 허락하니 저택 안으로 안내했다.

당차지만 섬세한 걸음으로 새하얀 복도를 앞장섰다.


“캣니스여, 그자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다 소리가 가니까요.”


캣니스와 브레드가 짧게 대화 나눴다.

아쿠아와 일행들이 칸나의 뒤를 따라갔다.

당연히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사제복 깃에 달은 작은 사파이어 장신구를 만졌다.




제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추천과 좋아요 잊지마세요-!


작가의말

쿠사릭쿠의 영주 칸나입니다.

신장 171.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 갈색 피부를 가진 건강한 여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6 163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12 0 13쪽
195 162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7 0 15쪽
» 161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8 10 0 9쪽
193 160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6 14 0 16쪽
192 159화 전사의 나라 24.05.04 14 0 18쪽
191 158화 전사의 나라 24.05.01 11 0 14쪽
190 157화 전사의 나라 24.04.29 9 0 15쪽
189 156화 전사의 나라 24.04.27 17 0 15쪽
188 155화 전사의 나라 24.04.24 13 0 15쪽
187 154화 전사의 나라 24.04.22 9 0 12쪽
186 153화 변하지 않는 24.04.19 8 0 25쪽
185 152화 변하지 않는 24.04.15 15 0 13쪽
184 151화 사막의 나라 24.04.13 12 0 15쪽
183 150화 사막의 나라 24.04.10 13 0 17쪽
182 149화 사막의 나라 24.04.08 12 0 16쪽
181 148화 사막의 나라 24.04.05 10 0 21쪽
180 147화 사막의 나라 24.04.03 21 0 12쪽
179 외전 다섯 번째 용사 終 24.04.01 13 0 31쪽
178 외전 다섯 번째 용사9 24.03.29 10 0 13쪽
177 외전 다섯 번째 용사8 24.03.27 11 0 16쪽
176 외전 다섯 번째 용사7 24.03.25 13 0 28쪽
175 외전 다섯 번째 용사6 24.03.20 11 0 21쪽
174 외전 다섯 번째 용사5 24.03.18 10 0 20쪽
173 외전 다섯 번째 용사4 24.03.15 13 0 19쪽
172 외전 다섯 번째 용사3 24.03.13 12 0 18쪽
171 외전 다섯 번째 용사2 24.03.13 10 0 14쪽
170 외전 다섯 번째 용사1 24.03.08 10 0 13쪽
169 146화 십강 사무엘 24.03.06 17 0 25쪽
168 145화 십강 사무엘 24.03.04 16 0 17쪽
167 144화 십강 사무엘 24.03.01 11 0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